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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라는 문제
나는 벗들을 사귀는 데 標準이 있다. 그것은 오직 信義다. 남들은 才操 를 통하여 사귀고, 남들은 돈을 통하여, 趣味를 통하여 사귄다 하지마는 나 는 오직 신의를 통하여 사귄다. p. 55 동무사이에 서로 믿어지는 信義가 없으면 무엇으로 사귀랴. 아침에 보고 저녁에 갈라질 동무라면 재주 있는 벗도 좋겠지. 돈으로 이용하는 벗도 좋겠지. 그러나 人生은 육십 년이라. 육십 년 동안 서로 형제와 같이 믿고 부탁할 벗을 정하자면 그는 오직 신의뿐이니라. p. 56, 나는 新聞社에 십삼년을 있었다. 學校에 이십삼년을 있었다. 신문사나 학교나 모두 才子를 필요로 하는 곳이다. 한다 하는 一世에 頭腦 明淅을 울리는 才人들이 모여야할 곳이요, 또한 才人만이 모아져야할 곳이다. 그러면서 내 생각에는 아무리 才操만 있으면 무얼 하랴, 마치 아무리 어여쁜 여편네라도 저게 언제 봇짐 꾸려들고 나갈는지 몰라 하게 되면 만사가 歸於虛地다. 才操는 귀하다. 才操있는 사람은 귀하다. 그러나 그 才操가 信義를 背景으로 하지 않는 것이라면 무슨 가치가 있으랴. 나는 新聞社員을 쓰는 데 才操도 보지만 그보다도 열 배 스무 배 더 信義를 본다. p. 56, 내 곁에 있는 여러 수십수백의 동무는 모다 신의로 다진 동무들이다. 나의 交友의 信條는 오직 이信義 이다. p. 56
몽양 여운형(呂運亨)과의 합작문제
일본이 망하기는 꼭 망한다. 그런데 그들이 형세가 궁하게 되면 우리 조선 사람에게 자치(自治)를 준다고 할 것이고, 형세가 아주 궁하게 되어서 진퇴유곡(進退維谷)의 경우에 이르게 되면 그들은 조선 사람에게 독립을 준다고 할 것이다. 우리가 자치를 준다고 할 때에 나서지 아니할 것은 물론이려니와 독립을 준다고 하는 때에도 결코 나서서는 안 된다. 그때가 가장 우리에게 위험할 때다. 망해 가는 놈의 손에서 정권을 받아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불란서의 페탕정권을 보라. 중국의 왕조명(왕조명(王兆銘)정권을 보라. 또 필립빈의 라우엘 정권을 보라. 그들이 필경 허수아비 정권밖에 되지 못할 것이고 민족반역자의 이름을 듣게 된다.(주4)
고하의 태도에 대한 판단
신탁통치문제
항상 내 머리 속에 남아있는 것은, 바로 그 신탁통치반대를 위해서 경교장에 1945년 12월29일일 겁니다. 28일 저녁인가 29일 저녁에 모였을 적에 일입니다. 뚱뚱한 사람이 앞에 앉아 있는데 우리는 그때 한국민주당이라면 별로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 않았는데 송진우씨, 장덕수도 그때 나왔고 다 나왔는데, 이렇게 하고 앉아서 말을 안 해요. 말을 안 하는데 김구 선생은 이제 내가 나서서 내일부터는 짚신을 신고 나서겠다고 그러고 말이지. 김규식 박사는 내 하지란 놈을 오늘 가 만나서 저 미국놈들 내 쫓아야 한다고 소리소리 지르고 모두 흥분을 해가지고 그러는데, 송진우씨는 한마디도 안 해요. 그러고 그냥 앉아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도 내가 그 사람을 참 정치가였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승만 박사 같은 형도 아니고, 그건 참 멋있는 정치가였다고 생각하는 것은, 첫째로는 그 양반의 판단이 과연 지도자 다운 판단이었다. 우리 같이 한 20대의 청년들이야 멋도 모르고 떠들지만, 그것은 참 지도자로서 으레 한번 해야 될 판단이었다고 생각해요. 그 뭐 김구나 김규식이나 그 양반들은 화가 나지 않았어요? 그거야 뭐 청년들도 다 할 수 있는데,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은 그래도 그 합리성을 가지고 좀 냉정한 이성을 가져야 하는 건데, 그 양반 하나가 그런 얘기라도 할 수 있었다 하는 그 점에서 내가 이제 높이 평가를 하고. 둘째로는 그 분위기에서는 그 말은 못하는 겁니다. 그건 정말 용기가 필요합니다. 거기서 그 뭐 전부 자기 손자들 같고 아들 같은 자들, 그사람 눈으로 볼 적에야 다 후배라도 몇 배 후배인데 거기서 형편없는 공격을 받았어요. 모두들 일어나서 보라고 말이야. 저러니까 저렇게 한 게 아니냐고, 막 들입다 야단치고 모두 그런데, 그 분위기 속에서 그 말을 했다는 것. 그래서 그 이틀 만에 12월31일에 암살당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때는 그 양반이 죽었다고 해도 별로 애석한 생각이 없었어요. 그 한국민주당 뭐하고 했는데, 세월이 흘러가면서 늘 생각에 떠오르는 게 그 사람이라. 그런데 내가 보건대 그 사람이 이박사가 가지고 있는 그런 나뿐 의미에서의 tactic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그 장소에서는 그 발언을 안 했으리라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역시 하나의 어떤 정치적인 양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는가, 그래서 그 정치적인 양심과 동시에 양식 (良識) 을 함께 가진 사람이라면 그 시절에 흘러 지나간 사람 가운데서는 그 사람이었다. 그런데 사실에 있어 송진우라고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Background도 모르고 다른 것도 모르고 그랬지만, 내게 지금 세월이 흘러갈수록 가장 강한 인상을 남겨준 사람은 그 사람이고.... 모두들 소리소리 지르고 이제 그러고 난장판이 벌어지는데, 모두 그저 흥분을 해 가지고 서로 욕설을 하고 이렇게 야단을 치는데 이 양반이 가만히 앉았다가 일어서서, 이제 정중하게 그 얘기를 하는데 그 얘기가 지금도 나는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요. 일어나서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국가에 대한 일을 이렇게 감정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 그 참 민족의 대계 (大計) 가 아니냐. 그런데 우선 여기서 모스크바 삼상회의 (三相會議) 의 결의문 원문을 읽은 분이 있느냐. 그래 적어도 민족의 영수들이 모여서, 철시를 하는 것도 좋고 무슨 미 군정청을 배척하고 협조를 안 한다고, 사보타주하기로 전부 그랬거든. 그런데 다 좋으나 그래 적어도 청년들이라면 몰라도, 민족의 영도자 (領導者) 들이 그 원문내용을 지금도 모르고 있지 않느냐. 그리고 그 둘째로 만일에 지금 듣는 대로 최고로 정말 5개년간의, 제일 길어야 5개년간의, 신탁통치를 한다 하면 뭐 그게 그리 나쁘냐? 민주주의라 하는 것도 훈련기간이 있는 거다 말이야. 그런데 그렇게 하루나 이틀에 우리 되어지는 게 아니고, 우리가 우리 손으로 쟁취를 한 독립이 아니고, 연합국에 의해서 주어진 해방이기 때문에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나는 지금 첫째로는 그 결정의 원문을 보지 않고서는 결정을 내기가 어렵고, 또 그 원문을 봐서 지금 듣는 것하고 같은 얘기라면 구태여 우리가 그렇게 목숨을 걸고 반대할 게 뭐 있겠느냐. 그런 의미로 얘기를 했어요.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