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는 공항
가까이 있어서 별로 관심두지 않았다
언제라도 갈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궁금한 것은 있었다
그 왕국을 건설하고 나라를 다스렸던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다른 사람이 보고 말한 것은 한계가 있다.
아득히 먼 기억 하나, 나보다 3살 많은 수필가가 있었다.
그는 앙코르왓을 다녀와서 글을 썼다. 벌써 20여년 전 일이다. 당시 앙코르왓은 동남아 여행의 진주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일찍 다녀와서 그 분은 53세던가? 하는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앙코르왓만 생각하면 그 분이 떠오르곤 했다.
한번은 꼭 가보고 싶긴 했다. 생각하고 있으면 이루어진다 했던가?
기회가 왔다
마침 1년전부터 남편이 앙코르와트를 가보지 않겠냐고 하였던 차다.
그때 못간 이유가 같이 가려던 도반이 아프면서이다
그분은 암판정을 받고 투병중이다
같이 가기로 했던 팀원이 아프게 되자 무산되고 말았다.
그렇게 못가고 미루어지던 것인데 이번엔 만경사에서 간다고 하였다
그냥 따라나서기로 하였다.
여행가방이라야 간단하다.
여행에서 짐이 많으면 그야말로 짐이다.
작은 캐리어에 간단한 옷가지만 담았다. 둘이 옷을 담아도 가방은 넉넉했다.
점심 때가 살풋 지나 전화가 왔다. 이번에 동행을 하기로 공부보살이었다.
"보살님 나 입이 틀어진것 같아."
"네에?"
장난인 줄 알았다.
잘 다니던 한의원이 목요일이라 문을 닫았단다.
그런데 내가 아는 한의학박사에게 한번 같이 가 줄 수 있냐고 했다.
마침 전화를 하니 시골 연구실에 있다고 했다.
준비하고 나오시라 하고선 앞 뒤 생각없이 나섰다.
50여분을 달려 가니 처음엔 겁나는 소리를 했다.
뇌경색전조 증상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럼 비행기를 타지는 못하겠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이리저리 진맥을 해 보다니 그 쪽은 아닌 것 같고 구와나사인 것 같다고 했다.
" 우리 낼 비행기 탈 것인데"
"안 되요. 위험해요."
공부보살은 비행기를 타는 것이 위험하다는 말에 낙담을 했다.
"이리 앉아 보세요."
염박사는 신중하게 다시 진맥을 하더니 응급조치를 해 주겠다고 했다.
두 시간에 걸쳐서 침을 맞고 맛사지를 하며 몸을 풀어주었다.
5일간의 여행은 할 수 있다고 했다.
"진짜 괜찮겠어요?"
"믿고 다녀오세요."
염박사의 말만 믿고 가기로 했다.
만경사주시스님은 늘 말씀하신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생각하는 것이 이루어 지는 것이라고
그래서 우린 잘 다녀 올것이니 염려 없다고 생각했다.
한편 걱정이 아닌 것은 아니었다.
이러다가 뉴스에 나오는 것 아냐?
나 역시 몸이 편치 않은 상태다.
가을 들어 세 차례의 위경련이 나를 힘들게 하였다.
하여 전날 영양제를 맞았던 참이기도 했다.
일은 그렇게 엉뚱한 곳에서 여행의 진위를 불투명하게 했다.
그래도 가자!
공부보살을 집에 내려주고
비행 중이나 여행 도중 위경련이 일면 안 되어서 부스코판이라는 약을 준비하였다.
탈없이 다녀와야 했다.
막둥이에게 연락해서 새벽에 태워다 줄 것까지 준비를 해 두고 잠시 잠이 들었다.
잠을 좀 잘 자면 좋을 것 같아 공부보살에게 따로 연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출발 시간은 되었다.
날시가 추운 관계로 나와서 기다리지 말고 전화하면 나오시라 했다.
2023년 12월 1일 새벽
2시 30분 광주에서 전세버스로 출발을 했다.
베트남 항공을 이용하기 때문에 6시 30분쯤 제 1공항에 도착했다
코로나 시국에 미국에서 입국하던 때와는 완전 다른 모습이다
그때는 이러다가 공항이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할 정도였다
그런데 공항은 여전히 잠들지 않았다.
그렇게 우린 캄보디아를 향해 출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