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본선16강전]
한국의 응씨배 탈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5월 2일 중국 상하이 왕바오호텔에서 벌어진 제6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한국의 최철한, 이세돌, 이창호, 박영훈 9단이 각각 구리, 저우허양 9단, 씨에허, 펑첸 7단을 잡으며 8강 티켓을 움켜쥐었다.
전기대회 준우승자인 최철한 9단은 중국랭킹 1위 구리 9단을 맞아 초반 고전하는 형국으로 출발했지만 좌변 흑대마 사활에서 기막힌 묘수를 터뜨리며 구리 9단의 초대형 대마를 모두 낚아챘다. 대마가 모두 죽겠느냐는 식으로 별다른 고민 없이 노타이밍으로 일관한 구리 9단은 최철한 9단의 초강수를 얻어맞고 대마가 아사직전에 처하자 얼굴이 시뻘겋게 상기되며 곤혹스런 표정을 짓기도. 사이버오로 해설의 백대현 6단은 최철한 9단의 완력이 제대로 폭발한 내용이라 평하며 이런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8강전 대국도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는 감상을 덧붙였다.
이세돌 9단과 이창호 9단은 일찌감치 8강행을 결정지었다. 씨에허 7단과 박빙의 대결이 될 것이란 평가였지만 이창호 9단은 한 수 위의 기량으로 멋진 수습솜씨를 내세워 140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이세돌 9단 역시 저우허양 9단을 맞아 두터움을 한껏 운용한 유유한 반면운영으로 205수 끝에 흑불계승했다.
박영훈 9단도 승리했다. 박영훈 9단은 우변 전투에서 펑첸 7단의 강수에 말려 흑대마를 모두 죽여버렸지만 이후 교묘한 사석작전으로 흑대마의 고기값을 톡톡히 받아내 형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승리한 박영훈 9단은 최근 중국 내에서 최고의 상승주가를 치고 있는 류싱 7단과 맞선다.
전기대회 준결승까지 올라갔던 송태곤 8단은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박문요 5단을 맞아 선실리 후타개 작전으로 일관했지만 중반 이후 박문요 5단의 묵직한 펀치에 중앙 백대마가 전멸하면서 191수 끝 백불계패를 당했다.
조치훈 9단은 창하오 9단을 꺾어 주변을 놀라게 했다. 16강전이 시작되기 전 각종 언론매체들은 전기대회 우승자인 창하오 9단이 무난하게 8강을 밟을 것이란 견해였지만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침투와 타개의 신’이란 애칭만큼 선실리 후타개의 대명사인 조치훈 9단은 중반 들어서 날카로운 수습솜씨로 창하오 9단의 공격을 모두 분쇄시킨 끝에 291수 백3점승을 거뒀다. 승리한 조치훈 9단은 이창호 9단과 맞붙는다.
형제대결로 벌어졌던 왕레이 8단과 콩지에 7단의 대결은 콩지에 7단의 승리로 막을 내렸고 류싱 7단은 왕밍완 9단을 따돌리며 중국의 체면을 겨우 살렸다. 구리 9단과 창하오 9단 등 자국 상위랭커들이 모두 탈락한 상황에서 콩지에 7단과 류싱 7단은 상당한 부담감을 짊어지게 됐다.
이어지는 8강전은 5월 4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사이버오로는 8강전 모든 대국을 생중계하며 이창호 9단과 조치훈 9단의 대국은 안조영 9단의 명쾌한 해설이 곁들여진다.
제6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는 각자 제한시간 3시간 30분이 주어지며 시간초과시 35분당 2점의 벌점제를 적용하고 있다(벌점제는 최대 4번까지 쓸 수 있음). 돌가리기는 홀짝을 맞춘 사람이 흑백의 선택권을 가지며 흑을 선택한 사람은 덤8점을 내준다. 지금까지 8강 진출자에 주어지던 차기대회 본선 시드는 이번 대회부터 우승, 준우승자에게만 배정할 예정. 우승상금은 미화 40만 달러, 준우승 상금은 미화 10만 달러다(세금 20%).
※제6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16강전 결과(파란색이 승자)
이세돌 9단:저우허양 9단(中)- 205수 흑불계승!
이창호 9단:씨에허 7단(中)- 140수 백불계승!
최철한 9단:구리 9단(中)- 137수 흑불계승!
박영훈 9단:펑첸 7단(中)- 293수 흑1점승!
조치훈 9단(日):창하오 9단(中)- 291수 백3점승!
박문요 5단(中):송태곤 8단- 191수 흑불계승!
류싱 7단(中):왕밍완 9단(日)- 234수 백불계승!
콩지에 7단(中):왕레이 8단(中)- 242수 백불계승!
※제6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8강전 대진
(8강전부터는 추첨없이 토너먼트제로 직행)
이창호 9단:조치훈 9단
이세돌 9단:콩지에 7단
류싱 7단:박영훈 9단
최철한 9단:박문요 5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