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파주자운학교 교사 조향숙입니다.
2월 21일에 신설학교 발령을 받고 1학년 담임을 맡은 후에 정말 특수교사로서 자괴감이 들 정도로
열악한 현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먼저 1학년 아이들의 장애는 거의 뇌병변 1급으로 중증 장애 아동이며 어린이집에서도
교사 1인이 아동 3명, 공익, 자원봉사 등으로 거의 1:1로 아동을 돌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 자운학교 1학년의 상황은 교사 1인에 특수교육보조원 1명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거의 모든 아동들의 대소변을 받아내야 하고, 혼자 이동할 수 없으며, 혼자
밥을 먹는 것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나마 2학년은 보조원도 배치되지 않아 부모님들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았습니다.
3월 4일 토요일 수업을 진행하면서 이대로는 교육은 커녕 보육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되어 이와 같은 글을 올립니다.지체장애 아동들이 다닐 수 있는 학교라는 기대를 안고 오신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상황입니다.
오늘 저와 보조원 둘이서 아동들을 이동시키고 대소변을 받아내고 간식 간단히 먹이는
것도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앞으로 현재의 상황 개선 없이는 아동들에게 적절한 교육과 특수교육서비는 고사하고 보육조차 할 수 없을 거라는 판단이 듭니다.
도교육청에 여러가지로 문의해 보았으나 알아서 하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제시할 뿐
이렇다 할 대책을 세워주지 않습니다. 1학년에 몇년씩 유예한 과연령 아동들의 학부모님들이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재배치 받아서 한 반을 다시 구성해 주었으면 하셨지만 도의 답변은 특수교육법상 6명 기준이기 때문에 한 번 배치 받으면
아동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감사에 걸리기 때문에 안된다는 입장이며 2학년 한반 증설하여 교사 1명을 더 배치해 주기는 커녕 보조원,인턴교사 등 보조 인력지원조차 해 주겠다는 답변도 없습니다.
이상태로 간다면 아동과 교사 모두 불행한 교육현실의 피해자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차량 또한 3대 밖에 배치되지 않아 고양시와 파주시 모두 운행하면서 20명 가까이 되는 지체장애 아동을 태울 방안이 없어 목을 못 가누거나 혼자서 앉지 못하는 아동들은 할 수 없이 부모님이 자가통학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또한 최장 2시간이나 걸리는 통학시간 으로 인해 학생들의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으며 그마저 거리가 동떨어져 있는 학생들은 자운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도 있습니다. 또한 모든 학부모님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어 10분 거리의 집을 두고 두시간이나 돌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부모님으로 부터 특수교사로서 자질이 없으며 아동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말까지 듣고 있는 상황이나 현재로서는 아동의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해 줄 수 없습니다. 저희로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과 학부모님들의 양해를 바란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차량 보조원 1인이 버스 한대에 탑승하는 모든 인원을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차량보조원이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으며 또한 아동들의안전도 위협받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전체 특수학교 예산이 너무나 열악해 지체장애 아동들의 책상제작, 카시트 제작 등을 해야 하나 한 개 최소 100만원정도 하는 가격 때문에 어려움이 많고 이러한 기본적인 것을 하고 나면 학교 교재나 교구를준비할 돈이 턱없이 모자라는것이 현실입니다. 부모님들께서는 어떻게 이런 기본적인 것 조차 특수학교에서 해 줄 수 없는지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시며 특수학급보다 못한 지 정말 몰랐다는 항의를 하셨습니다.
아무쪼록 여러가지 일에 많이 바쁘시고 힘드시더라도 자운학교에 꼭 오셔서 현장의 어려움을 보시고 개선에 힘을 보태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올립니다. 항상 교육에 열정을 가지시고 특히 특수교육대상아동들의 어려움에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노력해주는 의원님께 감사드리며 다시 한 번 저희 교실에 오셔서 학부모와 교사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십시오.
꽃샘추위에 건강하시고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