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다 소지의
용와정 살인사건
정리 김광한
책소개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잘 알려진 일본 추리소설계의 거장, 시마다 소지의 대표작. 초보 탐정 이시오카의 좌충우돌 저돌적인 추리력과 오래된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살육의 광기와 저주의 대결이 펼쳐진다.
화장실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가 일본을 떠난 지 1년 반. 그의 친구이자 추리작가인 이시오카 가즈미는 갑자기 방문한 니노미야란 여성의 부탁으로 오카야마 현까지 제령을 하러 가게 된다. 두 사람은 영靈의 인도를 따라 한적한 역에 내리고, 한 산골마을로 들어가서 마침내 '용와정'이라는 여관에 다다른다.
바로 그곳에서 이시오카는 세상을 두려움에 떨게 한 대량 연속살인사건과 만난다. 츠야마 사건 59년 후 '용와정'에서 벌어지는 광기에 휩싸인 연쇄살인사건과 엽기적인 신체절단유기. 범인은 진정 살인마의 유령이란 말인가. 〈제2권 완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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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일본 오카야마 현 도마타 군에서 실제로 일어난 희대의 살인극 츠야마 30인 살인사건. 작가는 그 배경에 숨겨진 진실과 비밀을 파헤쳐 새로운 시각으로 그려낸다. 용의 모습을 본떠 만든 거대한 '용와정'은 일본 전통 현악기인 '고토'의 형상이 그대로 재연된 건축물이다. 정교한 구조물 자체가 트릭이며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시간과 공간, 인물들의 절묘한 구성과 복선 그 자체가 묘미를 선사한다.
시마다 소지 소설가
1948년 일본 히로시마 출생. 현재 LA에 거주 중이다.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덤프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며 일러스트와 잡문을 썼다. 1976년에는 작사, 작곡, 노래에 재킷 디자인까지 직접 한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1979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 1980년 '점성술의 매직占星術のマジック'을 26회 에도가와 란포 상에 응모해 최종심까지는 올랐으나 낙선했다. 이듬해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제목을 바꾼 후 출간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점성술사 미타라이 기요시나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寢臺特急(はやぶさ1/60秒の壁)'으로 인기를 얻은 미남 형사 요시키 다케시 시리즈를 발표, 다양한 추리소설 스타일의 작품들을 발표했다. '점성술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일본 추리소설계에 '신본격'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냈으며 이른바 '신본격파'라 불리는 작가들을 발굴하는데 공헌을 했다. 2006년에는 '제국의 수도 위성궤도(帝都衛星軌道)'를 비롯해 근 한 달에 한 권 정도 신간을 발표하고 있다. 이외 사형 문제와 일본인의 정신에 관한 평론 등을 기고하는 등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8년 제12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을 수상하였다. 추리 소설 이론가로서도 이름이 높은 시마다 소지는 '점성술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일본 추리소설계에 '신본격'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냈다. 또한 '신본격파' 후배 작가 발굴에 지대한 공헌을 하며, 오늘날까지도 정력적인 집필활동을 펼치며 맹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적으로 시각을 넓혀 아시아 각국의 유력 출판사들이 주최하는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 상'의 심사위원으로, '시마다 소지 선정 아시아 본격 리그' 시리즈의 선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양질의 아시아 추리소설을 알리는 메신저로서도 활약하고 있다.
책 속으로
그것은 느닷없이 나타났다. 눈앞에 커다란 문이 홀연히 등장했다.
너무도 뜻밖이라 나는 기뻐하는 것도 잊어버린 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은 그야말로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어둠에 익숙해진 내 눈에는 그것이 마치 불타오르는 황금색으로 빛나는 황천의 궁전처럼 보였기에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압도되어 한동안 멍하니 바라봤다.
그 건물은 내 예상과는 크게 달랐다. 양옆에 세워진 거대한 문설주는 고목의 두터운 줄기를 갈아 만든 것이었다.
울퉁불퉁하게 솟은 옹이가 여기저기에 있었는데
오른쪽 기둥에는 이 옹이를 피해가며 하얀 표면에 〈용와정龍臥亭〉이라는 글자가 훌륭한 필체로 새겨져 있었다.
정말 용이 살고 있을 것만 같은 기이하고도 숭고한 분위기를 주위의 어둠 속에 발산하고 있었다.
이런 외딴 곳에 이런 건물이 있을 줄이야…….(55p)
100호는 됨 직한 거대한 유화였다. 섬뜩하리만치 온통 까만 남자가 서 있는 그림이었다.
온몸이 시커먼 데다가 이마에는 피가 밴 하치마키를 둘렀으며
양 겨드랑이에는 두 자루의 양초를 끼우고 있는 것 같았다.
가슴에도 무언가 빛나는 물체가 매달려 있었고
오른손으로는 엽총으로 보이는 기다란 총을, 왼손으로는 일본도를 뽑아들고 있었다.
얼굴에 대해 말하자면 거의 어둠 속에 묻혀 있기는 했지만
도깨비 같은 형상에 입술은 일그러져 있고 눈은 악마처럼 번득번득 빛나고 있었다.(84p)
출판사서평
1938년 일본 오카야마 현 도마타 군에서 실제로 일어난 희대의 살인극 ‘츠야마 30인 살인사건’.
그 배경에 숨겨진 진실과 비밀을 파헤쳐 새로운 시각으로 써내려간 독창적인 팩션 미스터리.
화장실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가 일본을 떠난 지 1년 반.
그의 친구이자 추리작가인 이시오카 가즈미는
갑자기 방문한 니노미야란 여성의 부탁으로 오카야마 현까지 제령을 하러 가게 된다.
두 사람은 영靈의 인도를 따라 한적한 역에 내리고,
한 산골마을로 들어가서 마침내 〈용와정〉이라는 여관에 다다른다.
바로 그곳에서
이시오카는 세상을 두려움에 떨게 한 대량 연속살인사건과 조우한다.
기묘한 여관 〈용와정〉은 일본 전통 현악기인 ‘고토’의 형상이 그대로 재연된 건축물이다.
정교한 구조물 자체가 트릭이며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시간과 공간,
인물들의 절묘한 구성과 복선 그 자체가 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