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쇠고기 수입재개협상 결과 30개월령 미만 뼈를 제거한 쇠고기로 수입대상이 결론 나면서 3월 말부터 본격화되는 미산 쇠고기 수입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한우업계 전문가들은 미산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한우농가들의 불안심리가 고조될 경우 조기출하나 홍수출하로 이어져 한우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며 미산 쇠고기 수입에 대응해 차별화된 한우고급육 시장을 확대하고 광우병 청정 한우고기에 대한 소비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상에서 무엇을 얻었나
농림부는 수입대상을 30개월 미만으로 낮춘 것은 물론 뼈를 제거한 쇠고기로 국한, 수입중단 전 미국산 수입쇠고기의 60% 가량을 차지했던 갈비를 제외시키는 등 선전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과 달리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인 내장 등 모든 부산물의 수입을 계속 중단해 소비자 안전도 확보하는 등의 성과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수입대상 월령을 30개월령 이하에서 30개월령 미만으로 1개월 줄이기 위해 미국측 협상단과 꼬박 하루동안 격론을 벌이는 등 당당한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당초 생산자단체가 요구한 일본과 같은 수준인 20개월령 이하로 수입대상을 국한시키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일본과 달리 광우병 비 발생국가임에도 미국과 서둘러 수입재개 협상을 시작하는 등 광우병 청정국가로서 권리를 지키지 못하고 수입재개 협상을 서두른 것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축종별 농가반응
육우 및 양돈농가들은 미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경우 생산비 이하로 가격이 폭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남용 낙농육우협회 육우분과위원장은 “2004년 5월과 6월 광우병 파동 영향에 따른 출하물량 집중과 소비 하락으로 육우 거세우 평균가격이 각각 kg당 5796원, 5893원이었다”면서 “올해 9194원 수준인 가격이 미산 쇠고기가 국민 식탁에 오를 경우 2004년 수준까지 폭락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곤 양돈협회 경북도지회장도 “수입 쇠고기와 국산 돼지고기 가격이 비슷해 시장 잠식이 우려된다”면서 “PMWS 등 질병과 미산 쇠고기 영향으로 생산비 20만원 이하에서 형성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한우농가들은 예상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 이천의 한우농가인 임관빈 씨는 “뼈있는 갈비가 제외됐고 고급육은 소비층이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산 수입재개에 따른 대책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는 국내 시장에 새로운 쇠고기 유통물량이 늘어나 결국 가격하락 요인이 되지만 뼈있는 갈비가 수입 중단된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한우가격 하락은 없다는 분석이다.
정민국 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수입쇠고기 물량증가에 의한 것보다 한우출하량 증가로 인한 가격하락 폭이 더 크다”며 “한우농가들은 수입재개에 따른 불안심리로 조기 출하나 홍수 출하를 자제해야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산쇠고기 수입에 대응해 한우시장을 더욱 고급화시켜 미산과 시장을 차별화하고 한우의 위생·안전성도 강화해 한우 소비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규성 축산유통연구소장은 “한우는 수입육과 차별화된 고급육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비거세 저급육을 중심으로 소값이 하락했다”며 “광우병 청정한우고기에 대한 소비 홍보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쇠고기 수입·유통업체 반응
국내 업체들은 3월말 이후 미산 쇠고기를 수입할 계획이지만 수입량은 소비자들의 선택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입이 금지된 뼈있는 미산 갈비의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호주산 갈비의 수입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봉규 롯데백화점 축산바이어는 “갈비살의 경우 제시가격이 호주산은 kg당 10달러지만 미산은 4.5달러로 미산이 가격적으로 우위에 있어 소비자들이 미산을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는 갈비살·목살 등을 수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세효 신세계 과장도 “호주산 갈비와 등심 판매가 잘돼 계속 수입할 계획”이라며 “미산의 경우 안심과 등심 고급육 위주로 들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국현 이마트 응암점 담당자는 “목심 위주로 수입할 계획”이라며 “광우병 발생 이전 미산과 호주산 비율이 7:3이었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에 의해 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어민신문.2006.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