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누가 더 훌륭한 선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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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T.T

누가 더 훌륭한 선수인가?

- 심장이 뜨거운 선수가 훌륭한 선수다!

05/10/22 PM 19:16
작성자 : 조성주

누가 더 훌륭한 선수인가?
- 조성주 스포츠 찌라시

매직존슨, 카림 압둘자바, 제임스 워시... 쇼타임(show time) 레이커스... 최강의 팀을 상대로 1미터 88센티의 한 작은 선수가 서있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용감히 그들에 대항했고 그들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러나 4쿼터가 시작될때 그는 발목에 부상을 입었고, 자신의 발목을 움켜쥐고 코트에 주저앉아 있었다...

아이재야 토마스다...

아이제야 토마스는 그 유명한 시카고의 흑인 슬럼가에서 9남매중의 한명으로 태어났다. 농구를 하지 않으면 갱이 될 수밖에 없는 그 곳에서 그는 불도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홀어머니와 수많은 형제, 자매들과 배고픔과 가난과 그리고 인생의 설움을 너무 일찍 깨달아가며 성장했다.

그를 스카웃했던 고교농구팀 감독의 말은 왜 아이재야 토마스가 위대한 선수인가를 말해준다. '사람들이 말하는 극도의 가난, 실패, 고통--이 모든것이 아이재아의 동네에 있다. 그곳에서 이 젊은이는 이렇게 큰 미소를 가지고 있다. 그는 가족들에게 모든 불행을 겪은 사람으로서는 믿을 수 없을만큼 긍정적이다.‘

배드보이스...NBA역사상 가장 와일드하고 가장 열정적인 팀...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노동자 도시 울산과 같은 미국의 자동차 도시이자 노동자 도시 디트로이트에서 그는 신인때부터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전설적인 배드보이스의 전성기를 만들어냈다.
마이클조던이 신인시절에 그를 포스트 시즌에서 두 번이나 좌절시키고 마이클 조던이 그를 이기기 위해 이를 악물고 도전하게 만들었던 선수가 아이제야 ‘재키’ 토마스다.


접질러 퉁퉁 부은 발목을 부여잡고 코트에 주저앉아 있던 아이제야 토마스는 전광판을 바라보았을것이다. 그리고 그를 믿고 있는 홈팀의 팬들과 팀 동료들을 바라보았을것이다.
그는 일어났다. 그리고 절룩절룩거리며 코트를 뛰었다. 제대로 걷지조차 못하는 그를 팬들은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기적이 시작되었다. 토마스는 계속해서 득점을 하기 시작했다. 절룩거리며 슛을 쏘고 돌파하고 드리블하는 그를 코트의 그 누구도 막지 못했다. 그가 던지는 슛은 계속해서 림을 통과했고 환상적인 플레이 앞에 ‘마술사’ 매직존슨도 ‘제왕’ 카림 압둘자바도 속수무책이었다. 한 쿼터 25득점... NBA역사상 최고이자 마지막 기록이었다. 그러나 결국, 디트로이트는 한점차로 패하고 말았고, 그 자리에서 절뚝거리며 43점을　쏟아부은 아이제야 토마스는 펑펑 울어버렸다...
동료들은 그러나 그를 감싸고 오늘의 승자가 바로 그임을 말해주었고, 그 경기장에 있던 그 누구도, 심지어 레이커스의 선수들과 감독마저도 이날의 승자는 아이제야 토마스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 이야기했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현재 NBA에서 가장 농구를 잘하는 선수라고... 난 인정할 수 있다. 그의 견해는 충분히 존중되어야 하니까...(알겠소? 박근혜님...) 그러나, 난 코비 브라이언트가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것에 동의할 수는 없다. 잘하는 것과 뛰어난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코비 브라이언트의 아버지는 NBA선수였다. NBA선수의 아들이란 이야기는 그가 충분히 유복한 가정에서 엘리트 코스의 교육을 받았다는 이야기와 동일한 이야기일것이다. 전 세계에서 농구를 가장 잘하고 돈을 가장 잘버는 NBA리그의 선수, 그것도 충분히 스타플레이어의 아들로 태어났다면 그는 이미 모든 것을(물론 물질적인 조건이겠지...) 갖추고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그렇게 엘리트 코스를 밟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NBA에 진출해서 순식간에 차세대 조던으로 그 이름을 날리게 된다.

엘런 아이버슨... 그는 흑인 슬럼가에서 태어났다. 지독히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는 집에 수도가 나오지 않아 씻지도 못하고 농구공을 들고 근처의 농구장에 가서 내기농구를 해야 했다. 거기서 이기면 그 돈으로 동생들과 어머니에게 밥을 먹이는데 쓰곤했다. 내기농구에서 지는날이면 아무것도 먹지 못한 빈속에 지저분한 얼굴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 막막한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의 친구들의 대부분은 마약상으로 갱으로 진출했고 그는 농구선수가 되었다. 대학에서 팀을 이끈 그는 2학년을 마치고 대학을 중퇴하고 NBA로 진출했다.


코비 브라이언트에게 농구가 ‘꿈’이었다면... 엘런 아이버슨에게 농구는 유일한 ‘희망’이자 지긋지긋한 가난과 멸시로부터의 ‘탈출구’ 였을 것이다.

코비가 LA레이커스라는 명문팀에서 샤킬오닐이라는 당대 최고의 센터와 함께 챔피언 반지를 3개를 따낼때, 그리고 NBA 최고의 선수에 등극할 때, 아이버슨은 필라델피아라는 최약체팀에서 혼자서 팀을 이끌며 번번히 정상의 문턱에서 좌절해야 했다.

엘런 아이버슨...

누군가는 엘런 아이버슨은 너무 싸가지가 없고 이기적이며, 거친 선수라고 비판한다.
그렇다. 그는 대학시절 팀동료를 의자로 폭행한적이 있고 NBA신인시절 공동연습에 불참하는 그를 보고 마이클 조던이 성실하게 참여하라고 충고하자, ‘너나 잘해!’라고 쏘아붙여서 NBA의 수많은 고참선수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감독과의 불화, 팀동료들과 융합되지 못하는 성격등이 지적되기도 했다. 그러나, 흑인 슬럼가에서 태어나 지독한 가난속에서 내기농구 승부에서 이기지 못하면 밥을 굶어야 했던 그는, 그리고 183센티미터라는 작은키와 보잘것 없는 몸을 가진 그는, 자신의 존재이유를 자존심과 굽히지 않는 의지로 상정했음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2000년 NBA 결승에서 그는 허벅지, 엉덩이, 발목, 팔목, 팔등에 부상을 입고도 오로지 타오르는 심장만으로 상대방을 코너에 몰아넣었다. 마이클 조던이라 하더라도 막을 수 없을 것 처럼 보였던 그의 열정적인 모습은 수많은 그의 안티팬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그와 필라델피아는 결국 패배했다. 그러나 아이버슨은 울지 않았다.


우리는 때로 큰 착각을 한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수치가 점수가 그를 판단하는 지표라고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한 인간의 내면을 그의 인생을 그가 추구하는 가치를 보지 않고 점수와 숫자로 판단하고는 한다. 특히나 한국사회에서 이것은 소위 수능점수 또는 학벌등으로 극명하게 표현된다.

그러나 우리는 의문을 가져보아야 한다. 모든 물질적 조건을 갖추고 충분한 환경에서 어떤 성과를 성취한 이들과 주변에 절망과 가난이라는 단어밖에 볼 수 없었던 이들이 성취한 성과를 동일하게 비교할 수 있을까? 아니 오히려 후자의 성과가 더 미약하더라도 그것이 오히려 그가 전자보다 더 성실하고 더 노력하고 더 재능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은 아닐까...예를 들어 가난과 힘든 환경 속에서 수능점수 400점을 맞은 학생이 어떻게 모든 조건을 갖추고 부유한 환경에서 수증점수 500점을 맞은 학생보다 못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는가?

또 하나 우리가 가져야 할 의문은 그가 이루어 높은 성과로 한 인간을 평가하기보다는 그가 지향하는 목표로 한 인간을 평가해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힘든 환경과 무수한 억압속에서도 그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가를 보아야 하지 않을까?
얼굴만을 보는것이 아니라 그의 심장이 얼마나 힘차게 뛰고 있는지, 그의 심장이 무엇을 갈망하는지를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매직존슨과 래리버드는 80년대 NBA농구의 얼굴이었다. 물론 70년대는 카림 알둘자바였을테고, 90년대는 마이클 조던이 얼굴이었다. 그리고 2000년대는 아마도 슈퍼신인 리브론 제임스가 얼굴이 될것같다.

그러나 아이제야 토마스는 80년대 NBA의 심장이었고, 90년대는 찰스 바클리가 그랬고 2000년대는 아이버슨이 바로 NBA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은퇴후 75명의 사람들의 대학학비를 대신 대주기도 하고 범죄와 빈곤퇴치에 앞장서며 수많은 자선활동과 사회봉사활동을 벌이던 아이제야 토마스에게 한 기자가 물었다.
‘왜 그렇게 사회활동을 열심히 하십니까?’

토마스 왈

'한 개인 그리고 인류의 한 사람으로서, 만약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것이 농구 경기에서 멍청하게 플레이한 것 뿐이라면, 나는 내 인생에서 잘한게 못된다. 농구는 나에게 전부가 아니다'

당신은 무엇을 지향합니까?

[피이디 부르지왜??]

2000년의 기억이... 그때 아이버슨 정말 대단했죠!!

[해변의 카프카]

아 자칭 과도관의 아이버슨인 해변의 카프카입니다..-_-;; 아이버슨... 케베스는 어떡하란 말이냐..ㅠㅠ

[Godly Potential]

감동...동감...

[울면서달리기]

저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 농구코트에 나가서 땀을 흘립니다. 아무 생각없이 림만을 바라보고, 정신없이 뛰고 있노라면 뭔가 힘이 나는 것 같아요. 땀 흘려본 사람들만이 아는 그 기분. 꼭 스포츠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겠지요=_=

[하얀바다]

최고의 글이네여. 슬램덩크와 마지막 승부가 한창일때 고교생이었던 것이 그리고 농구에 미칠 수 있었던 것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NBA의 역사를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니 브라보~!!!

[wanderlust]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