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사용 막는 '퍼블리시티권' 명문화

[여울]

내 얼굴·목소리로 남이 돈을 번다?…무단사용 막는 '퍼블리시티권' 명문화

정경훈 기자입력 2022. 12. 26. 10:30

/사진=뉴시스

사진이나 영상 속 얼굴이나 목소리를 다른 사람이 영리적으로 무단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률에 '인격표지영리권'(퍼블리시티권) 조항이 신설된다.

법무부는 인격표지영리권 조항을 신설하는 민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26일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 기간은 이날부터 내년 2월6일까지다.

법무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로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고 인격표지를 영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유명한지 여부를 불문하고 개인의 보편적 권리로서 인격표지영리권을 명문화하고, 침해 구제수단을 명확히 규정해 분쟁을 예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격표지영리권은 사람이 초상·음성·이름 등 자신을 특정하는 요소(인격표지)를 돈을 벌 목적으로 이용할 권리다. 창작물 아닌 사람의 인격표지 자체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저작권과 다르다.

민법에는 △인격표지영리권은 양도 불가하고 △영리권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인격표지의 영리적 이용을 허락할 수 있지만 중대 사유 발생 시 허락 철회 가능하다는 내용이 들어간다. 또 △다른 사람의 인격표지 이용에 정당한 이익이 있는 사람은 합리적 범위 안에서 이용이 가능하고 △인격표지영리권은 영리권자 사망 후 상속돼 30년 간 존속된다는 내용도 규정된다.

우리 법원은 1990년대부터 책 표절 관련 재판 등에서 인격표지영리권의 존재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의 사진·이름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가 초상권 침해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인격표지영리권이 법률에 명문화되지 않아 권리 보호에 한계가 있었다.

법무부는 "인격표지영리권자가 사망한 경우 인격표지 영리권이 상속되는지 여부나 상속된 경우 언제까지 존속하는지가 불명확해 분쟁이 생길 때 권리 보호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많은 나라가 인권표지영리권을 인정하고 있다. 미국은 36개 주에서 법으로 퍼블리시티권을 규정하며 독일·프랑스·일본도 법률이나 판례를 통해 인정하고 있다. 중국도 최근 인격권의 일부로 인격표지영리권을 명문화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람들이 자신의 인격표지 자체를 영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며 인격표지영리권자 사망 시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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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늘어나는 게 법률조항이네요.

[여울]

좋은 법을 만들어 인간의 행복을 돕는 법이 많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