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는 당연히 땅에 심어 나무를 왕성하게 길러야 한다는 선입견을 버려야 합니다.”
포도나무를 상자에 심어 양액재배하고 있는 실미원농장의 신순규씨(45·인천시 중구 무의동). 7년 전 포도로 작목을 전환한 신씨는 사질토가 많은 섬의 척박한 토양을 어떻게 개선할까 고민하다 2000년 양액 상자재배법을 개발, 토양의 비옥도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량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신씨는 인공토양을 배지로 사용해 가로·세로·높이가 50㎝×30㎝×35㎝ 크기인 플라스틱 과일 보관상자에 포도나무를 재배한다. 이 상자 위로 관수시설을 해 양액 등을 정확히 시비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 재배 기술의 핵심은 나무관리에 있다. 포도나무의 키를 30㎝ 정도로 유지하고, 가지는 양쪽으로 수평이 되게 유인해 60㎝ 정도가 되도록 키운다. 신씨는 “양액 재배는 포도나무의 크기를 너무 키우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나무를 너무 충실하게 키우면 열매에 가는 영양이 부족해질 수 있고 나무의 경제 수령도 짧아지게 된다”는 지론을 폈다.
또한 열매는 한나무당 15송이가 달리도록 솎아주고, 잎 수는 최소 20장 이상을 유지시키면 200~250g 정도인 포도송이를 수확할 수 있다는 것. “양액 재배를 하면 정확한 시비와 수분 관리를 할 수 있어 열과나 미숙과가 거의 없고 당도도 높은 고른 품질의 포도를 생산할 수 있어 좋다”는 것이 신씨의 설명이다.
양액 상자재배는 초기 시설 투자 비용은 일반 과원에 비해 많지만, 양액 재배를 하면 초밀식 재배가 가능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신씨는 “보통 토양재배에서는 1평당 1그루를 심지만 양액상자로는 5그루까지 재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포도나무는 1년생을 상자에 심어 양액 재배하면 그해에도 열매를 생산할 수 있어 첫 생산까지 소요되는 비용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 이 외에도 과원 관리에 드는 인력을 줄일 수 있는 등 신씨가 밝히는 양액 재배의 장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신씨는 양액재배를 하면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2001년 무농약 재배인증도 받았다. 화학비료나 농약 대신 직접 제조한 포도 효소나 미나리·쑥·칡 등의 녹즙을 영양제로 사용하고 있으며, 박하 등의 허브를 하우스 안에 심어 해충을 퇴치하고 있다.
이렇게 재배된 실미원농장의 포도는 인터넷 등을 통한 직거래로 10㎏당 7만원선에서 팔리고 있다. 신씨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면 포도 농사에도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www.silmiwon.net ☎032-752-7600.
〈인천=홍재임〉
jaeimh@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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