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유혹에 빠져들다
서늘한 밤공기에 마음을 적신 채
무설재로 돌아오는 길...간만에 안성에서 느껴본
낭만과 분위기와 먹을 거리 안성맞춤의 향연을 즐겼음을 새삼 기꺼워 했다.
실로 얼마만인가...흐르는 선율에 귀를 열어놓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허심탄회의 말들로 주고받는 격의없는 대화와
굳이 무드 잡지 않아도 저절로 이뤄지는 분위기의 상승감과
연륜에 묻어오는 소통의 활발함이
붉은 와인과 진한 초컬릿 커피향과 맞물려
지나감과 겪고 있는 현재와 길지 않을 미래에 대한 상념으로 가득하게 한다.
살면서 좋은 사람들만 교류하면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아 늘 부대낌의 연속이요 그것도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뤄지는 만남이라면
참으로 곤혹스러울 일이나 오늘, 그런 관계성을 떠난 좋은 인연이 하루 마감을 행복케 한다.
오래 전 부터 별렸던 일이나
실제 상황으로 겨우 시간을 맞출 수 있었던 것은
어줍지 않은 출발의 부담감을 떨쳐버린 오늘에서야 가능한 일 이었다.
안성시 일죽의 구불구불 돌아 든 어느 산자락 밑,
시인 김추연이 늘상 지나다니던 중부 고속도로켠에서 바라본 산세가 좋아 무작정 찾아들었다 는 곳.
그 자락에 홀려 미련도 없이 서울 생활을 접고 안성살이 11년차...소문으로만 들었던 시인과
한참 전에 맺은 인연을 잊고 지내다 다시금 부활하게 된 인연으로
그 골짜기를 찾아들었다.
그녀의 집필실이자 일상의 휴식을 선사하며
많은 지인들과의 만남과 인연을 엮어가는 곳, 보현재.
음악이 영혼을 정화시키고
언어의 마술로 사람의 가슴을 토닥이는 곳,
그곳에서 그녀의 온갖 솜씨와 끼와 능력을 만나는 기쁨 또한
놓치면 후회하게 될 터..구석구석
그녀의 흔적을 따라 돌면서
가끔 공평하지 않은 하늘님을 생각해본다.
무엇하나 아쉬울 것 없으면서도
치열하게 자신을 가다듬고 조우하고
나름의 손끝 재능을 펼쳐나가며 남들이 한다는 것은 죄다 해내는 그녀 김추연.
시인이라는 울타리에 매어있지 않은 여자요
손끝의 솜씨쟁이요 붓끝의 흘림쟁이요
뜨락에 나서면 온갖 꽃의 대모요
풀들과 전쟁에서 지는 법이 없는 풀뽑기의 달인이다.
게다가 살림의 귀재요 요리의 달인이라
어느 것 하나 소소한 것이 없다.
굳이 성찬을 준비하여 무설재 쥔장과 지인을 불러들인 날,
그녀의 정성스런 접대와 환대에 절로 누리게 되는 기쁨이 있다.
이탈리아식의 만찬을 준비한 그녀의 손길에 감동하면서
즐기는 식탐에의 정점...호사는 와인으로
구석구석 구녀의 손길이 가지 않은 곳이 없으나 그중에서도 눈에 딱 포착된 해당화.
그야말로 서해안 바닷가에서 보던 해당화가 그녀의 뜨락을 치장하고 있다...알고보니
그녀가 바로 서천군 비인 비닷가 출신이라는 것.
허나
모래사장에서나 가능하다던 해당화가 잘 자라고 있음을 확인한 순간 탐심이 발동하여
무설재 쥔장의 기억 속에 자리한 채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해당화를 기어이 얻어오고 말.았.다
그녀의 집 벽면을 장식한 딸내미 사진을 보면서
자식사랑...과연 뭘까 싶었지만
그 딸, 6월 24일 안성 시민회관에서 피아노 독주회를 한다.
두 아이를 피아노와 바이얼린 연주자로 키우며
감내했을 예술가의 어머니 되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즐거웠다는 그녀 김추연.
살면서 실제 계수나무는 처음 보게 된 쥔장은 향기로 전해지는 계수나무의 진한 향내를 전달받으며
토끼 한 마리를 생각한다..그 즈음에 야생 고양이 '야야'가 뜨락 한 켠의 평상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무심히 수시로 드나든다는 고양이 '야야', 그것도 인연인 게다.
온갖 호사와 향연이 마감될 무렵
뜨락에서의 진한 커피향...바람이 걸어오는 소리를 듣는다는 그녀의 감성에
화들짝 놀라 언젠가 촬영차 떠났던 서해안 바닷가에서 넘실거리며 달려오던 바람을 기억한다.
1992년 " 들꽃, 흔들리는 풍경" 이래로 세권의 시집을 내고 여전히 활발하게 시창작의 길을 가는
그녀 김추연...그녀의 바람에 합류하고 보니 망이산 자락에 둥지를 튼 이유를 알겠다.
심신이 피로했던 몇 날의 부유함이 저절로 스러진 듯하다.
그 하루가 마감되는 순간
또 다시 인연,
잊혀질 뻔한 인연의 새로움이 살갑다 는 것을 되새김한다.
첫댓글 많은 분들과 고운 인연 속에 소소한 글들을 올려 주시는 쥔장님이 계시기에
무설재에 머무는 이시간 "행복"을 한아름 선사받은 호사를 누려봅니다.
에고...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셔 저도 행복한 거죠.
"더불어 행복"이라는 것 참 좋은 것 같아요.
많이 힘들 뻔 했는데 유쾌한 밤을 보내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즐거워졌답니다.
11일에 행사가 있었기에 이번 글은 오늘사 읽었네요~!
암튼 우째 또 한 사람이 이래 많은 재주를 갖고 있는디
어떤 사람은 또 @#^@#$%^$%
네게 주신 것에 그만 감사혀야징~! 부러워한들 뭐가 달라진담~!
마음만 시끄러워질듯허여 그만두렵니다~! ㅎㅎㅎ
나누셨을 즐거운 시간들에 함께 마음을 실어보며~! ^ ^
그곳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계시니 언제든 한 번 갈 기회가 있겠습니다.
6월 24일 저녁에 시간이 되면 음악회를 같이 참석하셔됴 좋겠는뎁쇼.
시간이 어찌 되는지...
안 그래도 그날이 금요일 아닙니까~? 구역예배가~!
게다가 내가 예배에 오시는분들 차량운행까지 도와야 하는 상황이니... * *
그렇답니다~! * *
쥐난님 ////ㅎㅎㅎ
잘 지내시죠?
요즘의 일상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