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시골 장터를 거쳐가는 8번 버스는 늘 승객들이 만원이다.
보따리마다 주고 받은 정을 뜸뿍 받아온다고 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를 매달고 있다.
한참을 달리던 버스 안에서 갑자기 아기 울음소리가 울려퍼진다.
잠시후 그치겠지 했던 아기의 울음소리는 세정거장을 거쳐갈 때
까지 그칠 기미가 없어 보인다.
슬슬 화가난 승객들은 여기저기서 "아줌마 애기좀 잘 달래봐요"
"버스 전세냈나?"
이봐요, 아줌마! 내려서 택시 타고가요.
여러사람 힘들게 하지말고 ····"
아기를 업은 아줌마에 대한 원성으로 화난 표정들이 버스안을
가득 메우고 있을 그때에 차가 멈춰 섰다.
다들 의아한 표정으로 버스 기사만 바라보고 있는데 문을 열고
나가더니 무언가를 사들고 다시 뛰어 버스에 오른다.
그리고 성큼성큼 아기엄마한테 다가간 기사는 긴 막대사탕의 비
닐을 벗기고 아기입에 물려준다.
그제서야 아기는 울음을 멈추고 아기엄마는 수화를 하며 기사님께
버벅거린다.
이 모습을 본 버스안의 승객들은 환한 웃음과 박수로 격려해준다.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는 아기엄마는 기사앞에 다가와 고개를 숙이며
'손등에 다른 손을 세워 보이며 고맙습니다' 라는 수화를 다시
드리고 승객들에게도 미안함을 표하고 내린다.
버스기사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청각장애인이 보이지 않을 때
까지 '사랑의 불빛'을 비추고 있어도 누구하나 반대하는 이 없었다.
모두가 다 감동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