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명승지 표지판 글씨가 세로일 거라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일제 때는 물론 해방 후에도 한참동안 세로쓰기를 했다는 걸 깜빡 잊고 말이다.
1956년 5월 홍릉을 소개하는 표지판 모습이다.
나무를 뚝딱거려 일본어 대신에 영어를 그리고 오른쪽에 세로쓰기 한글로 적혀 있다.
세로쓰기이다보니 나무 송판들도 세로로 나란히 세워놓았다는 거.
한국어는 문제 없는데 영어 문장이 좀 애매졌다. 찢어진다.
영어내용도 지금과 비교하면 재미있는 걸 발견할 수 있겠다.
잠간 이상한 게 있다.
한글 안내부분이 지금과 정반대로 오른쪽이라는 거.
당시까지만 해도
한자, 일본어 그리고 한글 모두 세로쓰기였다 보니,
오른쪽 상단이 제일 먼저 눈길이 가야하는 곳이었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금 게시판 형태(좌:한국어. 우: 영어 순서)
한편, 미국인 입장에서 보면,
지금 우리들처럼 좌측 페이지에서 우측으로 이어지니...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우월자적 입장, 융숭한 환대를 받는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북측의 명승지 소개는 어떠했을까?
우리처럼 해방군 소련어가 왼쪽, 조선어가 오른쪽이었을까?
궁금하려 드니 정말로 궁금해지네.... 밤잠 안오게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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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두개의 표지판은 2010년 같은 날 경주 남산 관련하여 올린 블로그에서 발견한 것이다.
느낌상 두번째 표지판이 새롭게 설치된 것 같다...
한국어-영어-일본어 순서이다.
2010년 당시에도 유커가 적지 않았었던가.
지금은 한국어-영어-일본어에 이어 유커 공습으로 중국어까지 병기하는 추세이다.
표지판의 언어를 시대사적으로 정리해 보아도 재미있을 것 같다.
단순짐작으로는 일본어가 우리 표지판에 등장하는 건 70년대 전후일 것이다.
굴뚝없는 산업이라고 관광산업을 육성했는데, 처음 주 타겟은 백인들이었다.
그러나 70년대 초 자료만 해도 실제 외국인들의 70퍼센트 정도는 일본인이었다는 거.
따라서 슬금슬금 일본어가 병기되었을 거라는 거.
이걸 자료로 증명해보고 싶다. 자료는 충분할 것 같다.
* 참고로 검색해 보니 1966년 전후무렵에 관공서가 가로쓰기로 바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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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왕립아시아학회라는 RAS 회원들의 용문사 사진이다.
RAS는 한국 관광사 도입부에 등장하는 조직인데, 언제 좀 더 블로깅을 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