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향후 5년 경제 보고서
인프라 확대·금리인상 늦춰라
국제통화기금(IMF)이 글로벌 경제 저성장 추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년 전 래리 서머스 전 미국재무장관이 주장한 세큘러 스태그네이션(장기 경기침체) 가능성을 공식화한 셈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2013년 11월 IMF 콘퍼런스에 참석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선진국 저성장 추세가 기업투자 위축과 만성적 수요 부족 때문에 장기화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IMF는 7일 글로벌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 수년간 천문학적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쏟아 부었음에도 앞으로 5년간 전 세계 경제 성장 잠재력이 정체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IMF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전에 발생했던 경제혼란·침체보다 훨씬 심각했다"며 "이에 따라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경제 성장추세가 영구적으로 낮춰졌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IMF는 저성장 요인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 외에 고령화, 경제활동인구 감소, 생산성 증가 둔화 등을 꼽았다.
특히 한국은 일본과 함께 생산가능활동 인구 감소 문제가 한층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타 민족에 배타적이어서 이민자 숫자가 절대적으로 적은 데다 1980년대 이후 출생률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생산가능 활동인구 감소에 직면해 잠재성장률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IMF는 진단했다. 한국 출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IMF는 또 선진국의 경우 잠재성장률이 2015~2020년에 연평균 1.6%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간 연평균 성장률 1.3%보다는 높지만 위기 이전에 기록한 성적(2.25%)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주요 신흥국의 잠재성장률 하락폭은 더욱 가파를 것으로 봤다. 2008~2014년 중국을 필두로 주요 신흥국은 연평균 6.5% 성장했지만 앞으로 5년간 평균 성장률이 5.2%로 뚝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투자과잉 시대를 벗어나 내수 위주 경제시스템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잠재성장률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IMF는 걱정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