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연이 키우는 화분이지
조현성
자연이 키워 온
뿌리 기픈 남간
세월이 쌓아 온
두터운 씨알머리
군데군데
새싹이 자라
치장한 얼룩백이
옹이도
딱정이도
헛투루할 순 없다
나로부터 나를 놓아
키우다 다듦다
나에게로
돌아온 길이
그 길이 자연이다
자연은 스름스름
미물된 나와 너를
부스스
품어 안아 그 곳으로 데린다.
비가 오면 마음이 스산해진다
조현성
비가 온다
비랑 오는 마음 주머니엔
오만가지의 생각들
빗소리가 담아낸 웅덩이에
삶의 모습을 모두 담고
새하얗게 기억의 골을
씻어 내었다
이곳에선 이런 생각
저곳에선 저런 생각
계절따라 개울따라 이리저리 흐르지만
빗소리에 모여드는 찬란한 생각 주머니
그 누가 지어낸 야담을 따라
호랑이도 그렇게 장가를 간다.
바람에게 하고 싶은 말
조현성
아침 바람이 차가웁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마스크 위로 새어나와
폐와 소통하는 따스한 기운이
바람을 만나 안경알에 붙는다
지난 시절 바람소리는 소름이다
문풍지 사이로 새어 들어
미영 이불에 튀어 나온 전신을 얼린다
형님은 오토바이 뒤에 나를 앉혀
친구집을 그리며 엑셀을 당긴다
운행지의 칼바람은 형님의 따뜻한 온기와 다정함을 전한다
고구마가 그립다
춥다
연탄 화롯불에 지글대는 빼때기를 보노라니
구둘장 아랫목에 고히 모셔 놓은 출타하신 아버지의 쌀밥 복개가 눈 앞을 가린다
아! 그리운 내 고향 남촌 나라.
검은 머리가 파뿌리되어
조현성
두더지처럼 흰머리가
스멀스멀
모습 드러낸다
염색 시간이 나를 부른다
이크
고약한 냄새,
피부에 와 닿는 약간의 쓰려움
젊은이와 소통을 위한
외적인
의식 행위랑
내면에 풍기는 냄새를 위해
무슨 향수를 부를까
석가모니의 해탈은 이런 고충이었을까?
거꾸로 가는 시계
조현성
건강하고 지혜롭게
살고 싶은 인생
죽비치는 소리가 톡톡톡
끊임없는 면벽수행
마음일까 육체일까
인간은 다 열망하는 걸 보게 된다
내 마음이 좋으면 밖에 싫은 게 없다
늙는다는 착각 속에 깨달음
틱톡 틱톡
시계는 거꾸로 간다.
카페 게시글
˚ ─ 신인상/미등단
2023학년도 신인상 응모 - 조현성
광주 이경희
추천 1
조회 61
23.07.18 12:4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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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신인상 응모시 접수했습니다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명시탄생을
축복축하합니다.
마니마니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