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과 폭우가 쏟아진 23일 강릉시 포남동 한 주택가 수십년된 나무가 뿌리째 뽑혀 인근 집을 덮쳤다.강릉=송성진기자 ssjin@kwnews.co. |
| -영동 강풍·폭우 강타 도로유실 등 피해 속출
지난 7월 집중호우로 초토화된 인제 양양 지역을 비롯해 23일 영동·영북지역에 강한 바람과 함께 폭우가 쏟아져 또다시 많은 재산과 인명피해를 입혀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날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도로와 주택이 침수 또는 유실됐으며 곳곳에서 가로수와 시설물이 뽑히거나 파손됐다.
항포구에 정박한 선박들이 높은 파도에 휩쓸려 침몰됐으며, 조업에 나선 어민들이 일부 귀항하지 못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강릉 281.5㎜, 속초 217.5㎜, 간성 176㎜, 대관령 162.5㎜ 등의 강수량을 각각 기록했으며 속초 57.2m/s, 강릉 주문진 37.1m/s, 향로봉 35.7m/s 등 태풍 규모의 강풍이 강원 동해안 전역을 강타했다.
특히 이날 오후 4시 현재 강릉지역에 내린 강수량은 245㎜로 지난 1957년 10월 기록된 최대 일 강수량인 158.4㎜를 경신했으며, 순간 풍속도 28.8m/s로 10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강릉지역이 10월 중 일일 최대 강수량과 최고 풍속을 동시에 경신한 것은 1911년 기상관측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인명·재산 피해 컸다
23일 오후1시께 6m의 높이의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고성 거진어촌계 활어회센터를 덮치면서 센터 내 4개 횟집상가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관광객과 지역주민 20여명이 깨진 대형유리 조각에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강릉지역에는 오전10시부터 낮12시까지 2시간동안 무려 130mm 가량의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도심 곳곳의 하수구가 역류, 포남동과 교2동, 노암동, 경포동, 옥천동 등 저지대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고성군 죽왕면 문암2리와 아야진리 마을회관 가옥 4채가 일부 침수 피해를 입었으며 속초 온정초교 운동장과 인근마을 진입로 구간 및 인근 가옥 4채가 침수됐다.
속초 외옹치항 횟집단지와 강현면 전진항과 후진항의 활어회 판매센터 20여동, 낙산해수욕장 C지구 상가와 송림, 도로가 해일에 가까운 파도에 휩쓸리면서 차량과 상업시설 피해가 속출했으며, 일부 상가에서는 누전으로 인한 화재도 발생했다.
양양군 손양면 동해수산연구소 연어연구센터의 연어포획시설은 남대천물이 불며 물에 완전히 잠겨 피해정도 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동해시 송정동 감추사 일대와 천곡동 가세마을, 북평동 추암마을 해안가 곳곳이 침수되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평창군 도암면 김진봉(50)씨와 평창군 도암면 김흥기(60)씨 집 뒷산의 나무가 넘어지면서 주택 일부를 파손시켰으며 돌풍이 몰아친 과수농가에서는 아직 수확하지 못했던 배와 감 등의 낙과 피해가 잇따랐다.
■도로통제…주민 및 관광객 고립
지난 7월 큰 피해를 입었던 인제 한계령 구간 도로가 강풍을 동반한 이번 폭우에 또다시 유실돼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또 국도44호선 양양~오색~인제 구간 곳곳이 유실되거나 물에 잠겨 비 피해 3개월여만에 또다시 고립됐다. 490여명이 머물고 있는 오색관광지는 오색리 바람불이 인근 도로 30여m구간을 비롯해 5곳이 유실됐거나 유실이 진행중이어서 차량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이날 새벽 인제군 북면 한계2, 3리에 설치해 놓은 4개의 임시 가교와 한계2리 도로 2곳이 유실돼 마을 주민들이 고립돼 있고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는 수재민 6가구가 긴급 대피했다.
또 고성군 간성읍 광산2리 비포장도로가 파손돼 차량통행이 현재 전면 통제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께 고성군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금강산 관광을 떠날 예정이던 당일 및 1박2일 관광객 316명이 이날 폭우로 발이 묶이는 사태도 발생했다.
침수 도로에 물이 빠지면서 오전 11시 10명, 오후3시 250명 등 총 260여명의 관광객은 이날 정상적으로 금강산으로 출발했다.
■어선침몰·파손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를 동반한 폭우로 이날 오전8시께 강릉 영진항 앞 해상에서 주문진 선적 제1금강호가 좌초됐으나 선원 9명이 무사히 구조됐고 조업을 나갔던 주문진 선적 제2월광호가 높은 파도로 귀항하지 못하고 주문진 동방 2마일 해상에서 표류중이다.
또 강풍과 폭우로 주문진항을 비롯 소돌항과 수산항 등에서 어선 13척이 침몰하거나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으며 고성 대진항에 정박중인 1톤급 어선 1척이 침몰됐다.
속초시 장사항에서 대피해 있던 선박 7척과 대포항에 정박중이던 4척의 어선이 침몰되거나 파손 됐으며, 낙산해수욕장 인근 전진항에도 산더미같은 파도가 덮쳐 어선 파손과 어구 유실 및 파손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삼척시 근덕면 장호항에서 너울성 파도로 소형 어선 2척이 반파됐고, 삼척시 정라동 새천년도로입구 파라다이스모텔 앞 제방이 붕괴돼 파도가 인근 도로로 유입돼 일대 횟집 등 상가에서 대피중이다.
■정전 잇따라
이날 오전9시30분께 강릉시 주문진읍 향호리 등 5개 구간에서 강풍으로 2만2,900V의 고압선이 끊어지면서 강릉 경포와 정동진, 안목, 청량동, 주문진 일대 1만3,000여가구에 정전사태가 빚어졌다.
속초와 고성, 양양지역에서도 강풍으로 전선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500여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 지역 일대와 오전 10시께 속초시 교동 설악현대아파트 101동 전세대의 전기가 끊어지는 등 전지역에서 정전사태가 잇따랐다.
한전 강릉지사는 전력 복구반을 긴급투입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고압선 절단이 산발적으로 발생한데다 초속 25m가 넘는 강풍이 몰아쳐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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