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드니까 옛날 말들이 하나도 틀린게 없다싶다.그중에도 무자식이 상팔자다는 말이 실감난다. 평균출산률이 0.7이라는 세상에 4.0이 었으니 우리가 지지리도 궁상맞게 애들을 많이 낳았나 보다. 많은 애들을 키울 때는 남의 눈치도 엄청 봐야했다. 그러다가 좀 지나니 애를 많이 낳아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세자녀 이상이면 등록금도 면제해주고 여러혜택을 받을 때는 내가 이거 잘한 짓인지 착각을 할 때도 있었다. 지지고 볶고 데치기도 하면서 인생 고개를 스무고개 넘듯이 넘어오면서 작년에 겨우 막둥이가 결혼 하여 아 이제 우리의 의무는 다하고 무지개 빛 같은 노후가 기다리나 생각했다.
아니 웬걸 갑자기 닥친 육아청구서에 미국까지 원정을 가게 되었다. 4.5년 전에 둘째딸이 애들 때문에 공직을 휴직하는 사태에 이르러 애닯은 부모마음에서 2년이나 외손자를 봐주러 서울에 뻔질나게 다녔다. 요새 애들은 우리가 애들울 키울 때와는 차원이 달라서 그 고충이 말로 다 형언키 어려웠다.친할매와 외할메가 한달씩 교대하는데도 가리늦게 손자보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 후유증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워도 양쪽 무릎수술을 하고,허리 협착증도 시술했다.이제 남들처럼 여행이나 다니며 황혼을 즐기면 좋으련만 미국까지 외손자를 보려가지 않으면 안됐다. 이노무 팔자가 왜 이렇게 기구한지 모르겠다. 딸년이 결혼 4년만에 두살백이 아이를 데리고 유학을 떠나려 할 때 극구 말리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 됐다 공부해야지 학비 벌어야지 육아해야지 일인 3역도 모자라 석사학위도 못따고 퍼질지경이라 Sos를 쳤다.만만한게 홍어 뭐라고 만만한게 친정엄마라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비자 신청하고 입국심사 통과하려고 영어공부하고 일주일만에 후닥닥 미국행 비행기에 칠십된 내자를 태워주었다. 9.11테러 뒤부터 입국심사가 엄청 까다로와 그 짧은 영어실력에 중고등 때 배웠던 단어를 뭉그려진 머리에서 모두 꺼내어 콩그리쉬에 바디랭귀지까지 총동원하여 완전무장하고 혈혈단신 미국땅을 밟게 되었다는 이바구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언제까지 부모가 책임지고 어디까지가 의무인지 모를 일이다.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잘 날 없다는 말이 옛날 말이지만 나는 일찌기 터득한 말이다.자식은 노후보험이 아니다는 주장에도 일찌감치 찬동한 바이지만 자식이 부모등골 빼는 일만 없으면 좋겠다.자식복 있는 사람도 많더라만은 어떤 자식은 전생에 빚 받으려 온다고 하는데 내가 이놈들에게 전생에 진 빚이 많아서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보상이 될런지.
장모가 지지리도 가난한데 다섯이나 공부시키며, 치닥거리 하느라 "자식 냄새난다"고 넋두리를 곧잘 했다는데 충분히 공감이 간다.
공감100%의 글입니다. 2년째 외손자 봐주러 다니는데 힘드네요. 장고 님 사모님에 비하면 저는 또 덜 힘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에서의 움직임은 그래도 수월한데 미국까지 가셔야했으니 오죽 힘드셨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아이는 신께서 이 땅에 보내주신 귀한 선물이라 생각해야겠지요. 제 나이 68세, 외손주 한 명인데 며칠 뒤에 또 한 명이 태어납니다. 힘들어도 태어난 아이들 맘껏 축복해 주려고요. 글 잘 읽었습니다.
첫댓글 어려움이 많았겠지요.그걸 어찌 다 말로 표현하겠습니까.
저는 외할아버지로 넷을 키웠는데, 어찌어찌하다보니 세월 다 갔네요.
그래도 손주들이 잘크는 걸 보면 위안이 가데요.
공감100%의 글입니다.
2년째 외손자 봐주러 다니는데
힘드네요.
장고 님 사모님에 비하면 저는 또 덜
힘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에서의 움직임은 그래도 수월한데
미국까지 가셔야했으니 오죽
힘드셨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아이는 신께서 이 땅에 보내주신
귀한 선물이라 생각해야겠지요.
제 나이 68세, 외손주 한 명인데
며칠 뒤에 또 한 명이 태어납니다.
힘들어도 태어난 아이들 맘껏
축복해 주려고요.
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은 갑니다만,
딸들을 너무 잘 키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굽은 솔이 선산 지킨다는 말도 생각키웁니다.
요즘, 40이 넘어도 결혼 안 하겠다는 아들 딸이 많습니다.
제발, 결혼하여 손자 한 번 안아보자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그런 분들에게는 자랑으로 들리겠지요.
그런데 70 넘은 분이 미국까지 가서
육아를 한다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이기도 하네요.
그런데, 요즘 딸을 넘 잘나게 키우면,
에프터 서비스 기간이 길어진데요.^^
저도 미국에서 손주둘을 키우고
이제는 은퇴하고 고국생활을 하고 있읍니다.
손주들 외할머니 께서 한국에서 급히
오셔서 우리손주 돌보아 주시기도 하였고요.
그래도 재롱피우는 손주들 돌보아 줄때가
제일 행복한 시절 이었습니다.
늙어 죽을때까지 자식은 그저
애물단지같아요.
결혼 안해서 걱정
결혼하면 해방될 줄 알었는데
황혼 육아가 족쇄를 채우고 있으니
예전에 카리스마 철철 넘치던 산대장님께서
"자식을 낳았으니 책임을 져야하는
거니까요" 하던 말씀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