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시인의음악사랑이야기 (101)
'네이버에서 퍼 옴'
《'달빛 흐르는 강가에서 부르는 영혼의 노래, 'Moon River'》
며칠 후엔 보름달 둥실 떠오르는
팔월 한가위, 추석이다.
추석이 다가오면 마음이 먼저 둥글어진다. 하늘 어딘가에 걸릴 그 보름달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쪽이 은은하게 차오르는 기분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달이 떠오르는 밤이면 어김없이 한 곡의 멜로디가 함께 떠오른다. 바로 "문리버(Moon River)"다.
달이 뜨면, 자연스레 마음 속엔 '문 리버'의 음률이 흐른다.
1961년 개봉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이 창가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순간일 것이다. 화려한 뉴욕 거리를 방황하는 시골 출신의 외로운 여성 '홀리 골라이틀리'가 편안한 차림으로 기타를 튕기며 나지막이 부르던 노래, 바로 'Moon River'이다.
화려함 뒤에 숨겨진 인간의 고독과 향수를 이보다 더 아름답게 표현한 장면은 없을 것이다. 이 장면에 등장하는 'Moon River'는 영화의 전체적인 정서와 주제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매개체로 작동하며, 영화가 개봉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영화 음악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추석이 다가오면 달이 유난히 크고 밝게 떠오른다. 보름달 아래서 사람들은 그리운 얼굴을 떠올리고, 멀리 떠난 이들을 생각한다. 그 은은한 달빛 아래, ‘문 리버’를 듣는다. 헨리 맨시니의 선율과 조니 머서의 가사로 만들어진 이 노래는, 1961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OST로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그 노래를 가장 아름답게, 가장 진실하게 부른 사람은 오드리 헵번이었다.
영화 속에서 홀리 골라이틀리로 분한 오드리는 뉴욕의 허름한 아파트 비상계단에 앉아, 기타를 살짝 튕기며 낮은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한다. “Moon River, wider than a mile…” 그 목소리는 화려하지 않았다. 성량이 크지도, 기교가 넘치지도 않았다. 다만 조용하고, 투명하고,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따뜻한 빛으로 가득했다.
화려한 파티와 겉으로는 자유분방해 보이는 삶 뒤에 감춰진, 그녀의 외로움과 진짜 꿈이 그 노래 한 곡에 오롯이 담겨 있었다. 오드리 헵번이 부른 그 목소리는 화려한 성악가의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소박하고 여린, 그래서 더 진심 같았던 음색. 그 담백함이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나보다.
헨리 맨시니는 오드리의 음역대에 맞춰 일부러 이 곡을 썼다고 한다. 한 달 반 동안 고민하다 어느 날 밤 반 시간 만에 멜로디를 완성했다. 조니 머서는 자신의 고향 사바나 근처 강과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아 가사를 붙였다. 원래 제목은 ‘Blue River’였으나, 이미 같은 이름의 곡이 있어 ‘Moon River’로 바뀌었다.
196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받았고, 맨시니는 음악상도 함께 수상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노래가 서양의 강(江)을 노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정서와 이상하리만치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다. 추석날 밤, 온 가족이 마당에 나와 둥근 달을 올려다보던 그 순간들. 타향에 나가 있는 자식들이 고향의 달을 그리워하며 걸어온 밤길들. 달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언제나 '그리움'과 '귀향'의 상징이었다. 문리버가 노래하는 강물도, 우리가 올려다보는 저 달도, 결국은 같은 마음을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을 뿐이었다.
세상은 오드리 헵번을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로 기억한다. 휑하니 큰 눈망울, 가녀린 몸매, 세련된 패션 감각은 시대를 뛰어넘어 여전히 스타일의 아이콘으로 남아 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검은 드레스를 입고 창가에 앉아 'Moon River'를 부르던 그녀의 모습은 대중문화 역사상 가장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명장면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대중에게 남긴 진짜 유산은 외적인 화려함이 아니었다. 세월이 흘러 얼굴에 주름이 깊어질수록, 그녀의 눈빛은 한층 더 깊은 은혜와 따뜻한 온기로 빛났다. 배우로서의 부와 명예를 뒤로하고 가난하고 병든 아이들을 위해 온몸을 던진 그녀의 삶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를 온 세상에 증명해 보였다.
오드리 헵번이 이토록 깊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그녀 자신의 어린 시절 상처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는 굶주림과 공포, 전쟁의 비극을 몸소 겪었다. 식량이 부족해 튤립 뿌리를 캐 먹으며 연명했던 경험은 그녀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전쟁 직후 유니세프(UNICEF)의 전신인 국제구호기금을 통해 구호물자를 받고 목숨을 건졌던 기억은 그녀의 가슴 깊이 새겨졌다. 자신이 받은 그 생명의 빚을 잊지 않고, 먼 훗날 도움이 필요한 수많은 아이들에게 온전히 되돌려준 셈이다.
1989년,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위촉된 오드리 헵번은 단순한 명예직에 머물지 않았다. 암 투병 중이던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방글라데시, 수단 등 전쟁과 기아로 신음하는 전 세계의 오지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갔다.
화려한 카메라 조명 대신 흙먼지 날리는 구호 현장에서, 그녀는 주저함 없이 아이들을 품에 안았다. 몸무게가 40kg도 되지 않는 가녀린 체구였지만, 굶주린 아이를 안고 눈물짓는 그녀의 품은 세상 그 어떤 곳보다 넓고 따뜻했다. 그녀는 "한 아이의 생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나는 세상 끝까지라도 갈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남은 열정을 모두 태웠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그녀가 부른 'Moon River'의 가사에는 "오, 꿈을 만들어주는 사람, 마음을 깨뜨리는 사람, 어디를 가든 나는 당신을 따라갈 거예요(Oh, dream maker, you heart breaker, wherever you're goin', I'm goin' your way)"라는 구절이 나온다.
그 노래처럼, 그녀는 영화 속에서는 낭만과 꿈을 안겨주는 배우였고, 현실에서는 아픈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고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었던 참된 구원자였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전 자녀들에게 남긴 것으로 유명한 삼아 스티븐 레빈의 시 구절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기억하라. 만약 네가 도와줄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한쪽 팔 끝에 달린 손을 이용하면 된다. 그리고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들을 돕는 손이다."
오드리 헵번은 자신의 '두 번째 손'을 온전히 세상을 위해 사용한 진정한 성자(聖者)였다.
어린 시절에는 보름달이 그저 신기하고 예쁜 달이었다.
조금 자라서는 소원을 빌게 하는 달이었고, 나이가 들어서는 고향과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달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게 하는 달이 된다.
달은 변한 것이 없는데 달을 바라보는 내가 변한 것이다.
아마 음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Moon River'는 1961년에 만들어졌지만 지금도 사람들의 귀에 들린다. 노래가 늙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꿈을 꾸고 싶고, 사랑하고 싶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고, 누군가와 함께 걷고 싶은 마음.
그리고 결국에는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
그것은 세대가 달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추석에는 보름달을 한 번 올려다보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조용히 'Moon River'도 들어보자. 연주 가능 악기가 있다면 악기로도 연주해 보자.
달빛과 음악이 만나면 지나간 시간이 다시 살아날지도 모른다.
젊은 날의 나도 만나고, 그때 사랑했던 사람도 만나고, 이제는 다시 갈 수 없는 어느 길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달은 강 위에 떠 있고, 강물은 말없이 흘러간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달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지만, 우리가 걸어온 길을 비춰준다.
그래서 추석의 달을 바라보며 'Moon River'를 듣는 것은 어쩌면 지나온 인생에게 조용히 말을 거는 일인지도 모른다.
‘참 멀리도 왔구나.’
그리고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대답한다.
‘그래도 여기까지 그런대로 잘 왔다.’
그렇게 달빛은 오늘 밤에도 강물 위를 흐르고,
우리의 추억도 그 달빛을 따라 조용히 흘러갈 것이다.
동시에 오드리 헵번 그녀가 세상에 남기고 간 그 따스한 사랑과 헌신의 온기도 함께 떠올려 보았으면 좋겠다.
(끝)
첫댓글 Moon River - 티파니에서 아침을 Breakfast at Tiffany's
https://youtube.com/watch?v=t0vpWhby3WM&si=vhCnjsr62y6V0b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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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ica J] Moon River
https://youtube.com/watch?v=lllC8iFHi2s&si=GXXSS8W3rxWpy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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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햅번의 유명한 명언 10가지'
1.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2.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아라
3.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4.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5. 아름다운 자세를 가지고 싶다면 너 자신이 혼자 걷고 있지 않을 명심하라
6도움을 주는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7. 나는 결코 나 자신을 우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 내 마음속에는 없다. 나는 단지 나의 일을 할 뿐이다.
8. 성공이란 중요한 생일이 다가왔는데 당신은 전과 똑같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
9. 돌아가 보라. 당신이 더 어렸을 때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었던 것을 찾아보라. 우리 모두는 다 큰 아이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돌아가서 자신이 사랑했던 것과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을 찾아봐야 한다.
10. 나는 애정을 받을 엄청난 욕구와 그것을 베풀 엄청난 욕구를 타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