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갑산 / 버든색소폰
섣달 그믐,
그 아름다운 기억
고 은 영
온동리
집집마다 굴뚝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냄새들이 온 마을을
휘돌아 내리고
그 해
섣달 그믐에는
싸락눈이 내렸지요
새로 사 온
빨강 모자 달린
나일론 외투에
새 바지,
그리고 까만색 새
운동화를 가슴에 안고
잠을 이루지 못하던
그믐밤 밤은 왜 그렇게
길었던지....
동네 어귀마다
싸락눈이 밤새
사락사락 내렸지요
가슴 저미는
기억의 들창으로
동트는 아침은 잎 떨군
보리수 나뭇가지에서
참새들이 짹짹 노래하고
마당엔 밤새 소복이
싸락눈이 쌓이고
내 기억의
아름다운 창가에
환희로 당도하는
설날이 열리면
그리운
얼굴들이 나의
눈물에 피어납니다
세월의 저편으로
사랑을 놓고 떠나간
내 사랑하던 사람들의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세월이 유수(流水)
같이 흐르고
그 시절 내가
내 어머니의 나이보다
더 늙어버린 지금
외롭게 서성대는
아, 건널 수 없는 나의
유폐된 고립
죽도록 그립다고
죽어도 그립다고
보고 싶다고,
보고 싶다고
홀로
외로운 섬으로 남아
눈물 젖은 편지를 씁니다
🌷 🌷 🌷
첫댓글 설잘쇠세요
안녕하세요? 늦은
섣달 그믐날 밤에도
이렇게 동행 하시오니
감사감사 드리옵니다.
평안한 쉼 이루시고
복락이 넘치는 설날
맞이하소서!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