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게 된 것은 내겐 어떤 그리움이었다
그리움과 마주 보고 싶었다
막다른 골목 같았던 그때
막힌 가슴 풀고 긴 호흡 할 수 있게
내게로 와 손을 잡아 벗이 되어 주었다
이제
사랑으로 품어왔던 내 벗을
세상으로 보내주려 한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편지를 쓰듯
마음의 소리를 써 가던 지난 시간이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내 딸(예주)이 성숙해 가듯
내 시도 무르익어 가면 좋겠다
첫 시집 용기를 내본다
<작가소개>
시인 이윤정
음악을 전공하고 그와 관련된 일을 하다가 세종으로 이주해 온 후 글을 쓰기 시작하였고, 2022년 계간 <문학사랑>으로 등단하여 문단에 나왔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세종시지회와 금강시마을 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mail _ lyunj1093@naver.com
<이 책의 목차>
제1부. 봄, 너를 만나면
그 길에서
봄 길
봄이 날아간다
그 토분은 잘 있을까?
청보리 주단
나란히 앉아
흔적
까치의 주말 하우스
누군가 걸었을 이 길
바다와 나
나무와 장미
멀리서 보니
아줌마 거리
세월이 흐르고 봄
산에 무지개가 떴다
그곳에 가는 길
달빛 내린 밤
대박을 꿈꾸며
길이 부른다
마음은 다 그래
제2부. 여름, 너를 만나면
우리 동네 카페
지독한 외사랑
속만 채우다
가지런한 슬리퍼
타들어 가는 마음
내 생일인데
함께 걷는 게 어디야
가로등 씨
3단 창문 너머
따라쟁이
엉킨 실타래
내 낯빛
이제 깨어나셔야지요
네가 있어 다행이야
인연의 끝자락
심심한 오후
일단 한번 가보자
인생이니까
내 딸 꿈도 파랗다
봄이 오고 있다
제3부. 가을, 너를 만나면
고향에 돌아오다
순이 꽃
봄, 그대가 떠나갔습니다
초승달의 꿈
그 집
고요한 달빛
너는 그곳에
사랑 꽃
나 아직 그곳에
이미 시간이 지난
명랑한 아가씨
네가 온다면
상처 난 네잎클로버
한 시절 인연
풀리지 않는 진실
지친 진실
사랑이 화가 났다
세 잎을 가진 너
혼자 놀기
휴식
제4부. 겨울, 너를 만나면
데코레이션
지으신 이 있으니
하늘에서 보내온 꽃바구니
가야 할 그곳
기적의 꽃
순결한 그대
내 손 잡아 주소서
그 사랑
작은 손
참새 마을
여름 바람
흔들리지 마
널 보면 그래
뚜벅이
하늘에 큰 잔치가 열리나 보다
나의 호수
구부러진 손
흰 눈 되어
내 그림자야
내게로 오는 길
<본문 詩 ‘휴식’ 전문>
천으로 만든 꽃가방에
작은 물병 핸드폰
봐야 할 책 넣어 나 산속 카페에 와 있다
시원한 바람 내 얼굴 장난스레 간지럽힌다
지친 몸 바람에 내어 맡기고
머릿속 이런저런 생각들 나란히 줄을 세워본다
부피가 큰 문제부터 사소한 것들까지
줄줄이 세워놓고 보니 정갈하니 보기에도 좋다
나와 함께한 문젯거리들
하나하나 잘 달래 보내줘야겠다
<추천사>
시인의 이번 시집은 그리움에 관한 이야기가 담겼다. 먼저 시에서 그가 살아온 궤적을 느끼며 그가 표현한 단상을 살펴보았다. 그간 인생을 살아오면서 삶의 어려움도 많았으나 나름 잘 견디며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시인을 만난다. 그는 자신의 삶을 진심으로 살았으며 성실하게 살아온 것이다. 이는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시인이 그려내는 그리움은 지나간 시절에 대한 것들이 많았다. 과거의 시간과 만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형태라 하겠다. 그가 표현한 세계는 정겹고 따뜻하며 안정적이다. 이에 자신에게 위로와 박수를 보내는 시편도 여럿 보인다. 지금까지 잘 살아온 시인에게 필자도 박수를 보탠다.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자신과 사회를 생각하는 것이다. 시인에게 앞으로 남은 숙제라 하겠다. 또한,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미세한 틈을 보이면서 굶고 있는 어떤 현상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것이 철학이요, 삶이다. 시인의 맑은 영혼을 만나면서 우리 사회가 더 밝고 튼튼해질 것이라 믿는다.
(이윤정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120쪽 / 변형판형(135*210mm) / 값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