공주 계룡산
동학사기점코스 모음
○ 자연성릉길( 관음봉 - 자연성릉 - 삼불봉 코스 ) ○ 동학사계곡길 (동학사 - 은선대피소 - 관음고개) ○ 천장골길 ( 무풍교 - 큰배재 - 남매탑 ) ○ 남매탑길 ( 동학사 - 남매탑 ) ○ 심우정사길 (동학사 - 오송대계곡 - 심우정사 - 남매탑 ) ○ 학바위길 ( 640m봉 - 학바위 - 천장골 매표소 ) ○ 장군봉길 ( 큰배재 - 신선봉 - 삿갓봉 - 장군봉 )
동학사계곡에는 사방으로 여러 가닥의 등산로가 나 있다. 갑사나 신원사쪽에 비해 대도시인 대전에서 가까워서 등산로도 한결 더 다양하게 나 있다. 동학사가 계곡의 중심부에 자리해 있기는 하지만 여기까지는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므로 실제 산행 기점은 동학사 아래의 집단시설지구가 된다. 동학사에서 갑사로 넘어가는 산행을 제외하면, 이 시설지구의 주차장을 원점으로 삼은 원점회귀형 산행이 지역 등산의 일반적인 형태다.
주차장 - 관음봉고개 - 자연성릉 - 남매탑 - 주차장, 혹은 동학사 - 관음봉고개 - 남매탑 - 동학사 등으로 대개 엮는다. 이들 코스는 길게 잡아서 5~6시간이면 한 바퀴 돌아올 수 있고, 별달리 위험한 곳도 없어서초심자도 안심하고 갈 수 있다. 동학사 남북의 황적봉 능선과 장군봉 능선길도 가볼 만한 멋진 길이다. 동학사 기점의 기존 코스들과 연계하면 하루종일 뻐근히 걷는 만족스런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중간에 바위절벽 지대가 있는곳은 초심자는 주의해야한다.
▶ 자연성릉길( 관음봉 - 자연성릉 - 삼불봉 코스 )
이 능선은 계룡산을 대표하는 능선으로 등산인들로 늘 붐비는 구간이다. 남쪽 기점인 관음봉 고개에는 동학사, 신원사, 갑사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나 있고, 북쪽 기점인 삼불봉 역시 동학사, 갑사, 천장골, 상신리계곡, 신선봉 코스가 만나는 지점으로 양쪽 기점에서 자연성릉을 찾는 등산인들로 늘 장사진을 이루곤 한다. 이것은 그만큼 경관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남으로 쌀개봉을 거쳐 천황봉 또는 황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북으로 수정봉 -
말재 능선, 그리고 북동으로 신선봉 - 장군봉 능선 등 사방팔방으로 뻗은 능선뿐 아니라 동학사계곡과 갑사계곡을 모두 볼 수
있어 계룡산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다.
산행의 묘미도 만끽할 수 있다. 마치 설악산 용아장성의 일부를 옮겨놓은 듯한 자연성릉은 동학사계곡쪽은 자연 성곽을 이루고 있어 가슴을 섬뜩케 하면서도 갑사계곡의 부드러운 산세는 가슴을 포근하게 해주어 강약의 산세를 함께 맛볼 수 있다.
게다가 바윗길이 아기자기해 암릉산행의 묘미도 즐길 수 있다.
남매탑에서 갑사 방향 고개로 올라서면 금잔디고개길과 삼불봉길로 나뉜다. 완경사의 능선에 이어 철계단 길을 올라서면 삼불
봉 정상에 이른다. 동학사계곡에서 바라보면 부처 세분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하여 이렇게 이름지어진 삼불봉은 그 설경을
계룡팔경 중 2경으로 꼽을 정도로 멋지다. 삼불봉에서 철계단을 따라 내려서면 안부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쪽 길을 따르면 금잔디고개, 왼쪽 길을 따르면 심우정사로 내려가는 길이나, 심우정사 길은 통제돼 있다.
안부에서 관음봉으로 향하다보면 봉우리를 세 개 거치는데, 첫번째 봉을 넘어선 다음 두번째와 세번째 봉은 갑사쪽 사면으로
우회한다. 세번째 봉을 넘어서면 자연성릉을 대표하는 경관이 펼쳐진다. 쌀개봉 암릉이 용등줄기처럼 힘차게 뻗고,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치솟은 천황봉과, 그 왼쪽으로 천황봉 - 황적봉 능선, 오른쪽으로 문필봉 - 연천봉 능선이 학이 날개를 펼치고
있듯 장관을 이룬다.
동학사쪽이 자연성곽을 이루고 있는 암릉을 지나면 철계단을 타고 관음봉에 올라서게 된다. 자연성곽 구간에는 추락사고를
막기 위해 동학사쪽으로 난간이 세워져 있다. 전망대가 설치돼 있는 관음봉 오름길은 온통 가파른 바윗길이지만, 안부에서 정상까지 철계단이 놓여 있어 안전하게 오를 수 있다. 관음봉에서 100여m 내려서면 관음봉고개에 닿는다.
고갯마루에서 오른쪽 길을 따르면 신원사나 갑사로, 왼쪽 길을 따르면 동학사로 내려선다. 관음봉 - 삼불봉 구간은 1시간 정도 걸린다. ▶ 동학사계곡길 (동학사 - 은선대피소 - 관음고개)
동학사 집단시설지구에서 동학사~은선대피소를 거쳐 관음봉 남쪽 턱밑의 이른바 관음봉고개(일명 보슴너덜고개, 보살너덜
이고개)에 이르기까지 2.4km의 동학사계곡길은 거의 일직선상으로 쭈욱 뻗어 있다.
이 계곡길로 하여 갑사로 넘나드는 등산로는 계룡산의 고전적인 탐승로다. 동학사계곡의 들목은 벚꽃길로도 유명하다. 매년 4월 초순경 벚꽃축제를 열고 있기도 한데, 학봉초등학교가 있는 학봉 삼거리에서 집단시설지구의 서쪽 끝까지 아르드리 벚나무들이 심어진 약 1.5km 구간이 핵심을 이룬다.
계룡산 국립공원에서 20년쯤 근무해온 조성열씨 말을 빌면 과거 동학사 바로 밑까지 몰려와 있던 상가들을 지금의 자리로
옮기며 벚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 10년쯤 뒤 학봉삼거리에서 박정자삼거리, 그리고 대전쪽의 갑재 너머까지 벚꽃길을 조성
했다. 봄철이면 이 갑재를 넘어와 동학사 집단시설지구까지 드라이브만 즐기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산행은 동학사 집단시설지구의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주말이면 경찰이 편의점 바로 앞에 차단기를 설치하고 차량을 통제하기도 하거니와, 차를 몰고 들어가면 오히려 후회가 될 정도로 동학사계곡길의 운치가 뛰어나다. 비시즌에는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있지만 주차장 위 300m 지점의 국립공원 매표소에서 또다시 제지당한다. 그러므로 아예 시설지구 주차장 위로는 찻길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좋다. 시설지구 주차장은 널찍하여 단풍이 절정인 시기의 며칠을 제외하면 거의 연중 주차공간이 남는다 서울식당 등이 있는 상가지역을 지나자마자 동학사계곡의 숲이 갑자기 짙어진다. 아름드리 거목이 길 양쪽에 도열하여 짙은
숲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매표소를 지나 숲길을 300m 오르면 왼쪽에 조각공원이 있다. 계룡팔경 선정을 기념하여 조성한 조각품들이 늘어진 이 공원을 지나 숲속 포장도로를 따르노라면 목공예품을 파는 물레방아휴게소에 이어 음식점, 전통찻집 등이 입주해 있는 계룡휴게소를 지난다. 그후 약 300m 거슬러 오르면 비로소 동학사다.
비구니 강원(講院)으로 유명한 동학사는 계룡산의 실소유자다. 동학사 일대의 임야는 물론 쌀개봉, 관음봉, 삼불봉 일대가 모두 동학사의 소유로 등기되어 있다. 당우들은 조선 중기에 거의 다 타버렸다가 나중에 다시 지은 것들이어서 별다른 문화재는 없지만 주변에 아르드리 수목들이 늘어서 있고 비구니 스님들의 세심한 손길이 곳곳에 미쳐 정갈하기 그지없다. 동학사는 신라 선덕왕 때 청량사란 이름으로 창건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남매탑의 정식 명칭이 청량사지쌍탑이다. 고려조에 들어서는 풍수도참설의 대가인 도선국사가 중건하였다. 동학사란 명칭은 동쪽에 학바위가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과거 비구사찰이었다가 비구니들의 수련장으로 바뀌었다.
동학사에 이르면 우선 수통부터 채운다. 종각을 지나자마자 계단 옆에 용머리 형상으로 만들어둔 샘터가 있다. 저 위 은선대피소에도 샘터가 있기는 하지만 조금만 가물면 물이 마른다. 그러므로 은선대피소의 샘만 믿고 그냥 동학사를 지나쳤다가 갈증으로 고생하는 이가 많다. 은선대피소에서 생수를 팔기도 하나, 사람이 몰리며 동이 나는 수도 있다. 찻길은 동학사 앞을 지나 계곡에 걸쳐진 콘크리트 다리에서 끝난다. 등산로는 뚜렷하고 정비도 잘 돼 있다. 동학사에서 은선대피소는 약 1km에 40~50분쯤 걸린다. 은선대피소에 이르기 직전, 대피소가 숲 사이로 바라뵈는 지점에서
주등산로 왼쪽으로 철책을 넘어 10m 아래의 경사진 바위 위로 나서면 은선폭포가 보인다. 하지만 이곳은 벼랑 위 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은선폭포의 길이는 약 30m쯤 된다. 가물 때는 물줄기가 미미하여 별로 볼품이 없다.
비가 온 뒤에야 폭포다운 모습이 보인다.
은선폭포 위의 은선대피소는 71년 서울 북한산에 여러 산장들이 들어설 때 함께 지어진 것이다. 지금의 것은 87년에 크게 개축
한 것이다. 이 대피소에서는 물론 침낭을 가지고 가서 잘 수도 있지만 1시간이면 하산이 되는 거리여서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대개 잠깐 머물며 쉬었다가 가는 휴식처 정도의 구실을 하는 곳이다.
은선대피소를 지나면서 골의 경사는 급해진다. 대강 부수어놓은 듯한 모난 바윗덩이들이 산비탈 전체를 뒤덮다시피 했고,
이런 너덜지대일 망정 활엽수들이 숲을 이룬 기묘한 풍치를 보이는 곳이다. 이런 너덜길을 쉬엄쉬엄 40여 분 걸으면 관음봉 고개다. 중간에 위험한 곳은 없다. 다만 바위의 크기가 작아서 이 바위들로 쌓은 돌계단중에는 돌이 흔들리는 것도 있으니 주의한다. 동학사에서 관음봉고개까지는 2.4km에 약 2시간 걸리며, 동학사 주차장에서부터는 4.2km에 약 3시간 걸린다.
▶ 천장골길 ( 무풍교 - 큰배재 - 남매탑 )
천정골이라고도 부르는 길이 3.3km의 천장골길은 계룡산 주능선으로 오르는 순한 길로 인기가 높다. 과거 천장암이란 암자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조선조 말의 유명한 선승 경허선사가 오도 후 만공, 혜월, 수월 3대 제자를 가르쳤던 암자라고 한다. 이 천장골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일정한 경사를 유지하며 완만하게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동학사 주계곡을 빼고는 가장 긴 지류이고 수계도 넓어서 수량이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천장골길은 동학사 집단시설지구의 서쪽 끝부분에서 갈라진다. 주차장에서 상가지역을 지나 100m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충남식당 등 음식점이 늘어선 상가지역이 있는데, 이 상가 끝부분 옆의 콘크리트로 포장된 비탈길이 천장골길이다. 초입에서 대각선으로 맞은편에 서울식당이 보인다. 경사진 길을 따라 200m쯤 올라가면 국립공원 매표소가 나온다. 이 매표소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계곡 풍치가 시작된다.길은 널찍하고 순하다. 서울의 북한산 오름길처럼 널찍하게 나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다닌다.
옛 산판길을 다듬은 것이 분명한 등산로는 줄곧 계류 오른쪽 옆으로만 이어져, 장마철이라 해도 등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계곡 상류부까지 파이프가 길게 뻗어 있는데, 이는 시설지구 식당가에서 용수를 끌어오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관리사무소 조성열씨 말을 빌면 매표소 근처에서 왼쪽(서쪽)으로 뻗은 지류 이름은 정낭골, 그 위 당집 2채가 입구의 둔덕에
앉아 있는 지류는 문골이다. 과거 이 문골에는 당집이 여러 채 있었으나 대부분 철거되고 지금은 2채만 남았다고 한다. 이 문골의 당집이 바라뵈는 지점의 등산로 왼쪽 바로 아래에 말끔히 다듬어둔 샘터가 하나 있다.
샘터에서 300m쯤 오르면 골짜기가 넓고 훤해지는 곳에 작은배재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이곳에서 한숨을 돌린 뒤 꼭 올라온 거리만큼만 더 걸으면 큰배재다. 작은배재는 골짜기에 웬 엉뚱한 고개인가 싶지만, 큰배재만큼은 말 그대로 전형적인 고갯마루다. 계룡의 몸통에 해당하는 관음봉 - 삼불봉 - 신선봉 - 장군봉 능선의 한 마디를 이룬 고개로서,고개에 올라서면 계룡의 북서쪽 계곡에서 치밀어온 바람이 순식간에 땀을 씻어 준다. 고갯마루에는 '동학사 주차장 2.7km, 남매탑 0.6km, 장군봉 3.6km'라 쓰인 팻말이 서 있다.
큰배재에서 고개를 슬쩍 넘어 남매탑 방향으로 100m만 가면 또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는 북쪽의 구룡사지 방면 상신리길이
갈라진다. 상신리 갈림점에서 다시 100m 정도가면 고갯마루다. 남매탑고개로서,아까 큰배재에서와는 반대로 계룡의 몸통을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넘게 된다. 남매탑 고개를 넘어 내리막길을 100m쯤 가노라면 간이화장실이 네 개 나란히 서 있는 공터 위를 지나 동학사 - 남매탑간의 널찍한 주등산로로 내려선다. 이 주등산로로 내려서면 오른쪽 위 평평한 곳에 서 있는 남매탑이 바라뵌다. 무풍교 - 큰배재 - 남매탑 구간의 천장골 길은 계룡산 경관의 핵심을 이루는 자연성릉길, 그리고 동학사계곡길과 자연스레 연결된다. 이 무풍교 - 큰배재 - 남매탑 - 삼불봉 - 관음봉 - 동학사 - 무풍교로 돌아 내려 오는 길은 대전지역 등산꾼들이 특히 애용하는 당일 코스다.
▶ 남매탑길 ( 동학사 - 남매탑 )
계룡산에서 가장 사람의 왕래가 잦은 등산로는 계룡산 동서쪽의 2대 명소인 동학사와 갑사를 연결한 1.7km 길이의 동학사 - 남매탑 - 금잔디고개 - 갑사 코스다. 이 코스는 동학사계곡길과 함께 계룡산에서 거의 고전이 되다시피한 탐승로로서, 안개가 짙게 끼고 비가 오는 날이라도 사람 그림자가 끊어지는 법이 없다. 과거 계룡산에서 등산로라면 이 남매탑 코스와 은선대피소를 지나는 관음봉 - 갑사 코스가 모두였다. 그러다 80년대 중반들어서 자연성릉길이 개방되며 급속히 탐승객들이 늘기 시작했다.
남매탑 오름길목은 동학사 동쪽 바로 옆의 계곡이다. 전에는 동학사 담장과 붙어서 시작되었으나 얼마 전 계곡 동쪽 건너편으로 새로이 길을 냈다. 계곡 초입에서 200m쯤 오르면 길은 골 왼쪽으로 건너며 이어진다. 우정교란 팻말이 붙은 아치형의 목제 다리가 놓여 있다. 길은 평탄하고 순하다. 경사가 약하여 바윗돌들을 평평하게 보도블럭처럼 깔아두어 산책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 이런 길이 계곡 상류부까지 계속된다. 약 1km 상류에서 길은 골을 오른쪽으로 건너며 이어지는데, 이후로도 여전히 평탄한 길이 계속된다. 그러다가 남매탑을 얼마 남겨두지 않아 경사가 좀 급해지지만, 그래도 계룡산의 다른 등산로들에 비하면 한결 완경사인 길이다. 남매탑으로 올라서기 전 오른쪽 약 20m 지점에는 화장실이 있다. 남매탑 바로 옆은 널찍한 공터이며, 조각마다 만 미완성의 돌거북 12개는 50년쯤 전 신도안에 살던 오씨 성을 가진 어느 남자가 절을 복원키 위해 주춧돌로서 마련한 것이라고 한다. 이 돌거북은 지금은 오가는 등산인들의 훌륭한 휴식용 의자 구실을 해주고 있다. 남매탑 남서쪽 바로 아래에는 계명정사라는 작은 암자자가 하나 있다. 현재 규모를 늘여 재건축중에 있다.
이 암자 출입문 바로 옆에 샘이 있다. ▶ 심우정사길 (동학사 - 오송대계곡 - 심우정사 - 남매탑 )
산중 암자인 심우정사를 지나는 길은 아는 사람이나 아는 호젓한 길이다. 천장골이나 동학사 - 남매탑 코스에 신물이 난꾼들이 자연성릉 답파 전후하여 이 길을 애용한다. 때문에 관리사무소에서는 이 길을 정식으로 개설하고자 정비까지 마쳐둔 상태이나 동학사측의 반발로 정식으로 개설을 못하고 있다. 등산로가 젊은 비구니 스님들이 공부하는 강원 건물 사이로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전 이 강원을 우회하는 오송대계곡길이 열려서 이 코스를 이용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동학사 서쪽의 목교를 건너 은선대피소쪽으로 200m쯤 더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제법 널찍한 계곡이 하나 나타난다. 이 계곡이
오송대계곡이다. 저 위 상류부에 다섯 그루의 소나무가 선 대가 있다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는데, 계곡 입구에 '은선폭 1km,관음봉 2km, 동학사 0.6km'라 쓰인 팻말이 서 있다. 이 팻말 바로 옆으로 보이는 길 흔적을 따라 골 안으로 올라가도록 한다.
이길구씨의 저서 <계룡산맥은 있다>에 의하면 박정희 대통령의 첫째 부인 김호남씨가 이 계곡 어딘가의 암자에서 보살로 지낸 적이 있다고 한다. 길은 약 100m쯤 위에서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며 이어진다. 그 직후 널찍한 암반 위를 약 100m 이상 길게 포말지며 흐르는 멋진 와폭지대가 나온다. 물론 비가 온 직후라야 이 멋진 경관을 볼 수 있다. 와폭 맨 위 지점에서 50m쯤 더 올라가면 계곡의 주류를 따라 이어진 길 외에 오른쪽 지류로 난 길이 한 가닥 보인다.
이 길이 심우정사로 가는 길이다. 계곡 주류를 따라 난 길의 나무 둥치에 '심우정사'라고 쓰인 팻말이 붙어 있기도 하다. 협곡으로 들어서서 100m쯤 올라간 뒤 다시 오른쪽의 낙엽이 쌓인 작은 협곡으로 족적이 보인다. 이 길로 50m만 오르면 관리
사무소가 정비한 심우정사 - 동학사간의 널찍한 능선길을 만난다. 안부에 돌무지가 쌓여 있으며, 동학사쪽으로 연결된 길이
뚜렷이 내려다뵌다.
돌무지가 있는 안부에서 심우정사까지는 약 500m의 완경사 능선길. 경사가 급한 곳은 계단식으로 정비해 두었다. 심우정사에
다다르기 전에 갈리길목이 나오는데, 오른쪽은 남매탑 남쪽 100m 지점으로 이어지는 길로서 관리사무소가 정비해둔 길이며,
왼쪽이 심우정사 가는 길이다. 이 길목에서 조금만 가면 심우정사가 나온다. 남쪽 멀리 맞은편 쌀개봉 - 황적봉 능선에서 볼 때 심우정사 자리는 매우 가팔라 보인다.
하지만 막상 가보면 아래쪽이 조금 가파를 뿐, 뜻밖으로 아늑한 분위기다. 이곳 심우정사는 등산인들에게 두충차를 대접하는
전통이 있는 암자로서,평상도 마련돼 있다. 심우정사에서 왼쪽(서쪽)의 가파른 절벽 길을 더듬어 올라가면 오송대가 나온다.
이 오송대를 지나 사불봉 아래 협곡으로 하여 사불봉 - 남매탑 간 주등산로로 올라서는 길이 있으나 험하고 희미하여 계룡산
초행자에는 별로 권할 만하지 못하다. 하지만 대전지역 등산꾼들 중에는 일부러 이 협곡을 찾는 이들이 있다.
삼불봉의 동쪽 안부와 서쪽 안부로 각각 길이 이어지는데, 족적이 희미하고 길이 정비돼 있지 않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계룡산 초행자로서 가장 무난하기는 심우정사에서 삼불봉 남동사면을 길게 가로질러 남매탑으로 낸 길이다. 심우정사에서 동쪽으로 내려서서는 800m 쯤 가면 동학사 - 남매탑간 주등산로로 나선다. 길이 만나는 곳에 안내판이 서 있으며, 100m만 위로 올라가면 남매탑이다. 남매탑에서 금잔디고개를 향해 가노라면 작은 고개를 하나 넘게 된다. 이곳에서 왼쪽(남서쪽)으로 삼불봉 가는 길이 갈라지는데, 이 삼불봉쪽으로 들서서자마자 길 왼쪽에 선 안내판 뒤로 접어들면 심우정사로 내려서는 길이다.
삼불봉 남동쪽 안부를 넘어, 아까 설명한 그 협곡으로 하여 오송대를 거쳐 심우정사로 내려서게 된다. ▶ 학바위길 ( 640m봉 - 학바위 - 천장골 매표소 )
이 등산로는 천장골 남쪽으로 뻗는 능선을 따르는 코스로, 경사가 가팔라 하산길로 적합하다. 소나무와 잡목이 적당히 우거져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학바위 능선은 특히 봄철에는 진달래꽃이 만발하여 가히 '계룡산 진달래 능선'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싶다. 남매탑에서 큰배재로 향하다 보면 펑퍼짐한 안부에 이른다. 큰배재로 가려면 안부에서 왼쪽 사면 길을 타야 한다. 안부에서 능선길을 따라 무명봉에 오르면 산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봉우리를 넘어서면 큰배재로 이어지고, 오른쪽 능선길을
따르면 천장골 매표소로 내려선다.
무명봉 위에 서면 우선 오른쪽으로 삼불봉에서 관음봉을 거쳐 쌀개봉 -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학이 날개를 펼친 듯하고, 왼쪽으로 신선봉 - 삿갓봉 - 장군봉 능선이 거칠게 내닫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 오르기 마련. 안부로 살짝 내려섰다 다시 봉우리를 오르면 640m봉이다. 이 봉에 서면 계룡산이 얼마나 깊고 큰 산인가 깨닫게 된다. 진달래 꽃향기와 계룡산 산세에 심취해
걷다보면 절벽 위에 서게 된다. 학바위다. 여기서는 바위 왼쪽 길을 따른다.
이길로 접어들면 동학사주차장이 빤히 바라보여 곧 내려설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직 긴장을 풀면 안된다. 가파른 능선길에 이어 완경사의 산길에 접어들면 산길은 능선을 벗어나 왼쪽 개활지로 이어진다. 여기서 개활지를 가로질러 계곡으로 내려서면 매표소 앞에 닿는다. 약 30분 소요. ▶ 장군봉길 ( 큰배재 - 신선봉 - 삿갓봉 - 장군봉 )
동서로 뻗은 장군봉 능선은 황적봉 - 천황봉 - 쌀개봉 능선과 함께 계룡산에서 가장 험난하면서도 경관이 뛰어난 능선코스로
꼽힌다. 줄곧 암릉으로 이어져 아기자기한 산행을 즐길 수 있고, 조망이 뛰어나 계룡산 산세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천장골길 마지막 지점인 큰배재에서 북동릉을 타면 신선봉 방향이다. 흙길에 이어 바윗길에 접어들면 노송이 춤추는 듯 한
분위기다. 오른쪽으로는 거친 바위산의 연속이지만, 왼쪽 상신리 방면은 산줄기와 계곡이 부드럽게 뻗고 넓게 분지를 이루고
있는 것이 고즈넉한 분위기다.
신선봉 정상에 서면 힘찬 장군봉 능선이 펼쳐진다. 삿갓봉을 거쳐 장군봉 암봉군으로 뻗은 능선은 마치 용틀임치듯 힘차기 그지없다.신선봉을 넘어서면 한동안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산길 오른쪽(동학사쪽)으로 중간중간 나타나는 너럭바위들은 전망대와 휴식장소로 적합하다. 휴일이면 운이 좋아야 한 자리 차지할 수 있을 정도다. 안부로 내려섰다 다시 작은 암봉을 넘어서면 바위벼랑이 나타난다. 완경사의 슬랩과 크랙을 타고 곧바로 내려설 수도 있으나, 반대로 오를 때는 몰라도 내려갈 때는 길을 찾기
쉽지 않다. 위험하다 싶으면 암봉 직전의 안부에서 왼쪽 우회로를 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다시 한동안 내리막길을 따르다 보면 삿갓봉 암릉이 앞을 가로막는다. 삿갓봉을 오르다 첫번째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을 따르면 작은배재를 거쳐 천장골로 내려서거나, 산허리를 타고 삿갓봉을 우회한 다음 지석골로 내려선다. 갈림지점에서 천장골 매표소까지는 30분, 지석골 산행기점인 학봉 마을까지는 40분 정도 걸린다.
삿갓봉을 넘어서면 안부에 또다시 갈림 지점이 나타난다. 여기서 장군봉 정상까지는 1.6km, 지석골 기점까지는 1.5km 거리다. 삿갓봉 갈림지점을 지나면 길은 점점 험해지며 장군봉 암릉길로 들어선다. 로프를 잡아당기며 오르는 험난한 구간 두 군데를 지나 암봉에 올라서면 웅장한 암봉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것만 올라서면 장군봉이려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 앞에는 또다른 암봉이 버티고 서 있다. 이렇게 암봉을 세 개 넘어서고 네번째 암봉에 올라서야 장군봉 정상이다. 하산코스는 두 가닥이 있다. 동쪽 능선을 타고 병사골을 거쳐 박정자삼거리나, 혹은 남쪽 가파른 사면길을 타고 온천개발지로
내려서는 것이다. 정상에서 동쪽 길을 따르면 로프가 매달려 있는 절벽을 내려선 다음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로프가 깔려 있는 바윗길을 따르면 박정자삼거리 매표소로 이어진다(30분 정도 소요).갈림지점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매우 가파른
바윗길로 이어진다. 이 길 역시 온천개발지까지 30분 정도면 내려갈 수 있으나, 매우 험난하다.
계룡산을 조망하면서 걷는 즐거움을 만끽하려면 장군봉에서 신선봉방향으로 산행하는 것이 낫다. 매표소에서 장군봉 정상까지 약 1시간 거리의 능선 구간만 가파르고, 이후로는 체력소모면에서 역 방향과 별 차이가 없다. 신선봉 - 장군봉 구간은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학동삼거리에서 지석골을 타고 삿갓봉 안부에 오른 다음 장군봉을 거쳐 박정자삼거리로 내려가는 산행 코스와, 역시 지석골을 타고 올라 삿갓봉을 거쳐 신선봉으로 향하는 산행도 좋다.
[ 동학사 - 갑사 코스 ]
매표소에서 동학사까지는 콘크리트길을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동학사계곡의 신록은 예부터 계룡팔경중의 하나로 꼽혀 왔는데 요즘은 길 양편에 음식점이 즐비해 수선스럽다. 하지만 벽오동, 밤나무, 백목련 등의 나무가 숲을 이뤄 그런대로 계룡산 들머리의 기분을 낼 수 있다. 동학사는 신라시대에 창건했다 하지만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고려조 충신의 위패를 봉안한 삼은각, 김시습이 사육신의 뜻을 기리기 위해 지었다는 숙모전, 대웅전 앞뜰에 있는 삼층석탑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또 절 마당에서는 쌀개봉과 관음봉 능선이 보인다. 동학사를 지나 계속 계곡을 따라 오르면 은선폭포를 지나 관음봉에 이르게
된다.
오뉘탑으로 가려면 동학사 입구에 있는 극락교를 건너기 전에 오른쪽 계곡으로 들어서야 한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곳이다. 극락교에서 시원스런 물소리를 들으며 5분쯤 둔덕을 오르면 통나무다리를 건넌다. 등산로에는 넓적넓적한 돌이 깔려 있는데 그위로 나무그늘이 드리워지면서 한층 발걸음이 가벼워 진다. 돌길을 20분 정도 오르면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높이가 약 2m쯤 되는 꼬마폭포가 나타난다. 한여름에도 마르지 않고 물이 제법 차다. 폭포에서 20분쯤 오르면 천정골 방향을 표시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상신리로 가려면 천정골 방향으로 500m쯤 간 뒤 북쪽 길을 따라간다.
둔덕 위에는 오뉘탑으로 불리는 오라비탑(7층탑)과 누이탑(5층탑)이 나란히 서 있다. 오뉘탑의 명월은 계룡팔경의 하나로 꼽힌다. 탑 앞에는 너럭바위가 여럿 있어 쉬었다 가기에 좋고 누이탑을 돌아나가면 나뭇가지 사이로 계룡산의 남쪽 줄기인 황적봉
능선이 보인다. 오뉘탑에서 100m쯤 올라가면 바위절벽 아래의 돌틈에서 솟아나는 손바닥만한 샘물이 있다.
이 돌샘을 지나 삼불봉 밑의 고개까지는 급한 오르막을 10분 정도 올라야 한다.
사거리인 '삼불고개'에 오르면 곧바로 금잔디고개로 내려가지 말고 땀을 식힌 뒤에 주변을 조망하는 것이 계룡산을 알차게 보는 방법이다. 신선봉 방향으로 20m쯤 가면 바위가 하나 나타난다.이 바위에 서면 동북쪽이 훤히 트이면서 야트막한 산들이 첩첩이 어깨를 곁고 오목오목한 자락마다에는 마을이 안겼다. 멀리 햇살에 반짝이는 금강의 물빛도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다. 남서쪽의 삼불봉에 오르면 사방이 열린다. 세 부처님을 닮았다는 삼불봉의 설화도 계룡팔경의 하나다. 관음봉을 잇는 암릉, 연천봉을 비롯해 남쪽에서 용이 꿈틀거리 듯 내닫는 주능선이 한눈에 잡힌다. 곳곳에서 암봉이 우뚝우뚝 솟아오르는 모습이 힘차다.
사불고개에서 400m쯤 돌계단을 내려가면 금잔디고개다. 헬기장이 있는 이곳에는 수도시설과 인조목 시렁의 쉼터가 마련돼
있다. 고개에서 북쪽으로 곧바로 가면 수정봉인데, 신흥암으로 가는 오솔길이 있다. 하지만 금잔디고개에서 서쪽으로 난 길이 널찍하니 이곳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 금잔디고개에서 25분 정도 내려가면 신흥암이다. 암자뒤 수정봉과 이어지는 오솔길이 있는 능선에는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다는 자연바위탑 천진보탑이 있다.
신흥암에서 갑사계곡 물길을 따라 15분쯤 가면 높이 약 10m의 용문폭포가 나타난다. 폭포를 지나면 목탁소리가 간간이 들려올 정도로 갑사가 가깝다. 폭포에서 10분쯤 내려가면 연천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다리를 건너면 갑사석조약사여래입상이고 5 분만 더 내려가면 갑사다. 절 주변에는 통일신라시대 것이라는 철당간과 당간지주, 갑사부도, 동종 등의 보물과 대웅전, 대적전 등이 있다. 갑사지역에서는 계룡팔경의 하나인 갑사계곡의 단풍이 유명한데 '추갑사"라 불릴 만큼 가을의 경치가 빼어나다. 갑사에서 15분 정도 느티나무숲을 지나가면 시내버스 정류장이다.
신원사 - 관음봉 - 동학사코스
신원사 매표소에서 마을길을 따라 5분쯤 오르면 세심교가 나타난다. 다리를 건너면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연천봉'은 계곡쪽을 가리키고 있다. 이대로 따르면 길은 이내 끊어지고 엉뚱하게도 계곡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정표가 맞으려면 세심교에서
100m쯤 떨어진 언덕받이에 있는 신원사 앞에 세워져야 한다. 등산로는 신원사를 지나 금룡암까지 딲아놓은 찻길을 따라가야 한다. 동학사나 갑사보다 한결 한적한 신원사를 둘러보는 것도 이 코스의 즐거움이다. 특히 조선시대에 나라에서 산신제를 올렸다는 중악단과 백제시대 것이라는 5층석탑이 발길을 잡는다.
신원사 돌담을 끼고 찻길에 들어서면 천황봉과 관음봉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기 시작한다. 신원사에서 15분쯤 가면 금룡암
입구다. 등산로는 흙길인 금룡암쪽이 아니라 또다른 암자로 가는 콘크리트를 발라놓은 둔덕길 쪽이다. 150m쯤 가면 계곡쪽으로 오솔길이 나 있다.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계곡쪽엔 철망을 따라 산허릿길을 타고 10분 정도가면 극락교다.
이곳에서 15분쯤 가면 고왕암으로 오르는 돌계단이 나타난다. 이 암자는 세월의 때가 묻지 않고 보잘 것 없이 조그맣지만 터만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암자 뒤로는 바위가 병풍을 치듯이 둘러섰고 툭 터진 앞으로는 양화저수지와 들판이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인다.옛날 백제 마지막 왕인 의자왕의 아들, 왕자 융이 신라군에 쫓겨 피신했던 곳이다. 참나무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15분쯤 걸으면 너덜지대를 지난다. 15m정도의 너덜지대를 지나 10분 정도면 작은폭포에 다다른다.
이 폭포는 이름만큼이나 물줄기가 가늘고 높이도 8m 정도지만 물만은 차갑고 깨끗하다. 폭포 상부는 여러명이 앉을 수 있는
너럭바위여서 좋은 쉼터가 된다. 폭포 아래 반달모양의 못이 제법 운치를 자아낸다. 15분 정도 오르막을 오르면 나무가 한그루도 없는 골짜기를 만난다. 골짜기를 건너 다시 15분을 오르면 갑사, 관음봉, 연천봉으로 이어지는 네거리길인 연천봉고개에 올라선다. 고개에서 서쪽으로 200m쯤 가면 연천봉으로 곧바로 가는 길과 계룡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등운암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등운암을 지나 연천봉에 들렀다가 고개로 되돌아오는 길이 좋다.
등운암은 양철지붕을 얹고 유리창문을 달아 흡사 가정집처럼 보이는 암자다. 등운암의 텃밭 끝에 서면 천황봉과 이 봉우리에서 남쪽으로 뻗는 산줄기가 한눈에 잡힌다. 멀리로는 톱니바퀴 모양으로 하늘금을 긋는 대둔산이 아스라히 보이고 천황봉 남쪽줄기 서쪽에는 논산의 아파트촌이 가물거린다. 연천봉에 오르면 서해로 흘러가는 금강 줄기로 쏟아지는 햇살이 은빛으로 반짝인다. 계룡팔경의 하나인 연천봉의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연천봉고개에서 관음봉으로 가는 길은 곳곳에서 갈라졌다가 어느새
다시 만나고는 한다. 연이어지는 바위봉우리를 넘는 급한 오르막과 산허릿길 둘이 있다.
아래쪽 산허릿길은 평지에 가까워 등운암에서 관음봉 남쪽 아래의 네거리까지 700m쯤 되는데 15분밖에 안 걸린다. 연천봉고개에서 10분 정도 심한 가풀막을 오르면 문필봉이다. 정상에는 정성들여 쌓아놓은 돌제단이 있다. 문필봉을 내려서면 암봉이 길을 막지만 우회로가 잘 나 있다. 20분 정도 바윗길을 오르내리다보면 관음봉에 닿는다. 관음봉에는 플라스틱 모형도가 있다.
관음봉에는 널찍한 콘크리트 팔각정자가 있어 전망대 구실을 한다. 이곳에 서면 동학사계곡을 가운데에 두고 천왕봉에서 뻗어와 관음봉을 지나 신선봉으로 휘도는 말굽모양의 산줄기가 한눈에 잡힌다. 또 신도안 서쪽 시루봉에서 뻗어와 황적봉을 거치고
쌀개봉을 돌아 천왕봉으로 내달리는 산줄기의 모습은, 풍수에서 말하는 '용이 제몸을 휘감아 제 꼬리를 돌아보는 회룡고조형국'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계룡팔경이자 공주십경의 하나로 꼽는 관음봉위로 한가로이 떠가는 구름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관음봉에서 남쪽으로 5분쯤 내려가면 천왕봉과 동학사, 연천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천왕봉길은 입산금지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그러나 제2봉 쌀개봉까지 가는 것은 괜찮다. 암벽지대에는 밧줄이 걸려 있다. 동학사로 가는 내리막길은 너덜지대가 이어진다. 25분쯤 내려가면 은선폭포위의 은선산장이 나온다. 물줄기는 가늘지만 은선폭포의 운무는 계룡팔경에 꼽힐 정도다. 길은 폭포 왼쪽으로 올라섰다가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한여름에도 폭포 근처에 가면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폭포 아래의
계곡도 물길이 넓어 자연스럽게 땀을 식히며 산행을 마무리 할 수 있다. 은선산장에서 25분 정도 계곡을 끼고 내려가다 통나무
다리를 건너면 동학사다.
계룡산은 사시사철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만큼 산세가 수려하고 볼거리가 많다는 얘기다. 주능선인 자연성릉의 층암절벽과 동학사·갑사의 울창한 숲이 연출하는 풍경이 장관이다. 산줄기 곳곳의 암봉·기암절벽과 숲속 사찰 등이 어우러진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를 떠올리게 한다. 지리적으로 접근이 편하고 삼불봉의 겨울 설경도 아름다워 사계절 두루 가볼 만하지만 단풍이 절정인 10월과 벚꽃이 만개하는 4월에 가장 많은 산행객이 몰려든다.
저 멀리 계룡산행의 대표적인 코스인 관음봉~삼불봉 구간을 잇는 자연성릉이 한눈에 들어온다.
백두대간 중 금남정맥의 끝부분에 위치한 계룡산은 해발 845.1의 주봉인 천황봉을 중심으로 관음봉·연천봉·삼불봉 등 28개
봉우리와 동학사 계곡, 갑사 계곡 등 7개의 계곡으로 이뤄져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충남 공주시에 위치하면서 대전·논산·계룡 등 3개 시에도 자락을 걸치고 있다.
계룡산(鷄龍山)이라는 이름은 천황봉에서 쌀개봉·삼불봉으로 이어진 능선이 흡사 닭벼슬을 한 용의 형상과 같다는 데서 유래
했다. 조선초 태조가 신도안(계룡시 남선면 일대)에 도읍을 정하려고 이 지역을 답사했을 때 동행한 무학대사가 산세를 보고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금닭이 알을 품는 형세)’이자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용이 날아 하늘로 올라가는 형세)’이라 일컬었는데 거기서 두 주체인 ‘계(鷄)’와 ‘용(龍)’을 따왔다고 전해진다. 1968년 12월31일
동학사 가는 길. 왼쪽 정자를 지나면 동학사가 나온다
지리산에 이어 두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계룡산은 올해로 국립공원 지정 40주년을 맞는다.삼국시대에는 백제를 대표하는
산으로 꼽혀 ‘계룡’ 또는 ‘계람산’ ‘옹산’ ‘중악’ 이라는 이름으로 바다 건너 당나라까지 알려졌다. 신라 통일 후에는 오악(五嶽)
중 서악(西嶽)으로, 조선시대에는 삼악(三嶽) 중 중악(中嶽)으로 봉해진 명산이다.
특히 조선 중기 ‘정감록’(鄭鑑錄)’에서는 계룡산을 가리켜 큰 변란을 피할 수 있는 장소인 십승지지(十勝之地)라 했다. 또 도참
사상이 성행하면서 이 일대에 신흥 종교 및 유사 종교가 난립하기도 했으나 종교 정화 운동을 통해 84년 이후 모두 정리됐다.
계룡산은 흔히 ‘봄 동학사, 가을 갑사’로 불린다. 대전 쪽 동학사, 공주 쪽 갑사 등 유서깊은 두 사찰과 그 사이를 잇는 계곡·능선의 아름다움은 소문나 있다. 7개의 계곡과 3개의 폭포는 그 운치를 더한다. 천황봉 일출·삼불봉 설화(雪花)·연천봉 낙조·관음봉 한운(閑雲)·동학사 계곡 숲·갑사 계곡 단풍·은선폭포·남매탑 명월(明月) 등이 ‘계룡8경’으로 꼽힌다.
계룡산에는 또 좀닭의장풀·개맥문동·금관초·벌개미취·골잎원추리·산바랭이 등 6종의 한국 특산종 야생식물이 자라고 있다.
그밖에도 황매화·팽나무·느티나무 등 식물 611종과 노루·너구리 등 산짐승 23종을 포함해 총 116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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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8경’ 가운데 하나인 계룡4경, 관음봉의 ‘한운(閑雲)’. |
갑사 철당간 및 지주(보물 256호), 갑사 부도 (보물 257호) 등
보물 6점을 포함해 지정문화재 15점, 비지정문화재 13점이
보존돼 있어 학술적으로도 높은 가치가 있다.
국립공원 계룡산사무소 최봉석 소장은 “계룡산은 우리나라
생태계를 대표하는 지역으로 국내 고유 동식물들의 마지막
보루이자 자연생태계의 핵심 지역”이라며 “계룡산 보전에
힘쓰면서 이 곳을 찾는 많은 등산객들이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어느 길이나 ‘아기자기’ 한나절…연인·가족 봄나들이 안성맞춤
계룡산은 가족·연인에게 안성맞춤인 산이다. 산행 중 곳곳에서 명소를 접할 수 있어 지루하지 않고 코스도 험하지 않아 아기
자기한 산행이 가능하다. 산행의 출발점은 동쪽의 동학사, 서북쪽의 갑사, 서남쪽의 신원사 등 3곳이다. 어느 곳에서 오르더라도 5~6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주변 경관을 감상하려면 동학사에서 출발해 주능선인 자연성릉을 타는 게 좋다.
동학사~은선폭포~주능선~관음봉~삼불봉~금잔디고개를 거쳐 갑사로 내려선다. 승용차를 갖고가 출발점으로 돌아오려면
위 코스 가운데 삼불봉에서 금잔디고개로 내려오는 대신 남매탑을 거쳐 동학사로 하산하면 된다. 은선폭포에서 주능선으로
오르는 코스가 상대적으로 힘들지만 초보자도 무난히 갈 만하다.
조용한 산행을 원한다면 신원사 코스를 권한다. 이 코스는 동학사·갑사 쪽보다 산행객이 적어 호젓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주변 풍경도 단아하고 품위가 있다. 신원사 계곡 뒤로 해서 연천봉·문필봉·관음봉을 거쳐 자연암릉을 타고 삼불봉·남매탑을 돌아 동학사로 내려오는데 5~6시간 걸린다.
신원사 코스를 택한다면, 먼저 계룡산 서쪽에 자리잡은 갑사를 돌아본 뒤 차편을 이용해 상월면 신원사로 이동해 등산길에 오르면 된다. 자연암릉은 경관이 뛰어난 대신 길이 가파르기 때문에 다소 힘이 부칠 때는 관음봉 전망대에서 곧바로 은선폭포를 거쳐 동학사로 빠져 내려가는 게 좋다. 이때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 걸린다.
가벼운 관광 등산 코스로는 갑사계곡과 동학사계곡을 잇는 산행이 인기다. 동학사와 갑사를 잇는 일명 ‘관광등산 코스’는 산길
폭이 1.5~2에 이르는 편안한 등산로로 이어진다. 동학사에서 남매탑을 거쳐 금잔디고개를 넘어서면 용문폭포로 내려가는 계곡길을 따라 갑사에 이른다. 갑사에서 동학사로 하산해 인근 유성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것도 계룡산 산행에서 맛볼 수 있는
또다른 묘미다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777 번지 "68년 12월 31일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계룡산은 대전광역시, 공주시, 논산시에 걸쳐있는 충남 제일의 명산이다. 금남호남정맥의 금남정맥에 위치한 산으로 능선이 닭의 볏을 머리에 쓴 용의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계룡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으며, 풍수지리에서도 명산이며, 무속신앙과 관계깊은 신비스러운 산이다. 주봉인 천황봉(845.1M)을 비롯하여 삼불봉, 연천봉, 관음봉 등 열댓개의 봉우리, 기암괴석과서쪽에 용문폭포, 동쪽에 은선폭포, 남쪽에 암용추, 숫용추 폭포를 어우르고 있는 명산명소이다.
봄에는 동학사 진입로변의 벚꽃터널, 여름에는 동학사 계곡의 신록, 가을에는 갑사와 용문폭포 주위의 단풍, 겨울에는 삼불봉과 자연성능의 설경이 장관을 이룬다. 계룡산에는 유서 깊은 절과 전설이 담긴 유적들이 도처에 많다. 동쪽의 동학사, 서북쪽의
갑사, 서남쪽에 신원사, 동남쪽에 용화사가 있고 갑사삼신괘불탱 등 국보 2점, 쇠로 된 당간과 당간지주 등 보물 7점과 신원사
오층석탑 등 지방문화재 9점이 있다.
계룡 8 경
○ 제 1 경 천황봉 일출 상봉이라고 불리는 계룡산 최고봉으로 한국통신 중계탑이 세워져 있고,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입산이 금지되어 있는 곳이다.
이곳에 서면 계룡산뿐 아니라 대전을 비롯해 공주, 논산 일원의 산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러한 풍광의 정상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 경이롭기 그지없다.
○ 제 2 경 삼불봉 설화 천황봉이나 동학사에서 바라보면 세 부처님의 모습을 닮았다 하는 삼불봉에 서면 자연성능을 거쳐 쌀개봉 -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비롯해 황적봉 능선, 연천봉 능선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듯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동학사계곡과 갑사계곡도 한눈에 들어와 계룡산의 전모를 볼 수 있다. 사시사철 아름다움 풍광을 맛볼 수 있으나 그 중 설화가 피었을 때가 압권을 이룬다.
○ 제 3 경 연천봉 낙조 연천봉은 자연성능이 시작되는 관음봉에서 갑사계곡과 신원사계곡을 가르며 서쪽으로 뻗은 산줄기에 솟아 있는 봉으로, 계룡산의 서쪽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봉이다. 서쪽으로 펼쳐진 논산과 공주 일원의 들녘을 바라보는 맛도 일품으로, 특히 저녁 노을이 물들 때는 산야는 붉게, 멀리 백마강 물줄기가 은빛으로 반짝이는 등 절경이 펼쳐진다.
○ 제 4 경 관음봉 한운 관음봉은 계룡산의 중앙에 위치한 봉으로 정상에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계룡산을 대표하여 공주 10경에도 포함된 이 곳에서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보면 신선이 된듯한 기분이 든다.
○ 제 5 경 동학사계곡 신록 동학사계곡은 자연성능과 쌀개봉 능선, 장군봉 능선, 황적봉 능선 등 계룡산을 대표하는 능선들 사이에 깊게 패어 있는 계곡
으로 수림이 매우 울창하다. 특히 신록에 물든 동학사계곡을 걷노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제 6 경 갑사계곡 단풍 예부터 "춘 동학, 추 갑사"라 했듯이 갑사계곡의 가을 단풍은 아름답기로 이름높다. 가을철 갑사에서 금잔디 고개로 오르다보면 몸과 마음 모두 단풍에 물들고, 자연성능에서 갑사계곡을 내려다 보노라면 울긋불긋한 단풍에 취해 단풍바다에 몸을 던지고픈 마음까지 들게 한다.
○ 제 7 경 은선폭포 운무 동학사계곡 상류에 있는 폭포로 옛날 신선들이 폭포의 아름다움에 반해 숨어 지냈다 하여 은선폭포라 불린다. 절벽과 녹음이
어우러져 절경을 자아내는 이 폭포는 특히 안개가 자욱할때의 풍광이 압권이다.
○ 제 8 경 남매탑 명월 남매탑이라고도 불리는 오뉘탑은 계명정사 부근, 옛날 청량사터에 위치해 있다. 멸망한 백제의 왕족과 호랑이가 업고 온 여인과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전하는 탑으로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달빛이 가슴 저미도록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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