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살인의 추억' 원작 - 연극배우협회 부산지회 주관 - 10년 전 배우들과 합동공연 - 다음달 1~9일 미리내소극장
무대 위로 올라간 형사들에게 공소시효 만료란 없다.
한국 연극배우협회 부산시지회는 다음 달 1일부터 9일까지 부산시 동래구 사직동 미리내 소극장에서 '날보러 와요'(호민 연출)를 무대에 올린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으로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돼 영원히 미제로 남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다.
1996년 극단 연우무대에서 초연한 후 2001년 부산연극제에 극단 액터스가 이 작품으로 참가해 우수여자연기상과 우수남자연기상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당시 우수여자연기상을 받았던 배우 구민주 등 과거 이 작품에서 열연했던 배우들이 10여 년의 세월이 지나 다시 무대에 선다. 배우협회가 주관하는 작품인 만큼 소속 극단은 달라도 협회에 소속된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부산 배우의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인 셈이다. 과거 '박 형사'역으로 열연했다가 이번에는 연출을 맡은 예술사회 아센의 호민 씨는 "예전에는 이런 합동공연이 많았는데 지금은 보기 쉽지 않다. 정겨운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다"며 "배우로 공연했을 때 기억을 되짚어가며 그때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새겨진 것처럼 작품에도 원작과 다른 색을 입혔다. 예전 공연에서는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조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강력 범죄를 바라보는 우리의 의식을 들춰보겠다는 의도다. 호 연출가는 "여전히 살인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잠깐 불같은 관심을 둘 뿐 조금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그라진다. 작품에서 '이런 범죄에 대한 무감각이 계속해서 사건이 일어나는 원인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 모두 공범이 아닌가'하는 물음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6시, 일요일 오후 4시. 일반 3만 원, 학생 2만 원. 문의(051)504-2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