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평 투자해 7억 건진다? 트리마제 맞먹을 시범아파트
올해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1584가구 가운데 매매는 단 2건에 불과했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거래 한파에 더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이 영향을 미친 탓입니다.
시범아파트는 특이하게도 전용률이 100%(공급면적=전용면적)인 단지입니다. 전용 156㎡는 지난 8월 1일 32억원(9층)에 거래됐습니다. 지난해 10월 역대 최고가인 35억원(7층)보다 3억원 하락한 금액입니다. 전용 60㎡의 경우 지난 5월 5일 17억4500만원(11층)에 거래됐습니다. 2020년 12월 13억8500만원(10층)보다 3억6000만원 높습니다. 거래가 드물다 보니 적정 시세를 측정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용 60㎡의 경우 한국부동산원 시세는 16억~17억5000만원, KB부동산 시세는 15억6000만~16억7500만원 등으로 나타납니다. 네이버부동산 기준 호가는 16억~16억3000만원입니다.
대체로 지난 5월 최고가(17억4500만원)보다 낮은 가격에 호가가 형성돼 있습니다. 서울시가 최근 최고 65층, 용적률 399% 등을 적용한 재건축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기대감은 여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지만, 전용 60㎡ 기준 16억원대 급매물이 나오는 등 가격은 정체 분위기입니다.
다른 면적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전용 79㎡는 지난해 10월 역대 최고가인 20억1000만원(4층)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호가는 18억~20억원 수준입니다. 전용 118㎡의 최고가는 26억원(2021년 4월)이며, 호가는 23억원 대까지 떨어져 있습니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최고가 대비 3억~4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와 있지만, 20억원 이하로 떨어지면 매수하겠다는 대기자들만 있다고 설명합니다. 전용 156㎡는 32억~35억원의 호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이 아파트 거래 건수는 553건입니다. 전체 1584가구의 3분의 1가량이 손바뀜했습니다. 부동산 시장 전반의 상승세와 재건축 추진 호재에 따라 가격은 추세적으로 상승해 왔지만, 이런 가운데 기존 소유주가 집을 매도한 비율도 높았습니다. 재건축 아파트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김용희 으뜸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재건축사업이 추진과 지연을 몇 차례 반복하면서 기다리지 못하고 집을 매도한 뒤 서초, 강남 등으로 떠난 소유주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진입한 2016~2017년 당시 안전진단 통과, 재건축추진위원회 구성 등이 맞물리면서 거래가 활발했습니다. 당시 79㎡의 경우 8억~9억원대에 거래됐던 것이 2018년 1월 10억원대에 올라섰고, 2019년 12월에는 16억원까지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2년여 만에 6억원이 껑충 뛴 것입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20억원(20억1000만원)을 처음 넘어섰습니다.
1584가구 대단지… 1년 6개월 동안 거래 단 9건
서울시는 지난해 4월 강남구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등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4월 7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면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당시만 해도 서울 집값이 상승세에 있었고, 특히 재건축 단지들의 상승 폭이 컸습니다. 시범아파트도 지난해 1월 전용 118㎡가 21억3000만원(7층)에 거래됐던 것이 3개월 만인 4월 26억원(11층)으로 4억7000만원이나 껑충 뛰었습니다. 이에 오세훈 시장은 당선 2주 만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카드를 꺼내 들면서 집값 과열 분위기에 제동을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