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용산 주한미군 기지 이전 부지 중 유엔사 부지의 개발 속도가 정부의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이상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용산 산재부지(유엔사·캠프킴·수송부) 중 유엔사 부지를 우선적으로 개발하겠다는 내용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었다.
26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LH는 이르면 다음 주 중 유엔사 부지 조성계획을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에 제출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조성계획안 수립은 대부분 마무리 된 상태로 내부적으로 최종 결정 단계만 남아있다"며 "빠르게 진행하면 다음주 초에 국토부에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H가 국토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에 조성계획안을 내면 국토부는 국방부·서울시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심의를 진행한 뒤 승인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이후 LH는 실시계획 수립에 들어간다.
국토부 관계자는 "LH에 조성계획을 빨리 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관계기관 협의에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 않고 행정적 절차가 문제이긴 하지만 빠른 시일안에 조성계획이 승인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정부 계획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진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7차 투자활성화 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4월까지 조성계획을 승인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LH는 유엔사 부지에 대한 3D 경관 시뮬레이션 결과 등을 토대로 조성계획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지난 1월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때 내놨던 '가이드라인'을 준용했다. 정부는 반포대교 남단에서 남산의 7부능선 조망이 가능한 수준으로 유엔사 부지 내 건물 높이와 용적률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국방부는 유엔사 부지에 대해 용적률 800%를 적용한 고밀도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남산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미군기지 동측에 위치한 유엔사와 수송부는 높이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정부는 3개 부지의 용적률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LH가 평택 주한미군기지를 조성해 기부하는 대가로 넘겨받을 예정인 '니블로배럭스'의 일반 매각 시점은 올 하반기가 돼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H는 자체 자금을 투입해 평택 주한미군기지 일부를 건설해 기부하고 국방부는 용산 주한미군기지 중 4개 부지를 LH에 양여해 평택기지 건설 비용을 보전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LH는 니블로배럭스 부지를 넘겨받은 뒤 개발 이후 분양하기보다는 곧장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니블로배럭스는 서울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인근에 위치한 고급 주거단지 한남더힐 건너편에 위치해있다. 부지 규모만 6만6367㎡에 달한다. 용산공원정비구역에는 포함되지 않은 땅이다.
기획재정부는 LH가 평택 미군기지를 기부하기 이전에 니블로배럭스 부지를 양여받을 수 있도록 국유재산법 시행규칙 개정 작업에 들어갔다. 현행 국유재산법 시행규칙 42조에는 대체시설을 기부받은 후가 아니면 양여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LH 관계자는 "니블로배럭스 부지에 대해 국방부·기재부와 선양여 절차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며 "올해 안에 부지를 양여받아 매각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니블로배럭스 부지가 민간에 매각되면 한남대로 건너편에 위치한 한남더힐처럼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환부지에 대해 용도변경을 할 경우 특혜 논란이 있을 수 있고 한강 남단에서의 남산 조망 등을 고려하면 고층 주거단지로 개발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앞서 조성된 한남더힐과 유엔빌리지가 고급주거지로 인정받고 있어 니블로배럭스 부지 역시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며 "니블로배럭스 부지의 입지가 워낙 좋아 자산가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고 이렇게 되면 몇 년 뒤에는 한남더힐·유엔빌리지와 함께 서울의 대표적 고급 주거타운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