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만,
일진이 좋고 나쁘고의 구분은
그날 마주치는 사람이 누구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교통사고니 복권 당첨이니,
평생 반려자감과의 조우,
바라던 직장에의 취직,
한 사람의 삶이 휘청일
정도의 큰 사건은 매일
일어나는 게 아니니 차치하고.
쓰레기 문제로 이웃과 다퉜다던지, 길거리에서 마주 오는 미니스커트가 당혹스러워 피한다는게
따라 오던 커피셔틀과
부딪혀 엎지르게 만드는 따위 소소함에 우리는 일진을 잘 들먹인다.
일진이 사나운 날이었다.
보통의 경우 집사람이 운전하는 차로
이동하는데~ 그날은 모처럼
바쁘게 도는 가게 탓에 택시를
타야만했다.
집에서 행복쉼터의 전용
파크골프장 "운남구장"까지는
대략 20분 정도 소요된다.
요금은 7,500원에서 8,000원
정도~ 다시 강조하지만,
그날은 일진이 사나운 날!
택시에 탄지 미처 5분도 되지 않아
난 벌써 알아버렸다.
택시 기사의 나이, 경력, 가족관계, 그의 차가 개인택시이며, 차체 값
680만원 포함 1억 2천 만원에 거래가 성사되어 닷새 뒤에 매입자에게 넘기기로 했다는 사실까지
강력한 한일자동펌프의 모터를
장착한 듯한 그의 주둥이는
끝 없이 말의 성찬을 지하수
처럼 뽑아 올렸다.
그러나 그는 모르고 있었다.
지하 암반수라 착각하며,
읊은 온갖 그의 신변잡기
들은 차창 밖 풍경 보다도 내 흥미를 끌지못해 시궁창에 버려졌다는 사실을~
대화의 상대에게는 끝 없는 예우와 배려를 보내지만 ,저 혼자 떠드는
정견 발표자 같은 이는
철저하게 외면해버리는 나라는 것을~
백밀러 속으로 끊임없이 아이콘택을 시도하는 그를 버리고 내 시선은 차창 밖에 머무르고 있을 뿐이었지만,
꺼풀 없는 귀는 들릴 수밖에 없는~
향우회 회장님이자,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여자들로 부터 조용필로
불린다는 그는 내게서
20 여분의 드라이브가 있는 휴식을 뺏는 대신 7,800원을 챙겨갔다.
거기에 영수증과 카드를 돌려주며
덧 붙였다.
마치 내 오래된 친구처럼
다정한 목소리였지만~ 20 여 분 함께 한 최악의 동반자에게
내 열악함을 들키고 싶지 않은,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산산조각
내버리는 그!
어디 아프쇼?
어째 사지가 심(힘)들어 보인디~
마침내 드디어 기어이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욕이 터져 나왔다..
~ ~ ~
욕은 ~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택시기사분이
대부분이시라는 점 밝히고
감사 인사드린다')
첫댓글 ㅋㅋ욕은 인사로 대신하셨군요? 누가묻지도 않았는데 혼자 떠드시는 분들이 계시죠~근데 몸이 아플땐 거슬 리죠?^^
그런데 어쩜 그렇게 글을 잘 쓰시는지요혹시 작가 님이세요?
밤실님 펜해도 되나요? 이번에 광주가면 인사드리겠습니다
서울로 병원갈때 택시를 이용하는데 우린 촌사람 티날까봐 암말도 안하고 갑니다 ㅋ
택시 안이 묘사되먼서 저도 합승한듯 그림이 그려집니다
드리이브는 친절한 기사님 목소리와함께 ~~~
밤실님 타실때는 샷다 마우스?!?!!!?ㅋㅋㅋ
제가 택시기사님들께 용안 잘 살피고 떠들라고 전화해 놓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