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한국철학/철학과/2022101247/이준혁

[ㅇㅈㅎ]

원효의 사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앞서 원효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해보자면, 

---

원효(元曉) (617∼686)

성씨는 설(薛), 본명은 사례(思禮)/ 서당(誓幢)/ 신당(新幢)이고,

법명이 원효(元曉)라고 한다. 

원효는 삼국시대 중기 신라의 승려. 같은 시기에 활동한 고승 의상과 쌍벽을 이루는 고대 한국 불교계의 고승으로 신라십성(新羅十聖) 중 한 명이다.

신라의 승려로 일심(一心)과 화쟁(和諍) 사상을 중심으로 불교의 대중화에 힘썼으며, 수많은 저술을 남겨 불교 사상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여 해동보살(海東菩薩), 해동종주(海東宗主)라고도 불린다.

---

사실 몰랐었는데 , 원효는 출가하기 전 젊은 시절에 무술에 매우 능한 청년이었다고 한다.

화랑으로 활동했었고 , 원효의 무술은 신라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었다고 전해진다. 원효는 청년 시절엔 화랑으로서 서당(誓幢)이 되었으며, 나이 18세가 되어 자신이 살던 집을 절로 삼아 초개사(初開寺)라 하고 스스로 이름을 '이른 새벽'을 뜻하는 원효로 바꾸었다. 그리고 648년 , 원효는 황룡사에서 불경을 연구하고 수도하였다고 한다.

661년, 원효는 촉망받던 유능한 승려로써, 의상과 함께 유식학을 배우러 당나라로 유학을 가던 도중, 날이 어두워져서 한 치 앞조차 보이지 않게 되어, 동굴에 들어가 잠을 자다 잠결에 목이 너무 말라, 물이 없나 찾던 도중에 웬 물이 담긴 바가지가 있어 거기에 든 물을 벌컥 들이키며 물이 참 달고 시원하다며 좋아했다. 그런데 다음 날 일어나서 주변을 보니 잠을 잤던 동굴은 파묘된 무덤이었고, 그가 마셨던 건 해골바가지에 담긴 썩은 물이었다. 경악한 원효는 구토를 했고, 직후 썩은 물도 목이 마를 때 모르고 마시니 달았다는 것에서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깨달음을 얻고는 유학을 포기하고 신라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것이 그 유명하고 우리나라 사람은 거의 다 안다는 해골물 사건이다. 결국 원효는 진리라는 것은 다른 곳(밖)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이 사건은 원효의 사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기에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

해골물 사건을 생각해보면서 플라시보 효과가 떠오르기도 했다. 플라시보 효과란 의사가 효과 없는 가짜 약 혹은 꾸며낸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안했는데,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인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과 같은 것이다.

실제로 성분을 보자면 효과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사람의 신념(마음가짐)에 의해 심적인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는 것이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어느 정도 통하는 점은 있는 것 같다.

일심 사상

일심이란 만유의 실체라고 보는 참마음으로, 크다거나 작다고 할 성질의 것이 아니며, 빠르다거나 늦다고 할 성질의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동적(動的)인 것이라거나 정적(靜的)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수량으로 하나라거나 많다고 할 성질의 것도 아니다. 그것을 무엇이라고 정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그냥 마음이라는 단어로써 표현되어 있다.

일심은 모든 형상의 근원처이며, 마음의 본체이다.

즉, 현상의 다른 모습들은 일심의 발현이다. 그러므로 모든 것은 하나이다.

그리고, 일심의 ‘일’은 단순히 수적 또는 양적인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개체가 그 안에서 진실로 사는 전체이다. 진실로 살아 있는 조화로운 전체가 일심이다. 그 속의 어느 하나 속에 전체가 살아 있고, 그 전체 속에 하나가 살아 있다는 것이 일심사상이다.

어떤 현상들이 개별적인 각각이 아니라, 결국 원인, 조건이 있기에 나타나고, 결국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기에, 원초적으로 하나로 묶여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원효는 도를 이루고자 하는 자가 일심에 대해 알게 될수록, 비로소 앞에 배웠던 학문들이 치졸함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결국 원효는 일심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열반에 다다라야 한다고 보았다.

진여문이란, 진리가 세상에 드러나 열반에 이른 상태. 생겨남도 사라짐도 없는 일심이다

생멸문이란, 진리가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상태. 일심은 진리를 깨닫지 못해 생겨남과 사라짐을 반복한다

우리의 마음은 진여문으로 드러날 수도, 생멸문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일심으로 통하기 때문에 진여문 생멸문은 별반 다르지 않다.

화쟁사상

화쟁사상은 원효 사상의 핵심이고, 여러 종파의 대립을 지양하고 , 일심을 토대로 한 화쟁을 통해 종파 간의 조화로 모든 논쟁을 화합으로 바꾸려고 했다.

화와 쟁 자체는 대립되는 뜻이지만, 결국 모두 진리를 찾기 위한 방편이다.

연기론과 실상론을 바탕으로 하여 특정한 교설이나 학설을 고집하지 않고, 비판과 분석을 통해 보다 높은 가치를 이끌어내는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모순과 대립을 하나의 체계 속에서 다루므로 화쟁이라 했다.

서로의 논리에 대해 심하게 다투고 , 자신의 말만 맞다고 주장하기 바쁘고, 점점 화합보다는 개인에게 신경 쓰게 되는 요즘 우리 세상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모든 것은 결국 하나로부터 비롯되었고 ,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간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한 차원 위에서 바라봄으로써 인정과 화합을 이뤄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할 것 같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그냥 현상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연계과정. 그것을 원효를 통해서 더욱 느끼게 되었다. 원효는 해골물을 마셨다는 사실을 알고 구토하기에만 바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깨달음을 얻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원효는 언제나 분석하고 비판하고 긍정과 부정의 두 가지 논리를 융합하여 보다 높은 차원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았다. 통일·화합·총화·평화는 바로 이와 같은 정리와 종합에서 온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런 사상들이나, 철학, 철학자들에 대해서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이 사람의 사상, 철학이 이렇구나 저렇구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철학, 사상을 우리의 삶으로 끌어와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물론 무조건적인 수용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철학자들의 철학을 깊게 이해하는 것도 좋지만, 그 철학을 통해 사소한 깨달음이라도 끌어옴으로써, 자신의 철학을 조금씩 쌓고 다듬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호밀밭파수꾼™]

일학년이 전공수업을 듣기는 쉽지 않았을텐데, 원효에 대해서 많이 찾아보았네요. 당시 귀족 자제들은 화랑이 되는 것이 꿈이었고요. 서당은 화랑 중에서 깃발을 드는 반장 정도의 위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효는 우리나라 불교의 다양한 종파에서 조종으로 모시는 분이기도 합니다. 통불교, 또는 원융불교라고 하는 한국불교의 특성도 원효 스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