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김제덕 선수. 그는 올림픽 초반 금메달을 기다리는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한
주인공이다. 17살밖에 안 된 그는 양궁 대표팀 막내 이상의 몫을 해냈다. 그의 실력은 만만하지 않았다. 필요할
때마다 10점을 쏘고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그의 활이 중앙에 더 가까워서 동점인데도 결과는 우리나라의 결승
진출이었다. 그리고 감격의 2관왕까지.
그는 실력이 문제가 아니었다. 양궁 선수들은 그냥 과묵하게 활을 들고 과녁을 바라본 뒤, 쏘고 나서 표정 없이
뒤로 돌아서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이번 도쿄 올림픽도 당연히 그럴 줄 알았었다. “코리아 빠이팅!”
하는 포효가 들려왔다. 바로 김제덕 선수였다. 안산 선수와의 혼성 경기에서 시종일관 우리 차례가 되면 들리는
그의 포효. 해설진도 웃었다. 한국 양궁선수 중에 저런 선수는 없었다고….
이번 올림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 단연 김연경 선수다. 한국 여자배구가 4강까지 가리라고는 전문가들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 선수를 비롯한 선수들은 하나로 똘똘 뭉쳐 세계 강호들과 당당하게 맞섰다. 그리고
4강까지 갔다. 그들의 집념, 투혼과 김연경 선수의 카리스마는 온 세계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김연경 선수가 강 스파이크를 작렬시키고 두 손을 앞으로 쭉 내밀며 내지르던 포효는
코로나로 찌든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고도 남았다.
‘포효’하면 기억이 난다. 2002년 월드컵 축구 때 히딩크 감독이 내지르는 어퍼컷 포효다. 박지성 선수가 포르투갈
전에서 천금 같은 결승 골을 터트렸을 때였다. 히딩크는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특유의 오른손 주먹에 힘을 주면서
포효했다. 넥타이를 휘날리면서 말이다. “우리는 아직 배고프다.” 했던 그였었다. 그때 우리 국민은 열광했다.
우리는 하나같이 눈물을 글썽이며 대한민국을 외쳤었지….
포효(咆哮)란 나무위키 사전에서는 ‘야수가 내는 큰 울음소리’라고 풀이한다. 사자나 호랑이 같은 포식자들의 울음
소리가 유명하지만 코끼리같은 대형 초식동물이나 작은 동물도 포효를 한단다. 티브이 같은 매체에서는 맹수가
사냥할 때 포효와 함께 먹이를 덮치는데, 실제 포식자들은 포효를 지르기보단 기습을 선호한다고 한다. 포효라 불릴
정도로 크게 울부짖는 경우는 다른 포식자나 동족과 같은 경쟁자를 향한 위협용으로 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 거주하는 일대가 자신의 세력권임을 드러내는 영역표시의 포효를 지르기도 한다.
김제덕 선수의 포효를 들은 네티즌들로부터 시끄럽다는 악플이 달렸다고 한다. 이제 나이 17살인 선수다. 거기다
올림픽이 첫 국제경기다. 긴장을 떨치려고 하는 자신만의 루틴일 것이다. 상대 선수가 경기할 때 포효할 정도의
매너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가 경기할 때 힘을 주고, 자신의 긴장을 풀기 위해서 하는 건데 뭐 어떤가? 김제덕
선수의 “빠이팅 포효”. 김연경 선수의 “두 손 포효”, 히딩크 감독의 “어퍼컷 포효” 때문에 살맛이 난다. 나도 내일
부터 새벽 운동 길에 포효를 해봐야겠다. "야호!"라고 아주 크게.
첫댓글 힘차게, "가즈~아!!"는 어떻소? ㅎㅎㅎㅎㅎㅎ
힘차게 화이~팅!
새벽길 산에서 "야호"하면 산짐승들 한테 혼나요. 지이들 자고 있는데 客이 시끄럽게 한다고.
우리 선한 백성들에겐 스포츠가 효자요,청량젠기라 고마.
올림픽 덕분에 한 보름 집콕하기 좋았는데.
인자 볼 것도 별로 없고...
지지율 어쩌고 하는 놈들 제발 좀 안봤으면.
혜성같이 나타날 '큰바위 얼굴'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