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빵카페 | [짤주의] 명구 - Daum 카페

<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AF50465B12CD1C14'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오늘은 지인이 겪은 이야기를 해줄게.<br />미리 경고하는데... 혹시 자취하는 친구들 있으면 <br />그냥 읽지 않는게 좋아 ..<br />읽더라도 엄마 아빠 있는 집에서 읽도록.<br /> <br />(내 후배 이야기야. <br />자꾸 후배후배 거리면 오글거리니까<br />음... 편의상 길동이라고 부를께.)<br /> <br />길동이는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같은 학교 후배야.<br />길동이는 몸 튼튼하고, 예의도 바르고<br />얼굴도 귀염상하게 생겼고, 심성도 곱고<br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br />요즘 보기 드문 진국같은 녀석이지.<br /> <br />그런데 한가지 안타까운점이 있다면.<br />길동이는 망막색소변성증? 그런 희귀병에 걸려서<br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장애를 안고 있었지.<br />듣자하니 틴틴파이브의 개그맨 이동우씨?도 그 병이더군.<br /> <br />녀석이 동아리에 가입했는데.<br />사람이 왔다갔다 해도 아는체하는 기색도 없고<br />이름을 불러도 눈도 못마주치고 허공에다 말하길래<br />쟤는 정체가 뭘까~ 궁금했단 말이야.<br />그래서 혹시 몸이 불편한가 물었더니 이야기를 하더군. <br /> <br />십대 초반까지는 시력이 괜찮았는데<br />십대 후반으로 갈수록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br />대학 들어올 무렵에는 실명단계에 가까워 져서<br />지금은 아예 실명일 때를 대비하는 훈련을 하고 있을 정도라는거야.<br /> <br />그때까지만 해도 길동이는 완벽한 실명까지는 아니었기에<br />길을 걷거나 짐작으로 물건을 집는정도는 문제가 없지만<br />책을 읽거나 사람의 얼굴을 바로 알아보거나 하는것은<br />힘든.. 실명의 직전 단계쯤?이라고<br />그러니까 본인이 사람을 못알아볼수도 있고<br />반응이 조금 느려도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을 하더군. <br /> <br />그런 사연을 처음 접하면 보통 사람들이<br />괜히 숙연해지고, 안타까워하고 어쩔줄 몰라하겠지만<br />동아리 친구들과 선배들 모두,<br />그래 그렇구나 하고 끝. ㅋㅋㅋㅋ<br />그게 오히려 길동이와 친해지게되는 계기가 되었어. <br /> <br />사실 길동이의 사연을 듣고는 속으로 엄청 놀랬지만<br />당황해하고 난처해하면 아이가 자신감을 잃을까봐<br />다른 후배들과 똑~같이 대할수 밖에 없었거든.<br />동아리방 청소~ 심부름~ 행사준비에서<br />약자라고 열외는 없었어.<br />단, 동기들끼리 서로서로 도와서<br />열외없이 함께하게끔 도왔지.<br /> <br />오히려 그런게 길동이는 좋았었다고해.<br />어디가서 장애가 있다고 하면<br />막 다들 인간극장 코스프레 하면서 앞에서는 잘해주고<br />결국엔 약자취급 하는게 신물이 났다며.<br />실제로 누나누나 하면서 많이 따르게 되었고.<br /> <br />길동이는 보는게 불편하다보니<br />기숙사생활 같은 공동생활은 힘드니까<br />학교 바로 앞에 방을 구해서 자취를 했단 말야.<br /> <br />자취를 하는 친구들 방은 대게 아지트가 되기 마련 아니겠어?<br />동아리 남자애들은 길동이의 방을<br />원더랜드라고 부르며 자주 들락거렸지.<br /> <br />길동이 입장에서도 학교를 오갈때<br />옆에서 함께 걷는 사람이 있어야 편하기도 하고.<br />집이 먼 친구들 입장에서는 잠깐잠깐 쉴곳이 필요하기도 하고.<br />서로서로 상부상조. 그래서<br />항상 학교가는 길에는, 동아리 애들이 길동이에 집에 들러서<br />길동아 학교가자~ 하면서 챙겼지.<br /> <br />그런데 그런 평화로운 시절은 오래가지 못했어.<br />남자나이 스물한살, 스물두살 즘이 되면 국가의 부름이 떨어지지.<br />길동이의 동기들이 하나, 둘씩 영장을 받고 입대를 하면서<br />길동이는 혼자 학교에 다니게 되었어.<br />(길동이는 시력장애때문에 군대가 면제)<br /> <br />우리 동기는 동기대로 바쁜 대학 생활을 하느라<br />길동이를 살뜰히 챙기지는 못했어.<br />그러던 중, 길동이가 동아리방에 혼자 남아서<br />자고 가는날이 일주일이 넘어간다는 제보가 들어왔지.<br />걱정이 된 나는 길동이를 만나서<br />"길동아, 요새 집에 잘 안들어가냥.<br />얌마. 그래도 잠은 집에서 자야지.<br />여기서 먹고자고 하면 못쓴다잉"<br />타일렀거든.<br /> <br />그랬더니 길동이는 대뜸<br />"누나, 집이 좀 무섭네요"<br />하는거야.<br /> <br />"잉? 그게 뭔 소리래.<br />집이 왜 무서워?"<br /> <br />이유가 뭔지 말해보라고 타일렀으나<br />길동이는 대답을 하려다 말고, 하려다 말고<br />사람 애간장을 태우더라고.<br /> <br />결국 내 잔소리에 못이긴 길동이는 여차저차<br />상황 설명을 하기 시작했는데<br />듣고 있자니 뭔가가 이상하긴 했어.<br /> <br />길동이가 사는 자취방은 학교 바로 가까이에 있는 대신<br />시설은 아주아주 열악하거든.<br />어머니께서 집을 구해주실때<br />길동이의 동선을 고려해서 차도를 건널 위험 없이<br />학교와 최대한 가까운 곳을 원했기 때문에<br />시설은 열악하더라도 안전성을 우선순위로 뒀던 거야.<br /> <br />그러다보니, 가깝다는 장점 하나 빼고는<br />그 집은 도대체가 좋은 점이 하나도 없었지.<br />특히나, 정말 치안이라든가 방범수준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어.<br />그건뭐 단독주택도 아니고<br />오직 세를 내줄 목적으로 시멘트로 쳐발라 지은 건물이랄까.<br />얇은 반투명 유리문을 열면 바로 부엌이보이고<br />부엌 안쪽에 안방이 있는 쪽방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br /> <br />암튼. 언제부턴가 방에서 한참 잠을 자고 있으면<br />누군가 방을 왔다 갔다하는 기척이 느껴진다는 거야.<br />시력을 잃어가면서 청력이 예민해진 탓에 잠귀가 밝은편이라<br />본인이 헛소리를 들을 일은 없는데.<br />우걱우걱 밥먹는소리. 물마시는 소리. 그리고<br />컴퓨터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 또는 희미하게 코고는 소리까지.<br />별 희한한 소리가 다 들린데.<br /> <br />처음엔 너무 소름이 돋고 무서웠지만<br />시간이 갈 수록, 아 - 저건 살아있는 사람이 내는 소리다. <br />라는 판단이 들더래.<br />그런데 그런말이 있잖아.<br />귀신보다 산 사람이 더 무섭다고.<br />실제로 그때쯤에, 여자 혼자 있는 자취방에<br />노숙자가 숨어들어서 몰래 살다가 잡혔다는<br />그런 이야기가 나돌았거든.<br />그 생각도 나서, 정말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았데.<br /> <br />도둑이라쳐도, 앞이 안보이니까 맞서 싸울수가 없으니까<br />그냥 아침까지 얼음이되어서 기다렸다가<br />시간되면 수업들으러 나가는척 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버텼다는거야.<br /> <br />그래서 수업듣고 다시 집에갈 생각을 하면 끔찍하게 싫은거지.<br />한번은 후배를 대동하고 같이 자취방에 가보기도 했다고 해.<br />혹시나 도둑이 자취방에 그대로 있을까봐.<br />그런데 또 그럴땐 아무 흔적이 없다는거야.<br /> <br />한동안은 잠잠했다고 해.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자<br />잠을 자다가 정체불명의 소리를 다시 듣게 되었다는거지.<br />사람이 마음에 준비를 하게 되니까<br />날이 갈수록 대충 그 소리가 어떻게 나는지 그림이 그려지더라는거야.<br /> <br />침대에 돌아누워서 자는 척을 하고 있으면<br />밥통을 살~짝 소리안나게 열고<br />냉장고문 조용~히 열어서 반찬 꺼내고<br />한수저 한수저 소리 안나게<br />냐금냐금 밥퍼먹고..<br />우적우적 씹는소리 날까봐<br />정말 천~처언~히 반찬씹고...<br /> <br />책상위의 물건들 한번씩 다 들었다 놨다 만져보고<br />자는 길동이 바지 주머니에 손넣어서<br />돈도 빼가고...<br />그러곤 문 조용히 열고 나가더라는거야.<br /> <br />참..<br />듣고 있자니 분통이 터져서 욕을 안할수가 없더라고.<br /> <br />더 기가 막힌건<br />집주인 아저씨가 한달에 한번씩<br />전기세랑 물세를 받으러 오는데<br />"너는 친구랑 같이 사니까 1인분 더 내라고.." 했다는거야.<br /> <br />집주인 아저씨가 바로 코앞에 살기때문에<br />학생들 오고가는걸 신경써서 자주 보는 편인가봐.<br />친구들이 자주 놀러오면 전기세 물세 따따블로 뜯어가는게 취미인지라<br />애들 군대간후로는 좀 안시달리나 했더니<br />대뜸그러더래.<br /> <br />그러니까 집주인 아저씨는<br />그 문제의 도둑놈을 몇번 목격한거지.<br />집주인 아저씨의 말을 듣고는<br />도둑놈이 드나드는게 더 확실해진거야.<br />그래서 인상착의도 물어보고<br />목격한 시간대도 물어봤지만<br />별 수가 나질 않았어.<br /> <br />길동이가 그 놈의 얼굴을 볼수도 없고<br />범인이라고 잡아와도 확인할 길이 없는거라서.<br />어쩔수가 없었지.<br /> <br />이야기를 들어도 내가 해줄수 있는건 없었어.<br />차라리 동아리방에서 좀 버텨라.<br />대신 방학되면 얼른 본가로 가라.<br />그리고 자취방에 갈일이 있으면<br />후배랑 동행하거나 누나를 불러라~ 이럴수 밖에.<br /> <br />이 이야기는 동아리 내에서도 화제가 되어서<br />감히 어떤 또라이가 우리 길동이를 건드느냐<br />앞이 안보인다고 사람을 물로 본거다<br />양아치 중에서도 개 양아치다~ 이러면서<br />불침번을 서자는 말도 나왔다고.<br /> <br />그런데 길동이는 마다했지.<br />며칠만 있으면 방학이라면서<br />좀도둑 쫓아봤자 뭐하겠냐고 괜찮은척을 하는데 ..<br />길동이의 모습이 참 많이.. 슬퍼보였어.<br /> <br />아마도<br />무기력한 자신이 싫었을꺼야.<br />길동이는 눈만 안보였지<br />키도 크고 사지육신 멀쩡하고<br />운동신경도 짱 좋거든.<br /> <br />들릴듯 말듯 흘리는 말로<br />"도둑놈 새끼가 내가 얼마나 만만해보였으면 그러겠어요"<br />하고 피식 웃는데............... ㅜㅜ <br />진짜 그 놈, 잡히면 죽이고 싶을정도였어.<br /> <br />그때가<br />시험을 이틀만 더 보면 방학이었기 때문에<br />그래, 차라리 이틀 조금만 더 참는걸로 하자고<br />길동이를 다독이는 수밖에..<br /> <br />그리고 그 이틀이 지났고.<br />길동이는 부모님께 연락해서 <br />본인을 좀 데려와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해.<br />자취방을 정리하고 옮길 생각이었기 때문에<br />짐을 몽땅 옮겨야 했거든.<br /> <br />그런데 짐을 옮기기로 한 그 날<br />마침 일이 생겨서 부모님이 못 오고<br />그 다음날 오겠다고 연락을 하신거야.<br />그래서 아, 오늘도 동아리방에서 보내야 하는구나 싶다가<br />괜한 오기가 나더래.<br /> <br />마지막 날인데,<br />집에 먹을 밥도 없고, 반찬도 없으니까<br />지까짓게 와봤자 뭘 어쩌겠나 싶기도 하고.<br />내가 앞만 안보이지 사지 멀쩡해서 왜 피하나 싶기도 해서.<br />여차하면 진심 맞설 생각으로<br />문구점에 들러서 작은 송곳을 하나 사서<br />허리춤 뒤에 숨겨서 집으로 갔다는 거야.<br /> <br />집에서 계속 라디오만 듣고 있었데.<br />길동이 생각으로는 본인이 잠들때<br />문을 따고 밖에서 들어오지 않을까 싶어서<br />오직 신경은 문쪽에 쏠려있었다는거야.<br />한 새벽 1시 쯤.<br />기다리다 지쳐서 길동이가 깜박 잠이 들뻔했는데<br /> <br />지지직. 하고 옷장 지퍼가 열리더래.<br />왠 옷장에서 지퍼가 열려? 싶은 친구도 있을까봐 설명하는데.<br />간이 옷장형식으로, 지퍼를 여닫아서 쓰는 옷장같은게 있어.<br />물론 요즘에는 싸고 질 좋은 가구가 많아서 잘 쓰지 않지만.<br />비좁은 단칸방에서는 자주쓰던 옛날 물건이야.<br />그 지퍼 옷장은 처음부터 그 자취방에 있었던 거래.<br /> <br />암튼.<br />지지직. 하고 지퍼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br />.. 거기서 사람이 걸어나오더래.<br />장판에 맨발바닥 마찰음이 나는걸 봐선<br />신발도 안신은 맨발이라는것까지 다 느껴지더래.<br /> <br />생각이나 했겠어?<br />밖에서 왔다갔다 하는 좀도둑도 아니고<br />처음부터 그 옷장에 있었던 걸...<br />상상이나 했겠냐고..<br /> <br />모른척 자고있으니까<br />그놈이 밥통쪽으로 가서 뚜껑도 열어보고<br />냉장고도 열어보고 별거별거 다 확인하더니<br />먹을게 없으니까 한숨을 훅 쉬더란다.<br /> <br />그런데 그때 하필 길동이 핸드폰이 울린거야.<br />후배 하나가 걱정이되서 문자를 보낸거지.<br />길동이는 자는척을 하고 있어서 그냥 가만히 있는데<br />그놈이 길동이 핸드폰을 들고 문자를 확인 하더래.<br />그러더니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기척이 없더래.<br /> <br />도대체 그 놈이 뭘하는지 궁금해 죽겠는데 아무 미동도 안느껴지고<br />심지어 아~무 소리도 안들리더래.<br />대신 고르게 내쉬는 숨소리만 가까이에서 들리는데.<br />침대 앞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더래.<br /> <br />그래서<br />어떻게 해야하지. 지금이라도 송곳을 꺼내서 달려들어?<br />잠에서 깬척 핸드폰 찾아서 누구한테라도 전화할까<br />땀 뻘뻘 흘리면서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는데<br /> <br />그때 정말 극적으로 누군가 자취방 문을<br />쾅!쾅!쾅! 두드린거야.<br /> <br />정말 황천길 문턱에서 유턴하고 돌아온 사람처럼<br />벌떡 일어나서<br />"누구세요!!!"하고 부르니까<br />밖에서<br />"형! 저에요 땡땡이에욧!"<br /> <br />후배 녀석이 걱정되서 문자보냈다가 (근처 고시원에 살고 있었음)<br />답장이 없어서 부랴부랴 뛰어 내려왔던거래.<br /> <br />그래서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척<br />벽을 짚고 샥샥샥 한걸음 한걸음 옮겨서<br />현관문쪽으로 옮겨가서 문열고 밖으로 나가서<br />후배한테 얼른 경찰서에 신고하라고 한거지<br /> <br />신고한지 5분도 안되서<br />경찰이 왔고, 경찰 아저씨들한테 자초지종을 말하곤<br />방안 옷장에 있다고 알려드렸더니<br />경찰아저씨들도 뜨악해하면서 설마 정말 일까 싶더라는거야<br />그런데 정말로 방안 옷장에서<br />그 쥐새끼같은 놈을 끄집어 나왔다지<br /> <br />그런데 경찰아저씨들이 걔 이름을 부르더래<br />"이 새끼이거 명구아니여?"<br /> <br />길동이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가는 상황인지 영문을 모르겠더래<br />후배가 경찰분들한테 저 놈 아는 놈이냐고 물었데<br />그랬더니 그 놈은 그 동네에서 유명한 좀도둑이라는거야<br /> <br />특히 대학 도서관, 노트북. 지갑. 핸드폰.<br />값 나가는 옷같은거.<br />점심시간에 밥으러 가방 놓고가는 학생들 소지품 훔치다가<br />경찰서에 잡혀간 것만 다섯번이 넘고<br />동아리방 문고리 절단기로 끊고 들어가서<br />컴퓨터 훔친적도 많고<br />아무튼 그동네 아인데 유명하다는 거야.<br />그런데 얼마전부터 조용하길래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고.<br /> <br />경찰서가서 진술하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br />참... 답답하더래.<br /> <br />그 명구라는 놈 나이는 겨우 열여덟인가 되고<br />부모님은 안계셔서 할머니 밑에서 컸다나봐.<br />할머니가 박스줍고 소일거리해서 애를 키웠는데<br />워낙 없는 집이다 보니 애한테 먹이는거 말고는<br />해준게 없더라는 거야.<br />할머니 자식새끼들은 버젓히 살아있기 때문에<br />수급자 같은 지원도 못 받아서<br />오직 일을 해서 벌어먹어야 하는데<br />손자까지 딸린 형편인지라 먹는것도 힘들었다고.<br />그래서 인지 얘가 키도 160이 겨우 넘고 체구도 자그맣더래.<br />못먹어서 그랬는지 어쨌는지.<br />얘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 양아치 같은 일진애들한테 이용당해서<br />돈 가져오라는 지시. 물건 훔쳐오라는 지시를 받아서<br />도둑질을 하기 시작했고.<br />그 최적의 장소가 대학 안이었데.<br /> <br />실제로 그 아이랑 이야기를 해보니까<br />얘가 말도 어눌하고. 조금 덜 떨어진 애더라는거야.<br />그런 아이가 지능적으로 노트북을 훔치고 문고리를 따고<br />그런 생각까지는 못한다 이거지.<br />경찰아저씨들도 말하길 쟤는 배후가 분명히 있다.<br />누군가 이용해 먹는거 본인들도 안다고.<br />그래서 애지간한 일은 훈방조치해서 돌려보냈는데<br />자꾸자꾸 이런 일들로 불려 온다고.<br />그런데 얼마전에는 그 아이를 보살펴주던<br />할머니 까지 돌아가셔서 ..<br />명구는 정말 오갈데 없는 신세 + 못된 애들의 밥이 된거지.<br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본인 집을 양아치들이 독차지 하자<br />명구는 오갈데가 없어진거야.<br />며칠을 쫄쫄굶다가 제 나름대로 살길을 찾은게<br />남의 집에 숨어들어서 밥을 훔쳐먹는거였고.<br />그중에 가장 만만한게 앞이 안보이는 길동이었던거야.<br /> <br />휴.. 사연이 좀 길지?<br /> <br />암튼. 앞뒤 전후 사정을 들어보니<br />괘씸은 하지만, 길동이는 그 아이가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들더래.<br />그리고 길동이 부모님이 연락을 받고 내려오셨는데<br />어른된 입장으로 그 아이가 안타깝다고<br />선처를 부탁한다고, 피해본게 없으니 그냥 넘어가겠다고 하셨고.<br /> <br />그런데 길동이는 문득 그 아이에게 궁금한게 있더래.<br /> <br />아까 방에서, 왜 조용히 내앞 20여분 동안 서있기만 했냐고.<br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있었냐고.. 물어봤데.<br />길동이가 생각하기엔 본인에게 해코지를 하려나 싶었데.<br /> <br />그런데 그 아이의 대답은..<br /> <br />"배가고픈데 밥이 없어서 깨워야 되나 생각했어요.<br />문자를 봤는데 내일 이사가는걸 알았어요.<br />그래서 사실대로 말하고 밥을 얻어먹으려고 했어요"<br />했다는거야.<br /> <br />생각해보니까, 길동이가 동아리방 생활하느라<br />집에 밥이랑 반찬같은걸 안뒀다는거야.<br />그럼 내가 없는 동안에는 뭘 먹었냐 물었더니<br /> <br />생쌀.. 생쌀을 퍼다가 씹어먹기도 하고<br />냉장고에 김치는 먹어도 표시가 안나니까 그냥 먹었다고...<br /> <br />ㅜㅜ<br /> <br />암튼. 그날 그렇게 이야기를 마무리짓고<br />길동이와 후배와 부모님은 다시 돌아왔지만<br />마음 한구석이 많이 찝찝했겠지.<br />그 아이가 다시 본인 집으로 돌아가더라도<br />동네 양아치의 꼬봉 노릇을 해야할게 분명하니까 말야.<br />그 아이가 그곳을 피해서 도망치다싶이 거리를 전전할때에는<br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거라는<br />경찰 아저씨들의 말에도 일리가 있으니까.<br /> <br />그 후에, 명구 이야기는 동아리와 동아리를 타고<br />소문이 쫙~ 퍼졌지.<br />정말로 그 애가 도서관에서 유명한 도둑이긴 하더라고.<br />같은 과 선배가 말하길, 걔 별명도 있다고.<br />하도 물건을 잘 훔쳐가서<br />별명이 '네티'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br />네티가 결국 일냈다고 막 우스갰 소리 하는 사람도 있었어.<br /> <br />길동이는 자취방을 옮길까 생각을 했지만<br />이미 익숙해진 자취방을 옮겨서 득될게 없다고 판단.<br />이사를 멈추고 다시 계약을 하게 되지.<br /> <br />하지만 그건 좀 잘못된 선택이었던거 아.<br />문제는 다음부터 이어지지. (너무 길지? ㅜㅜ 미안해.,.)<br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었고.<br />길동이는 다시 자취방으로 오게 되.<br />한동안은 아무 이상없이 학교-집을 오가면서<br />평범하게 살고 있었는데.<br /> <br />또다시 어느 시점부터<br />예전처럼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더라는거야.<br />........<br /> <br />꼭 새벽만 되면<br />꿀꺽꿀꺽 물마시는 소리가 들리고<br />부시럭거리면서 무언가를 헤짚는 소리도 나고..<br />그럴때마다<br />길동이는 혹시, 명구가 다시 와있나 싶어서<br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br />"야! 명구왔냐! 있으면 그냥 말해! 괜찮으니까!"<br />혼자 허공에 대고 화 내고 그랬다는거야.<br /> <br />아무리 눈이 안보여도<br />그 좁은 집안을 마음먹고 뒤지면<br />사람이 피할수가 없는데<br />정말 아무도 없더래.<br /> <br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br />길동이는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듣게 되지.<br /> <br />그런 사정을 모르는 옆동아리 회장이 놀러와서<br /> <br />-공무원 시험 준비하느라 방학 내내<br />도서관에 살다시피했었는데<br />네티도 여름 방학 내내 도서관 한쪽에서<br />먹고 자고 했었다고.<br />그런데 방학 중간 쯤,<br />네티가 학교앞에서 무단횡단하다가<br />교통사고가 나서..<br />그만 죽었다고.<br />사람들이 네티를 다 싫어했었는데(물건 훔쳐가서)<br />죽은거 알고 불쌍하다고<br />네티가 늘 있던 자리에<br />음료수도 놓고가고 쵸콜렛도 놓고 간다고..<br />너는 모르고 있을거 같아서<br />이야기 해준다고...-<br /> <br /> <br />길동이는 그 말을 듣고<br />다시는 그 자취방에 갈 수가 없었어...<br /> <br /> <br /> <br /> <br /> <br /> <br />-너무 길어졌지.<br />들은 이야기인지라 곧이 곧대로 써야해서.<br />ㅜㅜ 오늘은 여기까지<br /><br /><br /><br /><br /><br /><br />출처 : 네이트판 헤이브 님 글<br /><br /><br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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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진 추천 0 조회 2,890 18.07.09 18:07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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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도탁스 (DOTAX) 원문보기 글쓴이: 1LLIONAIRE

댓글

보라보보라보라해
18.07.09 18:13

첫댓글 헐 뭐야 그럼...?
니베아립케어
18.07.09 18:13

헐 진짜 개소름...
구애대작전
18.07.09 18:24

불쌍해라ㅜㅜ
EscA_
18.07.09 18:32

헐..
세젤예 백현아
18.07.09 18:42

명구 영혼이 다시 찾아와서 예전처럼 생활하는 거야?...ㄷㄷ
고환
18.07.09 19:10

아니그럼 누구야.....
방석위의햄찌
18.07.09 20:01

다음편있다는건가???
유혼자있을거야유
18.07.09 20:35

영혼은 아니고 명구 꼬봉삼던 날라리들 중 하나인거 같다
Amber Heard
18.07.10 07:14

다음편없고 여기서 끝임 저거 원래 제목이 귀동냥귀신 썰인데 명구 죽고 영혼이 와서 편안한 곳이 길동이 집이라서 다시 왔다는 의미일 걸?? 쨌든 명구 영이라는 소리임
뭐먹으러가야지
18.07.14 13:52

개무서운데...명구 살아있을때나 죽었을때나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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