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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왕건 <제 53회>
씬 1. 오다린의 집 별채
지난회와 장면이 연결된다. 사람들은 모두 도영을 보고있다.
도영 왜들 그렇게 보십니까 ?
왕식렴 낭자, 우린 이미 뜻을 함께 하기로 했소이다. 아직도 믿지 못하신다면 섭섭합니다.
이치 듣고보니 그렇습니다. 우린 목숨을 걸고 이곳에 왔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의심을 풀지 못하십니까 ?
변사부 ..... ?
도영 (밝게 웃으며) 댁들 모두 목숨을 걸고 오셨다지만 이쪽 또한 다를게 없습니다. (차갑게) 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송두리째 내어놓는 엄청난 일입니다. 어찌 쉽게 기분에 치울칠수 있겠습니까 ? 아니 그렇습니까 ?
변사부 허허허 ... 낭자의 말씀이 옳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말씀입니다. 그래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도영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 제가 가서 왕장군을 만나봐야 하겠다고 말입니다.
변사부 만나서 어찌하실것인지요 ?
도영 여러가지 확인해야 되겠지요. 첫째는 과연 왕건 장군이 이곳 금성에 군대를 상륙시킬 능력이 있는가를 보아야 겠습니다.
오다린들 ...... (끄덕인다)
도영 그다음은, 이곳 금성의 장래를 과연 보장해줄만한 분인지 아닌지 또
그럴뜻이 있는지 없는지 확실하게 알아보아야겠습니다.
종례 옳은 말이요. 오장자.
오다린 ..... (끄덕인다) 그래 얘야 언제 가보려느냐 ?
도영 빠를수록 좋을것입니다. (왕식렴들 보며) 자 세분중에 누가 소녀를 안내해 주시겠습니까 ?
그말에 모두들 서로의 얼굴을 보다가 다시 도영을 보며
도영 제일 연세가 원만하신 분이 좋겠지요.
변사부 허허허 ... 이사람 말씀이오니까 낭자 ?
도영 왕건장군의 사부가 되신다 하시지 않았습니까 ? 안심하고 제가 따라가도 될것 같아서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다.
변사부 좋습니다. 낭자. 하면 제가 뫼시도록 하지요. 언제가시겠습니까 ?
도영 이밤으로 떠나도록 하시지요.
오다린 지금 바로 .... ?
도영 시급한 일입니다. 이제부터 서둘러야지요 아버님.
긴장하며 끄덕이는 오다린의 얼굴에서 디졸브.
씬 2. 밤길
해안가 바다길을 변사부와 남장을 한 도영이 가고있다. 오다린의 집사가 앞서가며 안내를 하고있다. 어둠속 저만큼 수달의 군사들이 한가하게 지나치는것이 보인다. 변사부가 긴장을 한다.
집사 괜찮습니다. 수달장군의 군사들이지요.
변사부 ....
도영 백제국으로 치면 이곳은 상당히 안정적인 후방에 속합니다. 전쟁과는 거리가 먼곳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모두들 태평하옵니다.
변사부 그렇군요. (얼마쯤 가다가 슬며시 묻는다) 낭자, 그동안 쭉 낭자를 보아왔습니다만은 .... 참으로 담력이 크신것 같습니다.
도영 소녀가 말이옵니까 ? 호호호 과찬이시옵니다. 소녀는 어릴적 부터
그렇게 자랐사옵니다.
변사부 하지만 여인의 몸으로 섬뜻 적진속으로 들어간다는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결단이지요.
도영 그렇다고 그렇게 어려운일 또한 아니지 않사옵니까 ? 왕건장군의 사부께서 함께 가시는 길입니다.
변사부 허허허 ...그렇게 믿어주시니 고맙습니다. 낭자.
도영 어서가시지요. 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씬3. 유장자집 외경 (낮)
왕평달 (E) 그동안 참으로 여러가지 노고가 크셨습니다.
씬4. 동집 사랑
왕평달과 마사부 그리고 유장자가 마주해있다.
왕평달 이엄청난 대사업을 아무나 하기는 어려운일입니다. 역시 유장자님이십니다.
마사부 그러하옵니다. 참으로 대단한 일을 하고 계시옵니다.
유장자 허허허 어인 말씀들을 .... 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하고 또 나라를 위해서 하는일이 아니겠습니까.
마사부 오면서 보니 이미 배들이 거의 다 된것 같아 보였사옵니다만은 ...
유장자 그렇습니다. 큰 함선들도 다 되었고 작은 종선들도 생각만큼 다 끌어모았습니다. 문제는 ....
왕평달 예 말씀하시지요.
유장자 배가 문제가 아니라 주변여건 들이올습니다. 이일이야 말로 하늘이 돕지 않으면 아니될 일입니다.
왕평달 (긴 한숨) 알고 있습니다. 지금 금성에 우리 사람들이 가있습니다. 우선은 저들이 잘해주어야 될것이고 .... 또 그쪽에서 우리와 뜻이 맞아주어야 될것인데 ....
유장자 그러게 말이올시다. 그리고 또 있지요. 폐하께서는 왕장군을 적극 돕고 후원해주십니다만은 한편에서는 또 그렇지가 않습니다.
왕평달 그건 그렇습니다. 알고있습니다. 특히나 내원 그분께서는 심히 다른 눈과 생각으로 우리를 보고 있는것 같습니다만 ....
유장자 잘 보셨소이다. 여러 각도로 우리를 살피고 조사하고 있는것으로 압니다.
마사부 조사까지 .... 한단 말이옵니까 ?
유장자 그렇소이다. 우리도 그렇지만은 송악분들도 매사 조심을 하셔야 할겝니다. 우리 패서인들이 모이는 것을 내원께서는 별로 달가워 하지 않고 계십니다.
왕평달 ..... 그렇습니다.
유장자 그러나 이번같은 거대한일을 추진하려면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하고 뜻을 모으지 않으면 어려운 일입니다. 헌데 그런것들을 의심하고 있다 그말입니다. 답답한 일이에요. 그래 송악의 상황은 좀 어떻습니까 ?
왕평달 우리쪽에서 맡고 있는 수군의 훈련은 사실상 끝이 났습니다. 명령만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지요.
유장자 (끄덕이며) 다행이로군요. 왕장군의 부장들이 아주 잘하고 있는것 같아보였습니다. 참으로 든든한 사람들이었어요.
씬 인써트
수군 훈련이 한창이다. 곳곳에서 배에서 내리고 오르기 피아간의 백병전등이 보여지고 있다. 유금필과 능산, 박술희들이 군사를 조련시키고 있다. 그한쪽에 장수장도 보인다. 그들의 함성과 훈련의 모습에서
씬 다시 유장자집 사랑
유장자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유장자 모든 준비들이 이제 다 잘 끝나가고는 있는데 .... 나라 사정은 그렇게 편안하지를 않은것 같고 .... 왕장자 께서도 소식들으셨습니까 ?
폐하에 관한일 말입니다.
왕평달 예. 귀동냥으로 소문은 듣고있습니다. 황도를 옮기는 일과 나라 이름을 바꾸는 일에 대해서 많은 신료들이 걱정하고 있다 들었습니다.
유장자 그렇소이다. 지금이 그럴때는 아닌것 같은데 ..... 그 아지태라는 사람이 아마도 대단한 사람인것 같습니다. 중심이 그렇게 굳으신 폐하께서 삽시간에 그사람의 말만 듣고 계시는것을 보면 ....
왕평달 뭔가 이유가 있으시겠지요.
유장자 조정이 한동안 계속 시끄러울것 같습니다.
씬 황궁 외경
궁예 (E) 허허허 ... 아학사가 철원에 관해서 그토록 잘 아는줄은 몰랐소이다.
씬 동 대전
아지태와 궁예가 마주 앉아 함께 지도를 보고있다.
궁예 (신이나서) 맞아. 아학사의 말처럼 철원은 요지중의 요지요, 사통팔달 연결되지 않은곳이 없소이다.
아지태 그러하옵니다. 폐하. 이곳 송악은 바닷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사옵니다. 대제국의 황도로서는 그중심이 되기 어려운곳이옵니다.
궁예 맞는 말이요.
아지태 송악에 비해서 철원을 보면 삼한의 중심에 위치에 있사옵니다. 동으로 가나 서로가나 길이 다 뚫려있사옵니다. 남으로는 신라와 백제가 내려다 보이고 위로는 발해국과 당나라 오월국등 대륙을 넘볼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사옵니다.
궁예 맞아 맞아 .... 역시 아학사요. 경은 어쩌면 그리도 짐의 생각을 훤히 꿰뚫고 있단 말이요 ? 제국의 황도는 그런 조건을 갖추어야 해.
삼한을 통일하고 비틀거리는 발해국을 접수하고 나아가 거란을 지나 당나라로 가는것이란 말이야. 그런데 신료들이 이런 내뜻을 잘 이해를 못한단 말이요.
아지태 어찌 황새들이 봉황의 걸음을 따를수 있겠사옵니까 ?
궁예 허허허 뭐 그렇게 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너무 몰라. (지도보며)
기가 막히지 않은가 말이야. 역시 송악은 아니야. 서둘러 가보십시다. 아무래도 눈으로 봐야지
아지태 허허허 폐하 그곳에 대해서 잘 아시지 않사옵니까 ? 그리 서두르시지않아도 될것이옵니다만은 ....
궁예 그렇지가 않아요. 내가 지나쳐 온 길은 전쟁을 하기 위한 것 들 뿐이었어요. 황도를 세우는 일이라면 다시 가서 살펴보아야지. 좀 더 정확히 상세하게 보아야지. 암.
그때 대전 내관이 아뢴다.
내관 (E) 폐하, 내군의 은부장군께서 드셨사옵니다.
궁예 음. 왔구만 (큰소리로) 어서 들라하라.
대답소리와 함께 은부가 들어와 예를 올린다.
은부 찾아계셨사옵니까 폐하.
궁예 그렇소이다. 아무래도 철원을 한번 다녀올까 하는데 .....
은부 예 ? 아니 ... 폐하 .... ?
궁예 왜 그렇게 놀라는가 ?
은부 신이 아옵기는 지금 그럴 때가 아닌줄로 ....
궁예 (말을 막으며) 짐이 간다고 했어. 그때가 아니고 그렇고는 짐이 판단을 하는것이야 아니 그런가 은장군 ?
은부 .......
궁예 신료들이 자꾸만 이일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것이 싫어서 아예
생각을 굳히려는것이요.
은부 하오나 폐하 .... 이일을 내원께는 상의를 하셨사옵니까 ?
궁예 짐은 황제일세. 한번 생각해 결정을 내렸으면 그만이지 내원에게 재가를 받아야 하는가 ? 그런것이야 ?
은부 아 ... 아니옵니다 폐하.
궁예 가서 준비를 하게. 떠나는 것은 별도로 다시 이를것이야.
은부 예. 폐하.
은부는 식은땀을 흘리며 대답하고 아지태를 본다. 그런 그의 표정
에서
씬 내원
종간은 생각이 많다. 표정을 찡그리며 앞에 서있는 염상을 본다.
종간 은장군이 대전으로 불려갔단 말이지 ?
염상 네, 내원 어른.
종간 그리고 아지태가 그 대전에 있고 ....
염상 그렇사옵니다.
종간 왜 갑자기 페하께서 은장군을 부르신겔까 ? 특별히 하실 말씀이 있으셔서 그리하신겐가 .... ? (사이) 또 ..... 천도 문제인가 ?
종간은 도리질을 하며 가벼운 한숨을 내쉰다. 그때 내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내관 (E) 내원 어르신, 허월대사께서 드셨사옵니다.
종간 (반가워) 허월대사께서 ? 어서 드시라 하라.
종간이 일어서면 문이 열리고 허월이 들어선다. 염상이 물러간다. 그열려진 문밖에 금대와 장일들이 서있었다. 허월이 들어서고 다시
문이 닫힌다.
종간 어인일이시옵니까 대사님. 참으로 오랜만에 뵙사옵니다.
허월 그렇소이다. 오랫만이구려 내원. 요즘 어떻소이까 ?
종간 모두가 편안하옵니다. 어디서 오시는 길이 시옵니까 ?
허월 내가 있는 명주는 설악산이 있고 조금 더가면 오대산도 있고 대관령에 한계령에 산수 좋은 곳이 아주 많소이다. 두루두루 구경하며 오는 길이외다.
종간 허허허 그렇사옵니까 ? 폐하께는 문안을 드리셨사옵니까 ?
허월 손님이 계신다기에 이리로 온것이요. 표정이 그리 밝아보이지 않는구먼. 허허허. 이보시요 내원, 요즘 머리가 좀 아프시겠소이다.
종간 무엇이 말이 옵니까?
허월 페하께서 집을 옮긴다 하시니 말씀이요.
종간 대사님께서도 알고 계셨사옵니까?
허월 백성들도 다 아는 일이요. 이미 비밀이 아닌 비밀이지. 내원이 얼마나 속이 탈지는 알만하오.
종간 그렇사옵니다. 요즘은 입맛이 소태처럼 쓰옵니다.
허월 허허허 ... 그러실테지. 지금의 송악이 다 실은 내원이 이룬것이 아니요? 이것을 버리고 가신다니. 답답도 하시겠지.
종간 그렇사옵니다.
허월 청주에서 올라온 아지태라는 사람이 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지요?
종간 뭘 어렵다기 보다도 허허허 그저 그렇사옵니다.
허월 대단한 학자라지요.
종간 제가 보기로는 대단하다기 보다는 빗나간 학인 같사옵니다. 비뚫어진 몽상가 말이옵니다.
허월 몽상가라 ? 허허허. 이보시요 내원
종간 예. 대사님.
허월 이나라의 철학과 사상적 기반 모두가 내원께서 다지고 만들었소이다. 아지태를 탓하기만 할것이 아니라 그에 버금가는 유능한 학인들을 모으도록 하시요. 그래야 나라가 더 발전을 합니다.
종간 하지만 어디 그런 인재들이 보여야 말이지요.
허월 금강산을 돌아오다 보니 내 인물다운 인물을 한 사람 만났소이다.
아주 박식한 사람이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불러보시구려.
종간 그사람이 누구이옵니까 ?
허월 성은 박씨라하고 이름은 유라 하던데 ....
종간 박유 ? ....
허월 허허허 ... 아뭏튼 그런 이름이었소. 참으로 신선같은 사람을 한사람 보았는데 다음에 연이 닿으면 만나보시구려.
종간 알겠사옵니다. 꼭 만나게 해주시오소서.
그때 은부가 들어선다. 그리고 이들을 보며 예를 올린다.
은부 대사님이 아니시옵니까 ?
허월 어서오시요. 은장군. 대전에서 나오시는 모양이구려.
은부 예.
종간 폐하께서 무슨 일로 부르셨는가?
은부 드디어 영이 떨어졌사옵니다. 철원으로 가신다 하옵니다.
종간 (놀라며) 철원 ?
은부 그러하옵니다.
종간 철원 ....? 철원 ?
굳어지는 종간의 표정에서 그위로.
연화 (E) 철원으로 가신다구 ?
씬 황우전
연화가 슬이에게 묻고있다. 백씨도 놀라서 본다.
연화 폐하께서 철원으로 가신단 말이지 ?
슬이 예. 마마 지금 내군에 막 영이 떨어져 군사들이 폐하를 수행할 준비에 들어갔다 하옵니다.
연화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도대체 철원을 무엇하러 가신단 말씀인가?
슬이 황도를 옮길 곳을 보러 가신다 하옵니다.
연화 그예 ... 그리 하신단 말이지 ? 도대체 그렇게 까지 고집을 부리시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 모두들 싫어하는 일을 어찌 그리 하실꼬?
연화가 두 아이를 보며 한숨을 쉬는데 제조상궁의 소리가 들려온다.
제조 (E) 황후마마, 대부인 마님께서 드셨사옵니다.
연화 뫼시게.
대답소리와 함께 강장자, 백씨 그리고 양자 아들이 들어온다.
강장자 황후마마, 말씀드린 마마의 아우이옵니다.
연화 ..... (날카롭게 본다)
강장자 집안의 대를 이을 아이옵니다. 마마
백씨 (연화의 표정 살피며) 마마, 왜 그러시옵니까? 마마의 아우이옵니다.
양자 마마 문후드리옵니다.
백씨 인사를 받으시오소서 마마.
연화 부모님께서 정하신 일이니 더이상 탓하기 싫습니다만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십니까? 폐하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백씨 (달래듯) 마마 ....
연화 아버님, 도대체 이렇게 까지 해서 무얼 얻으시겠다는 것이옵니까 ?
강장자 마마, 집안의 대를 잇는것은 의무이옵니다. 또한 우리가 잘되고 못되고에 따라서 가문의 앞날이 결정되는것 이옵니다.
연화 아버님, 그렇게도 힘과 권력을 유지하고 싶사옵니까?
백씨 마마 무슨 말씀을
연화 .... 그런 것이옵니까? 저도 싫어하고 폐하께서도 싫어하시는데 이아이를 궁중까지 데리고 들어오셨단 말씀이십니까? 그렇게도 앞날이 불안하시옵니까? 대체 무얼 얼마나 더 손에 쥐셔야 하는것이옵니까?
강장자 마마, 실인즉, 마마의 말씀이 옳사옵니다. 허나 기왕이면 집안이 번창하고 가문이 번성해야 되는것이 아니옵니까? 권력은 가질수록 좋은것이옵니다. 그것이 무엇이 잘못되었사옵니까?
연화 아버님 .....
강장자 저 혼자 잘살자고 이러는것이 아닙니다. 우리 집안이 오래오래 끝없이 영화를 이루어가고자 하는짓 이옵니다.
연화 (기가막혀 보고있다가) 그만하세요. 더이상 말하고 싶지 않사옵니다. 돌아들 가시어요.
두부부 마마.
연화 (소리를 빽 지른다) 당장들 돌아 가시라 하였습니다.
그런 연화의 표정에서
씬 궐안 어느 전각
회의실이다. 문무 신료들이 모두 모여있다. 복지겸, 배현경, 환선길,
이흔암, 홍유, 종회, 김원, 김락들과 함께 박지윤과 두아들 그리고
장자1,2 , 유장자등 여러 신료들이 보인다.
박지윤 (착잡하다) 어찌들 생각하십니까? 폐하께서 철원으로 가신다 하오이다.
배현경 그저 둘러보러 가신다 들었습니다만
환선길 그냥 가실리야 있겠소이까? 뭔가 둘러보고 결정을 하시려고 가시는것 이겠지요.
이흔암 그렇구말구요. 할일이 태산같으신 폐하께서 그냥 가실리는 없지요.
박지윤 어찌하면 좋겠소이까? 폐하께서 우리에게 한말씀도 안해주시고 저리 길을 떠나신다 하시니
복지겸 나라에서 황제 폐하의 영은 곧 법이 되는것이올시다. 이미 정하신 일을 신하들이 왈가왈부하는것도 아니 될 말이올시다.
홍유 그렇다고 옳지않은 일을 보고 있는것도 신하의 도리는 아니지요.
장자1 암요, 홍장군의 말씀이 맞소이다. 지금이 어디 한가하게 황도를 옮길때이오이까?
장자2 암요. 시기적으로 보나 여건으로 보나 맞지가 않소이다.
종회 그러나 황도를 옮기시는것이 아니라 그저 둘러보신다 하시니 좀 더 추이를 보시지요.
김원 그렇게 하도록 하십시다. 폐하의 일을 가지고 계속 신료들이 논하는것도 민망한 일이올시다.
김락 (끄덕인다) 맞습니다. 폐하께서 철원을 다녀오신뒤에 옳고 그름을 살펴 주청을 드리는것도 나쁜일은 아닐것입니다.
박지윤 일단은 그리 하십시다. 그리고 이보시요 병부령.
복지겸 예. 광치나 어른.
박지윤 듣자하니 백제국의 견훤왕이 대대적으로 병력을 일으켜 남진을 준비한다 들었소이다.
복지겸 세작들의 보고에 의하면 사실인것 같사옵니다.
박지윤 그렇다면 우리쪽에서도 뭔가 움직임이 있어야 할것 아닙니까? 백제가 한눈을 팔때에 저들의 허를 찌른다든지 그런것 말이외다.
복지겸 (유장자를 유심히 보며 알만한 미소) 예. 그에 대한 대비가 있사옵니다. 아마도 경천동지할 일이 곧 일어날것 이옵니다.
홍유 허허 .... 경천동지라 ? 무엇이 그렇게 놀랄일이 있소이까?
복지겸 이제 곧 아시게 될것이옵니다. 머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뒤집힐일이 있습니다. 허허허허. 백제국이 송두리째 흔들거리는 일이 일어날것 이옵니다. 볼만할 것이옵니다.
씬 완산주 궁궐
문무 신료들이 들고있다. 그 한쪽 전각 사이로 궁녀들과 내관들이 오가는 것이 보인다.
씬 동 완산주 황후 전
박씨가 한숨을 쉬고 있다. 동경을 보고 화장을 하다말고 팽개치듯 놓는다.
박씨 참으로 세월이란 무서운 것이로구나. 어제가 청춘이었는데 어느새 주름이 보이고 있어.
옥이 황후 마마, 그렇지가 않사옵니다. 아직도 처녀 아기씨 같사옵니다.
박씨 아부가 심하구나. 그렇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두 태자는 지금 어디가 있느냐?
옥이 대전에 신료분 들이 가득이 모여계시옵니다. 아마도 그곳에 납시어 계시는줄로 아옵니다.
박씨 하휴 ... 또, 그놈의 전쟁이야기로구나.
옥이 그러하옵니다 마마. 이곳 완산주는 물론이고 백제국 곳곳이 들끓고 있다하옵니다. 아마 이번 전쟁은 대단히 큰 전쟁이 될것 같사옵니다.
박씨 나도 이야기 들었다. 언제나 전쟁이 없는 세상이 될꼬 .... ? 폐하께서는 이번에도 우리 두 태자를 앞세워 가신다 하는구나. 왜그렇게 전쟁터로 끌고 가시려 하시는지 생각할수록 딱하기만 하구나. 고비 그것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 ?
옥이 여전히 싱글벙글 하신다 하옵니다. 요즘 깨가 쏟아지는 것 같사옵니다.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사옵니다.
박씨 그래 나도 소시 적에는 그랬느니라. 첫아들 낳았을 때는 누구나 다 그렇지 하지만 조금 더 있어보거라. 저도 늙고 남는 건 한숨 뿐일 것이다.
씬 고비 전
고비가 아이를 어루며 말을 걸고 있다. 그옆에서 견훤이 보고있다.
고비 폐하 보시오소서, 시간이 지날수록 아기의 얼굴이 폐하의 용안 그대로이옵니다.
견훤 허허허 부인, 아니 짐의 아들이 짐을 닮아야지 누구를 닮는단 말인가?
고비 호호호호, 이 웃는 것 좀 보시오소서. 정말 폐하 그대로이옵니다.
견훤 허허허 그리도 즐겁소
고비 예 폐하 이렇게 폐하의 아드님과 함께 있으니 도대체 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겠사옵니다. 이 아기씨는 커서 틀림없이 폐하처럼 될 것이옵니다. 꼭 그리될 것이옵니다.
견훤 암, 아무쪼록 그래야지 삼한을 통일하고 저 북방대륙을 통일하고 중원을 다스릴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되어야지. (아기 안아주며) 그리 되거라 꼭 그리 되거라. 허허허허.
그때 밖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내관 (E) 폐하, 문무 신료들이 대전에 모두 들었사옵니다.
견훤 아, 그런가? 허면 가보세. 신료들이 왔다니 가봐야겠구먼. 자, 또 다녀오리다.
견훤이 돌아서서 내관의 안내를 받으며 나간다.
씬 동대전
견훤과 더불어 최승우, 능환, 공직, 박영규, 방장군, 김총, 신검,
양검, 추호조, 능애, 수달까지 전 장군들과 문무 신료들이 가득히
모여있다.
견훤 출병을 하자는 말이렸다?
최승우 예 페하. 드디어 때가 이르렀사옵니다. 세작들의 많은 첩보를 분석하였고 확인한 결과 폐하께서 군대를 이끄실 때가 되었다는 판단이 내려졌사옵니다.
박영규 그러하옵니다. 폐하. 폐하의 군대는 지금 사기가 충천하옵니다. 이러한 기세와 의욕이라면 단숨에 서라벌을 도모할 수 있을 것 같사옵니다.
공직 우리의 공격로를 이미 확정하였사옵고 폐하께서 이끄시는 본군과 더불어 제 일군 제이군 제 삼군 모두가 언제 폐하의 영이 떨어질까 그것만을 고대하고 있사옵니다.
견훤 허허허 들을수록 참으로 유쾌한 말 들이로다. 그래야지. 이얼마나 벼르고 별러온 일이란 말인가 ? 맞는 말이야. 저 신라를 놓아두고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어. 누가 먼저 신라를 차지하는냐 그것이 바로 누가 삼한의 주인이 되느냐 하는것을 나타내는 것 이란 말이야.
능환 그러하옵니다 폐하. 이번에야 말로 지난날 대야성에서의 수치를 씻으시오소서.
추호정 반드시 그리 되어야 하옵니다. 이번의 전투는 대야성에서 당한 그부끄러움을 열배 스무배 갚아주어야 하옵니다.
능예 하오나 폐하, 그렇다고 하여 서두르셔서는 아니되옵니다. 그렇게 허약해 보이는 신라이지만 폐하의 정예 철기군이 결국은 당했사옵니다.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시오소서.
김총 맞사옵니다. 전투는 의욕만으로 가는것이 아니옵니다. 많은것에 그에 합당한 배려가 있어야 할줄로 아옵니다.
수달 에이, .... 왜 들 그리 시원잖은 소리들부터 하는게요? 그까짓 대야성 전투에 한번 졌다고 해서 이렇게들 몸을 사려서야 무슨 전쟁을 할수 있단말이요? 밀어 붙여야지요. 폐하 이수달이를 선봉에 서게 해주시오소서.
견훤 허허허 이보아 수달, 수달장군 자네는 이미 서남해 수군 방어기지를 맡기로 했지않은가?
수달 전장터에 가기 원하는 장수를 후방에 남아서 잠이나 자라 하시니 참으로 답답하옵니다 폐하. 이보시요 파진찬, 도대체 이수달이가
무슨 잘못을 하였길래 할 일없는 후방에서 잠이나 자라 하시는게요?
최승우 허, 수달 장군 거 무슨 말씀이요? 할일없는 후방이라니 거기가 어찌 후방이란 말이요? 그곳이야 말로 우리가 가려 하고있는 저 최전선과 하나도 다름이 없소이다.
수달 아니, 그곳이 어찌하여 최전선이란 말씀이요?
최승우 바다를 지키는 일은 성 열개를 빼앗는것 보다도 더 어려운 일이요. 그래서 바다에 익숙한 장군을 그곳에 있게하는 것이요. 바다가 대체 무엇이요? 길아닌 길이 바다이고 성아닌 성이 바다올시다. 만에 하나 신라이든 고려이든 군사들이 배를 몰아 온다면 어찌하시겠소?
수달 허허허 이런 바다로 배를 몰아온다구요? 누가요? 도대체 신라든 고려든 어느곳이 그렇게 많은 함선들과 수군이 있단 말입니까?
견훤 허허 이보게 수달이 왜그렇게 말귀를 못알아듣는게야? 만에 하나라고 하지 않는가 만에 하나. 여기 파진찬이 이야기한 중요성은 짐도 충분히 납득이 가. 의무를 소홀히 하지 말고 명령을 잘 따르게.
수달 (마지못해) 알겠사옵니다.
추허조 허허허 수달장군 잔뜩 부어있구만 .... 그렇다고 너무 섭섭히 생각지 마시게. 다음에는 반드시 선봉을 설수 있을게야.
견훤 암. 내 약속을 하지. 다음엔 반드시 선봉을 주겠네.
수달 망극하옵니다 폐하.
방장군 폐하, 신에게도 기회를 한번 열어주시오소서 반드시 보답해 올리겠나이다.
견훤 하하하 맞아 방장군도 전투때마다 참으로 그공이 많고 컸어. 내약속함세. 방장군에게도 기회를 줄것이야. 암 모두들 이와같이 죽음을 불사하고 나선다면 아니될게 어디있겠는가? 오늘의 경들을 보니 참으로 든든하오.
모두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견훤 내 군사들을 열병할것이요. 제장들은 맡은바 소속 군영으로 돌아가 내 다음의 영을 기다리도록 하오.
모두들 예, 폐하.
견훤 곧 세상이 뒤바뀔 것이야. 천지가 소리를 내며 거대하게 엎어질 것 이야. 대백제국의 깃발이 이제 곧 신라를 지나 고려로 향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야.
씬 정주 바닷가 (밤)
어둠속에서 한척의 배가 미끄러져 해안에 닿는다. 마른 번개와 천둥 소리가 요란하다. 변사부와 오다린의 집사, 그리고 도영이 내린다. 그들 천둥과 엄청난 바람을 맞으며 뭍으로 오르면 ....
변사부 낭자, 조심하시구려. 날씨가 갑자기 나빠지는가 봅니다.
도영 그러게 말입니다. 비가 올것 같사옵니다. (주변보며) 이곳이 정주이옵니까?
변사부 그렇습니다.
도영 어둠속이라 잘 보이질 않사옵니다. 왕장군이 계시는곳은 여기서 얼마나 되옵니까?
변사부 그리 멀지 않습니다. 가시지요.
그들 그렇게 바람부는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씬 그근처 바닷가
변사부와 도영들이 계속해 오고 있다. 그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 비를 맞으며 얼마쯤 가다가 도영이 놀라 잠시 멈추어 선다. 멀리 바다로 수많은 불야성이 일렁거린다. 수많은 배들이 끝없이 늘어 서있다.
도영 저것이 모두 .... 배가 아니옵니까?
변사부 그렇습니다. 낭자.
도영 정주가 이렇게 큰 포구인줄은 몰랐습니다.
변사부 허허허... 정주의 유장자라는 분은 송악과 비교하여 조금도 뒤지지 않는 거상이지요.
도영 (끄덕인다) 그런것 같습니다. 허지만 저 배들이 모두 상선같지는 않아보입니다만은,
변사부 허허허 .. 글쎄요. 자 ... 이제 다 왔습니다. 바로 저기만 돌아가면 유장자댁이지요. 허 이거 비가 많이 쏟아지는구먼.
그들 그렇게 간다.
씬 인써트
씬 정주 유장자의 집 외경 (밤)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있다. 바람과 천둥번개가 온통 그 밤 하늘을 휩쓸고 지나간다.
씬 동집 별채 왕건의 처소
왕건과 의형제들이 밖을 쳐다보고 있다.
유금필 주군.... 이제 모든 준비가 다 끝났사옵니다. 함선들도 건조가 다 되었고 훈련또한 끝이 났사옵니다.
왕건 (끄덕인다)
유금필 이제 출정의 영을 내리시는 일만 남았다 할 것이옵니다.
왕건 그리해야 하겠지. 이곳에 온 지도 어느덧 꽤 되었네 그려. 한 반년이 휙 가버렸어. 그래 .... 이젠 정말 다 되었는데
능산 금성에서는 아직도 소식을 보내오지 않고 있사옵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왕건 잘못 되었다해도 이제는 어쩔 수가 없는 일이 아닌가?
박술희 그렇사옵니다. 이제는 죽기 살기로 밀어 부치는 일만 남았사옵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는 초조하다.
유금필 신라와의 공조는 어찌하실 것이옵니까 ?
왕건 그렇지 않아도 막 그이야기를 하려던 참이었네. 아무래도 금필아우가 다녀와야 할것 같구먼.
유금필 소인이 말이옵니까?
왕건 서라벌에 들어가 사람들을 만나고 담판을 짓는일이네. 이들중 가장 진중한 자네가 가주어야 하겠어.
능산 위험한 적지이옵니다. 저희들도 함께 가면 어떻겠사옵니까?
왕건 자네들은 자네들 대로 할일이 많아. 그리고 적진에 들어가는 일은 사람이 많을수록 불리한 법일세. 수하 하나를 붙여줄 터이니 함께 가도록 하게.
유금필 예. 주군.
왕건 아 참, 기왕이면 송악의 장수장을 데리고 가게.
유금필 알겠사옵니다. 주군.
왕건 비가 꽤 오는구만 그래 자, 자네들이 나가서 계속해 수군들을 점검해 주게나.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걸세. 우리가 금성으로 가는 일 말이야.
모두들 그렇사옵니다.
왕건 자 그럼들 가보게나.
그들이 모두 대답하고 물러선다. 왕건이 그들의 예를 받는다.
씬 유장자 집 외경
비 속에서 군사들 몇이 경계를 서고 있다. 그 마당으로 변사부와 도영이 대문께로 다가오고 있다. 마침 집사가 문 단속을 하다가 변사부들을 본다. 잠시 보다가 놀라는 집사와 집사장
집사 (집사장에게) 아니...... 저 분은 변사부님이 아니시옵니까?
집사장 (역시 놀라며) 그렇구먼. 아니 저 낭자까지.....? 이보게 어서 안에 알리게. 드디어 이분들이 돌아오셨네. 어서..
집사 예,
집사가 재빨리 돌아서 안으로 가면 이들이 가까히 이른다.
집사장 변사부님이 아니시옵니까?
변사부 그렇소이다. 집사장이시구료. 우리 주군께서는 안에 계시오?
집사장 예, 변사부님.
변사부 귀한 손님을 뫼시고 왔소이다. 어서 안내 하시구료.
집사장 예, 별채로 뫼시겠사옵니다.
집사장이 앞을 선다. 도영이 눈치를 보며 뒤를 따른다.
씬 유장자 집 안채 (유장자의 방)
유장자 무엇이라? 누가 와?
집사 금성으로 갔던 송악의 변사부께서 돌아왔사옵니다.
유장자 변사부가 ...... (너무 기쁘다) 변사부가 와 ?
집사 예, 그리고 손님 두분이 함께 오셨사옵니다.
유장자 손님이라 ? 그래 지금 그사람들 어디 있는가?
집사 아마도 왕장군이 계신 별채로 가신듯 하옵니다.
유장자 그래? 드디어 ... 왔구만 소식이 왔어.
씬 동집 별채 마당
도영이 집사장의 안내를 받아 들어서고 있다. 비는 계속 쏟아진다.
도영은 남장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사리 알아보지 못한다.
막 마당으로 들어서자 마침 부엌에서 나오던 부용과 마주친다. 부용은 금방 변사부를 알아본다.
부용 변사부님이 아니시옵니까?
변사부 예 낭자.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부용 예.
도영 (한참을 부용을 본다 그리고 변사부에게) 이 처자는 누구 이옵니까? 보아하니 막 부리는 시녀같지는 않아보입니다만은
부용 ...... ?
변사부 예. 이곳 장자어른의 따님이시옵니다. 허허허.
도영 (호기심) 그것 참 신기한 일이옵니다. 왕장군께서 혼인을 아니 하신것으로 아옵니다만은.....
변사부 그렇사옵니다. 아직도 장가를 아니 가셨사옵지요. 자 집사장 알려주시요.
집사장 예. (큰소리로) 아뢰옵니다. 장군께 아뢰옵니다. 금성에서 변사부님이 돌아오셨사옵니다.
집사장이 아뢰는 동안 부용과 도영은 또 서로를 본다. 묘한 시선들이다. 왕건이 나오다 말고 크게 놀란다.
왕건 아니 사부님이 아니십니까?
변사부 예. 주군.
도영 ..... ?
변사부 주군, 금성에 계신 장자 오다린댁의 따님이시옵니다.
왕건 따님? 남장을 하셨단 말인가?
도영 그렇습니다 장군. 만나뵙게 되어 영광이옵니다. 도영이라 하옵니다.
왕건 낭자라? 낭자?
부용 .... (비로서 놀라서 본다)
그때 유장자가 집사와 함께 들어선다. 그리고 이들을 본다. 모두 예를 취한다.
유장자 금성에서 오셨다구 ?
왕건 예. 바로 이낭자올습니다.
유장자 낭자?
왕건 금성의 대호족 오다린 장자의 따님이시라 하옵니다.
도영 도영이라 하옵니다.
유장자 오 그렇소이까? 잘오셨소이다. 위험하고 먼 길을 용케도 오셨구려.
어서 안으로 드십시다. 자 부용아 차 좀 준비해 드리거라.
부용 예, 아버님.
이들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면서 도영은 다시한번 부용을 본다.
부용도 그런 도영을 보다가 부엌으로 간다.
씬 동 별채 왕건의 방안
변사부와 왕건, 도영과 유장자가 함께 해있다. 도영이 두 자루의 보검을 탁자에 놓는다. 모두들 검과 도영을 본다.
도영 우리는 같은 조상들을 모셨습니다. 그 옛날처럼 다시 뜻을 합치고자 하야 이 검을 보내셨사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이 두 자루의 검처럼 다시 하나가 되고자 하옵니다.
모두들 .....
도영 오면서 보았사옵니다. 끝도 없이 수많은 배들이 있었사옵니다. 그래서 안심이옵니다. 저 배들이 곧 금성에 상륙하지 않겠사옵니까?
변사부 .....
왕건 ..... (꿈틀하며 놀란다)
도영 저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이곳에 왔사옵니다. 하나는 과연 왕장군께서 금성을 치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을 알아보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금성의 앞날을 과연 만족할 만큼 보장해 주실것 인가하는 것을 알기 위함이옵니다.
왕건 이미 서찰을 통해 다 말씀을 드렸을 것입니다. 낭자.
도영 난마처럼 얽힌 불신과 거짓의 세상이옵니다. 서찰 한 통으로 모든것이 다 끝날줄 알았사옵니까?
유장자 .... (보통이 아니다) ....
왕건 그러면 어떻게 다시 약조를 하면 되겠소이까?
도영 물론 문서로 주셔야겠습지요
왕건 문서로 작성할 수 있는 약속은 폐하의 재가를 받아야 하오이다. 그렇게 해 드리오리까?
도영 그렇지는 않사옵니다. 직접적인 장군의 말씀과 약속이면 충분하옵니다. 물론 문서 또한 장군의 것이면 족하옵니다.
왕건 이 나라에는 폐하께서 계시옵니다. 그분의 말씀이 곧 법이 되는 것 이올습니다. 어찌 이 사람의 말이나 문서 따위로 모든 것을 안심하려 하시오이까 낭자, 그건 너무 쉬운 선택 같소이다.
도영 (왕건을 뚫어져라 보다가) 장군께선 고려국의 폐하를 대신하고 계시옵니다. 어찌 쉬운 선택이라 하시옵니까? 이 모든일은 왕장군께서 계획하시고 실행에 옮기고 계시옵니다. 금성의 운명 또한 장군께서 결정하실 것입니다. 형식적인 절차보다는 실리가 중요하지 않겠사옵니까?
왕건 그건 그렇소이다 낭자. 대단하오이다. 담력이나 총명함이 참으로 뛰어나신 분 같소이다.
도영 칭찬을 해주시니 부끄럽사옵니다. 왕장군님 또한 일세의 타고나신 영웅분이라 들었사옵니다.
유장자 허허허 이 사람이 보기엔 두 분 모두 다 걸출한 분들로 보이십니다.
허허허.
그때 부용이 시녀와 함께 들어와 조용히 찻잔을 놓는다. 도영이 다시 부용을 보고 왕건에게 날카롭게 묻는다.
도영 장군께 여쭙고 싶은 것이 있사옵니다.
왕건 말씀하시지요 낭자.
도영 세상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해 아는 것이 적사옵니다 만은 장군께선 아직 미장가 이신 것으로 아옵니다. 하온데 장자 어른의 따님께서 이토록 시중을 들고 계시니 어찌된 까닭인지 모르겠사옵니다.
부용 .... ?
모두들 놀란다. 할말이 없다. 왕건이 잠시 당황하며 부용을 보다가 다시 도영을 본다.
도영 하긴, 장수들에게는 특별한 법이 있다 들었사옵니다. 반드시 전장터가 아니더라도 훌륭한 장수에게는 그에 마땅한 진상을 드린다 들었사옵니다.
변사부 아니, 저 .... ?
그말에 부용도 표정이 굳어지고 유장자도 굳어진다.
왕건은 더욱 당황하며 도영을 본다.
도영 장자 어르신께선 따님을 왕장군께 진상해 올린 것 이옵니까 ? 시침 말이옵니다.
왕건 허허 이런 ... 이보시오 낭자, 말씀이 좀 지나치십니다.
도영 그랬사옵니까?
왕건 시침이라는 것은 승리한 장수가 그 아래 사람들에게 여인을 받는 것 을 말하는 것 이올시다. 낭자의 말씀은 지나치셨습니다.
도영 그랬사옵니까? 그렇다면 송구하옵니다. 소녀는 궁금해서 여쭈어 본것 뿐이옵니다. 천하의 대장군이신 왕장군님과 천하절색의 미인이신
이댁의 따님이 함께 살고 계시니 어찌 궁금하지 않을수 있겠사옵니까 아니그렇사옵니까?
왕건 낭자 ..... ?
그렇게 당황하는 왕건의 표정과 당돌한 도영 그리고 굳은 표정의 부용의 시선이 오가면서 스톱 모션.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