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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대전사 → 주왕산 정상 → 후리메기 삼거리 → 제3 폭포 → 제2 폭포 → 학소대 → 주왕암→ 대전사 주차장' 5시간 코스의 환종주를 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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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周王山]
높이: 721m
위치: 경북 청송군 부동면
주왕과 장군의 전설이 곳곳에 배어있는 유서 깊은 주왕산은 경북 청송군과 영덕군에 걸쳐있는 국립공원이다. 산은 그리 높지 않으나 거대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선 산세 때문에 예부터 석병산, 대둔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다.
주왕산은 대전사에서 제3폭포에 이르는 4㎞의 주방천 계곡이 볼 만하다. 청학과 백학이 다정하게 살았다는 학소대, 넘어질 듯 솟아오른 급수대, 주왕이 숨어있다가 숨졌다는 주왕암, 만개한 연꽃 모양 같다는 연화봉, 그리고 제1, 2, 3 폭포 등 명소가 즐비하게 자리 잡고 있다.
주방천의 백미는 학소대부터 1 폭포까지, 학소대부터 1 폭포에 이르는 길이 주방천에서 가장 아름답다. 2 폭포와 3 폭포가 있지만, 규모나 폭포를 감싼 바위의 형국으로 보나 1 폭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1 폭포는 폭포의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러나 이 폭포를 감싸고 돌아나간 바위가 예술이다. 마치 바위가 비밀의 문처럼 우뚝 버티고 서 있다. 그 사이로 선녀탕과 구룡소를 돌아 나온 계곡물이 새하얀 포말을 내뿜으며 바위 허리를 껴안고 쏟아져 내려온다. 주방천 계류와 폭포, 소, 담, 그리고 죽순처럼 솟아오른 암봉 및 기암괴석, 여기에 울창한 송림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절경을 빚어낸다.
주왕산은 태행산, 관음봉, 촛대봉 등 여러 산봉 외에도 주왕굴, 무장굴 등의 굴과 월외폭포, 주산폭포, 내원계곡, 월외계곡, 봉산못, 구룡소, 아침 햇살이 바위에 비치면 마치 거울처럼 빛을 반사하는 병풍바위 등도 명소이다.
주왕산의 11경은 기암, 자하성, 백련암, 주왕굴, 시루봉, 급수대, 학소대, 연화굴, 향로봉, 복암 폭포, 좌암 등이다.
주왕산에는 대전사와 광암사 등 유서 깊은 사찰을 비롯해 주왕암과 백련암 등이 있다. 대전사에는 사명대사의 진영과 당나라 장군 이여송이 사명대사에게 보낸 친필 목판 등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주왕산 인근에 있는 달기 약수는 예로부터 널리 알려져 있다. 청송읍 내에서 주왕산 쪽으로 가는 길가에 있는 이 약수는 설탕을 뺀 사이다 맛이 느껴지는 탄산수인데, 위장병, 만성 부인병, 빈혈 등에 효험이 있다고 해 찾는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약수로 지은 밥은 파르스름한 빛깔을 띠며, 영계에다 옻나무껍질을 넣고 이 약수로 삶은 옻닭 요리는 이 고장의 별미다.
인기 명산[14위]
산은 그리 높지 않으나 거대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선 산세 때문에 예로부터 석병산, 대둔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다. 대전사에서 제3폭포에 이르는 4㎞의 주방천 주변이 볼 만하다. 주방천 계류와 폭포, 소, 담, 그리고 죽순처럼 솟아오른 암봉 및 기암괴석, 여기에 울창한 송림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절경을 빚어낸다. 10월 단풍철에 많이 찾지만, 가을, 봄, 여름 순으로 가볼 만하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석병산으로 불릴 만큼 기암괴봉과 석벽이 병풍처럼 둘러서 경관이 아름다우며 국립공원으로 지정(1976년)된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되었다.
대전사(大典寺), 주왕암이 있음. 주왕굴을 중심으로 남아있는 자하성의 잔해는 주왕과 고려군의 싸움 전설이 깃들여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 한국의 산하
국립공원 22개 중 수학여행이나, 밀월여행, 먹방여행으로 간 경주, 변산, 태안도 간 거로 친다면 아직 안 가본 공원은 가야산, 주왕산이다. 국립공원은 최소한은 한다는 믿음이 있어 정말 갈 곳이 없을 때 가기 위해 뒤로 미뤄뒀다. 그리고 남은 두 산은 내가 원하는 코스의 산행을 하기 위해선 무박 산행이나 현지에서 숙박 후 산행해야 해 미뤄둔 것도 있다. 이 시기 마땅히 갈 만한 산이 보이지 않아 비록 원하는 코스는 아니지만, 두 산 중 하나를 가기로 했다. 어쨌든 가봐서 산이 좋으면 원하는 코스를 다시 시도하고 아니면 맛보기로 끝내고. 둘 중 그나마 딱 한 산악회가 주왕산을 간다고 해 조용한 산행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야산은 아예 가는 산악회가 없었다.
이번 산행에 대해 등산방에 알리기는 했지만, 다들 관심이 없어 보여 단독 산행이 될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이번 코스 중 내가 하고자 하는 길이 만만치 않아 굳이 호객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메이데이 북설악 치유 산행[산행기]에서 봉 감독이 월요일 월출산 가자는 제안이 대단히 끌려 출발 전날까지 고민 중이었다.
단독 산행인 만큼 비상용 디팩과 빨갱이 - 마땅한 안주가 없어 고민이지만 - 그리고 아직 야외에서 테스트해 보지 못한 새로 산 렌즈를 들고 간다. 지난 북설악 산행에서는 저장 매체가 없어 테스트를 못 했다. 이번에 동행하는 산악회는 아침으로 김밥과 물을 주기에 그 김밥을 점심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그리고 출발 당일 진드기에 물려 사망한 기사를 보고 바닥에 앉는 걸 피하기 위해 의자를 챙겼다. 겨울이나 우천 시가 아니면 절대 들고 가는 일이 없는데 나도 늙었나?! 그렇게 싼 후 배낭을 짊어 져보니, 지난 북설악 때보다 더 무겁게 느껴졌다. 그럴 리가 없는데., 왜지?
2 - 1
안내 산악회 산행이 늘 그렇듯이 새벽에 기상해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서 주왕산행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사당역에 도착한 시각이 6시 45분경이다. 작년 말부터 산악회를 따라 산행을 자주 하다 보니 산악회별로 출발역과 장소, 시간까지 외우는 지경에 이르렀다. 예상대로 사당역 10번 출구에는 산악회 차와 동문회 또는 재경?? 등의 차량으로 내가 타야 할 버스를 찾는 데 약간 어려움이 있었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산악회 버스 좌석표를 확인하는데 40석 버스에 남은 좌석이 5개였다. 당연히 내 옆자리도 배정되어 있었다. 좌석을 확인하는 이유는 배낭을 들고 탈 것인가 짐칸에 넣고 탈 것인가를 판단하기 위함이다. 옆 좌석이 비어 홀로 두 좌석을 차지하고 가는 게 여러모로 편리하니....
배낭에서 카메라와 패드를 뺀 후 짐칸에 배낭을 싣고 버스에 탔다. 구리에서 출발해 강변을 거쳐 사당으로 오는 버스라 많은 좌석이 등산객으로 이미 차 있었다. 내 옆자리도 당연히 초면인 여성 등산객이 타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패드로 음악을 들으면 책을 보기 시작했다. 예정보다 2분 늦은 7시 2분에 버스가 출발했다. 책을 보다 뭐가 이상해 창밖을 보면 고속도로가 아니라 거의 주차장 수준이었다. 토·일·월 황금의 사흘 연휴를 즐기러 가는 차량으로 고속도로가 가득 차 있었다. 하긴 나도 평상시 같았으면, 비박 장비 짊어지고 지리나 설악 아니면 소백으로 떠났을 거다. 그런데 6월 초까지 박이 예정된 산행이 많아 가정의 평화를 위해 이번은 조용히 하루만 다녀오기로 했다.
도로가 막혀 죽전에 계획보다 많이 늦은 7시 48분경 도착했다. 다른 건 문제가 없는데 도로가 이렇게 막혀 들머리 도착 시각이 예정보다 많이 늦을 경우 산행 시간을 단축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이번 산악회 산행 계획은 A, B 코스 두 개로 코스를 자세히 보지는 않고 다만 더 긴 코스인 A를 할 생각이었다. 내가 리딩을 하지 않는 이상 모든 걸 리더에게 맡겨버리기에 굳이 코스를 자세히 볼 이유도 없었다. 죽전을 지나자 인솔자가 실내 등을 껐고 모두 취침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버스가 휴게소로 들어가고 있었다. 스트레칭을 위해 밖으로 나가 보니 처음 보는 휴게소였다. 남쪽 나라로 갈 경우 대부분 정안휴게소에 들렀지만, 경북 산행인 만큼 경부선 라인의 어디라고 생각하고 휴게소 명을 확인하고 놀랐다. "치악휴게소" 몇 번 지나치기만 했지 들리긴 처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다시 버스에 타고 패드에서 지도를 가동해 현재 위치와 주왕산까지의 도로를 확인했다. 왜 이 버스가 치악산휴게소에 들렀는지 이해가 안 갔기 때문이다. 지도를 확인해 보고 왜, 산악회 산행비가 지리산보다 비싼지 알게 되었다. 주왕산이 월요일 다녀온 안동보다 더 멀었고 위치는 안동의 동쪽 아래에 있었다. 일주일 사이에 치악산과 소백산을 두 번 지난다. 월요일은 우중 드라이빙으로 무지개를 보기도 했었다. 모든 등산객이 탑승 후 버스가 출발하자 인솔자가 이번 산행 지도를 나눠주고 이번 산행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설명 중에 올해는 수달래 축제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유는 수달래가 없어. 분명 수달래 축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주왕산인데 산악회 중 유일하게 이 산악회만 주왕산을 가는 게 이상했었는데 이해되었다. 어쨌든 인솔자가 준 지도를 통해 처음으로 이번 산행의 코스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지도에 있듯이
12.2km의 A 코스는 '절골 통제소 → 대문다리 → 가메봉 → 칼등고개 → 정상(주봉) → 대전사 → 주차장'이고,
약 7km의 B 코스는 '대전사 → 주왕산 정상 → 칼등고개 → 후리메기 → 학소대 → 대전사 → 주차장'이다.
그런데 지도를 유심히 보면, A 코스는 주왕산의 절경으로 불리는 용추협곡을 피해가고 있다. 주왕산 정상(주봉)을 찍기 위함으로 까만 소 신자용이다. 그런 면에서 주왕산의 절경을 감상하고 까만 소 인증을 받는 B 코스가 더 좋을 수도 있다(이번 산행 후 든 생각 - 가을에 힘든 산행을 못 하는 친구 몇을 데리고 B 코스 단풍 산행을 할 생각이다. / 대중교통 가능). 지도를 보며 주봉(720m)보다 더 높은 가메봉(882m)을 올랐는데 까만 소 신자도 아닌 내가 굳이 주봉에 갈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인솔자가 가메봉 갈림길에서 후리메기로 넘어가는 길(노란 선 - 본인이 그림)에 관해 설명했다. 나와 생각이 동일한 것으로 인증이 필요 없으면 갈림길에서 후리메기로 가도 된다는 얘기다. 다만, 길이 험해 예정된 A 코스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는 주의를 주었다.
나는 조금 더 들어가 정상적으로 A 코스를 따라 주봉까지 갔다가 칼등고개로 돌아와 후리메기로 가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선 시간당 최소 3.5km/h로 달려야 하지만. 그럼 코스가 '절골 통제소 → 대문 다리 → 가메봉 → 칼등고개 → 정상(주봉) → 칼등고개 → 후리메기 → 3 폭포 → 2 폭포 → 1 폭포 → 학소대 → 시루봉 → 대전사 → 주차장'으로 정확하게 걸리는 시간과 거리는 모르지만, 대략 4km, 1시간 30분 정도 더 소요될 거 같았다. 이번 산행에 주어진 시간은 6시간 산악회가 평가하는 A 코스 소요 시간은 6시간 조금 더, 그럼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코스다. 김밥 한 줄, 물 한 통만 들고 뛴다면 가능할 수도. 일단 가메봉에 도착한 시간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2 - 2
11시 10분경 버스가 주산지 입구에 도착했지만, 기사가 절골 통제소의 위치를 몰라 그곳에 차를 세워 놓고 인솔자와 얘기를 했다. 그리고 후진으로 빠져나와 절골과 주산지 갈림길에 도착했다. 인솔자가 A 코스 등산자는 여기서 내려 이정표를 따라가라고 했다. 인솔자에 의하면 버스는 더 올라갈 수 없다고. 나를 포함 대략 십여 명이 내렸다. 생각보다 적은 수에 가볍게 놀랐다. 버스에서 내려 짐칸에서 배낭을 꺼낸 후 등산 준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한 시각이 11시 16분이다. 이미 나와 같이 내린 대부분은 출발한 후다. 뜨거운 땡볕에 잘 만들어진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 간혹 부는 바람이 아니었으며, 그 구간에서 지쳤을 듯. 미세먼지 소식에 금요일 주왕산행을 포기한 봉 감독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날씨는 야외 활동에는 더없이 좋다. - 따라 절골 통제소에 도착한 시각이 11시 27분이다. 도로는 버스가 충분히 다닐 수 있었지만, 기사가 못 올라가겠다고 버텼던 거로 보였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예정에 없던 포장도로 1km 정도를 더 걸었다. 뭐 걷는 걸 싫어하지 않으니 문제 될 건 없지만.
절골 통제소에서 볼일을 보고 등산로를 따라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 시각은 11시 28분이다. 앞서가던 남 1과 남녀 한 쌍을 앞질러 절골을 따라 잘 만들어진 등산로를 따라 가메봉을 향해 올라갔다. 본의 아니게 남녀 한 쌍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와 같은 친목 산악회로 안내 산악회를 따라 주왕산에 온 거로 보였다. 그 친목의 정도가 깊어 보이지는 않는. 그런데 이 한 쌍의 속도가 아주 애매해 내가 앞서가기도 뒤따라가기도 불편했다. 물론 그들을 앞질러 그들이 따라오지 못할 속도로 달리면 되지만, 초행이라 산세를 모르고 아직 코스를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반에 무리하지 않게 3.5km에서 4km의 속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계곡 길을 좋아하는 산꾼은 저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길 상태였다. 그 한 쌍도 나와 비슷한 속도라는 게 문제였지만. 해서 뒤에서 따라가는 거로 방침을 정했다. 쫓기는 기분 상태로 앞서가면 빨리 지칠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산행을 할 수 없어 조금 늦더라도 뒤에서 따라가기로 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니 연휴를 맞아 나들이 나온 가족, 연인, 부부 등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계곡의 풍광이 좋고 차를 이용한 접근이 쉬워, 주변 도시에서 많이 오는 거 같았다. 그런데 대부분 계곡이 갖는 문제를 동일하게 가지고 있어 수시로 계곡을 건너야 했다. 지리나 설악 등 높고 깊은 산의 계곡과 달리 다리 놓기가 어려워 징검다리로 계곡을 건너야 했다. 당연히 비가 오거나 해 수량이 늘면 피할 곳도 없고, 계곡을 건너기도 쉽지 않았다.
메이데이에 갔던 북설악에서 풍부한 수량에 징검다리가 다 잠겨 계곡을 건너기 쉽지 않았는데, 주왕산의 절골도 마찬가지였다. 해서 앞서가던 한 쌍은 계곡을 건너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무 생각 없이 주변 경치만 보며 따라가던 나도 덩달아 우왕좌왕하는 사태가 발생. 한 쌍 중 남자가 떠들어 본의 아니게 들은 얘기만 종합해 보면 등산 전문가로 그 친구만 따라가면 걱정할 게 없어 보여 길에 주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번 정도 그런 사건을 겪고 나서 이 친구 믿고 따라갔다간 많이 지체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계곡을 건너야 하는 상황이 되면 스스로 길을 찾아 건너갔다. 그럼 내 의도와는 무관하게 내가 앞장서게 되고, 그렇게 앞장서 가다 사진 찍기 위해 멈춰서서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카메라라 이것저것 만지다 보면 나를 앞질러 가고. 다시 계곡을 건너게 되면 반복.
그나마 만든 다리는 부서져 그 밑으로 징검다리를 놓아 건너고 있었다. 공단에서 관리를 안 하나, 내가 신고를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하며 가고 있는데 멀리서 보기만 해도 괜히 다리가 떨리는 복장을 - 검문이 일상화된 시절 학교에 다녀 그렇다. - 한, 두 명이 내 쪽으로 오고 있었다. 그들에게 수고한다고 서로 인사를 주고받은 후 그들은 통제소를 향해 나는 가메봉을 향해 계속 갈 길을 갔다. 그렇게 서너 명의 등산객을 추월하기도 하며 계속 가 대문다리(이 이름의 뜻이 뭔지 지금도 궁금)에 도착한 시각이 12시 19분이다. 통제소 기준 51분이 걸렸다. 산악회에서 준 지도에 의하면 통제소에서 대문다리까지 1시간 40분이 걸리는 거로 나와 있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어려운 계곡이지만, 1시간 40분씩 걸릴 계곡도 아니다. 시간 계산에 문제가 있는 듯. 어쨌든 산악회 기준 50분 정도를 절약했으므로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
용도와 이름의 유래가 궁금한 대문다리에 도착해 이것저것 사진을 찍는 사이 그 한 쌍이 나를 추월해 앞서갔다. 이 친구들은 사진도 안 찍는지. 다시 그 뒤를 따라가며 사진을 찍고 놀며 아무 생각 없이 가는데 갑자기 남자가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길이 없어진 거다. 남자가 주 계곡에 합류하는 마른 계곡을 따라 위로 올라가려고 해 못 가게 말린 후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길을 찾기 시작했다. 이 친구가 여성과 떠들며 가느라 길을 제대로 보지 못해 지나친 거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역시 예상대로 10여 미터 후방에 이제는 계곡이라기보다는 개울에 가까운 것을 건너 위로 올라가는 길이 있었다. 그 둘에게 여기 길이 있다고 알려주고 나는 먼저 출발했다. 가면서 혹시 내가 저 둘을 방해했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개울? 계곡을 따라 난 길이 본격적인 정상을 향한 깔딱의 시작에 도착한 시각이 12시 35분이다. 계곡과는 그곳에서 갈라져 각기 제 갈 길을 간다. 해서 계곡을 따라 조금 더 위로 올라가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고 그들에게 난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갈 거니 먼저 가라고 했다. 그리고 계곡을 따라 올라가자 길에서는 보이지 않고 물이 풍부한 널찍한 식당 자리가 나타났다. 그 시각이 12시 39분이다.
2 - 3
배낭에 든 모든 짐을 꺼내 식탁 겸 조리대 옆에 펼쳐 놓았다. 진드기 때문에 가져간 의자나 테이블은 전혀 쓸모가 없어 배낭에 그대로 두었다. 그 두 개의 무게가 대략 합산 1kg 정도 되는데. 라면이 끓는 동안 김치와 내가 만든 안주, 그리고 산악회에서 준 김밥을 안주로 가져간 빨갱이를 마셨다. 끓은 라면으로 마저 점심을 먹고 내가 있었다는 증거를 모든 인멸하고, 계곡 가운데 있는 바위 식탁을 떠난 시각이 1시 8분이다. 대략 28분 정도 점심을 먹었다. 작년에 내가 산 등산 장비 중 최고로 치는 게 이 티타늄 코펠과 버너다. 그 놀라운 속도 덕에 조리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었다.
점심을 먹은 후 무작정 위로 올라가 500여 미터가량의 들개 산행으로 정규 등산로에 들어섰다. 정상을 향해 오르며 가져간 카메라와 렌즈로 이것저것 테스트를 하다가 유레카를 외친 경우도 몇 번 있었다. 역시 배움에는 끝이 없다. 그렇게 노닥거리며 정상을 향해 올라가다 7부 능선쯤에서 묘를 발견했다. 정상이 882m밖에 되지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 높은 곳에 있었다. 그렇다고 버려진 묘가 아니라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문인석도 있었고, 상석도 최근에 다시 설치한 거 같았다. 대단한 후손이다. 이 묘는 놀랄 것도 아닌 게 가메봉 정상 바로 아래에는 더 대단한 묘가 있었다.
가파른 깔딱으로 정상을 향해 가다가 청량산 들개 산행 시 많이 본 나무 둥지 모습이 보여 나무를 확인하기 위해 눈을 들어 잎을 확인했다. 예상대로 소나무였다. 그때 청량산에서 본 설명문에 의하면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태평양 전쟁 시 부족한 전투기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소나무의 껍질을 벗겨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라고 했다. 그 모습을 주왕산에서 다시 보다니, 하긴 청량산과 주왕산이 그렇게 멀리 떨어진 게 아니고, 일제 강점기를 청량산만 보낸 게 아니니.
2시 정각에 가메봉 정상 200m 아래의 사거리에 도착했다. 사거리에 있는 지도를 보며 가메봉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주왕산의 전경을 머릿속에 넣고 있는데 가메봉에서 중년의 부부가 내려와 절골로 가려고 했다. 그때 낙엽 쌓인 길을 보고 부인이 이게 길이 맞냐고 남편에게 투덜거렸고, 남편은 등산로니 가자고 설득하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지도를 확인하고 가메봉을 향해 올라가기 위해 그 부부 옆을 지나며 그게 길이 맞고 조금만 내려가면 편안한 길로 바뀐다고 얘기해줬다.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 2시 13분에 가메봉 정상(882m)에 도착했다. 적당한 곳에 삼각대를 거치하고 인증을 찍은 후 바위에 올라 주변 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든 생각이 주왕산이 국립공원이 된 이유가 이 부근에서 제일 높아서가 아닐까였다. 끝없이 산이 이어지지만, 이렇다 하고 감탄할 만한 산은 보이지 않았다.
가메봉 정상에서 시간을 계산해보니 대문다리에서 정상까지 산악회 기준 1시간 30분 거리를 1시간 24분이 걸렸다. 산악회 기준 시간보다 빠르기는 하지만, 주봉을 거쳐 폭포로 가기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이제는 주봉을 버리고 후리메기로 바로 가 폭포를 돌아보는 게 답이다. 답이 정해진 이상 서두를 이유는 없었지만, 산행 인솔자가 가메봉 갈림길에서 후리메기까지의 코스가 만만치 않다고 한 경고에 따라 일단 지금까지와 같은 속도를 - 내 페이스를 - 유지하기로 했다.
2시 33분 가메봉 삼거리에 도착했다. 잠깐 도전해볼까 고민하다 무리하지 말자고 속으로 외치고 대전사를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삼거리에서 저 밑 사창골까지는 어느 산이나 그렇듯 경사가 아주 가팔라 하산이 쉽지 않았다. 거꾸로 올라오는 건 더 힘들 거다. 반대쪽 절골에서 올라오는 거보다 경사가 더 가팔랐다. 카메라 기능을 배우기 위해 주변에 보이는 야생화를 다양한 기능으로 찍어 비교해 보며 급경사의 깔딱을 내려갔다. 아, 절골에서 후기메리 입구 직전까지는 번들 렌즈를 사용해 찍었고, 이후는 50m 렌즈로 교체해 찍었다. 상황에 따라 매번 바꿔가며 찍는 건 전문가고 나는 두 렌즈의 차이를 보고 싶었을 뿐. 다음부터는 이번 비교를 통해 선택된 하나만 들고 다닐 확률이 높다. 배낭 무게를 1g이라도 줄이는 게 BPL의 기본 아니겠는가. 그래서 가능한 장비는 티타늄을 바꾸는 중이다. 흔히 1g를 줄이는데 1만원이 필요하다고 했던가?
가메봉을 떠난 지 35분 만에 사창골에 도착했다. 그 시각이 2시 53분. 마실 물은 여름에는 금요일 저녁 날진 1ℓ 병에 800mL의 우엉차를 담아 냉장고에 얼린 걸 가져간다. 기본적으로 여름은 어쩔 수 없지만, 산에서 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메이데이 북설악 산행 때부터 물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산행도 마찬가지. 해서 물통을 보며 분석해보니, 야외에 가면 늘 점심에 마시는 빨갱이가 큰 영향을 미쳤고, 물통에 있는 게 액체가 아니라 고체라는 게 문제였다. 부족한 게 아니라 형태가 문제다. 물론 마실 수 없으면 물이 아니지만. - 결론을 미리 얘기하자면 아무리 더워도 내가 마시는 물은 500mL가 채 안 되는 양인데, 그게 다 고체 상태라 마치 물이 부족해 보이는 - 해서 목이 타들어 가는 중에도 얼음을 녹이기 위해 마시지 않은 물을 다 마셔버리고 계곡의 맑은 물로 가득 채우기로 했다. 이렇게 된 마당에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얼음만 든 날진 물통을 차가운 계곡물에 던져 두고 - 이때 머리에 떠오른 생각, 얼음이 빨리 녹으라고 물에 넣었는데, 차가운 물도 효과가 있을까? -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물에 들어가 세수를 했다. 오가는 등산객이 없어 알탕을 할까도 생각해봤지만, 그 정도로 땀을 흘리지 않았다. 생각보다 자주 부는 시원한 주왕산 바람이 땀 흘릴 여유를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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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도 견디기 힘든 차가운 계곡물에 세수와 탁족 후 얼음만 가득한 날진 물통에 계곡물을 가득 채우고 떠난 시각이 3시 3분경, 대략 6분 정도 머물렀다. 그리고 계곡을 따라 내려가 후리메기 삼거리에 도착한 시각이 3시 28분이다. 가메봉 갈림길에서 후리메기 삼거리까지 1.9km, 산악회 기준 1시간 거리를 55분이 걸려 도착했다. 이 계곡 코스를 내려오며 인솔자가 여기를 소개할 때 자신 있는 산꾼만 가라고 한 이유를 알았다. 당연 비가 오거나 비 온 후는 접근이 힘들고, 그렇지 않아도 다른 계곡과는 달리 징검다리를 놓을 상황도 안돼 미끄러져 계곡에 빠질 위험을 감수하고 바위를 안고 돌아가든가 아니면 모든 걸 벗어부치고 건너야 하는 곳이 많았다.
후리메기 삼거리를 지나자 계곡 군데군데 가족, 부부, 연인 등이 좀 이른 뜨거운 여름 어린이날 황금연휴를 즐기고 있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길이 아주 좋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계곡을 감상하며 1km 아래 후리메기 입구에 3시 45분에 도착했다. 산악회 기준 30분 거리를 17분이 걸려. 그런데 이미 알고 있었지만, 3 폭포 / 용연폭포를 가기 위해선 삼거리에서 외씨버선길을 따라 위로 300m를 올라가야 했다. 만약 나와 동일한 코스로 여기까지 온 등산객이라면 대부분은 시간과 체력 때문에 여기서 좌절하고 폭포를 버리기 십상이다. 있는 건 체력과 시간밖에 없는 나야 당연히 갔다 와야지. 왜 주왕산 폭포가 유명한지도 확인해야 하고. 그런데 여기부터는 차가 다녀도 이상할 게 없는 도로로 가족 단위로 연휴를 즐기는 인파로 통행에 약간의 지장을 초래할 정도였다.
바꿔 끼운 렌즈 테스트할 겸 이것저것 찍어 비교해 보며 위로 올라가 용연폭포(3 폭포)에 3시 51분에 도착했다. 폭포를 처음 본 소감은 예상외였다.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폭포를 봤다. 기대 이상이다. 2, 1 폭포에 관한 기대가 대폭 상승했다. 동영상과 사진을 남기고 다시 등산로를 따라 하산했다. 그리고 3시 58분에 절구폭포 갈림길에 도착했다.
2 폭포도 주 등산로 아니 탐방로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있었다. 또 다른 좌절 포인트다. 왕복 400m! 모두 포기하고 탐방로를 따라 하산했지만, 나야 있는 게 시간뿐이라 절구폭포를 향해 갔다. 사실 2 폭포의 이름이 절구라는 것도 폭포에 도착해 소개문을 보고 알았다. 폭포는 주 계곡에 합류하는 지류에 있었고, 그 지류는 개울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정도라 폭포를 보기 위해 절벽 사이로 가는 동안 폭포에 대한 기대가 팍 줄었다. 와중에 스피커에서는 낙석 위험 구간이니 빨리 통행하라는 경고 방송이 계속 나왔다. 그 안내를 듣는 동안 저 말이 문법상 말이 되나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그리고 도착한 절구 폭포 첫 모습은 하단 폭포만 보여 저게 왜 절구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가까이 다가가 소개문을 본 후 폭포로 고개를 돌리자 입구에서 보이지 않던 상단의 폭포가 보였다. 2단 폭포였다. 하단 폭포에는 중년의 남자가 올라가 폼을 잡고 있었고, 부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이쪽에서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자세를 요구하고 있었다. 동영상을 찍는데 소리치는 그들의 음성이 들어가 약간 짜증이 났지만, 꾹 참고 몇 번을 반복해 찍었다. 그래도 여전히 떠들어 카메라에서 눈을 떼고 조용히 부인의 눈을 몇 초간 바라봐줬다. 그랬더니 조용해져서 온전한 폭포의 소리만 영상에 넣을 수 있었다. 역시 잘생기고 봐야!
절구폭포를 감상하고 나와 다시 하산했다. 시간이 시간인 만큼 위로 올라오는 관광객은 드물었지만, 하산 길은 많이 복잡했다. 물론 대부분 추월해 갔지만, 사람 사이로 통과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가면서 보이는 가족의 구성을 관찰한 바에 의하면 부부에 초등 2~3으로 보이는 첫째 그 밑의 둘째, 그리고 셋째 또는 더 가서 넷째까지가 대부분이었다. 결혼을 안 하고 애를 안 낳는다고 난리던데 이들 가족은 뭐냐는 궁금증이 강하게 들었다. 세금으로 월급 받아 나라 걱정하는 애들이 이런 거에 대해 연구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바랄 걸 바라야지.
4시 14분에 용추협곡에 도착했다. 국립공원답게 길은 잘 만들어져 누구나 쉽게 협곡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 용추폭포(1 폭포)가 있었다. 협곡과 폭포 다 기대 이상이다. 협곡과 폭포에 감탄하고 다시 한번 가을 단풍철 주왕산 산행 결심을 굳혔다.
대전사를 향해 내려가는 길목에 학소대와 시루봉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었다. 시루봉에 벌집이 달려 있어, 주변의 관광객이 다 그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50m 렌즈로는 잡히지 않아 렌즈를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남들이 다 배낭을 벗어 두고 가는 왕복 1km의 깔딱을 배낭 벗는 게 귀찮아 그냥 메고 오르내리는 - 마이산 / 암마이봉 - 인간이 렌즈를 바꾸기 위해 배낭을 벗는다는 건 상상이 안 가는 행위다. 어쨌든 지금 확인해보니 사진을 확대하면 보이긴 보인다. 카메라 좋네! 하산 중 수달래에 관한 소개 입간판이 있었지만, 수달래는 몇 송이 보이지 않았다. 지자체에서 왜 수달래 축제를 취소했는지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올해 관리를 잘해 내년에 재개하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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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46분에 대전사에 도착해 보광전에 들러 본존불에게 인사하고 약수 한잔 후 나를 기다리고 있는 버스를 향해 갔다. 가메봉에서 대전사까지 오며 약간 당황한 이유는 내가 점심을 먹기 위해 같이 가던 일행과 헤어진 이후 35명에 이르는 일행은 시루봉에서 용추계곡과 폭포를 마음껏 즐기는 노년의 부부 외에는 보지 못했다는 거다. 물론 가메봉 갈림길에서 후리메기 삼거리에 이르는 길은 다른 등산객은 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에 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 구간에선 사람이라곤 하나도 보지 못했다. 해서 내가 가장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인솔자가 예정보다 산행 시작 시각이 20분가량 늦었으니 마감 시간도 20분가량 늦춘다고 얘기를 한 거 같은데 정확히 몇 분인지 듣지 못했다. 대략 25분이라고 들은 거 같은데…
길게 늘어선 식당과 붐비는 객을 구경하며 계속 내려가 버스가 보이는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이 4시 52분이다. 이번 산행을 종료한 시각이기도 하다. 거기 있는 식당으로 바로 들어가 막걸리와 가장 빠르게 되는 안주를 시켰다. 물론 내가 먹는 양을 알기에 안주의 2/3 이상을 남길 거라는 걸 알지만 내가 그 지역에 해 줄 수 있는 게 지역 막걸리에 안주 먹어 주는 게 다라는 생각에 시간이 있는 한, 꼭 먹고 마시자는 게 우리의 모토다. 어쨌든 대략 내게 주어진 시간이 20분 정도. 그 안에 먹을 수 있는 안주가 필요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주인장이 추천한 안주가 도토리묵무침. 묵무침에 지역 특산인 사과 막걸리를 시켜 마셨다. 묵이 나오기 전에 밑반찬으로 나온 김치를 안주로 막걸리를 반 정도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했다. 이미 버스에 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던 인물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아들을 데리고 봄 소풍 온 인솔자도.
주문한 묵무침을 안주로 남은 막걸리를 마시고 한 병 더할까 고민하다 정확한 마감 시간을 몰라 5시 10분에 아쉬움을 남기고 식당을 나왔다. 물론 안주 대부분은 남겼다. 도로를 따라 버스로 가고 있는데 도로변에서 노인네들이 지역 특산(?) 나물을 바구니에 담아 팔고 있었다. 다른 건 이름을 모르니 먹는 법도 몰라 이 시기 가장 좋아하는 두릅 한 바구니 달라고 했다. 양으로 봐선 대략 2만 정도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1만원이라고. 집에 가져가 와이프에게 보여주니 또 사 왔냐고 뭐라고 했지만, 1만원이라는 얘기를 듣더니 잘 사 왔다고.
그리고 버스에 도착한 시각이 5시 11분경이다. 그런데 서울에서 같이 온 일행은 대략 6명 정도만 도착해 있었다. 나중에 확인한 사실이지만, 마감 시각이 5시 28분 너무 일찍 왔다. 그렇다고 돌아가 막걸리를 더 마시기도 그렇고 해서 버스 옆에 앉아 신발을 벗어 발의 피로를 풀어주며 배낭을 정리했다. 그리고 25분에 짐칸에 배낭을 넣고 버스를 탄 후 음악을 들으며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청주 휴게소였다. 응, 청주? 이거 상경하는 길은 내려왔던 길과 다른 코스로 간다. 그거야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고. 죽전을 거쳐 이번 산행의 출발지 사당역에 도착한 시각이 9시가 좀 넘은 시간이다. 집에 도착한 시각은 10시경.
결국 시간의 제약으로 주봉을 버리고 '절골 주산지 갈림길 → 절골 통제소 → 대문 다리 → 가메봉 → 후리메기 → 3 폭포 → 2 폭포 → 1 폭포 → 학소대 → 시루봉 → 대전사 → 주차장'의 14.6km(트랭글 기준), 총 소요 시간 5시간 40분, 이동 4시간 57분, 휴식 43분으로 3km/h의 속도로 달린 산행이었다.
안내 산행으로 당일치기로 하기에는 규모나 산세가 만만치 않은 산으로 가을 단풍 산행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예정이다.
단지 관광일지라도 용추협곡과 폭포는 한 번쯤 가 볼 만하다.
여름 계곡 알탕 산행도 좋을 듯!
다른 걸 다 떠나 14km 넘는 산행을 했다는 것에 대단히 만족한다. 메이데이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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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절을 찾아야
아 그래서 절터
절골이구만
"대문" 다리가 그런 역할을 한 게 아니라, 다리가 "일주문"의 역할을 해 "대문다리"라고 불린 거 같은.
굳이 선후 관계를 따지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