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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산에서 신광재로 내려가는 중에 바라본 남덕유산
봄에 부는 바람, 바람 부는 봄,
작은 가지 흔들리는 부는 봄바람,
내 가슴 흔들리는 바람, 부는 봄,
봄이라 바람이라 이 내 몸에는
꽃이라 술잔(盞)이라 하며 우노라.
―― 김소월, 「바람과 봄」
▶ 산행일시 : 2018년 6월 2일(토), 맑음, 더운 날씨
▶ 산행인원 : 15명(자연, 모닥불, 스틸영, 악수, 대간거사, 한계령, 산정무한, 인치성, 사계,
두루, 향상, 신가이버, 해마, 해피~, 오모육모)
▶ 산행거리 : GPS 도상 19.9km
▶ 산행시간 : 11시간 48분
▶ 교 통 편 : 두메 님 25인승 버스
▶ 구간별 시간(산의 표고는 가급적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에 따름)
00 : 35 - 동서울터미널 출발
02 : 35 -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
04 : 05 ~ 04 : 20 - 진안군 진안읍 죽산리 어은동 마을, 산행준비, 산행시작
05 : 14 - 복지봉 북릉 주능선, 776m봉
06 : 10 - 복지봉(1,006.8m)
06 : 25 - 안부, 아침요기
07 : 10 - 성수산(聖壽山, △1,059.2m)
07 : 53 - 921.5m봉
08 : 08 - 신광재(新光-), 고랭지밭
09 : 17 - ┳자 능선 1,145.9m봉, 시루봉
09 : 56 - 1,128.9m봉
10 : 14 - 덕태산(德泰山, △1,118.0m)
11 : 08 ~ 12 : 05 - 백운계곡 점전폭포(용오름폭포), 점전바위, 점심
12 : 36 - 선각산과 투구봉 사이 안부, 임도
13 : 05 - 1,045.9m봉, 헬기장
13 : 20 - 선각산(仙角山, 1,141.5m)
14 : 16 - 오계치, ╋자 갈림길 안부
15 : 00 - 1,097.9m봉(천상데미정 天上--亭)
16 : 08 - 장수군 장수읍 송천리 학골, 학골농장, 산행종료
16 : 40 ~ 18 : 20 - 장계, 목욕, 저녁
21 : 10 - 동서울 강변역, 해산
1. 구글어스로 내려다본 산행로(1) - 성수산
2. 구글어스로 내려다본 산행로(2) - 덕태산
3. 구글어스로 내려다본 산행로(3) - 선각산
▶ 복지봉(1,006.8m), 성수산(聖壽山, △1,059.2m)
산행 이튿날 새벽 또는 아침 일찍 맑은 정신에 어제 산행 때 찍은 사진을 일일이 확인하는 일
은 산행 못지않게 가슴 설렌다. 이번에는 어떻게 나왔을까? 성수산에서 바라본 그 환상적이
던 산 첩첩 조망을 머릿속에 그리며 들추어본다. 또 실망이다. 마음에 썩 들지 않는다. 어디
서 잘못 되었는지 살피면 우선 감도부터 틀렸다. 일출 즈음에 설정한 고감도(ISO 1,000)를
여태 그대로 두고 찍었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감도와 화이트 밸런스를 확인하고 노출측광을 스팟과 다분할로 번갈아
해보는 데도 깜박 잊는 경우가 흔하다. 카메라 액정화면으로 찍은 사진을 바로바로 확인하지
만 화질 등에서 매우 부정확하다. 바쁘다보니 DSLR 카메라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수동
모드’로 찍는 것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기껏해야 ‘조리개 우선모드’다. 또한 가쁜 숨을 잠시
멈춘 평정한 상태에서 초점을 정확히 맞추어야 하는데 이 또한 대단히 어렵다. 그저 여러 장
찍어서 가장 나은 사진을 고를 수밖에.
성수산 들머리인 어은동 마을을 가는 길이 무척 멀다. 무박산행의 경우 대개 들머리에 일찍
도착하여 차안에서 몇 십 분간이라도 쪽잠을 자곤 했는데, 가는 도중에 기상시각인 새벽 4시
가 넘어버려 어은동에 도착하자마자 산행 준비하기에 바쁘다. 음력 보름이 훨씬 지난 열아흐
레 달은 그다지 살 빠진 것 같지 않게 어은동 중천에 환하다. 달빛이 덥게 느껴진다.
차에 내리자 가야 할 방향이 헷갈린다. 나침반의 남서진을 확인하여 임도 따라 산간고갯길을
간다. 왼쪽 사면으로 붙어야 하는데 도랑이 깊을뿐더러 그 건너 사면이 수직절벽이다. 혹시
우리가 놓친 마을의 고샅길이 있을까 하고 뒤돌아서 산자락을 살핀다. 마을 집들이 잇달아
곤히 자고 있고, 이렇게 마을길을 가다가는 산행거리만 줄어들라 뒤돌아서 방금 전의 산간고
갯길을 다시 간다.
얼마 안 가서 왼쪽 사면의 묵밭을 가는 다리가 나오고 농로가 이어진다. 옳다구나 하고 덤불
숲 뚫고 잡목 헤치며 생사면을 오른다. 코를 찌르는 진한 더덕 냄새가 잠시 발목을 붙든다.
어둠을 틈타 사방에서 달려드는 잡목들은 더킹모션까지 써가며 뿌리친다. 펑퍼짐하던 사면
은 점점 도드라지다 날등으로 변한다. 양쪽 사면은 되게 가파르다. 앞사람 발걸음을 쫓아 트
래버스 할 때는 헤드램프 불빛이 닿지 않은 깊은 골짜기를 내려다보고 움찔한다.
주능선에 진입하기까지 곧추선 오르막 1시간은 상당히 긴 시간이다. 주능선 약간 못미처 대
형 송전탑을 지날 때 하늘이 잠깐 트이자 뒤돌아 남덕유산의 실루엣을 가쁜 숨으로 한 번 흘
낏 봤을 뿐 캄캄한 숲속이었다. 주능선 776m봉. 첫 휴식한다. 새벽 산기운이 시원하기는커
녕 후덥지근하다. 742.4m봉 넘고 벌목 사면 산판 길을 간다. 일출 직후다. 덕유산 향적봉 오
른쪽 어깨 너머가 부상(扶桑)이다. 걸음걸음이 눈이 부신 경점이다.
다수 일행은 산판 길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고, 몇몇은 일출의 장관을 좀 더 오래 바라보고
자 가파른 벌목 사면을 치고 오른다. 열 걸음에 아홉 걸음은 뒤돌아본다. 그러다 숲속에 드니
한참동안 어질어질하다. 울창한 숲속 긴 오르막이다. 첨봉인 1,006.8m봉(나중에 만난 이정
표에 ‘복지봉’이라고 한다)을 인적 따라 왼쪽 사면으로 돌아 넘는다.
나를 포함한 후미그룹(5명)이 잰걸음하며 아무리 연호해도 대간거사 님을 비롯한 선두그룹
은 들리지 않게 멀리 간 듯 대답이 없고, 어서 가자하고 성수산을 향하여 잰걸음 하는데 뒤쪽
에서 돌아오라는 외침이 들린다. 그렇지만 어차피 이 길로 다시 올 것이고 뒤돌아 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아마 아침식사를 함께 하자는 뜻일 거라 여기고 우리 후미(이제 선두그
룹이다)는 쭈욱 내린 안부에서 자리 편다.
아까 선두가 우리를 부른 건 복지봉이 경점이어서였다. 자기들만 보기에는 아깝도록 마이산
의 전모가 명료하게 보이는 최고의 경점이었다니 많이 아쉽다. 성수산 오르는 길은 완만하거
니와 잘 다듬었다. 가파를만하면 통나무계단까지 놓았다. 하늘금 남덕유산 연릉과 옅은 운해
가 골골을 채운 첩첩 산을 연신 곁눈질하며 오른다.
성수산 정상. 경점의 절정이다. 데크전망대는 키 큰 나무숲이 둘러 전망할 것이 없는 쉼터에
불과하지만 남쪽으로 약간 벗어나 잡목을 헤치고 절벽 위에 서면 저절로 탄성이 튀어나오는
천하절경이 펼쳐진다. 이 성수산을 우리 오지산행은 13년 전인 2005년 2월에 올랐다. 수분
령에서 신무산, 팔공산, 천상데미, 삿갓봉을 넘어 성수산을 왔다. 그때 하산은 성수산에서 복
지봉 넘어 북서진한 옥산동 고개였다. 당일산행 도상 24km.
그때 일행 면면은 맹산, 벽산, 배대인, 악수, 히든피크, 대간거사, 더산, 주유천하, 청계산, 가
난한 영혼, 신가이버, 신광훈이었다. 지금은 그때 보았을 지형이나 조망은 전혀 기억나지 않
고, 다만 왔었다는 사실과 지명만을 기억한다.
4-1. 송전탑 지나며 뒤돌아본 남덕유산
4-2. 일출, 덕유산 향적봉 오른쪽 어깨 너머가 부상이다. 오른쪽은 남덕유산
5. 일출, 벌목지대 산판 길에서
7. 벌목지대 산판 길에서 조망
8. 가운데 멀리는 금원산, 기백산, 그 앞은 거망산, 황석산
9. 성수산 가는 길에 조망
10. 성수산에서 조망
11. 성수산에서 조망
12. 성수산
▶ 1,145.9m봉, 시루봉, 덕태산(德泰山, △1,118.0m)
여러 악우의 말부조로 나뭇가지 사이 기웃거려 마이산을 찾아내고서 성수산을 내린다. 긴 두
피치 줄달음하여 하늘 가린 숲속을 벗어나자 능선 마루금은 임도처럼 훤한데 야자매트까지
깔아놓았다. 길섶에서 땅두릅(독활 獨活)이며 더덕이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박토라
씨알이 잘디잘다. 초원의 야트막한 안부를 지나 돌배나무 꽃그늘 아래 고사리밭을 오른다.
921.5m봉을 넘으면 고랭지밭이 드넓은 신광재다. 신광재로 내리는 길은 사방이 트여 조망이
좋기로 성수산 버금간다. 뭇 산들을 품고 있는 남덕유산이 이름 그대로 넉넉하다. 신광재 고
갯마루를 약간 벗어난 비닐하우스 옆 거목인 물박달나무 그늘에서 얼근하게 휴식하고 덕태
산의 위수지역에 들어간다. 감자밭 두렁에 두른 세 가닥 전선은 스틱으로 건드려도 전류가
짜릿하게 흐른다. 그런 전선을 넘고 넘는다.
직사하는 뙤약볕을 고스란히 쬐며 비탈지고 사래 긴 감자밭을 오르기란 오지 잡목 숲 뚫기보
다 더한 고역이다. 감자밭을 벗어나 숲속에 들면 되게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이래저래
비지땀 쏟는다. 어쨌든 신광재에서 덕태산 주릉인 1,145.9m봉까지 고도 406m를 올라가야
한다. 코 박은 지면이라 얼굴에 화톳불을 뒤집어쓰는 느낌이다.
몇 십 미터 오르다말고 스틱 짚고 가쁜 숨 쌕쌕거리기를 반복한다. 불도저처럼 쉬지 않고 내
닫는 신가이버 님에게 덕태산에서 단체기념 찍자 하여 더 못가도록 주문한다. ┳자 주릉의
1,145.9m봉을 덕태산 정상으로 잘못 알았다. 덕태산 정상은 거기서 1.8km를 더 가야 한다.
금남호남정맥 산행교통의 요충지인 1,145.9m봉은 숲속이라 조망이 가렸지만 공터에 벤치가
놓여 쉬기에 좋다. 바야흐로 얼음물이 맛 나는 계절이 도래하였다.
서진한다. 1,145.9m봉에서 잠깐 내렸다가 슬랩 오르면 암봉인 시루봉이다. 뭇 산들을 발아
래 둔 경점이다. 천상데미와 선각산, 투구봉, 소덕태산이 바로 골 건너다. 덕태산까지는 봉봉
을 완만하게 오르내린다. 1,128.5m봉은 너른 헬기장이다. 조그만 덕태산 정상표지석 옆에
‘덕태산장 0.91km’라는 이정표가 있다. 덕태산장이 덕태산 정상 부근에 있는 산장인 줄 알았
는데 산장은 없다. 그 거리는 덕태산 정상이다. 덕태산 아래 백운동에 ‘덕태산장’이라는 음식
점이 있긴 하다.
1,128.5m봉 넘고부터 산죽숲을 헤쳐 간다. 키 큰 산죽숲이다. 길은 잘났지만 산죽숲이 뒤덮
어서 발로 길 찾는다. 더러 산죽 잎이 얼굴에 스치면 예리하게 베이는 섬뜩함을 느낀다. 안면
블로킹하며 나아간다. 덕태산 정상. 빼어난 경점을 자랑하는 암봉이다. 천상데미(예전에는
‘지선각산’이었다), 팔공산, 선각산 등 무진장 할거하는 고산준봉들을 본다.
덕태산 하산. 잘난 등로를 따라 남진하여 내린다. 엄청 가파른 내리막이다. 덕태사 절로 가는
길일 거라며 이제나저제나 덕태사를 만날까 하며 내리는데 가도 가도 나타나지 않는다. 가까
운 덕태사로 내려서 두메 님을 부르면 하산시간을 절약하여 그 시간을 2부 산행에 보탤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다 글렀다. 2부 산행은 거두절미하여 소덕태산과 봉황산을 생략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아까 사계 님이 길을 잘못 들 뻔한 오른쪽의 한적한 소로가 덕태사로 가
는 길인 듯 싶다.
그래도 망외의 소득이 있었으니, 백운계곡 도로에 내려서고 산모퉁이 돌아내리자 점전폭포
가 우레 소리하여 반기는 게 아닌가! 안내판에는 ‘용오름폭포’라고 한다. 얌전하고 아담하고
단아하다. 장벽에 비단 폭을 길게 걸쳐 놓은 모습이다. 그 앞으로 두메 님을 오시라 불러 점
심밥 먹는다.
13. 신광재로 내려가는 중에 바라본 남덕유산
14. 신광재와 그 주변
15. 신광재에서 덕태산 가는 길
16. 왼쪽 멀리는 팔공산, 그 앞은 천상데미 전위봉, 가운데는 삿갓봉, 오른쪽은 선각산
17. 왼쪽은 천상데미 전위봉, 가운데는 삿갓봉, 그 오른쪽 뒤는 팔공산, 오른쪽은 선각산
18. 앞 왼쪽은 소덕태산
19. 앞은 소덕태산
20. 덕태산 정상에서
▶ 선각산(仙角山, 1,141.5m), 1,097.9m봉(천상데미정 天上--亭)
2부 산행. 우선 거두한다. 소턱태산(799.6m)을 뭉텅 잘라내고 선각산을 향한다. 임도를 따
라간다. 지도를 보면 임도는 구절양장 구불대며 투구봉(971.4m) 넘은 안부를 지난다. 거기
까지 임도를 따를 것인가, 도중에 사면을 치고 오를 것인가 갈등하며 걷는다. 임도 30분. 많
은 이들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뙤약볕 아래 오르막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간다
는 게 무척 힘들었다. 한계령 님과, 자연 님, 해마 님이 2부 산행을 포기한 것은 여기와 비슷
한 신광재에서 감자밭을 오를 때 기진맥진해서였다.
뙤약볕도 피하고 오지산행의 체면도 살리려고 산모퉁이 돌 때마다 사면을 치고 오를 데 없을
까 기웃거려보지만 이끼 낀 너덜지대이거나 산죽숲이 우거졌다. 도무지 틈이 보이지 않는다.
태극전사도 덤비지 못하고 그만 고개 숙인다. 오죽하면 ‘나는 갑니다’하고 사뭇 용감하게 임
도를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갔던 신가이버 님이 얼마 안 가 뒤돌아왔겠는가.
임도 고갯마루. 오래 휴식한다. 투구봉에서 선각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잘 다듬어놓았다.
산꾼들의 표지기들이 뻔한 등로를 안내한다. 가파를만하면 통나무계단을 설치했다. 선각산
은 먼 데서 볼 때도 우뚝 솟은 첨봉이었다. 기다시피 오른다. 내쉬는 거친 숨에 등로 낙엽이
들썩이고, 그 먼지 일어 목 안에 들어오고, 생눈물이 나게 기침한다.
선각산 전위봉인 1,045.9m봉은 조망 좋은 헬기장이다. 덕태산 왼쪽 자락 너머로 마이산의
쫑긋한 두 귀가 보인다. 정면의 선각산이 반공을 가린 장벽이다. 가자. 잠시 내리막길에서 가
쁜 숨 고르고 냅다 올려친다. 이런 때는 호흡에 발걸음 스텝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앞사람이
갑자기 멈추거나 바위 턱 넘으려고 발 디딜 데 살필 때는 제자리걸음이라도 해야 한다. 얼마
쯤 왔나 고개 들어 공제선 확인해보는 것도, 혹시 놓친 경치 있을까 뒤돌아보는 것도 힘들고
귀찮다.
선각산 정상을 약간 못미처 벤치 놓인 쉼터가 있다. 선각산 정상은 데크전망대가 있으나 나
무그늘이 없고 불볕만 가득하여 얼른 지나가야 할 것이므로 여기서 휴식한다. 대간거사 님의
냉환타가 말을 하는 계절이다. 한 모금씩 분음으로 여러 흐리멍텅한 눈에 생기가 돈다. 이 맛
이 그리워 동네에서 사서 마셔보면 전혀 아니다.
선각산 정상. 산 높이를 수정해야 할 만큼 정상표지석이 커다랗다. 사방 트인 경점인데 원경
은 미세먼지로 흐릿하다. 오늘 아침에는 성수산에서처럼 장관이었으리라. 스틸영 님이 뜻밖
으로 고전이다. 한편 나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을 살린다. 선각산을 오른 터수로 내리고
1,023.5m봉 전후해서는 한갓진 산길이다. 종종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산을 오른 비길 데 없
는 상쾌함을 맛본다.
21. 점전폭포(용오름폭포), 앞에 수도하는 이는 태극전사 해피~ 님
22. 점전폭포(용오름폭포)
23. 점전폭포(용오름폭포) 왼쪽 소폭
24. 함박꽃
25. 덕태산, 왼쪽 아래 능선 너머는 마이산
┣자 능선 분기봉. 삿갓봉(1,131.3m)은 직진하여 0.35km를 더 가야 하지만 다녀오지 않기
로 한다. 혹시 산 욕심을 내어 갔다 오는 이가 있을지 몰라(내가 못 가면 다른 사람도 못 가
야 안심이다) 가지 않기로 여러 다짐받는다. 뚝뚝 떨어지고 길게 내려 ╋자 갈림길 안부인
오계재다. 이곳 역시 금남호남정맥 산행교통의 요충지다.
고갯마루 오른쪽 아래는 섬진강 발원이라는 데미샘과 자연휴양림이 있다. 인치성 님이 데미
샘을 갔다 오자고 한다. 그쪽으로 하산하여도 좋고. 그런데 데미샘이 0.05km만 되어도 갔다
오겠는데 견적이 장장 2km 가까이 나온다니 포기하고, 그쪽으로 하산 또한 차도까지의 거리
와 두메 님의 이동거리 등을 감안하면 1,097.9m봉 천상데미정을 올라 봉황산 절미하고 학골
로 내리는 편이 낫다.
가파른 오르막이다. 수망령에서 금원산을 오르던 길로 착각하게 서로 닮았다. 길 저축하려고
내 먼저 출발하지만 이내 따라잡히고 만다. 등로 주변의 산죽숲은 베어냈고 그 자리에 새순
들이 쑥쑥 올라오고 있다. 문득 고사 조장(助長)이 하고 싶은 얄궂은 생각이 든다. 가파름이
수그러들고 나뭇가지 사이 선각산이 내 키와 같아지고 숲길 벗어나면 1,097.9m봉이다.
팔각정 천상데미정이 주변 경치가 그러하거니와 산상에 부는 시원한 바람으로 하여 명실상
부하다. 정자에 올라 혹은 드러눕고 난간에 걸터앉고 휴식하며 배낭 털어 먹고 마신다.
1,097.9m봉 동릉 따라 나지막하게 보이는 봉황산(鳳凰山, 862.5m)의 산세가 날개를 활짝
편 봉황의 모습인데 곳곳에 벌목하여 털이 뽑힌 봉황이다. 눈으로 넘고 만다.
우리는 1,097.9m봉 남쪽 아래 임도를 겨냥하여 학골로 내린다. 일단 인적이 드문 봉황산 가
는 능선으로 들었다가 오른쪽 두 번째 지능선을 잡는다. 이때는 길 없는 우리의 길이다. 키
큰 산죽숲을 뚫는다. 앞사람의 발걸음에 일시 누웠던 산죽이 일어서기 전에 지나려고 앞사람
을 바짝 뒤쫓는다. 우리 발걸음으로 흔들리는 산죽숲의 모양이 마치 긴 뱀이 구불대며 지나
가는 것 같다.
산죽숲 벗어나 묵은 임도에 내린다. 잡목이 무성하고 울퉁불퉁한 돌길이다. 갈림길이 나오면
척후 보내 동정(임도 상태)을 살핀다. 너덜 잠깐 내리고 사방댐 아래 콘크리트 포장한 임도
다. 비로소 숨 돌린다. 이 임도는 곧바로 학골농장과 도로로 이어진다. 두메 님은 버스 몰고
이미 와 있다. 하산 예정시각 16시를 8분이나 넘겼다.
(부기)
장수군의 군청 소재지인 장수읍은 목욕탕이 1개이고 그나마 남녀 교대로 이용케 한다. 오늘
토요일은 여자가 이용하는 날이다. 장계면의 장계읍이 장수읍보다 인구와 물산에서 더 크다.
장수읍을 들러 장계읍으로 갔다. 장계읍은 우리에게 익숙한 동네다. 신가이버 님이 예약한
음식점에서 돼지갈비를 주문하였는데 맛이 여러 사람들의 입에 맞아 앞으로 오지산행 메뉴
를 삼겹살 일변도에서 다변화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했다.
26. 팔공산(1,149.4m)
27. 헬기장(1,045.9m)에서 바라본 선각산
28. 선각산
29. 멀리는 덕태산 연릉, 앞 왼쪽은 삿갓봉(1,131.3m)
첫댓글 임도 오름길에 더운열을 먹고
1시간여를 허당으로 발질을 한 날입니다.
이제 시작인 여름 열 산행이 걱정입니다 ~~
겉으로만 얌전한 처녀처럼 겉으로만 싱그러운 날이었네요. 다음 날까지도 몸에 열기가 빠지지 않아 무지 더웠어유.
고도 천미터이지만 식생이 강원도와 달라서 7~8백미터의 부드러운 느낌의 산행이면서도 주위의 전망은 대단했습니다. 단지 방심하고 걸었더니 진이 쪽빠져서 고생했네요.
벌써부터 이리 더워서 복날이 걱정입니다....그래도 산에 들면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