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마지막 등산이 종산제 지내는 산이고 날이다
요산의 종산제는 관악산과 청계산에서 지낸다. 그해 마지막 등산이 종산제를 지내는 날이다. 혼자 지내는 차례라 축문
도, 향도, 술도, 음식도, 격식도 없다. 이 모든 것을 마음에 담아 천지 신령 산신령님께 한 해 무사하게 산행을 마치게 되
었음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산의 모든 것을 후손들에게 아름답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각오로 털끝 하나 다치지 않게
하고 산에서 내려왔음을 고한다. 남은 여생은 산을 사랑하며 가족, 친지, 이웃을 사랑하며 그들을 힘들게 하지 않고 깨
끗이 살다가 한 줌의 흙이 되어 당신의 곁으로 귀의할 것을 진신으로 고대합니다.
(08:25) 서울대공원역 (지하철 4호선)
숭실대역에서 7호선 두 번째 역 이수역에서 4호선 다섯 번째 역이 서울대공원역이다. 집에서 출발하여 환승하는 시간
까지 포함해서 30분이면 충분하다. 가까운 출구를 빠져나오면 청계산 산줄기가 서울대공원 말굽형태로 감싸고 있는 모
습이 눈에 들어온다. 넓은 터를 품은 것 하나만 가지고도 청계산은 명산이다. 그 가운데 과천시, 서울대공원, 경마장이
자리 잡았다.
한국카메라박물관
카메라에 관심이 많아 카메라 족보는 주워들어 반 푼수 노릇은 할 정도는 된다. 아침에 일찍 통과하다 보니 항상 잠겨있
다. 대공원역을 기점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 첫 번째 눈에 띄는 건물이다.
첫 이정표 (←과천매봉 2,9km, ↓ 서울대공원역 0,25km, 과천역 0,7km→)
과천역 방향에서 서울대공원으로 들어오는 출입구다, 과천 시민들의 대공원 산책코스여서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게이트는 없고 이정표가 서 있다.
서울대공원야구장
청계산 등산로 입구 서울대공원 야구장 사잇길이다.
등산로 입구 데크계단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과천 청계산 매봉(응봉)까지 직선 코스로 左로 대공원
과 右로 과천 문원동을 내려다보며 참나무가 우거진 능선을 야자메트, 데크계단과 함께 약 2,5km 오른다.
등산로 쉼터에는 평의자, 야외테이블이 즐비하고
제법 격식을 갖춘 묘지 사잇길
복잡다단한 시그널에서 능선을 버리고 좌측 비탈로 진입하면 산림욕장길 위를 지나는 7부 능선을 달린다. 과천 청계산
매봉을 우회하여 망경대로 가는 과천과 의왕의 경계 남릉을 만나게 된다. 이곳은 산을 매일 같이 드나드는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코스이다.
2024,11,29 폭설(습설)에 뿌러진 소나무다①. 수령이 7~80년 되어 보이는 한창 성장기의 나무들로 청계산에서 주요
산림 구실을 하던 중이었다. 천재지변이라 끽소리 없지만 인재였다면 난리 났을 것이다. 한 인간생애를 기준으로 봐서
는 아까운 나무지만 지구의 역사로 보면 자연의 현상일 뿐이다.
2024,11,29 폭설(습설)에 뿌러진 소나무②
(09:40) 청계산 매봉 도착했다. 내가 처음 정상에 올랐을 때는 흙무더기에 돌이 삐죽삐죽 나와 있었고 응봉이라고 새겨
진 정상석이 서 있었다. 과천과 의왕의 경계에 솟은 산이라 지명 표기가 난처했던 모양이다, 어느 날 정상을 데크로 깔고
슬그머니 정상석을 청계산 매봉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런데 망경봉 대신 청계산 주봉 노릇을 하고 있는 매봉과 지명을
같이하고 있으니 지방에서 오는 사람들이 잘 못 알고 이곳으로 오르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과천 관악산 전망
과천 매봉 이정표 (↓ 서울대공원역 3,15km, 과천정부청사역 2,91km→, 청계사 2,13km, 망경대 3,63km ↑) 여기서부
터 절고개 삼거리까지 과천과 의왕을 나누는 남릉으로 의왕대간길과도 겹친다.
그늘집이다. 사철 주말은 무휴이다. 막걸리와 어묵이 주요 상품이고 음료와 아이스크림은 계절상품이다. 술은 못 마시
니 고객 노릇을 할 형편은 못된다. 뭐라도 한 가지 팔아주지 못해 늘 미안하게 지나다니다. 어쩌다가 손님이 붐비면 덩달
아 유쾌해진다.
등산로 우회 안내 팻말이다. 복잡다단한 이정표가 있는 곳과 연결된다.
굴참나무
헬기장
소나무 군락지(보호 수림)
구조표시목 (산림욕장1)
청계사 갈림길
기도바위
소나무 숲 사잇길
(11:00) 절고개 삼거리 통과
(11:25) 서울대공원, 석기봉, 망경대 전망대 도착
석기봉 망경대 전망
서울대공원 전망
舊절고개 삼거리 그늘집이다. 과천 매봉 그늘집 보다 규모가 크다, 지나다니는 산꾼의 규모가 과천 매봉과는 비교할 바
가 아니다. 주변 청소와 정리가 깔끔하고 등산코스 안내는 필수 친절이다. 필요악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부터 의왕대
간과 청광종주는 이수봉에서 남으로 꺾여 국사봉으로 이어지고 성남누비길은청계산 동남능선을 감싸 안으며 이수봉 옛
골까지 계속된다.
2024,11,29 폭설(습설)에 뿌러진 소나무③
다목적 광장 (헬기장, 쉼터, 주차장)
2024,11,29 폭설(습설)에 뿌러진 소나무④
석기봉, 망경대 위험한길(左)과 편한길(右) 갈림길
응달진 빙판 차도 (망경대 군사도로)
(12:00~15) 성남시 일원 전망대 점심
'요산의 하루'
까치와 사진 찍기 놀이
대기환경측정소
이수봉 능선 전망
혈읍재
조선 전기 사림파 성리학자 일두 정여창(鄭女昌 1450~1504)이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함경도 종성으로 유배되기 전 청
계산 석기봉 아래 마왕굴(금정수)에 숨어 살면서 피눈물을 흘리며 넘나들든 고개라 한다.
서울 청계산 매봉(582,5m) 도착
서울시 서초구, 성남시, 의왕시, 과천시의 경계산이다. 잘게 갈라진 능선 사이 울창한 숲과 계곡이 발달하여 항상 맑은
물이 흐른다. 서울대공원을 품은 명산이고 주봉인 망경대는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있다. 서쪽으로 관악산이 마주하고
동쪽으로 서초와 성남의 남한산성이 북쪽으로는 북한산이 남쪽으로는 광교산이 전망된다.
매바위
서울 강남권 전망
충혼비(특전사 공수 250기 순직용사)
1982년 6월 1일 특전단 용사 낙하 훈련차 수송기로 이동 중 기상 악화로 청계산 상공에서 비행기 추락으로 장교 포함
탑승자 전원(53명)이 사망했다. 유해는 국립묘지 안치하다. 청계산에서 가장 엄숙한 장소로서 반드시 참배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돌문바위
한 번에 한 가지씩 소원을 빌며 돌문을 돌아 나오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사람마다 소원이 다르고 원하는 것도 여러 가지
다. 소원을 입 밖으로 발설하지 말고 잠시라도 침묵해야 한다. 산신께 올리는 종산제 장소로 적격이다.
헬기장 쉼터에서 성남누비길은 옛골로 빠지고
깔닥나무계단 하단 삼거리 이정표 (←원터골입구 1,6km, ↑ 매봉 1,4km, ↓ 옥녀봉 0,8km)이다. 청상까지 1,483 계단
나무가 깔렸다. 서초구에서 1 인 1 계단 10,000원을 기부받아 설치했다고 한다. 세월이 많이 흘러 목재는 썩고 부패되
어 교체할 시기가 됐다. 수종폭포, 서울랜드 주차장으로 통하는 철문을 잠가놓았다. 서울대공원 측에서 이 일대를 치유
의 숲을 조성하면서부터이다.
삼거리 이정표 (↑ 화물터미널 2,8km, 옥녀봉 0,4km, ↓ 매봉 1,7km, →원터골 1,6km)
2024,11,29 폭설(습설)에 뿌러진 소나무⑤
2024,11,29 폭설(습설)에 뿌러진 소나무⑥
(14:05) 옥녀봉(375m) 도착
관악산, 과천시, 서울대공원 전망
서울대공원 화물터미널 갈림길이다. 청광종주는 화물터미널이 기점이며 종점이다.
서초구 팻말에서 서울랜드 방향으로 진행
밤나무(?)
서울대공원외곽 현대미술관 가는 길에서 옥녀봉 등산로 입구
서울대공원 산림치유샌터 (치유의 숲)
청계저수지 수문
서울대공원 관리사무소와 소원소나무 2그루
대공원광장 코기리차 탑승장
(15:10) 서울대공원 진입대로이다 세월이 갈수록 풍경이 성숙해지고 정연해진다. 보도블록을 걷어 잔디를 심고 가장자
리를 각종 초화들을 정원을 꾸미고 젊고 풋풋한 조형물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놀이와 구경문화가 나날이 발전하는 서
울대공원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아침 8시에 등산을 시작하여 오후 3시에 하산한다. 한 달에 2회, 일 년이면 24회, 15
년이면 360회 산행을 했다면 눈감고도 오를 수 있을 정도다. 이 정도면 '청계산인'이라고 불러도 좋으련만 아직 자칭으
로 만족한다.
2024년 12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