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고가 처음에는 빌링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할 사람이 없었어요. 근데 제가 영화에 관심이 많다 보니까 영화 광고, PPL 그리고 그와 연관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게 되었죠. 그리고 이를 계기로 다른 광고회사 재직 시절 사장님께 영화 시장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 팀을 만들어 꾸려보겠다고 제안해서, 메이저급 대행사에서 PPL 마케팅 전담팀을 처음 만들었었죠” 임범 이노션 부장은 여러 분야의 이력을 갖고 있었다. 처음에는 SBS에 계약직으로 입사했었다. 그러다가 금강기획에서 매체 바이어 일을 했었고, 튜브 엔터테인먼트 창단 멤버로 광고마케팅일을 하다가, 다시 금강기획에서 영화 광고와 PPL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이노션에 몸을 담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PPL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영화광고와 PPL “메이저 영화사들이 대부분 당시에는 제작에만 집중하였는데 이제는 영화 광고나 홍보에도 전략적인 매체집행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했고, 그로 인해서 지금은 상대적으로 지면과 TV, 케이블 광고비율이 거의 5 대 5 혹은 6 대 4로 오히려 바뀌는 추세로 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옛날에는 영화 광고하면 단순히 지면에만 집행하던 것에 비해, 지금은 TV나 케이블 쪽에 많이 집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광고집행 예산이 거의 9대 1에 가깝게 신문이나 잡지에 집중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영화 광고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어요. 지면 광고만 집행했고 시장도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우리나라 영화 시장이 커지면서 PNA(Print and Advertising)라고 마케팅에 쓰는 비용이 많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케팅 비용이 어떻게 얼마 만큼 소요되는 지, 어느 매체가 효율적인지에 대해 영화업계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지면보다는 TV나 케이블 광고가 효과적이고 집중도가 높다고 제안했던 내용들이 영화사, 제작사,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한테 받아 들여졌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은 기존의 매체보다는 TV, 케이블, 동영상 혹은 SP나 옥외 쪽에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옛날 영화 광고는 영화내용의 부분, 부분을 편집하여 예고편 형식으로 의미없게 만들었는데, 이제는 배우들이 광고를 위해서 따로 촬영도 하고, 대사나 카피도 넣는 등 소재 자체도 굉장히 다양해졌다.
“제가 처음에 이 일 시작할 때 TV 광고에 약 3천만 원 집행했는데, 지금은 2~3억 정도로 거의 10배가 늘었어요. 거의 5년여 만에 굉장한 변화가 있었던 거죠. 영화광고를 진행하다 보니 영화 콘텐츠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PPL이라는 또 다른 광고기법을 클라이언트에게 서비스 해주면서, PPL과 공동 프로모션도 함께 집행해주게 되었어요. 이렇게 클라이언트에게 여러 방면으로 다가갈 수 있었기에 제 자신도 많이 특화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PPL의 꽃 “저는 자동차와 핸드폰이 PPL의 꽃이라고 생각해요. 자동차와 핸드폰은 지금 어디에서도 빠질 수 없는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두가지를 효율적으로 PPL 하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노션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PPL 예산을 두어 진행에 힘쓰고 있다. 임범 부장은 요즘은 국내 영화나 드라마나 한류를 타고 동남아 쪽으로 많이 수출 되고 있는 반면, 실제로 주인공들은 외제차를 타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것을 바꾸어 보고자 임범 부장은 이노션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좋은 콘텐츠들이 많잖아요. 널리 수출되고 있는 겨울연가나 외출 같은 경우도 주인공인 배용준은 외제차를 타고 나와요. 우리나라 좋은 콘텐츠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효과를 못 본거죠. 국내 현대, 기아자동차가 세계적으로 큰 기업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콘텐츠에서 조차 노출이 안되고 있어요. 그런 부분이 안타까워서 꼭 PPL이 아니더라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 나갈 수 있게끔 힘 쓸 예정입니다.”
PPL전문가의 에피소드 임범 부장이 맡았던 큰 프로젝트로 드라마는 ‘불새’, ‘내이름은 김삼순’이 있고, 영화에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예로 들 수 있다. ‘불새’는 우리나라 드라마 중 외제차가 안 나오는 드라마로 유일하게 시청률 20% 넘긴 드라마로,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외제차가 나오는데 ‘불새’에는 전혀 나오지 않았어요. 또 삼순이에서는 TG 런칭 시기와 맞추어 스타가 될 것이라고 예감한 현빈이 타고 나왔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PPL업무를 하다보니 재미난 에피소드 또한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같이 활동을 많이 했던 이은주씨와의 인연이 남달라 보였다. “이은주씨는 ‘하늘정원’이라는 영화, 드라마 ‘불새’, 그리고 또 영화 ‘주홍글씨’를 진행하면서 여러 번 만나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를 이은주씨가 헷갈려 하는 거에요.” 작품마다 따라다니면서 함께 작업하니 이은주씨가 임범 부장의 직업이 도대체 무엇인지 혼동할 정도였다는 에피소드였다. 또 PPL을 위해 시나리오 분석팀이 따로 있었는데 팀원 중 한 명이 실제로 곧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할 예정이라고 한다. 직업이 영화, 드라마와 관련되어 있다보니 시사회는 거의 다 참석하고, 영화를 많이 보며 분석 한다고 한다. 또한 드라마를 보게 되면 마지막 스크롤을 많이 보게 된다고 한다.
PPL의 적정수준? “광고업계에서 마케팅 일을 하지않던 사람들이 PPL 관련 업무를 많이 했어요. 광고주의 과도한 요구도 있었을 수 있지만, 광고 마케팅 분야에서 일 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이 집행한 PPL이 과도한 PPL로 언론에 보도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해요” 광고업계에 몸 담고 있던 사람들은 과도하게 PPL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도한 PPL이 언론에 보도되고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인데, 광고 마케팅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인상 찌푸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비용 대비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작업을 하는 것이 능력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매체와 콘텐츠가 워낙 많아지다 보니 일일이 체크를 못해서 규제를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요. 전망은 굉장히 좋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얼마나 많이 나오느냐가 중요해요.” PPL 보다는 4대매체에 예산이 집중되어 있지만 본인처럼 다른 각도의 광고마케팅을 하는 좋은 전문가들이 많이 나온다면, 시장은 더욱 투명해 지고 앞으로 광고 기법도 좋은 방향으로 많이 발전할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