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이런 상태’일 때 운동… 근육 안 생기고 심장에 무리
이해림 기자
수면 부족 상태에서 운동하면 근성장에 도움되는 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아 근성장이 더디고 심장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꾸준히 운동하는 건 정말 중요하지만, 피곤한 날엔 무리해서 운동하기보다 잠부터 자는 게 좋다.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운동하면 어차피 근육이 잘 합성되지 않는다.
◇근육 성장에 필요한 호르몬, 충분히 자야 잘 분비돼
수면 부족 상태일 땐 운동해도 근육이 잘 성장하지 않는다. 근육은 근세포에 생긴 상처가 회복될 때 성장한다. 이 과정은 몸이 쉴 때 일어나는데, 특히 수면 중에 회복 속도가 극대화된다. 상처 회복, 세포 재생, 근육 성장 등을 촉진하는 성장호르몬이 잘 때 분비되기 때문이다. 근육 성장에 도움을 주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도 충분히 자야 잘 분비된다.
근육 성장에 수면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시카고대 의대 연구팀이 8.5시간 잤을 때와 5.5시간 잤을 때의 근육량 변화를 살폈더니, 적게 잔 쪽에서 근육량이 60%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16~30세 대학생 1만 125명을 ▲6시간 이하 ▲7시간 이상 잔 집단으로 나눠 악력을 비교했더니, 7시간 이상 잔 집단의 악력이 더 강했다는 중국대련과학기술대 체육부 연구 결과도 있다.
◇수면 부족 상태서 운동하면 심장 과부하 위험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면 그날은 운동을 쉬는 게 좋다. 운동 능력이나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근육은 근육에 쌓이는 다당류인 글리코겐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힘을 낸다. 그러나 잠을 적게 자면 당 대사를 조절하는 인슐린 호르몬의 기능이 떨어져, 근육에 글리코겐이 적게 쌓인다. 연료가 없으니 근육이 제힘을 내기도 힘들어진다. 실제로 영국체육회(UK sports)에서 8시간 이상 잔 집단과 6시간 미만으로 잔 집단에 각각 고강도 운동을 하게 했더니,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인 집단은 8시간 이상인 집단과 비교했을 때 모든 운동에서 평소보다 효율이 낮았다.
심장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팀이 7~9시간 자고 3일 연속 30분간 고강도 운동을 했을 때와 수면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같은 강도로 운동했을 때의 혈액 검사 결과를 비교하니, ▲심장 근육 세포가 손상됐을 때 분비되는 트로포닌 ▲심장 근육 과부하와 관련된 NT-proBNP 등의 수치가 후자에서 훨씬 증가한 게 확인됐다.
근육을 잘 키우려면 6~8시간은 자고 운동하는 게 좋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순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와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 모두에서 5시간 미만 9시간 이상 잤을 때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나치게 적게 자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많이 자도 생체리듬이 어긋나 몸에 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