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끼고 도는 언덕위의 마을, 감천2동 풍경 부산시 사하구 감천2동
감정초등학교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태극마을, 다닥다닥 붙은 지붕 낮은 집들에 혼란이 있지만, 그 속내는 아주 질서 정연한 우리네 삶의 풍경이 고스란히 베여 있습니다. 애환과 행복이 교차하는 그곳,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그곳을 다녀 왔습니다.
야산 능선을 따라 빼곡히 들어찬 집들, 한 걸음 물러서 보면 길조차 없어 보이는 빈틈없는 모습입니다. 혹자들은 무슨 레고마을이니, 한국의 산토리니 라고도 칭하기도 합니다만, 감천동 마을은 그저 삶이 깊게 베인 '감천동 태극마을'이라 부름이 어긋나지 습니다.
해발 120m, 고지대 급경사의 태극마을은 한국전쟁당시 태극도 신도들의 집단 정착지로 판자집 800호를 지으며 생활하여 태극도촌으로로 불리다가 새마을 운동이 시작 되면서 마을길도 넓히고, 슬레이트 지붕으로 개량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혼란스런 모습이지만 질서 정연하게 들어선 마을은 모두가 밝은 색으로 입혀져 있어 환하고 맑은 모습입니다.
골목의 길을 걷자하면 길인듯 아닌듯 한 곳에서 수번을 갈등하게 되고, 때로는 뉘집 안마당을 가로 지르는 무모함도 보이게 됩니다. 사람하나 지나면 마주 지나지 못할 작은 골목에서부터 아스콘으로 잘 포장되어 급한 경사이지만, 위험하지 않은 길을 만들어 냅니다. 아직도 어릴적 옛 풍경을 간직한 마을의 모습을 눈에 담다보면, 사는 모습 그대로를 숨기지 않고 오픈 된 공간이며, 어르신들의 깊게 패인 주름 만큼의 세월 흐른 마을의 역사가 느껴 집니다. 미로속을 헤메는듯 하지만, 어느 일정한 규칙을 따르듯 그 미로는 끝이 있고 헤메이지 않습니다.
삶의 피곤함은 있을지언정, 사는 각박함은 없어 보입니다. 사촌의 정은 있을 지언정, 모략과 중상은 없어 보입니다. 시골의 모습은 없을 지언정, 푸근한 인심이 있어 보입니다. 우리네 사는 삶, 그 한면의 또 다른 거울입니다.
단조로운 일상, 잠시의 시간을 내어 그 길목을 걷고 싶습니다. 비가 온다면 우산을 바쳐들고, 햇살 강한 날이라면 온몸으로 그대로 받아들이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걷다 어느 식당앞에서 돼지국밥 한그릇 말아먹고 싶습니다.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십시요.
덧) 제가 태극 마을을 방문한 그날, 한 무리의 젊은 분들이 같이 계셨습니다. 마을을 배경으로 온갖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계십니다. 깔깔깔 거리며 한마디 합니다. "어머~ 이런데가 다있어~!"... 그들을 배경으로 V자를 그리며 사진을 찍고, 킬킬거리며 함부로 문을 열어 보기도 합니다.
즐김을 즐길 줄 아는 것이 젊음이고 여행이겠지만, 그 곳은 누구에게는 설움과 행복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그 곳은 관광지가 아닌, 삶이 베인 사람이 사는 공간입니다. 부디 자제를 부탁드리고 싶음은 길손의 노파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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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길손의 旅行自由 원문보기 글쓴이: 길손旅客
첫댓글 길손님..부산 구경 하셨네요 저두 6년전에 그곳에 살았었는데,,,바다 내음세 그리워지네요
카메라 들고 부산가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물론, 다 돌아보지도 못했구요. 다음 기회 다시 한번 내려 갑니다. ^^
감천동 태극마을 우리들 어릴적 삶의 모습을 소롯이 간직한 곳이네요 ...부산에는 평지가 얼마 없어 유난히 산동네가 많은것 같아요...밤에 배타고 들오는 외국인들이 높은곳까지 빽빽한 휘황찬란한 불빛들을 보고 굉장히 놀란다고도 하지요. 고층빌딩들이 많은줄 알고요
산동네, 그 만큼 아직은 미개발지역이 많다는 것이지요. 그 이면에 해운대쪽의 고층빌딩들.. 너무 대조적이었습니다. 아쉽기도 했구요. 다음에 부산가면 은지맘님께서 가이드 좀 해 주세요~! ^^
길손님..대통이랑같이부산에내려갑시다..해운대글로리콘도에 방잡을께요...전에..스마스때 부산가서 보고온곳인데..자랑할만한 사진은 못건졋구 ..은지맘님한테 신세만지구왔는데....갚아야죠...
엣날 판자촌집을 보는것같은 느낌이네요....산동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삽니다....잘보고갑니다..
네 또다른 마을이 있지요. 그야말로 달동네.. 조만간 그 곳도 포스팅 합니다. 감사합니다.
간만에 보는 골목길 입니다. 옛날 저런 골목길에서 참 많이 놀앗는데....저녁때 밥짓는 냄새도 솔솔나고요....밥먹자 부르면 하나,둘 사라지고..
아련하지요. 골목의 단상은 왜? 기쁨보다는 초라함이 우선인지... 나만 그런가??? ^^
초라했지만 그땐 걱정이 많지 않았기에...지금도 그시절이 그립네요..
이런동네사람들은 이웃사랑도 어지간하지요서로도와주고 아낌없이나누고
골목이 좁은 만큼 정은 더 가까운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