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총선 결과가 이틀후면 결정됩니다. 선거후 이런 저런 분석이 나오겠지만 저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특이하게 눈여겨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조국이란 인물의 등장입니다. 되돌아보면 지난 정권 그러니까 문재인정권에서 초기 실세는 바로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입니다. 그에게 주어진 것은 바로 검찰개혁입니다. 당시 정권의 최고 권력자인 문대통령이 가장 바란 것이 바로 검찰을 비롯한 사법개혁입니다. 검사들에게 쏠려있는 권한이 너무 강하니 그것을 적당히 분산시키고 검사들이 이 사회에 차지하는 몫이 너무 강하니 적당히 내려주자는 취지였을 것입니다. 그런 개혁의 선봉장이 바로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었습니다. 조국 수석은 대학에서 법률를 전공한 법 전문가입니다. 당시 대통령과 맥을 같이하고 생각이 비슷했습니다. 당시 대통령은 조 수석에게 검찰개혁을 맡겼습니다.
조 수석은 찾았습니다. 한국의 검찰개혁을 제대로 추진하고 마무리지을 인물을 말입니다. 그리고 찾아냈습니다. 대전 고검 검사를 하는 윤석열 검사였습니다. 박근혜 정권때 항명하다 불이익을 당한 인물이었습니다. 밀려서 대전까지 내려간 인물입니다. 조수석은 그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검찰개혁에 앞장 서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결국 윤 검사는 문재인 정권에서 가장 특혜를 받은 인물이 되었습니다. 대전 고검 검사에서 서울 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된 것이지요. 당시 청와대에서 인사발표를 할때 발표자가 언급을 잠시 중단했습니다. 기자들이 긴장했습니다. 그러자 발표자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깜짝놀랄 인사라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이름을 발표했습니다. 그 이후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너무 길어지니까 말이죠.
검사들의 무소불위적 권한 축소가 발표됐습니다. 기소독점권한을 제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 사안입니다. 그러자 검사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지금 의사들 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검사들과 정부와의 갈등과 대립이 계속되었습니다. 검찰총장이 된 윤석열과 법무부장관 그리고 대통령까지의 갈등은 실로 피곤함의 연속이었습니다. 검사들의 힘을 빼는 과정에서 검사들은 대거 항거했고 그 가운데에 검찰총장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다 시간만 흐르고 코로나 사태로 국민이 피곤하고 게다가 부동산 급등이라는 엄청난 괴물이 등장하자 검찰개혁은 그야말로 물 건너가고 그런 와중에 검찰총장은 정권의 저항 선봉장이라는 이미지로 차기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조국 수석은 만신창이가 됩니다. 검사들이 대거 달려들어 당시 법무부 장관이자 검찰개혁의 선봉장이었던 조국 수석을 뒤집니다. 아빠 찬스 엄마 찬스 죄로 말입니다. 정말 탈탈 텁니다. 한 여름에 이불 털듯이 텁니다. 그래서 조국의 부인은 구속되고 아들과 딸은 천하의 몹쓸 인간들이 되고 맙니다. 그냥 아작이 납니다. 조국 그 자신도 이런 저런 죄로 기소되고 유죄판결을 받습니다.
조국의 일가는 풍비박산이 아니라 그냥 멸문지화를 당합니다. 이제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그 수사 핵심에 있던 인물이 바로 한동훈 지금 여당 대표입니다. 그들은 판단합니다. 조국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괜한 검찰개혁한다고 나섰다가 엉뚱하게 멸문지화를 당한 장본인이 바로 조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국은 지금 이 나라의 어려움을 만든 원인 제공자라고 진보세력은 평가했습니다. 아내는 감옥에 가고 아들 딸들은 이리저리 매우 힘들게 살아가고 그 중심에 조국이라는 사람은 대학에서 책상앞에만 앉아 있다가 세상물정을 몰라 문 정권을 망친 장본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자기가 발굴한 인물은 검찰총장에서 결국 나라의 대통령까지 됐는데 반대로 자신은 패가망신한 전 세계 역사에서도 유래가 없는 그런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조국은 결코 죽지 않았습니다. 낮밤 가리지 않고 가슴과 머리를 쥐어짜던 조국은 드디어 그만의 계획을 실천에 옮깁니다. 바로 정치에 뛰어드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청와대에서 책상앞에만 있던 그가 드디어 거리로 뛰어나왔습니다. 기존에 있던 더불어 민주당에서는 그를 받아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더 민주당을 망가뜨린 장본인이 바로 조국이라 생각하는 지지자들이 많은데 그 더 민주당에 입당할 수도 그를 받아드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조국은 검사들을 한국 정치의 핵심으로 올려놓는데 지대한 원인제공을 했다는 원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새로이 당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크게 목표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단순합니다. 우선 한동훈 여당 대표를 겨냥하는 것으로 모든 것을 삼았습니다. 자신이 당한 만큼만 되돌려 주겠다는 강한 의지가 집합되어 있습니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탈탈 턴 것처럼 그도 한 번 털어보자는 아주 단순한 논리가 작용합니다. 바로 조국이 국회의원이 되면 제 1호 발의가 바로 한동훈 특검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단독으로 법안 발의가 가능한 의석 10개를 달라는 것입니다.
서울대 법대 동문들끼리의 텍사스 OK목장의 결투입니다. 양쪽 다 법무부장관 출신입니다. 양쪽 다 특정 정당의 대표들입니다. 세계 역사상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세계의 유수 언론도 이런 대결구도를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유사한 것이 너무도 많은 두 인물의 대결인 것입니다. 한이 조에게 한 것처럼 조국도 제도권 정치속에 입문해 그들에게 되갚아주겠다는 아주 단순한 논리입니다. 그의 입장에서는 그럴 만도 합니다. 법을 전공하고 법의 전문가인 조국입장에서 같은 교실에서 공부한 한동훈 대표에게 법 그리고 법의 정신에 대해 다시한번 언급하고 싶은 것입니다. 한은 51살이고 조는 59살입니다. 조 대표가 한 대표보다 8년 선배입니다. 서울 법대 동문들끼리 다시 일합을 벌이는 것입니다. 법은 공평하다 그래서 당신도 한번 법의 심판을 받아보아라 하는 것 아닙니까.
조국의 등장은 돌아온 장고 영화를 보는 듯 합니다. 자신을 묻으려고 했던 관을 질질 끌고 등장하는 그 장고가 바로 조국입니다. 자신을 묻으려한 그 관속에 한번 들어가 보라는 의미입니다. 조국 장고가 날리려는 총의 첫발은 바로 한동훈 특검입니다. 한동훈 대표를 자신처럼 한번 털어보자는 것이지요. 조국은 털리는데 한동훈이 털리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느냐 하는 논리입니다.
물론 돌아온 장고 그리고 텍사스목장의 대혈투가 어떻게 결론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국이 숙였던 머리를 처들고 다부지게 정치세계로 입문하고 그의 논리가 그래도 먹히고 국민들의 상당수가 그의 말을 들어주는 이런 분위기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현실세계에서 법이 공평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사전투표한 바로 그 장소에서 사전투표를 실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데로 그대로 하면서 그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입니다. 바로 같은 대학교에서 같은 교실에서 배웠던 그 헌법과 법률의 의미를 다시 학습해보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신이 삼고초려로 만들어준 서울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그리고 대통령. 그들과 다시 한번 법을 논하겠다는 것입니다. OK 목장의 결투이자 서울대 법대 동창들의 법리싸움 아니겠습니까.
아마도 윤석열대통령과 한동훈 여당 대표 그리고 조국 혁신당 대표의 앞날은 서로 만만치 않은 대결로 수놓아 질 것입니다. 조국 당대표의 얼굴에서 그런 의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그의 웃음속에 담긴 그 보복의 의지를 말입니다. 윤석열 그리고 한동훈 그들의 검사 파워가 조국의 반격을 어떻게 견디며 방어해 낼 지 아니면 조국이 제풀에 지쳐 그만둘지 앞으로 그 윤곽이 드러날 것입니다. 비록 슬픈 영화이고 비극적이겠지만 얽힌 것은 풀어야 하고 조국만 당하고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 조국을 따르는 지지자들의 생각입니다. 아마도 이런 류의 영화를 만들면 대박칠 것입니다. 한국은 영화의 소재를 많이 만드는 나라 아닙니까. 슬프고 괴롭고 웃기는 것이지만요. 그것이 바로 한국입니다.
2024년 4월 8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