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도 많은 만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남성들에게 살며시 찾아오는 질환 중 하나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교적 사상에 길들여져 자기의 성생활을 타인에게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몹시 쑥스러워 가까운 친지나 친구들에게 조차 말하지 못하고 혼자 벙어리 냉가슴을 앓거나, 혹은 가정불화로 발전되어서야 비뇨기과를 방문하곤 한다.
발기부전의 원인은 크게 심인성, 혈관성, 호르몬성 그리고 신경인성 발기부전으로 분류되는데 최근에는 경제적 스트레스로 인해 심인성 발기부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치료법 또한 다양하게 개발되어 각 원인에 맞는 적합한 치료법을 이용하여 발기부전을 용이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여러 종류의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가 개발되어 심인성인 경우 약물 선택의 폭이 넓어져 침습적인 자가주사법을 이용하지 않고도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아졌으나 약을 남용함으로 인해 지속발기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수년 전, 50대 중반의 남성이 발기부전을 주 증상으로 내원 하셨는데, 문진 및 기타 검사상 특이한 소견을 보이지 않아 심인성 발기부전으로 진단하였다. 부작용과 복용법을 설명한 후에 저용량 제제를 4알 처방해 주며, 혹시 3시간 이상 발기가 지속되면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을 방문하도록 당부했다.
그런데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점퍼로 앞을 가리고 대기실에 있던 환자의 눈을 보는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환자분을 수술실로 옮기고 자초지종을 물어보았더니 대답이 걸작이었다. 설명대로 성관계 갖기 1시간 전에 한 알을 복용하셨는데, 30분이 지나도 살짝 반응만 오고 도대체 마음에 들지가 않으셨단다. 그래서 한 알을 더 복용하면 강해질 것 같아서 급한 마음에 더 기다리지 못하고 한 알을 더 먹었는데 대략 30분쯤 지나자 정말 기막히게 멋진 경험을 하셨다고 하였다.
모처럼 오랜만에 젊은 시절 힘을 발휘하여 만족감과 황홀감에 사로잡혔다. 그런데 2시간이 흘렀는데도 변함없이 꼼짝 않고 버티고 잇는 녀석을 보는 순간, 병원에서 설명 들었던 지속발기증이 생각나더란다. 처음에는 겁이 났지만 여러 번 사용 하다 보면 지쳐서라도 언젠가는 줄어들겠지 하는 생각에 열심히 마님께 서비스를 하셨단다. 문제는 시간이 흘러도 주인의 마음은 아랑곳없이 계속 힘만 주고 있는 녀석 때문에 급히 병원을 찾은 것이다.
먼저 환자분께 안정을 취하도록 조치한 후, 18G주사기로 음경해면체에 고인 피를 한 두번 빼도 변함이 없어 에피네프린을 음경해면체에 주사한 후에서야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환자도 안심이 되셨는지 웃으시며 계면쩍어 하신다. 좋은 약도 남용하면 해가 될 수 있음을 몸소 체험하신 환자와의 에피소드는 다행히도 별 탈없이 끝이 났다. 본인의 발기부전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약물 복용을 하여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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