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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왕건 <제 54회>
씬 유장자 집 별채
지난회와 장면이 연결 된다. 모두들 당돌하게 보고 있는 도영을 보고 있다. 도영은 왕건에 이어 다시 부용을 본다.
도영 왜들 그렇게 보시옵니까? 소녀의 말이 잘못되었사옵니까?
모두들 ........................?
도영 그렇사옵니까?
기이한 일이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벙어리가 된 듯 입을 열지 못한다. 그 묘한 침묵을 깨고 드디어 부용이 나선다.
부용 낭자, 도영낭자라고 하셨습니까?
도영 에, 그렇습니다.
부용 시침이 되었든 아니든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지 않사옵니까?
도영 .............?
부영 설마 왕장군님의 주변일을 알고져 그 먼 길을 위험을 무릎 쓰고 오시지는 않았겠지요?
도영 그야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알 것은 알아야겠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금성사람들은 지금 왕장군님께 목숨과 전 재산을 담보로 하여 모험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수 백 수천의 목숨들이 말이옵니다. 아시겠습니까?
모두들 ........................
도영 우리 금성사람들의 목숨을 쥐고 있는 분이 어떤 분인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사습니까? 큰 일을 앞에 두고 딴전을 부리시는 분인지 아니면 자신의 일을 확실하고도 믿음직스럽게 밀고 가시는 분인지 그것을 알아야 할 것이 아니옵니까? 무엇이 잘못되었사옵니까?
모두들 이번에도 역시 할 말을 잊는다. 드디어 왕건이 다시 나선다.
완건 허허허, 낭자 그만 되었습니다. 백 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낭자께선 금성을 대표하여 그 전권을 위임 받아 이곳에 와 계십니다. 상대를 알고져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도영 이해하여 주시니 고맙사옵니다.
왕건 하지만 시침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또 소장은 그럴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다만 간간히 이곳 낭자께서 소장의 주변 일을 도와주시는 것은 사실입니다. 유장자 어른의 배려이시지요. 자, 낭자 더 설명이 필요하겠소이까?
도영 아니옵니다. 이제 되었사옵니다.
유장자 허허허허...... 과연, 과연 오장자의 따님이시오, 소문에 듣기로 출중한 따님이 있어 열 아들 부럽지 않다 하더니 과연 그렇소이다. 낭자, 우리 정주와 그곳 금성 목포는 옛부터 거래가 많았소이다.
도영 알고 있사옵니다.
유장자 따지고 보면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니 안심하고 여기 왕장군과 이야기를 나누시요. 일단 오늘은 늦었으니 그만 쉬시고 내일 얘기 하도록 하시구려.
왕건 그렇게 하시지요 낭자. 원하시는 내용을 내일 아침 문서로 전해 드리리다. 금성의 앞날에 대한 보장과 그대들의 권리 말이요
변사부 그리 하시지요?
도영 고맙습니다. 그렇게 하겠사옵니다.
유장자 자, 부용아 네가 손님을 뫼셔드리거라.
부영 예, 아버님. 자, 가시지요?
도영 (빤히 보다가) 고맙습니다. 그럼...........
왕건 편히 쉬시오 낭자.
도영이 왕건과 주변에 묵례를 던지며 그렇게 부영과 빠져 나간다. 유장자가 도리질을 한다.
유장자. 이보시게 왕장군.
왕건 예, 장자 어른.
유장자 내 지금까지 살면서 저렇게 당찬 처녀는 처음 보았네그려.
왕건 그러게 말이옵니다.
유장자 자네 아주 한참을 혼이 나더구먼그래.
변사부 제가 뵙기에도 그러했사옵니다. 허허허허.....대단한 처녀이옵니다. 이번에 금성일이 잘 풀린 것도 따지고보면 다 저 낭자의 결단력 때문이었사옵니다.
유장자 하하.....그랬는가?
씬 동집 어느 객사
부용이 시녀와 집사, 집사장을 앞세워 도영과 그 집사를 안내해 온다. 어느 곳에 이르러 말한다.
부용 이보게 집사장, 함께 온 이 댁 집사는 저 쪽으로 가게하고 여기 낭자는 이 쪽으로 뫼시게.
집사장 예, 아씨. 자 댁은 이쪽으로 오시오.
집사 자, 이 쪽으로......
집사장과 집사가 오다린의 집사를 안내해 사라지면 이윽고 자신의 방 앞에 서자 도영이 묻는다.
도영 낭자.
부용 예.
도영 참 고맙습니다........
부용 천만에요......
도영 헌데......이직도 실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부용 무엇이.............말이옵니까?
도영 왕건 장군과 낭자는 어떤 사이옵니까?
부용 ......................?
도영 낭자의 아버님은 이 나라의 대 호족이시면서 또한 조정의 중신이십니다. 귀하디 귀한 따님을 하녀들이나 하는 천한 일들을 시키실 일은 없으실 것이고.....혹시.....두분 혼레를 약속하셨습니까?
부용 낭자는 참으로 관심이 많으시군요
도영 왕장군님은 아직 미장가이십니다. 이름이 높은 대장군이시고 모두들 우러러보고 부러워하는 영웅이십니다. 소녀도 아직 혼처를 정하지 못했사온데 어찌 관심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부용 예?
도영 자, 내일 또 뵙겠습니다. 부용낭자.
도영이 고개를 까딱 하고는 웃으면 안으로 사라진다. 부용은 한참이나 기가막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디졸브 되면................
씬 다시 왕건의 방
변사부가 왕건과 유장자에게 지난 얘기를 하고 있다.
변사부 금성에서 사실상의 모든 의견을 이끌어 낸 것은 아까 말씀드렸듯이 바로 저 낭자였사옵니다. 오장자도 또 그곳의 태수 종례라는 사람도 쉽게 결정을 못내렸지요.
유장자 맞아요. 어지간한 사내 열도 당하지 못할게요.
변사부 저 낭자를 잘 설득하시고 또 믿음을 주셔야 하옵니다. 더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금성을 함락시킨 그 후의 일이 될 것이옵니다.
왕건 .......그렇겠지요.
변사부 그 곳은 백제 땅의 중심이옵니다. 적진의 중심에 들어 있는 그 곳을 어떻게 항구적으로 오래 지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상당부분 장자 오다린이라는 사람이 쥐고 있사옵니다. 즉 다시 말하면 바로 저 낭자가 그 결정적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옵니다.
유장자 참 대단하구먼........ 하긴 그럴게야, 우리의 군사가 아무리 잇다한들 그곳의 토박이들만은 못해요. 저들이 똘똘 뭉치고 스스로 지키고 막아주어야 버틸 수가 있는 것이지.
변사부 그렇사옵니다. 그 많은 호족들과 뱃사람들과 금성 평야의 많은 농민들을 오장자와 종례태수가 움직이고 있사옵니다. 그곳의 수군들이라고 해야 실은 대다수가 어미들로 이루어진 자체 민병대 성격이 짙사옵니다. 그들중 상당수가 역시 오다린장자의 영향력하에 있사옵니다.
왕건 그렇겠습니다. 사부님의 말씀이 옳사옵니다. 싸움 이전에 저들의 마은을 먼저 잡아야 하옵니다. 즉 신뢰와 믿음을 쌓는 일이 되겠지요.
우리 쪽에서 간 사람들은 어찌 하고 있사옵니까?
변사부 현재로서는 인질로 붙들려 있는 셈이옵니다.
왕건 인질이라.....
변사부 그것 또한 저 낭자에 의해 그리 되었사옵니다. 내일 주군게서 좋은 대답을 주시면 곧 풀어주겠지요.
왕건 원하는대로 다 들어주어야지요. 무엇이든 말이옵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이 났사옵니다. 군사들의 훈련도....그리고 함선을 짓는 일들도 다 끝이 났사옵니다. 신라에도 내일 유금필 부장이 떠날 것이구요. 금성에서만 일이 매듭지어지면 곧 바로 출병을 할 것입니다.
변사부 저 낭자를 잘 대해주시오소서. 모든 문제의 핵심이 거기에 있사옵니다.
왕건, 알겠다는듯 끄떡인다. 그런 그들의 표정에서.........
씬 인써트
어둠 속의 유장자 집을 장정들이 경계를 돌고 있다. 저만큼 도영의 방에 불빛이 밝다.
씬 동집 도영의 방
도영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풀벌레 소리가 높다.
도영 (E) 분명 뭔가가 있다. 부영이라는 이 댁 딸과 저 왕건 장군은 뭔가가 있어.(사이) 그것도 아주 깊은 사정이 있는 것이 틀림 없어....(생각하다가) 하지만 왕장군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했다. 시침을 받는 것도 아니고.......그렇다면 뭘까........?
도영은 한숨을 쉬며 몸을 뒤척인다. 그러다 피시식 웃는다.
도영 내가 지금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내가...왜....? 하긴 저런 영웅정도는 되어야 이 도영이의 낭군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저 정도는 되어야.......
도영은 혼자 웃으며 잠을 청한다. 디졸브 되면.......
씬 오다린의 집 외경 (낮)
오다린 (E) 지금쯤 이야기들이 다 정리 되었을 것이오.
씬 동집 후원 방 (낮)
오다린과 왕식렴 , 이치들이 모여 앉아 있다.
오다린 우리 딸 아이의 성격으로보아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은 확실하게 다 의논이 되었을 것이예요,
왕식렴 저의 형님이신 왕건 장군께서는 이미 이곳에 무엇을 드려야 할지 알고 계시옵니다. 새삼 확인 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사옵니다.
오다린 허허허...하지만 딸아이는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보고 확인하는 성미올시다. 그렇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아이예요.
이치 저희도 이젠 알 것 같사옵니다. 허허허.....
오다린 그 아이는 약속을 다짐 받으러 갔다기보다도 사람들이 궁금하여 보러 갔을 것이외다. 과연 백제국의 중심인 금성을 취하려는 천하의 당찬 도둑이 누구인지...과연 그럴만한 사람들인지 판단하고 여건도 확인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치 핫하하하하....그렇다면 안심하셔도 되옵니다. 누구든 우리 왕장군을 뵈면 금방 친해지게 되어 있사옵니다. 그만큼 인품이 넉넉하시고 진솔하시기 때문이지요. 잘 될 것이옵니다.
오다린 암요. 그렇게 되어야지요. 기왕에 먹은 마음들인데.......
왕식렴 저들의 동태는 어떻하옵니까?
오다린 곧 완산주 황궁에 있는 견훤황제가 전선으로 간다 들었소이다. 그래서 지금 종레 태수도 그곳으로 갔소이다.
이치 수달장군은요?
오다린 수달장군도 아직 그 곳에 있소이다. 황제가 전선으로 직접 나가기 때문에 환송을 하기 위해서이지요.
이치 소생의 임무는 이곳 영산강과 영산포, 그리고 금성에서 목포에 이르기까지의 군사 이동상황과 배치를 알고 대비하는 것이옵니다.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하옵니다.
오다린 그 점은 염려를 놓으시오. 강과 바다는 물론 인근의 해안 섬들과 특히나 금성을 둘러쌓고 있는 금성산의 산성에 관한 군사현황까지 우리가 다 꿰뚫고 있소이다. 곧 지형도를 작성하여 드리리다. 물론 눈으로도 확인을 하게 해드리리다.
이치 고맙사옵니다 장자 어른.
오다린 어차피 같은 운명이 되었소이다. 고마울 것 없소이다. 견훤황제의 이번 출병은 아주 그 규모가 크다 하오이다. 지금쯤 완산주가 시끌시끌 할 것이외다. 이제부터가 기회에요.
씬 완산주 황궁
함성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고 있다 . 황제 견훤이 말을 타고 장졸들을 열병하며 위무하며 지나쳐 가고 있다. 그가 지나칠 때마다 장군추허조, 공직, 박영규, 방장군, 김총, 능애. 수달들이 군례를 올린다. 그리고 능환과 최승우 같은 문신들이 가득히 도열해 있다. 철기군1, 2들의 모습도 보인다. 함성은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도 갑옷 차림이다. 박씨와 고비도 내관들과 상궁들도 저만큼 뒤로 물러서서 그들을 보고 있다. 견훤이 중심부에 이르러 말을 세우고 장졸들에게 손을 흔든다. 함성은 계속 끓고 있다.
견훤 장졸들은 들으라. 오늘 짐은 하늘의 뜻을 받들어 우리의 숙적인 저 신라를 치고자 검을 들었노라.
군사들 ....(와 하는 함성들)............
견훤 우리가 신라를 치고자 하는 것은 천년의 사직을 무너트리고 백성들을 거리로 내몰아 방황하게 한 저 썩은 무리들을 응징하고 도탄에 빠져 신음하는 짐의 백성들을 구하기 위함이니라.
군사들 ............(계속 함성)
견훤 이미 여기 삼한에 신라는 이름뿐이니라. 그 이름마져 우리 대 백제국이 접수하고 흡수하여 삼한통일의 초석을 놓고자 이렇게 일어선 것이니라. 이제 신라를 합병하고 우리는 그 길로 다시 북쪽으로 달려 고려로 갈 것이니라. 그리하여 그들 또한 우리 앞에 머리를 숙이고 대 백제국의 영광을 받들게 할 것이니라.
군사들 (와 하는 함성이 계속 이어진다.)................
견훤 가라. 출병하라. 짐이 앞을 설 것이니라. 모두 백제국의 영광을 위하여 혼신을 불사르라. 출병하라.
함성은 절정에 다다른다. 장군들이 "출병하라"를 따라 외치며 군사들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견훤이 그들의 군례를 받는다. 그리고 드디어 그도 신검과 양검을 거느리고 최승우를 군사로 삼아 황궁을 떠나기 시작한다. 박씨와 고비들이 그들 앞을 지나치는 견훤을 본다.
박씨 부디 승전하시오소서.
견훤 암, 그리하리다 그리 될 것이오.
고비 (눈물 흘리며) 폐하, 일찍 돌아오시오소서. 어린 금강이를 기억하시오소서
박씨 ................(눈에 쌍심지가 인다)
견훤 염려 마오. 잊을 리가 있겠소? 좋은 소식을 가져오리다. 들 기다리오.
두여인 다녀오시오소서.
견훤이 그들 앞을 지나 홍궁을 멀리 하고 있다. 군사들의 움직임은 끝도 없어 보인다. 그 위로 해설..............
해설 견훤의 남진, 고려의 궁예가 순행을 마치고 돌아와 대대적으로 국가를 개혁하려고 서둘며 도읍을 옮길 생각을 하고 나랏이름까지 바꾸려하던 그 무렵, 그리고 왕건이 정주의 유장자와 함께 함선을 건조하고 끌어모으며 세상이 놀랄만한 한 판 승부를 노리던 그 무렵 견훤은 드디어 다시금 전선을 정비하고 군사를 훈련시켜 신라의 정벌에 나섰다. 그가 대야성에서 패배한 이후 일 년 육개월만의 일이었다.
씬 서라벌 황궁
자료 필림과 함께 피곤에 찌든 효종이 놀란 표정으로 시료들과 무언가를 의논하고 있다. 긴장하고 피곤한 효종의 모습에서 해설이 계속 된다.
해설 이 때에 신라의 시중(국무총리급)은 신라의 마지막화랑이라 불리우는 효종이었다. 막강한 견훤군을 대야성에서 물리치고 막아 낸 바로 그 사람이다. 신라는 그야말로 바람 앞에 촛불퍼럼 그 목숨이 끊어질 듯 이어져가며 아직도 천 년의 질긴 숨줄을 놓지 않으려 몸부림치고 있었던 것이다.
씬 길 (인서트)
견훤의 대군이 밀려 가고 있다. 그들의 행열을 훔쳐 보던 첩자들이 재빠르게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
씬 송악 궁예의 황궁
씬 동 궁궐 마당
금대, 장일들이 내군의 군사들을 정리하고 있다. 내관들과 여러 궁인들이 말과 짐바리들을 옮기고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궁예 (E) 드디어 백제의 견훤왕이 군사를 일으켰다?
씬 동 대전
이미 철원으로 가기위하여 바깥 나들이 차림을 끝 낸 궁예가 광치나 박지윤과 병부령 복지겸, 은부의 보고를 듣고 있다.
궁예 남쪽으로 몰려가고 있단 말이지?
복지겸 그러하옵니다 폐하. 군대를 셋으로 나누어 동시에 서라벌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하옵니다.
박지윤 견훤왕이 직접 나섰다하옵니다.
궁예 지금까지 견훤왕은 늘 그랬어요. 그러고보면 그 사람도 사내중에 사내야. 황제가 되어서 늘 싸움터에 나아가 앞장을 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 . 한 번 또 보고 싶은 사람이요.허허허...헌데 무슨 일들로 이리들 오시었는지.....?
박지윤 이번에 ..... 폐하께오서 철원으로 납신다 들었사옵니다.
궁예 그래서요 ?
박지윤 저희 대소 신료들은 폐하의 이번 행차에 대하여 심히 우려하고 또한 앞으로의 추이를 걱정하고 있사옵니다.
궁예 허허 이보시요 광치나.
박지윤 예, 폐하
궁예 짐이 어딜가든 그것은 다 깊은 생각끝에 결정을 하는 것이외다. 일국의 황제가 되어서 그것을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한단말이요?
박지윤 그런 것은 아니오나 조정 신료들의 분위기가 모두 이번 폐하의 행차를 걱정하는 분위기옵고 ..... 하여서 신료중에 제일 윗자리인 소신이 이렇게 찾아뵈었사옵니다.
궁예 쓸데없는 걱정들 말라고 하시요. (은부에게) 준비는 다 되었는가?
은부 (눈치보며) 예 폐하. 내군의 부장들과 군사들이 모두 폐하의 영을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박지윤 폐하, 많은 중신들이 삼삼오오 시간만 있으면 모여서 폐하께서 철원에 가시는 일을 걱정하옵니다. 그에 관한 말씀을 내려주시오소서. 신 또한 알고싶사옵니다.
궁예 답답해서 말을 아니하고 있는게요. 답답해서 말이요. 철원은 이 삼한의 중심에 있소이다. 밑으로는 삼한을 다 끌어안고 있고 위로는 그 옛날의 광개토 대제가 이룩한 옛 고구려 땅을 노려보는 자리에 있소이다. 이제 설명이 되었소이까? 즉 대동방국을 다시 건설하는 중요한 심장부라 그런 말이 올시다. 아시겠소이까? 광치나.
박지윤 ..... 소신은 그저 폐하께서 먼길을 떠난다 하시옵고 또 신료들은 중구난방으로 여기저기 모여 걱정들을 하는지라 .....
궁예 됐소이다. 자, 우리 그만 가보아야지.
은부 예. 폐하.
궁예 아학사는 준비가 되었는가?
은부 그런 것으로 아옵니다.
그때 복지겸이 나서며 다시 아뢴다.
복지겸 폐하, 지금 백제가 신라를 공략하기 위해 병력을 총 출동시켰사옵니다. 모두 남정길에 나선지라 우리와 잇다은 경계선은 안심을 해도 되옵니다.
궁예 그렇겠지.
복지겸 백제의 모든 주력군이 남쪽으로 가고 있사옵니다. 이제 왕건 장군의 극비에 붙여왔던 그 계획이 실행에 옮겨질 때가 되었사옵니다. 신은 군대를 책임진 사람으로서 그 일을 여쭙고자 찾아뵈었사옵니다.
궁예 (슬쩍 박지윤을 본다) 그 일을 광치나도 알고 있으신게요?
박지윤 예. 오래 전에 무슨일인가가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은 받았사옵니다만 .... 변부령 에게 들은 것 은 오늘 아침이 되옵니다.
궁예 허허허 그렇다면 지금까지 보안은 아주 잘 된게로구먼. 그렇게 되었다면 이보시요. 병부령
복지겸 예 폐하.
궁예 새삼스럽게 다 알고 있는 일을 뭘 묻고 아니 묻고 하는게요?
복지겸 하오나 이일은 매우 중요한지라 .....
궁예 왕 장군에게 다 일임을 한 상황이외다. 그 사람에게 다 맡겼다 이말이에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왕 장군과 의논을 하시요.
복지겸 ....
궁예 그리고 신료들이 짐이 철원에 가는 문제로 걱정을 한다 들었는데 정 그렇다면 내원과 함께 그 일을 의논들 해보시구려. 아시겠소이까? 어차피 짐이 이곳에 없을 때는 내원이 다 알아서 합니다. 조회를 여시요. 그리고 궁금한 모든 것들을 의논해 보시요.
박지윤 (마지못해) 예 폐하.
궁예 자, 이제 그만 일어나 보아야 겠소이다. 은장군 가세.
은부 예 폐하.
궁예가 일어섰다. 신료 들도 일어선다.
씬 동 궐 안 길
궁예 일행이 나오고 있다. 아지태도 뒤를 따르고 있다. 저만큼 기다리고 있던 종간과 염상들이 예를 올린다.
종간 폐하, 철원으로 납신다 들었사옵니다.
궁예 그렇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곳이니 짐이 다녀오는 동안 국사를 잘 좀 맡아주시구료.
종간 예 폐하.
궁예 나는 늘 내원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바깥 나들이 할 때마다 이거 한번도 같이 가질 못하니 말이요.
종간 그리 말씀해 주시는 것으로 신은 그저 무한히 행복하옵니다.
아지태 내원 어른, 이번 철원 길은 그득이 아주 클 것이옵니다. 기다려주시오소서.
종간 허허허 폐하나 잘 뫼시게. 허면 페하 다녀오시오소서.
궁예 다녀오리다. 먼 길 아니니 곧 돌아올게요.
종간 조심하시오소서 폐하.
종간과 더불어 모두 허리를 숙인다. 궁예들은 그렇게 궐을 빠져나간다. 종간이 그모습을 하염없이 보고 있다. 그리고 하늘을 보며 긴 한숨을 터뜨린다. 디졸브.
씬 유장자 집 외경
왕건 (E) 자 낭자 이만하면 되었소이까?
씬 동집 별채 (왕건의 거처)
왕건이 도영에게 자신이 만든 문서를 전해주고 있다. 도영이 그것을 확인하고 있다. 만족한 듯 미소를 짓는다. 유장자, 변사부, 부용들이 보고있다.
도영 지금으로 보아선 아주 양쪽의 뜻이 잘 맞는 것 같사옵니다. 저희들의 재산을 보존해주고 또 파격적으로 세금을 감면해주고 영토와 벼슬을 대를 이어 보존해주신다 하시니 더 이상 무얼 바라겠사옵니까?
왕건 만족하시다니 다행이외다 낭자.
도영 그러나 분명한 것을 하나 말씀 해 드리겠사옵니다. 사람이란 세월이 지나고 시간이 오래되면 처음 먹은 마음들이 바뀌게 마련입니다.
모두들 ....
도영 오랜 세월이 흐르더라도 지금의 이 약속을 지키는 길이 무엇인가 그 방법을 연구하실 필요가 있사옵니다.
유장자 허허허 .. 낭자 옳은 말이요. 그렇잖아도 그 이야기가 있었소이다. 여기 변사부는 그 모든 문제를 오로지 낭자만이 해결할수 있다 하더이다.
도영 호호호호 ..... 너무 어여삐 보아주시니 몸 둘바를 모르겠사옵니다.
부용 ....
변사부 사실을 사실대로 말씀드린 것 뿐입니다.
왕건 낭자 많이 도와주시구료. 이제 주사위는 던져 졌소이다. 우리의 힘을 합쳐야 합니다. 뭉치지 않으면 아니됩니다.
도영 그렇사옵니다 장군. 소녀는 장군 같은 분과 더불어 일대의 역사를 새로 만든다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옵니다.
부용 ..... ?
변사부 자, 낭자 물 때가 다되었습니다. 돌아가실 시간입니다.
그래서 도영이 끄덕이며 문서를 품에 넣고 강렬하게 왕건을 본다.
왕건은 잠시 그녀의 시선에 흔들린다.
도영 돌아가는대로 저희는 장군을 맞을 준비를 하겠사옵니다. 그리고 기다리겠사옵니다.
왕건 고맙소 낭자
부용 .... ?
도영 군사배치 상황과 진입로, 공격로와 전투시 군수품 보급에 관해서 까지 모든 준비를 일괄 마무리 해놓겠사옵니다. 빠른 시일안에 오시오소서. 소녀는 기다리겠사옵니다.
유장자 허허허 이제 다 되었네 그려. 모든 것이 끝났어.
변사부 허허허 그런 것 같사옵니다.
도영 그렇지가 않사옵니다. 지금부터 모든 것이 시작이옵니다. 시작 말이옵니다. 또 뵙겠사옵니다. 장군.
왕건 잘가시오 낭자.
도영 가시지요 변사부님.
변사부 예 낭자.
도영은 다시 강렬하게 왕건을 보다가 또 부용을 보고 나서는 돌아선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서 디졸브.
씬 송악 왕건의 집 마당
왕평달 (흠짓하며) 뭐라고 하였는가? 변사부가 왔어?
마사부 예 어르신. 조금전에 연락을 받았사옵니다. 그곳의 밀사를 데리고 왔다가 하루만에 바로 돌아갔다하옵니다.
왕평달 허허허 금성에서 밀사가 왔다면 결과적으로 일은 성공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마사부 그렇다고 보아야 겠사옵니다.
왕평달 (휴 한숨을 쉬며) 그렇다면 긴장을 좀 놓겠네 그려. 식렴이나 이장군의 신변은 안심이 되겠구만.
마사부 그럴 것이옵니다 어르신.
왕평달 조카가 정주로 간지 어언 반년이 넘어서 버렸어. 역시 이 송악에는 조카 건이가 있어야 해. 이제 나는 너무 늙었어.
마사부 어인 말씀을 .....
왕평달 이번 일이 잘 되어야 할 터인데 ... 이번 일만 잘 되면 우리 건이의 입지는 그야말로 반석위에 서는 것이 되네. 더이상은 조바심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
마사부 장수장이 유부장과 함께 신라로 갔사옵니다.
왕평달 그이야기는 들었네. 금성계획을 협공하기 위해서라지?
마사부 그러하옵니다.
왕평달 요즘은 그 일 때문에 통 잠을 자지 못했어. 잘 들 되어야 할터인데.
참, 폐하께서 철원으로 떠나셨다지?
마사부 그렇다하옵니다.
왕평달 (도리질하며) 왜 그러시는겔까? 그렇게 되면 백성들 인심이 자꾸만 사나워질터인데.
씬 황궁 외경
종간 (E) 폐하께서는 철원으로 가셨소이다.
씬 동 조정 어느 전각 안
종간이 조회를 주관하고 있다. 신료중 상석인 광치나 박지윤을 중심으로 장자1, 2, 강장자, 유장자, 박수문, 박수경, 그리고 왕건을 비롯하여 무신들인 복지겸을 주변으로 환선길, 이흔암, 배현경, 홍유, 종회, 김언, 김락, 능산, 박술희들이 모두 모여있다. 종간의 옆에는 염상이 함께 해 있다.
종간 그리고 그 동안 극비리에 추진해왔던 왕건 장군의 금성 상륙 계획이 지금 마지막 마무리에 들어가 있다 하오이다.
모두들 .....
종간 아시다시피 폐하께오서 철원에 가신 것은 머지않아 지금 송악에 있는 이 황도를 그곳으로 옮기고자 하심이외다. 하실 말씀들이 있소이까 ? 폐하께오선 신료 들에게 그것을 물어보라 하시었소이다.
아무도 대답이나 대꾸가 없다.
종간 말씀들을 하세요.
박지윤 (애궃은 헛기침만) ..... 에, ..... 또 실은 그 일을 가지고 이 사람이 여기 병부령과 함께 폐하를 알현 했소이다만은, 폐하께서 말씀하셨소이다. 우리 신료들이 .... 답답 하시다고 말씀이오이다.
환선길 (버럭) 그렇게 말씀 하실만도 하시지요. 폐하가 누구시오이까 그분이 하시고자 하는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 이올시다. 그것을 왈가왈부들 하니 ...
이흔암 그렇소이다. 우리는 싸움밖에 모르는 장수들이올시다. 늘 적군과 대치하고 칼을 베고 잡니다. 장수들에게는 상명하복, 오로지 명령만이 존재합니다. 이 전시체제하에서 황제 페하의 뜻은 곧 법이올시다.
결정했으면 따라야지요.
강장자 그렇소이다. 그렇구말구요. 이 세상 천지에 폐하의 위업을 누가 막는단 말입니까? 있을수 없는 일이외다. 철원이 이곳 송악보다 좋으니까 가시자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니 그렇소이까?
종간 ..... (작은 도리질)
강장자가 호기롭게 떠들다가 불편한 종간의 표정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문다.
종간 하긴 그렇소이다. 폐하의 위엄에 손상이 가는 일이 있어선 아니되오이다. 그러나 폐하의 눈을 흐리게 하고 감히 미륵 대부처님이신 폐하를 속이려 하는 자들이 있소이다.
모두들 ....
종간 몇 푼 어치도 안되는 작은 학문으로 세상을 조롱하는 자들이 있다 그런 말이외다. 이점만은 마땅히 경계해야 될 일이외다. 폐하께서 돌아오시는대로 그 말씀을 아뢸 것이외다.
장자1 내원님의 말씀이 참으로 옳으시옵니다.
장자2 그러하옵니다. 그 아지태 라는 자가 나타나서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폐하를 번거롭게 한다 들었사옵니다. 엄하게 다스리시오소서.
종간 어흠, 음 ..... 뭐 알고들 계시니 긴말은 안하겠소이다. 그리고 병부령
복지겸 예 내원어른.
종간 그리고 왕 장군.
왕건 예 내원어른.
종간 금성을 공략할 준비가 끝났다 들었소이다.
왕건 그렇사옵니다.
종간 오늘부로 이 일은 전신료들에게 공개가 되었소이다. 이번 계획은 국가의 한 판 명운을 건 일이올시다. 엄청난 물량과 수천의 병사들이 동원된 그야말로 대 전투 올시다.
홍유 소장도 오늘에서야 그 내막을 알게되었사옵니다. 참으로 거창한
작전이올습니다. 왕 장군 감축 드리옵니다.
왕건 어인 말씀을 ...
배현경 그러하옵니다. 삼한을 통틀어 지금까지 전쟁에서 이러한 해전을 그 유례가 없었을 것이옵니다. 대단하옵니다.
모두들 끄덕인다. 그리고 감탄의 소리를 연발한다.
종간 (분위기를 자른다) 그러나, 이 전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만에 하나 이 국가적 대 계획을 실패할 경우 그 책임을 져야할 것이옵니다.
모두들 ..... (숙연하다)
종간 그 책임 또한 크고 확실하게 져야 할 것이요, 아시겠소이까 왕장군.
왕건 네. 내원 어른.
종간 지금부터 이 작전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군에는 비상경계령이 내려질 것이요. 그리고 실제로 군대를 출병시키기 전까지는 여전히 우리만이 아는 비밀 사항으로 해야 할 것이요. 아시겠소이까?
모두들 예 내원 어른.
씬 황후 전 복도
제조 상궁과 상궁들이 서있다. 진 내관의 모습도 보인다.
백씨 (E) 폐하께서 철원으로 납시었다 들었사옵니다.
씬 동 황후전
백씨가 연화와 함께 있다.
백씨 정말 철원으로 도읍을 옮기는 것이옵니까?
연화 그리하실 모양입니다.
백씨 잘되었사옵니다. 저도 이 송악이 싫사옵니다.
연화 ...... ?
백씨 여기가 사실 왕씨 집안의 땅이지 어디 황실의 땅이옵니까? 잘하는 일입니다. 폐하께서 철원으로 가시는 일은 잘하시는 일이에요.
연화 (한참 보다가) 어머니도 참 .... 신료들이 왜 걱정을 하고 왜 지금 모여서 의논들을 하겠습니까? 도읍을 옮기는 일은 엄청난 역사랍니다.
백성들의 피와 땀과 재산을 요구하는 일이에요. 어머닌 그것을 아십니까?
백씨 왜 이 에미가 그것을 알아야 하옵니까 마마? 황제의 말씀은 하늘의 말씀입니다. 백성들이야 시키면 해야지요.
연화 (한심하다) 어머니는 언제적부터 백성이 아닌 분이 되셨습니까?
백씨 예에 ?
연화 계속되는 전쟁입니다. 백성들은 까닭없이 그 전쟁에 목숨을 내어놓고 있는 것은 다 빼앗기고 죽어갑니다. 그런데 그들을 또 끌어다가 성을 쌓고 수많은 궐 안의 전각을 지어야하옵니다. 그것은 황궁이 아니라 백성들의 고통과 신음 소리가 들끓는 원망과 증오의 집이 될것입니다.
백씨 마마 ....
씬 길
궁예가 은부 와 아지태 그리고 대전 내관들과 금대, 장일등 내군의 군사들을 이끌고 가고 있다. 산천을 관람하는 궁예의 표정은 느긋하고 희망에 들떠 있어 보인다. 아지태가 설명하고 있다.
아지태 철원은 예전 고구려 시대에도 철원 또는 모을동비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졌사옵니다.
궁예 ..... (끄덕인다)
아지태 신라 경덕왕 때에 철성군으로 불리워졌으나 사람들은 지금도 여전히 철원이라 하옵니다. 남쪽으로는 산으로 이어져있사온데 그 산
이름이 금악산이라 하옵고 또 그 옆에 산이 고대산이라 하옵니다. 그 외에는 대부분 평야로 이루어져 있어 들이 풍요롭고 인심이 넉넉하옵니다.
산수를 가리키며 계속 설명하는 아지태의 모습에서
해설 궁예의 철원 길, 이때가 서기 903년, 단기로는 3236년의 일이다. 그리고 이해에 왕건의 역사적인 금성 공략이 함께 이루어진다. 궁예는 자신이 나라를 일으켰던 철원을 사실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신료들이 그토록 반대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길을 떠나왔던 것이다. 궁예는 철원을 오가면서 더욱 그의 야망을 불태우게 되는데 이해에 철원을 돌아보고 나서 다음해인 서기 904년에 드디어는 나라이름을 고려에서 마진으로 바꾸고 연호를 무태라 하였으며 그 다음해인 905년, 단기로는 3238년에 숱한 주변의 반대를 뿌리치고 도읍을 옮기게 되는 것이다.
궁예 허허허 짐이 이곳에서 제국의 시작을 선포했소이다. 참으로 뜻이 깊은 곳이에요. 송악으로 가지 말고 그저 이곳에 눌러 있을 것을 그랬어요.
아지태 큰 일을 하시려면 어차피 여러가지 경험을 거치시게 되옵니다. 이곳에서 다시 제2의 도약을 선포 하시오소서.
궁예 제 2의 도약이라? 하하하 .... 경은 가끔씩 내 가슴에 아주 뜨거운 불을 놓고 있어요. 암 제2의 도약이지, 도약이 아니라 시작이지 시작 말이야.
웃는 궁예의 얼굴에서
씬 유장자 집 별채
왕건과 복지겸이 마주 앉아있다. 능산과 박술희, 환선길, 이흔암, 배현경, 홍유, 김언, 종희, 김락들이 함께 해 있다.
복지겸 볼수록 놀랍소이다. 불과 반년만에 어떻게 저런 거대한 수군을 만드셨단 말이오이까?
환선길 그러게 말입니다. 볼수록 대단했어요.
왕건 과찬이십니다. 소장 혼자 한 것이 아니라 이곳 유장자님은 물론 많은 호족들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있었습니다.
배현경 이야기 들었습니다. 그렇다 하더군요. 그런데도 우리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니 이거.
이흔암 그러게 말입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허허허...
왕건 소장의 부장이 지금 서라벌에 들어가 있사옵니다. 우리가 금성을 공략하면 백제군이 다시 금성쪽으로 이동을 하려 할 것 이옵니다.
그뒤를 신라군이 붙들어 줄 것입니다.
홍유 기가 막힌 작전입니다 장군. 그럴 법 합니다.
왕건 금성의 호족들과도 이미 밀약을 끝냈사옵니다.
김락 그렇게 까지 진척이 되었사옵니까?
김언 허허 이거 정말, 왕장군님 혼자서 많은 일을 해내셨사옵니다.
왕건 어인 말씀을 .... 이제부터 많은 일들을 준비하지 않으면 아니되옵니다.
종회 지금 백제군의 동향은 어떻소이까 ?
왕건 들 들으셨다시피 이미 견훤왕이 남진길에 나섰소이다. 빠르게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고 있다 하더이다.
복지겸 기회는 아주 좋은 것 같소이다 만은 .... 아무튼 이제 이번 작전은 천하에 공표가 되었소이다. 머지않아 백제에서도 알게 될것 이에요. 빠르게 서둘러야 겠소이다.
왕건 그렇습니다. 일사분란 하게 체계와 진용을 갖추고 저쪽에서 반응이 오는데로 출격을 해야합니다.
환선길 출병이라? 이거 오랜만에 가슴 설레이는 말을 들어봅니다. 거기
두 분도 우리 한번 이번에 신나게 해봅시다.
능산,박술희 예 장군.
씬 금성 오다린의 집
씬 동 집 사랑
오다린과 종례, 도영 그리고 변사부, 왕식렴, 이치가 모여있다. 문서를 확인하고 내려놓는 오다린과 종례.
오다린 수고가 많았구나.
종레 왕장군은 믿을만한 사람이던가 ?
도영 (미소) 그렇사옵니다. 참으로 넉넉해보이는 분이셨사옵니다.
이치 우리가 뭐라고 하였소이까? 그런 분이라고 하지않았습니까? 허허허
왕식렴 아뭏튼 일이 잘 되었으니 다행이옵니다.
변사부 이왕에 뜻이 모아졌고 준비가 끝났다면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이미 견훤왕은 이곳에서 멀어져 있소이다. 우리도 뭔가 행동을 해야합니다.
도영 염려마시오소서. 이미 그에 관한 모든 준비를 아버님과 태수님께서 끝내셨다 하옵니다.
그러자 종례가 들고온 보따리를 푼다. 그래서 그서류들을 꺼내면 거기에는 곳곳의 지형을 그린 지도들과 군사 상황들이 빼곡히 적혀있다. 이치와 왕식렴이 그것들을 확인한다. 긴장하며 보는 그들의 표정에서
종례 금성 일대와 목포, 그리고 서남해 하구에 이르기까지 수군들의 상황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소이다. 그리고 왕장군이 어디로 상륙해서 바로 어디를 쳐야 백제군이 꿈쩍을 못하는가 하는 것들이 적혀있소이다.
왕식렴 (한참보며 끄덕인다) 과연, 과연 그런것 같소이다.
이치 (계속보며) 아주 좋사옵니다. 상세하게 해로와 육로들이 표기되어 있사옵니다. 이만하면 충분하옵니다.
도영 과연 신라와는 협조가 잘 되겠습니까?
변사부 우리 왕건 장군께서 하시는 일은 아직까지 그 실수가 없으셨사옵니다 낭자. 허허허허 .
씬 서라벌 황궁 외경
씬 동 황궁 안 어느 전각
유금필과 신라의 시중 효종이 마주 앉아있다. 서찰 읽기를 마친 효종이 유금필을 뚫어져라 본다.
효종 왕장군의 부장 유금필이라 하였는가?
유금필 그러하옵니다.
효종 대제국 신라가 역도들의 당여인 고려와 손을 잡는다 ....
유금필 그러하옵니다. 전쟁에서는 본래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 하였사옵니다. 지금 백제의 대군이 세갈래로 나누어 이곳 서라벌을 향해 몰려오고 있사옵니다.
효종 ......
유금필 저들은 곧 하나가 되어 더욱 거대한 힘으로 이곳을 칠 것 이옵니다.
효종 하하하하 나는 옛날에 대아성에서 견훤이란 반군의 괴수를 대적해 물리친적이 있었느니라.
유금필 이번만은 다르옵니다. 일만이 넘는 대병이라 들었사옵니다. 어찌하시겠사옵니까?
효종, 짐칫 큰소리를 치지만 불안한 표정이다.
효종 그래서 어찌하자는 것인가 ? 그대들이 금성을 치면 견훤이 군사를 돌릴것이고 그돌리는 군사를 우리가 잡으라는 말인가?
유금필 그러하옵니다. 저들이 황급히 돌아설때에 신라에서는 곧바로 뒤를 기습하시어 남쪽의 관문인 강주(진주)를 취하시오소서. 그중요한곳이 지금은 백제의 수중에 들어가 있지 않소이까.
효종 (한참 계산한다) 강주라 ? .... 강주, 이번일을 누가 마련하였는가?
왕건이라는 그 장수인가?
유금필 그러하옵니다.
효종 강주라 ..... 강주. 허면 그대들이 정말 금성을 치는것은 확실한 것 인가?
유금필 확실치 않은 일로 여기까지 왔겠사옵니까?
생각하는 효종의 깊은 갈등에서 ....
해설 드디어, 드디어 후삼국 시대 최대의 해전으로 불리워지는 금성 공략 작전이 불이 짚혀지기 시작한다. 지금의 나주인 금성, 당시 후백제의 가장 큰 항구요, 외국과의 유일한 통로였던 그곳 금성을 고려가 유일무이한 해군력을 동원하여 기습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백제의 견훤은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른채 남진에 남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서라벌을 너무도 강렬하게 얻고 싶어했던 것이다.
씬 길
백제의 대군이 몰려가고 있다. 견훤이 두 아들과 최승우, 능환, 그리고 추허조를 앞세워 위풍 당당히 가고 있다.
견훤 아, 참으로 가슴이 설레이는도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와 있는 이곳 강주에서 서라벌까지 말을 달리면 이틀 길이 채 안되네. 그런 서라벌을 놓고 지금까지 헤매었다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말이야.
최승우 이제는 다 얻으신것 이옵니다. 모두가 다 폐하의 땅이 될 것 이옵니다.
견훤 암, 짐의 땅의 될 것이야. 삼한 땅 모두의 통일된 백제의 깃발이 나부끼게 될 것이야. 백제의 깃발이 ......
- 54회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