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에 가면 꼭 체험해 봐야 할 투어 프로그램 중 하나가 보스턴 덕투어이다. 덕투어는 일반 차량이 아닌 세계 2차 대전 때 사용했던 DUKW를 개조하여 만든 수륙양용차에 탑승하여, 보스턴 시내와 찰스강의 관광지를 소개해 주는 투어이다.
:: 메리어트 호텔
메리어트 호텔 건너편에는 이 수륙양용차가 줄을 지어 주차가 되어 있다. 덕투어는 메리어트 호텔 건너편에 있는 푸르덴셜 센터와 과학박물관 앞에서 출발하는데, 미리 온라인을 통해 예약을 하고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된다.
우리가 탔던 수륙양용차이다. 예약을 할 때 시간과 좌석까지 예약하기 때문에 좋은 자리에 앉기 위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 이 차는 옆이 아닌 뒤로 탑승을 하는데 워낙 인기 있는 투어이다 보니 자리는 늘 만석이다.
그리고 보스턴 덕투어의 장점은 바로 한국어 지원이 된다는 점이다. 관광지를 설명해주시는 가이드가 있지만 영어 투어이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지만 원어민 발음을 이해하기 어려운 나 같은 사람은 무료로 나눠주는 이어폰을 꼽고 8번 채널을 맞추면 한국어 가이드를 들을 수 있다. 아쉬운 건 '한국어'라 안 되어 있고 '한국의'라고 잘못 인쇄되어 있는 점이다.
다양한 디자인의 수륙양용차가 보스턴 시내를 다니고 있는데 2차 대전 때 전장을 다니던 차가 현재 이렇게 시내 한복판을 다니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어른보다 아이들이 매우 흥미로워했는데. 사실 나도 매우 좋았던걸 보면 아직 순수한 동심이 남아 있는 듯하다.
우리 차에서 해설과 가이드를 해주신 분이신데 처음에는 캡 모자를 쓰고 계시다가 나중에 오리 머리모양의 헬멧으로 바꿔쓰셨다. 그리고 엄청난 열정으로 설명해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 사진 출처 - 덕투어 홈페이지
덕투어 홈페이지에 가면 많은 가이드분 소개가 있는데 그중 우리 담당 가이드님도 찾을 수 있었다. 가이드분들마다 개성 강한 의상과 독특한 컨셉이 있는데 이 또한 덕투어에 참여하는 큰 재미 중 하나이다.
천장에는 만약을 위한 구명조끼와 튜브가 구비되어 있다. 착용하고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비상시 바로 입을 수 있도록 사전 안내해주었다.
:: 올드 사우스 교회
코플리광장을 지나가는데 이 광장을 중심으로 유명한 건물들이 많다.
:: 보스턴에서 가장 높은 존 핸콕타워
이렇게 보스턴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해설을 듣게 된다. 덕투어와 함께 프리덤 트레일 도보 투어와 자전거 투어까지 세 개의 투어 프로그램을 모두 이용하면 이후 보스턴 여행을 자유롭게 다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드디어 시내구경을 마치고 시원하게 찰스강으로 풍덩할 차례. 수륙양용차가 찰스강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오리를 닮았다고 해서 덕투어가 되었다. 오리가 많아 덕투어가 된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강으로 입수할 때 물이 거의 튀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찰스강에서도 해설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인데도 쓰레기도 없고 악취도 나지 않는다.
찰스강에서는 특별 이벤트가 진행된다. 아이들 중에 이 차를 운전해보고 싶은 아이가 있다면 운전을 시켜주는 것이다. 아이와 함께 간다면 이런 특별한 경험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물론 바로 옆에서 운전사분이 지켜보고 있어 안전에 대한 걱정이 필요 없디. 이 아이에겐 얼마나 소중한 추억이 되었을까.
롱펠로우 브릿지가 보인다. 앞서가는 수륙양용차가 물 위를 떠간다. 차 자체도 무거운데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도 물 위에 뜬다는 게 신기하다. 게다가 세계 2차대전이라는 세월을 간직한 차가 말이다.
이 롱펠로우 브릿지는 길이 538.7m, 폭 32m의 다리로, 1900년 7월에 공사를 시작해서 1906년 8월에 완공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덕투어는 이 다리 아래를 지나 유턴을 해서 다시 돌아오게 된다. 다리의 가운데에 위치한 4개의 탑들이 마치 소금 병과 후추 병을 닮았다고 해서 소금-후추(병) 다리라는 애칭이 생겼다.
:: 사진 출처 - 덕투어 홈페이지
덕투어의 동선. 정말 보스턴 시내를 제대로 투어를 하게 된다. 롱펠로우 브릿지를 기점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며, 투어는 총 80분 정도 소요된다. 가이드분도 쉬지 않고 설명하시고 한국어 가이드도 쉬지 않고 설명이 계속된다. 보스턴의 주요 건물은 물론 역사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투어이다.
강가에는 이렇게 많은 오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좀전에도 말했지만 덕투어가 오리가 많아서 덕투어인줄 알았다.
찰스강을 따라 유람을 한 뒤 다시 육지로 올라오게 되었다. 육지로 올라오는 곳과 강으로 내려가는 곳이 동일하다. 그곳의 폭이 좁아서 오르고 내려갈때 빵빵 크락션을 길게 누르며 올라온다. 아마 사고에 대비하기 때문인듯하다.
이렇게 보스턴 시내를 다니다 보면 덕투어 수륙양용차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지금 봐도 어떻게 물에 뜨는지 신기하다. 하긴 더 무거운 비행기도 하늘을 날아다니는데 이정도 무게쯤이야! 50년도 넘은 자동차가 지금 이렇게 보스턴 시내를 돌아다닌다는 자체가 명물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다가온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오래된 것을 현대화하여 함께 공존하는 문화나 프로그램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보스턴에 있는 홀로코스트 기념관 앞도 지나가면서 설명을 해줬다. 이곳은 이 덕투어가 아니었으면 보지 못했을 곳이기도 하다. 사진에 보이듯 6개의 유리탑이 있는데 이것은 나치 수용소를 뜻한다고 한다.
보스턴 시청사 앞 Bsotonian Society Museum Shop은 현재 공사중인데 이곳은 미국 독립운동 당시 사용되었던 집회장소로 일명 '자유의 요람'이라고 불리던 곳이다. 이 건물 앞으로는 작은 공터가 있는데 비보이들이 돌아가면서 공연을 하고있다. 그리고 이 건물 뒷편으로는 현지 큰 마켓 건물이 있으니 쇼핑을 즐기거나 맛있는 음식을 구입해서 먹을 수도 있다.
이 투어를 하면서 왼쪽편에 앉으면 좋은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보스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존 핸콕타워를 지나갈 때 건물 외벽 유리에 덕투어 차량과 나의 모습이 비친다. 그때 맞춰서 사진을 찍으라고 덕투어 가이드가 설명을 해주어 나도 이렇게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덕투어의 가이드 설명을 듣다 보면 다양한 호텔 이야기도 많이 듣게 된다. "미국 내 처음으로 객실 내 욕실이 생긴 호텔이 이 호텔이며, 보스턴 첫 호텔이 이 호텔이다." 와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상식까지 더해져 투어의 가치를 높이는 것 같다.
80분간의 투어를 마치고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왔다. 여행일정이 길다면 보스턴 곳곳을 직접 돌아보면 좋지만, 짧은 일정 안에 보스턴을 봐야 한다면 덕투어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
[INFO. 덕투어]
- 비용 : 어른 - $42.99, 62이상 & 군인 - $34.99, 3세~11세 - $28.99, 0~2세 - $10.50(5% 컨벤션 센터 수수료 및 2% 편의 요금 별도, 20명 이상 그룹비용 적용)
- 시간 : 오전 9시 부터 30분 간격 출발(프루덴셜빌딩 출발기준)
- 예약 : 덕투어 홈페이지 https://bostonducktou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