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별난시장이 뭐예요? "

[옻골 최수환]

" 별난시장이 뭐예요? "

" 아름다운가게 벼룩시장하고는 뭐가 다른가요? "

" 어디서 하는거예요? " 

2009년부터 아름다운가게가 주관하고 북구청이 후원하는 착한벼룩시장이 함지공원에서 매월 넷째주 토요일에 열렸다.

옻골도 예술체험거리를 가지고 참여했고, 지역민간도서관 더불어숲과 로컬푸드매장 농부장터,선린종합사회복지관 등 강북지역단체들도 참여하여 풍성한 나눔장터로 지역민의 사랑을 받았다.

작년부터는 북구청의 지원예산이 줄어 7월부터 9월까지 3회만( 10월은 우천으로 행사취소) 진행되었고, 올해는 아름다운가게 자체사정으로 진행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소식이 왔다.

한번이라도 착한벼룩시장에 참여했거나 구경을 나온 사람들은 그 재미와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안다.

봄이되면 꽃이 피듯 벼룩시장 오픈을 기대하고 궁금해한다. 햇살 좋은 날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끼리 공원을 거닐다 요런 문화적 놀거리를 발견하면 우리동네에 대한 문화적 자부심이 커진다. 일상의 색다른 기쁨에 마음을 열고  나도 동참하고픈 충동을 느낀다. 이러한 문화적 경험을 공유하는 마을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 지역의 일상행복지수를 높여 비록 팍팍한 도시아파트촌이지만 우린 뭔가 숨쉴구멍을 만들며 산다는 희망적 연대가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벼룩시장의 주인은 참여하는 주민이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가방을 꾸렸는지에 따라 그 판의 성격이 달라진다. 작정하고 돈벌러 왔다면 조졌다! 서로가 민망하고 어이없이 얼굴 붉혀야 한다면 그 장은 소모전으로 간다. 허나 나의 일상을 이웃과 나눈다는 기대와 설렘으로 왔다면 행복바이러스의 진원지다!  한사람한사람의 자발적 에너지로 꾸려진 그 장은 역동적이고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아트마켓도 마찬가지다. 한 사회의 정신적 가치생산자인 예술가가 기본적인 밥걱정은 하지않고 예술해야 좋은 사회인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수준은 그에 한참 못미친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더미친다! 허나 별난예술시장은 그런 현실에 발묶이지않고 대안적인 탈출구를 모색하는 비주류독립예술가들의 난전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상상공작소다. 그래서 그들의 난전을 그냥 스치기만 해도 기분좋은 발상이 샘솟는다. '예술! 나도 함 해보까?' 상상의 나래를 편다!! 

물질적 풍요만을 쫒아 달려온 현대도시사회에서 나눔과 순환, 재활용의 가치를 생산하는 벼룩시장(아나바다장터)은 대안시장이자 생태문화운동이다. 이미 전국적으로 활성화되어 각 구청별로 특색있는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마을기업 문화나눔수다방공방은 동네에서 색다른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밥이 되고 예술이 되고 문화가 되는 일을 도모하고자 한다. 첫해사업으로 우리동네 강북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함지공원에서 매달 한번! 별난시장을 열고자 북구청에 장소허가신청을 했지만 정기적인 공원행사예약은  안된다는 답이 왔다.

전국적인 벼룩시장 동향을 조사해보면 했다안했다 하는곳보다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곳이, 한달에 한번 하는곳보다는 매주 열리는 장터에 더 많은 시민들이 호응한다. 행사성격과 취지에 대한 정확한 숙지가 안되거나, 안하고싶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이다. 주민들은 꽃을 찾는 벌떼처럼 궁한데, 그 통로를 쉬이 열러주지않으려는 심보는 무얼까? 누구를 위한 구정인지.. 이런 나의 답답함에 동네분이 지나가는 말로 '서명받을까요?'라고 했다. 구청에서 직접 나서서 적극적인 후원과 지지로 이루어지는 벼룩시장을, 우리동네에선 주민서명절차까지 밟아야하는 서글픔을 우찌알꼬!!! 

2012년 3월 아름다운가게 칠곡점과 북구청에 다시 문을 두드렸다. 우리동네에도 재미있는 별난시장 한번 만들어보자고..

아가게는 자원활동가가 많이 줄어 7월부터 4달간의 진행도 불투명하다고 했고, 북구청도 일단 4월행사를 보고 한달씩 허가만 가능하다고 나왔다.

우리는 예산도 없고 자원봉사자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가가호호 주민들의 에너지를 믿고

 "동민 여러분! 꽃이 폈어요!!"하고  일단 불을 질렀다.

선거철이라 닥치고! 떼는 현수막, 설마했더니 이틀만에 작살나고 헉! 어찌 홍보를?? 그래서 3지구 아파트는 모조리 찾아가 행사전단지 게시를 부탁했다. 벼룩시장이라는 타이틀은 동네축제보다도 훨씬 대중적임을 그때 알았다.^^

흔쾌히 홍보물 게시에 협조해주신 각 아파트 관리소장님들..

내부사정이 힘들어 참여하진 못했지만 벼룩시장기존참가자들에게 문자한통 날려준 아가게 칠곡점..

매장홍보를 위해 자연드림 동천점 앞에서 나눔장터를 열 계획이였지만 함께가자!는 제안에 손 맞잡아준 대구참누리생협.

강북우리마을공동체가 운영하는 농부장터와 선린복지관 분들..

벼룩시장 접수와 진행을 도와준 별난시장나눔꿈틀이분들..

별난공연무대에 완전 재능기부로 첫행사를 빛내주셨던 울동네에 사는 가수 임정득과 옆동네 오카리나합주단..

뻘쭘함을 무릅쓰고 용기를 내 신나는 집단댄스를 선보인 강북중 환경반친구들..

한가지 레파토리로 볼때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술같은 마술공연을 펼쳐준 다부초 나경환선생님..

어린이아트마켓의 모범을 보인 창의발전소 바바트선생님과 수제자들..

예술장터를 빛내준 생활창작하시는 동네공방선생님들과 옻골수다방 식구들..

그리고 하늘이 준 선물! 함지공원의 햇살과 바람.. 그리고 연두빛 고운 나무들.. 모두 고맙습니다.. 

야외체험행사후 트럭한대로 산뜻하게 뒷정리하기도, 제때 저녁먹어보기도.. 옻골 5년동안 첫경험이었다..

행사중에 "저요!" 하고 무대진입을 시도하는 적극적인 구애를 받은것도, 공연을 위해 셋팅해둔 마이크 뒤에 아이들이 쪼로롬 줄을 서는 경계넘기는 또 얼마나 반가웠던지..

함께 즐길준비가 된 이들의 에너지는 아직도 가슴속에서  춤을 춘다..

5월 더 푸르른 모습으로 만나요..

 

[황후명성]

4월 둘토 갓는데 재밋엇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