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
글나라
온 대지는 불덩이
모래는 쉬지 않고
조용히 지표를 덮는다
유동하는 모래는 건조하다
끊임없는 흐름으로
생물을 변화시킨다
지구 열기 뜨거운 화상으로 이어지고
미래를 위한 엄마거북
자궁을 움켜쥐고
열기 바람 부둥켜안으며
잘 될 거야, 잘 될 거야
온갖 힘으로 알 부화를 꿈꾼다
새끼거북 심장이 뛰고
물살에 휩쓸려 몸을 가눌 수 없을 때
수면위로 올라와 파도를 잡는다
위험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훈련 받으며 자란다
뜨거운 모래 온도가
만든 작품은 모두가 암컷
무너진 성별 균형
지구 온난화 시대에 앞으로 태어날
바다거북들의 운명은?
----이서빈 외 남과 다른 시쓰기 동인 {덜컥, 서늘해지다}에서
거북이는 파충류의 일종이고, 뱀과 도마뱀보다는 악어나 새에 가까운 종류라고 한다. 거북이는 알을 낳는 난생이고, 바다에 사는 바다거북과 육지에 사는 육지거북이 있고, 그 종류로는 ‘12과 250여 종’이 있다고 한다. 거북이는 십장생이라고 잘 알려져 있지만, 오늘날 이 십장생인 바다거북이마저도 지구촌의 위기의 한가운데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가 있다. 2018년 국제학술조사에 의하면 대산호초 북부에서 부화한 초록바다거북의 99.1%가 암컷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해수면의 상승과 이상기온의 피해가 이처럼 바다거북의 성적 불균형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온 대지는 불덩이이고, 모래는 쉬지 않고, 조용히 지표를 덮는다. 유동하는 모래는 건조하고, 끊임없는 흐름으로 모든 생물들을 변화시킨다. 지구의 열기는 뜨거운 화상으로 이어지고, 미래를 위한 엄마거북이는 “자궁을 움켜쥐고/ 열기 바람 부둥켜안으며/ 잘 될 거야, 잘 될 거야”라고 “온갖 힘으로 알의 부화를 꿈꾼다.” 따라서 “새끼거북 심장이 뛰고/ 물살에 휩쓸려 몸을 가눌 수 없을 때/ 수면 위로 올라와 파도를 잡”게 된다.
하지만, 그러나 뜨거운 모래 온도, 즉, 대자연의 이상기온이 만든 작품들은 모두가 암컷이고, 이 지구 온난화 시대에 더 이상 ‘바다거북들의 운명’은 기약할 수가 없다.
바다거북, 바다거북----. 아니, 모든 거북이가 사라지면 우리 인간들도 다 멸종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