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강'이라는 평을 들어왔던 포스코켐텍이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을 제압하며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에 이은 통합 우승이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프결정전
포스코켐텍, 정관장황진단에 2연승 우승
포스코켐텍이 통쾌한 설욕전으로 정상에 올랐다. 17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정관장황진단에 3-2로 승리, 시리즈 전적 2연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챔피언결정전은 지난시즌의 리벤지 매치로 치러졌다. 지난해엔 포스코켐텍이 우승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믿기지 않는
대역전패로 분루를 삼킨 바 있다. 반면 정관장황진단은 창단 6년 만에 첫 패권을 차지하는 쾌거를 누렸다.
▲ 부드러워진 최철한 9단(오른쪽)이 유연하게, 가장 안전한 길로 한승주 5단을
눌렀다. 1시간 40분, 209수 만의 불계승.
1차전을 3-0
완봉승으로 출발했던 포스코켐텍은 2차전에서도 기세등등했다. 1차전에서 핵심 전력을 전위에 포진시켜 일직선 승리를 거뒀던 이상훈 감독은
2차전에서도 같은 오더를 냈다. 그에 비해 정관장황진단은 1차전에서 보지 못했던 두 선수를 전진 배치했다.
12시에 동시 시작한 두 판의 대진은 변상일-신진서, 최철한-한승주. 1차전과
마찬가지로 포스코켐텍의 최철한 9단이 속기판에서 선취점을 가져왔다. 우세를 잡은 후의 국면 운영이 노련했다. 최근 컨디션이 나빴지만 큰 무대
경험이 많은 베테랑답게 1ㆍ2차전을 연승하며 주장 역할을 다했다.
▲ 변상일 9단(왼쪽)은 상대전적 1승10패로 철저히 눌려 왔던 '또래의 저승사자'이자
랭킹 1위 신진서 9단을 꺾고 우승에 강력한 힘을 실었다.
에이스를
써보지도 못한 채 1차전을 무기력하게 내주고 말았던 정관장황진단 김승준 감독은 톱랭커 신진서 9단을 1국(장고판)에 포진했다. 변상일 9단을
잡겠다는 뜻도 담겼다.
상대전적 1승10패(9연패 중)로 뒤져 있던 변상일
9단이 결정적 수훈을 세웠다. 사석에서 "팀전이라서 먼저 두겠다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신진서 9단과 다시 한 번 두고 싶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던 변상일이 '또래의 저승사자' 신진서를 잡았다.
▲ 양 팀 감독은 3국까지 치른 후 인터뷰에 응했다.
"4국에 박진솔 선수가 나올 거라 당연히 예상했고 우리는 정한 대로 냈다. 2차전은 긴 승부를 예상하고 나현
선수를 마지막에 배치했다." (이상훈 감독)
"1ㆍ2국을 포스코켐텍이 가져갔기 때문에 오더에 상당히 여유가
있어 나현 선수를 5국으로 빼는 전략적인 선택이 가능했던 것 같다." (김승준 감독)
단단히 칼을 갈고 나온 듯했다. 찬스가 왔을 때 만족하는 법이 없었다. 확실하게 끝내겠다는 수들로 강하게 부딪쳤다.
2시간 48분, 188수 만에 항서를 받아냈다. "가장 지고 싶지 않은 상대에게 1승만이 아니라 수읽기로 이겨서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중계석의 특별 게스트 백홍석 해설자.
2-0으로 리드한 포스코켐텍은
또 한 명의 에이스 나현 9단을 최종 5국으로 빼는 여유를 가졌다. 벼랑에 몰린 정관장황진단이 3국의 김명훈 6단과 4국의 박진솔 8단이 각각
김현찬 4단과 이원영 8단을 누르면서 따라왔지만 필승카드 나현이 우승 임무를 띠고 5국에 출격했다.
▲ 팀 스코어 2-2에서 최종 5국에서 마주한 스무 살 차이 나는 나현 9단(왼쪽)과
이창호 9단. 전기 챔피언결정전 최종전 최종국에서 패한 아픔을 갖고 있는 나현이 이창호를 꺾고 포스코켐텍 우승을 결정했다.
낮 12시에 시작한 경기의 종료 시각은 저녁 7시 48분. 전기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종 3차전의 최종 5국 주자를 맡아 역전패로 팀 패배와 함께 울었던 나현 9단이 '우상' 이창호 9단을 꺾고 우승 결승점을
찍었다.
포스코켐텍의 우승은 7년 만이고 통산 두 번째이다. 2010년 창단한
포스코켐텍은 이듬해 정규시즌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을 제압하는 통합 우승으로 명문 구단의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그 후에는 매 시즌 들쑥날쑥한
성적으로 우승 인연을 맺지 못했다.
▲ 챔피언결정전 2차전과 함께 열린 '오픈 하우스 데이(OPEN HOUSE DAY)'에
바둑팬 100여명이 참석해 공개해설을 관전하고 승자맞히기 퀴즈 등을 즐겼다.
2016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최종 2위로 마감했고, 2017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후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으나 최종 3차전에서 2승 후 3연패로 땅을 쳤다.
올 시즌은 전기 대회의 5명 전원을 보호선수로 지명해 정상 등극 의지를 밝혔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전임 감독을
경질하고 '우승 조련사' 이상훈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선수선발식 당시 랭킹 10위 안의 강자 3명을 보유해 '사기팀'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 3명, 최철한ㆍ나현ㆍ변상일이 2승씩으로 1ㆍ2차전 승리를 책임졌다.
▲ "특히 오늘 변상일 선수가 너무 잘해 주었다. 저 스스로는 방임형이라 생각하고 프로
선수들이니까 알아서 잘하겠지, 잘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이상훈 감독ㆍ왼쪽)
"컨디션은 잘 모르겠고 오늘은 저만 이기면 팀이 확실히 이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초반부터 잘 풀려서 좋게
흘러갔다. 당연히 팀 승리가 훨씬 기쁘고, 개인 승리와는 비교가 안 된다." (변상일 9단)
선수들을 믿고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이상훈 감독은 "정관장황진단이 강팀이라 준비하면서 이길 수 있을까 했다.
오더를 잘 낸 것도 없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 싸워 주었다"면서 "선수들의 우승 의지가 워낙 강했고 굉장히 열심히 훈련했다. 그 결실을 맺은 것
같다"는 소감을 말했다.
포스코켐텍은 챔피언 트로피와 챔피언 반지, 그리고
2억원의 우승상금을 획득했다. 이 밖에 포스트시즌 성적에 따라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의 상금을 시상한다. 또한
기자단 및 인터넷 투표로 MVPㆍ우수상ㆍ신인상을 선정한다. 시상은 12월 14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거행되는 폐막식에서 함께 진행된다.
▲ 포스코켐텍 진영의 검토.
▲ 정관장황진단 진영의 검토.
▲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를 평정한 포스코켐텍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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