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수염# Welcome to petshop
dpfls30@hanmail.net
" 야~ 니가 쏘는거니깐 맘 놓고 시킨다? "
아직도 알바생 녀석의 저 얄궂은 한마디가 잊혀지질 안는다.
생긴건 안 그렇게 생겨가지고는 어떻게, 여자한테 빈대를 붙어?
게다가 먹는건 어찌나 게걸스럽던지...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되는거였다.
그에 비해서-
그동안 귀찮게여기던 스토커녀석은 의외로 매너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 동안 못 봐서 그런건가... 녀석이 너무 좋았다.(크흑ㅠㅠ)
그 녀석.. 수다 좀 줄이고, 나쁜 형만 없었다면 백점인데.. 으흣..
..................
" .. 인애야.. 무슨.. 생각해...? "
" 응? 아냐- "
" ...근데..형윤이..가게에서..일한지....몇시간이나됬다고..그렇게..가버린거래...? "
" 언닌, 걔가 계속 일하면 좋겠어? "
" ...그..그게아니구... 요즘 연말이라서...일손이 좀.. 딸리잖아... "
말끝을 흐리면서 머뭇머뭇 움직이는 언니.
분명히 前(-_-;) 알바생 녀석에게 뭔가 미련이 남은것이 분명해....
내가 시선을 거두지 않은채 계속 언니를 구석구석 뜯어보자 귀끝까지 빨개진 언니는
괜한 흥분을 하면서 강한 부정을 해보였다.
" 아,아,아,아니! 내가 형윤이한테 딴 맘 있는게 아니구! 단지 일손이 모자라서!
우리 알바 모집 광고나 내볼까? 응? 그러자 인애야- 나 정말 형윤이한테 맘 없어~ "
평소에 얼굴을 가리고선 제멋대로 엉켜있던 머리를 질끈 묶더니
입이 귀에 걸릴듯이 환하게 웃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추는 언니=.,-
왠일인지 볼에 홍조까지 띄워놓은 언니를 보며.. 강한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 그래? 그럼 내가 두배로 열심히 일하지 뭐~ 하긴, 그동안 내가 너무 놀아서
일손이 많이 딸렸지? 미안 언니~ 내가 열심히 일할게. *-_-* "
" 어어? 안 그래도 되는데! 인애 너두 참- 하핫;
그냥 우리 편하게 아르바이트 생 받자, 어때? 좋잖아~ "
" 아니 내가 일한다니까 왜그래~ 그리고 우리가 알바생을 받을만큼 돈을 잘 벌고있는것도 아니구 "
" 내 월급에서 깐다. 됬지? "
이건 사상초유의 사건이자 이례없는 일이다.
가게의 경리까지 도 맡아가면서 돈관리에 철저하던 언니가.. 지금..
자기 월급으로 알바생을 두겠다고한게 분명하지??
내가 입이 떡 벌어진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내비치자
언니는 무안한듯 헛기침을 두어번하더니 이내 팔짱을 낀채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 그..그게.. 그만큼.. 일이...많다는거지...... "
본인 스스로도 민망했는지, 아니면 뭔가 다른 변명을 찾으려는건지
언니는 재빨리 몸을 피해버렸다. (그래봤자 고작 고양이들 밥주러갔다.-_-.)
내게 궁금증만을 잔뜩 안겨준채 홀연히 사라져버린 언니의 자취를 느끼며..
언니는 내게
" 그..그게.. 그만큼.. 좋아한다는거지(>0<)!!!!!! "
라고 말하고 싶어한것이라 추측하였다.
으흐흐흐흐흐흐, 언니는 뭐가 부끄럽다구 8-_-8 (헤아릴 수 없는 애매모호한 표정)
언니에게 오춘기가 온것같다는 남다른 설레임으로(내가 왜;)
큰 맘먹고 자신의 월급까지 떼어 준다는 언니를 팍팍 밀어주기로하였다.
사실, 그게 가장 큰 이유였다. 언니에게 많이 미안한 감정이 드는군-_-;
일단은 핸드폰 전화번호부를 꾹꾹 눌러대며 스토커 녀석의 번호를 찾아댔다.
아마도 스토커라 저장되있으리라 짐작하고는 'ㅅ' 에 가서 찾아보았으나
그곳에는..
수진이♥
씨발넘--
상가관리실
꼴랑 요 세개만 저장되어있었다.
내 폭 좁은 대인관계에 눈물 흘리며.. [씨발넘--]이 누군가 하고 한참이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아직도 그 번호의 주인공은 찾지못했다.(18번에 저장되있더라~~ㅋ)
어쨋든, -_-; 스토커 녀석의 번호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가 없었다.
그렇다면... 혹시 실명으로 등록되어 있는건가?
녀석의 성 따위는 모르고 前알바생이나 이 녀석이나 형자 돌림이란게 생각나서
이번엔 'ㅎ' 부분에가서 열심히 찾았다. 이번엔 있겠지..
그곳에는..
하늘씨
혜림냥
효주냥
효주주민번호
꼴랑 네개 였다.. 게다가 [효주주민번호] 깨나 충격적이었다.
그러면서도 눈으로 훑어보고 입으로 중얼중얼 외고있는 내 모습....
-_-;;; 어쨋든 여기에도 그들의 번호는 없었다.
난 스토커녀석과 꽤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아쉬워하며 흐르는 눈물을 슬며시 훔칠 언니를 생각하며..
.... 그래 실은 내가 아쉬웠다-_-. 나의 더러운 대인관계에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구ㅠ^ㅠ
일단, 아직은 영업시간인데다가 지금 창 밖에 왠 아주머니와 그녀의 딸로 뵈는 어린아이가
밀고 당기면서 가게 안을 구경하는 모습이 보이기에 번호 찾기는 나중으로 미뤘다.
자식이기는 부모없다고 그 모녀는 가게로 들어오려는듯 해보였다.
아싸!! 역시 애들 마음은 애들이 안다고, 저 꼬마 아이가 너무 예뻐뵜다ㅠ^ㅠ
내 짐작대로 얼마 지나지않아 종소리가 나긋이~ 울려퍼졌고
그에 맞춰서 사랑스런 고양이들과 멍멍이들이 짖어댔다.
늘 가장 높은 소리를 내면서 신경질 부리던 케이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게 조금 섭섭했다.
그래도, 정이 들었나본데...
" 엄마-엄마- 우리 고양이 키우자 응? 엄마~ "
" 소영아.. 고양이는 털 날려서 안되요! "
" 엄마~ 나는 고양이 키우고싶단말예요ㅠ_ㅠ "
어딜가나 그렇듯이 털 날리는거 무지하게 싫어하는 어머님들 꼭 계시지..
아마 이번 아주머니도 그런거 무지 싫어하시는 미시족 이신듯했다.
으훗-v-* 잘 오셨어요 아줌마- 제가 고양이 한마리 안고 돌아가시게 해드립죠!!!!!
( 사실 자신없다-,- )
" 안녕하세요 손님- 뭐 찾으시는 동물 있으세요? "
" 어휴~ 그냥 구경하려구요, 근데 이 녀석이 자꾸... "
" 언니언니 나 고양이~!! "
고양이들이 무리지어 쉬고있는 곳을 바라보며 애절한 눈빛을 보내는 꼬마=_=)♡
꼬마의 보챔이 계속 되자 아주머니는 어쩔 수 없다는듯이..
" 아가씨, 가장 털 안 날리는 고양이 뭐있어요? 구경 좀 해볼게요... 됬지? "
" 응, 엄마ㅠ_ㅠ 우리 꼭 사자! "
그 꼬마는 정녕 미운 7살(대략;)쯤인것 같다.
헤실헤실 웃으며 가장 털이 짧기로 유명한 아메리칸 쇼트헤어 종의 한마리와
코리안 쇼트헤어 종의 한마리를 데려왔다.
그 중에는 연인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남자 고양이도 하나 껴있었다(코숏이었다-_-)
" 손님, 여기 두 종류가 있어요. 이 녀석은 코숏이라고 한국 토종이구요
요 녀석은 아메리칸 쇼트헤어라구 입양온 녀석이에요^ㅇ^ "
" 어머- 둘 다 도둑 고양이 아니에요? 어머~ "
=_-; 암만 얘들이 도둑 괭이 같다고 하여도
어떻게 다 듣는 앞에서 그런 소리를!!!
" 에이 손님- 고양이도 말 알아먹어요, 얘네들 그런 나쁜애들 절대 아니에요~
인터넷 싸이트 돌아다녀보시면 가격도 중저가인데다가 애교가 철철 넘쳐가지고 인기가 얼마나 많은데요! "
한동안 녀석들을 찬찬히 살피시던 아주머니는 못 마땅하다는듯
인상을 찌푸리시더니 다시 한마디 하셨다.
" 그래두, 도둑 고양이 같아서 별로네요. "
" 엄마엄마 얘 너무 이쁘다ㅠ_ㅠ 얘 사자~ 응? 엄마~ "
착하고 귀엽고 깜찍한 꼬마가 가리킨건 헤어진 여인을 아쉬워하던 코숏이었다.
자신에게 손가락을 가져다 댄 꼬마에게 겁먹었는지
눈을 땡그랗게 뜬채로 차렷해버린 닭이...ㅠ.ㅠ(실은 얘 이름이 닭이고 얘 애인 이름이 살이다;)
" 와- 우리 꼬마아가씨 이 아이가 맘에 들었구나?
얘는 사납지도 않고 많이 온순해^ ^ 그런데, 이 녀석은 사랑을 하고 있거든...? "
" 네?? "
내 천진난만한 대사에 흥미진진한듯이 대답한건........... 아주머니였다=_=
내 말따위는 관심없다는듯 닭이만 보며 방긋 웃는 꼬마와
궁금다하다는듯이 나를 쳐다보는 아주머니의 눈빛에 짐짓 당황했다.
" 아-_-;; 이 녀석, 애인이 있거든요 "
" 어머.어머. 이 고양이 몇달됬는데요? "
" 세달 정도요=_=; 아직 어리죠? "
" 어머- 여자 고양인요? 연상? 연하? "
" 동갑인데요-; "
" 어머머머- 너무 멋있다.. 소영아, 우리 이 고양이 데려갈까? "
의외였다. 도둑고양이라 치부하며 쳐다도 안 볼것 같았던 아주머니가
꼬마 아가씨에게 저런 말을 했단것은-
" 응 엄마!! 데려가자ㅠ^ㅠ "
" 그래그래~ 너무 멋있다 얘, 고양이들 로맨스라니!
언니- 얘 랑 얘 애인이랑 두 마리 다 주세요. 사료도 파시나?? "
" 네-_-; 사료랑 집이랑 장난감들 다 구비되있어든요? 저 쪽에서 골라보세요. "
" 호호호호호^ㅇ^ 그래야겠네- "
뭐 그리 우스우신지 계속 웃으시면서 용품을 고르시는 아주머니.
그리고 아주머니의 폭탄(;)발언에 좋아 죽으려고하면서 닭이와 노는 꼬마.
좀 어이없지만 그래도 한건 올렸다-_-;;
/////
" 어머, 얘가 그 애인? 너무 이쁘다~ "
아주머니.-_-. 걔 털 엄청 길거든요??
그런거 전혀 상관없으신건지 얼싸안고 웃으시는 아주머니의 모습에 새삼 놀라버렸다.
ㅡ_ㅡ 털 싫어하신단건 핑계셨나요~!!
" 용품들은... "
" 아- 저 아가씨가 도와줬어요^ㅇ^ "
아주머니가 가르킨것은 민망함에 몸을 숨겼던 언니였다ㅡ,.ㅡ
하긴- 언니가 손님 관리 하나는 매우 철저했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또 챙피해진건지 쏙 숨어버리는 언니였다.
오춘기란 무서운것이여-_-33
" 총 얼마죠? "
" 네... 다 합해서.... "
계산기를 뚜드려가면서 총 합계를 계산하고 있는 내 시선을 잡아끄는것은
장난치고있는 닭이와 살이 커플을 지긋이~~ 바라보며 미소짓고있는 꼬마였다.
나도 어렸을때 그랬었지, 동물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었다.
비록 똑같진 않지만 저 꼬마가 내 전처를 밟고있는듯해서 흐뭇했다*-_-*
" 여기 영수증이요.. "
" 고마워요^ ^ "
" 네- 안녕히가세요!! "
" 언니!! 나중에 또 올께요!!!!! 안녕!! "
손을 높이 흔들며 빠빠이 해주는 꼬마의 모습에..다시 한번 뭉클했다ㅠ_ㅠ
그래~ 저게바로 순수한 아이들의 때묻지않음이야~~
감격에 겨워 한참이나 꼬마가 나간 자리를 응시하는 날 깨워준건
언니의 친절한 손찌검이었다(-_-;)
" ...인...인애야!! "
" 아!!!! 뭐야, 왜 때려-_-; "
" ...너..... 알바생...광고...붙..였어?? "
저런 말을 내뱉는 도중에도 언니는 몇번이나 내 시선을 피해버렸다.
아까보다 더 빨개진 볼에 웃음을 띄우는 언니를 보며-
멋진 로맨스에 약한건
딸이 7살이나 된 아주머니건, 막 오춘기에 접어선 아가씨건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ㅡ_ㅡ*
" 야!! 나 정말 형윤이 안 좋아해!!!!! "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래지 아마-_-a
- 이번편 끝!!!!!!!!!!! ㅋㅋㅋㅋ -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중편 ]
( 고양이 수염 14 )
꼬깔콘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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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08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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