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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삶의 의미 아는 사람이 최악의 순간에도 살아남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에서 2번째)가 2019년 12월 폴란드 아우슈비츠 나치 강제 수용소를 찾은 모습. 정문 위에는 “노동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구호가 걸려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에서 2번째)가 2019년 12월 폴란드 아우슈비츠 나치 강제 수용소를 찾은 모습. 정문 위에는 “노동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구호가 걸려 있다.
아우슈비츠는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학살하기 위해 만든 강제수용소로, 이곳에서 약 600만 명이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유럽 전체 유대인의 80%에 해당하는 숫자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저자 빅터 프랭클 박사는 강제수용소 네 곳을 옮겨 다녔지만 끝내 살아 돌아왔다.
1905년생인 빅터 프랭클 박사는 1940년대 초반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수용소에 끌려갔다. 나치의 손가락이 오른쪽을 가리키면 살고, 왼쪽을 가리키면 바로 가스실로 직행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죽음을 모면했다.
신경학과 정신의학 두 분야를 전공한 교수이자 정신과의사였지만, 강제 노역에 동원되어 부실한 음식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죽음보다 더 힘든 고통을 당했다.
책으로 펴내기 위한 원고를 옷 속에 감추고 있다가 빼앗긴 프랭클 박사는 영하 16℃의 날씨에 얼어붙은 땅을 파고, 오물을 치우고, 잠시 고개를 들었다가 개머리판으로 얻어맞으면서도 견뎌냈다. 벼룩과 이에 시달리다 부종으로 부풀어 오른 맨발을 신발에 밀어 넣는 일이 너무도 힘들었지만, 발이 너무 부어 맨발로 눈 위를 걸으며 우는 동료 앞에서 자신의 고통을 내색할 수 없었다.
미래를 상상하며 고통을 이겨냈다
삶의 의미 아는 사람이 최악의 순간에도 살아남아
피하지방층이 사라지면서 해골에 가죽과 넝마를 씌워놓은 몰골이 되었고, 내장 기관이 자체의 단백질을 소화시키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몸의 근육이 사라지고 저항력이 바닥나게 되면서 하나둘 죽어나가자 수감자들은 슬픔을 느끼기보다 쓸 만한 신발과 옷을 벗기는 데 열중했다.
시체 앞에서 빵을 뜯어 먹는 무감각한 인간으로 변모했을 때도 ‘수용소 생활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사실에 다들 몸서리쳤다. 긴장의 끈을 놓치고 포기하는 순간 찾아오는 죽음을 물리치기 위해 프랭클 박사는 잃어버린 원고를 다시 살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작은 종잇조각에 요점이 되는 단어들을 속기로 적어나간 것이다. 괴로움 속에서도 아내를 떠올리며 마음속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극소수였지만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마지막 남은 빵을 나누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프랭클 박사는 그들을 통해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괴로운 현실을 잊기 위해 눈을 감고 과거 회상에 몰두한 사람들은 곧 절망했다. 프랭클 박사는 종기로 찢어진 발 때문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작업장까지 몇 킬로미터를 걸어갈 때마다 미래를 상상했다. 쾌적한 강의실에서 ‘강제 수용소에서의 심리 상태’를 강의하는 자신을 그리며 고통을 이겨냈다.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아라
전쟁이 끝나면서 3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되었을 때 프랭클 박사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 이외에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경이로운 느낌을 가졌다.
독일 빈 대학에서 의학박사와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27권의 저서를 쓴 빅터 프랭클 박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로고테라피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은 정신요법 제3학파로 불린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는 수용소에서 겪은 일과 로고테라피 기본 개념이 실려 있다.
독자들의 요청으로 20권에 이르는 방대한 양을 46페이지로 요약했는데, 저자는 로고테라피를 “환자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는 것을 과제로 삼는다”라고 요약했다. 나치 강제수용소 수감자 중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더 잘 살아남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만든 학설이다.
3부 ‘비극 속에서의 낙관’은 프랭클 박사가 제3회 로고테라피 세계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스스로를 ‘미래가 없는 세대’로 부르는 젊은이들이 마약에서 위안을 얻는 것을 ‘삶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의 일면을 반영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우울증, 공격성, 약물중독’은 삶이 허무하다는 생각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철저하게 현실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은 누구나 구체적인 과제를 수행할 특정한 일과 사명이 있다”라고 말하는 프랭클 박사는 힘든 상황이 다가오면 로고테라피 행동강령을 읊조리라고 권한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https://www.logotherapykorea.org/aboutlogotherapy
한국 로고테라피 연구소
비엔나 3 대 심리학인 로고테라피(logotherapy)는 프로이드 박사의 정신분석과 애들러 박사의 개인심리학에 이어 심리치료로서
이미 많은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심리학 혹은 심리치료 란 어떤 학문인가? 로고테라피를 창시한 빅터프랭클 박사는 심리학 혹은 심리치료를 한마디로 “동기이론 (motivation theory)”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심리학이란 인간을 움직이는(move) 동기가 무엇인지 이해하려는 학문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느낀 감정, 내가 하게 된 생각들, 행동들, 결정, 선택에 어떤 동기가 영향을 미친 것인가? 나를 이렇게 저렇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움직인 동기’가 무엇인지, 혹은 타인의 감정이나 생각, 행동에 어떤 동기가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하고 싶은 것 입니다. 따라서 모든 심리학은 각각의 이론 모두 인간을 움직이는 동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을 움직이는 동기는?
1)프로이드 정신분석학 - 성적 쾌락에의 동기,
2) 아들러 개인심리학 - 우월성에의 동기
3) 빅터 프랭클 로고테라피- 의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동기
대표적으로 정신분석에서는 인간을 움직이는 동기를‘ 성적 쾌락에의 동기’로 설명하고 있으며, 개인심리학에서는 인간을 움직이는 동기를‘우월성에의 동기 혹은‘힘과 권력에의 동기’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프로이드 박사는 정신분석을 통해서 결핍된 인간의 성적 쾌락에의 동기가 인간을 움직이는 핵심적인 동기라고 설명하고 있고, 애들러 박사는 개인심리학에서 기본적으로 열등한 인간은 우월과 힘에 대한 동기로 인해서 움직여 진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빅터프랭클 박사는 인간을 움직이는 가장 1차적인 동기를 ‘의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동기’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성적 쾌락에의 동기나 우월성에의 동기가 물론 어떤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두가지 동기에 더 우위에 있는 가장 근본적인 1차 동인이 되는 것이 바로 인간의 ‘의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동기’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어떤 본능적인 욕구가 결핍된다하더라도 혹은 누군가 앞에서 힘을 잃고 비굴해진다하더라도 만약 그러한 행동이나 결정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 된다면 결핍과 수치를 기꺼이 감수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배가 고파도 먹지 않은 남긴 빵 한조각이 누군가에게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면 인간은 배고픔이라는 결핍을 참고 그 빵 한조각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그런 존재입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혹은 어떤 대의를 위해서 라고 하는 ‘의미가 있다면’ 인간은 수치와 굴욕도 참아내는 결정을 할 수 있는 그런 존재입니다.
따라서 ‘의미에의 동기’는 쾌락에의 동기나 우월성에의 동기에 앞서 인간을 가장 근본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동기이며 의지입니다.
인간을 설명하는 동기는 그 바탕에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깔려있습니다. 바로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세계관으로부터 인간을 설명하는 동기가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로고테라피 라고 하는 단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은 생소하고, 또한 실존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음으로 실존이라는 단어의 무게감 때문인지, 왠지 우리와는 상관없는 심리치료기법이나 이론 정도로 알려져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분명 로고테라피가 실존 철학에 바탕을 하고 있으며, 심리치료이지만, 빅터 프랭클 박사의 말처럼 그 이전에 근본적으로 우리 일상속에서의 하나의 ‘생활양식’임에 틀림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는 선택 이외에 지금까지 매순간 선택을 해왔고, 그러한 선택은 의식적이든 무의식 적이든 ‘어떤 의미가 있기 때문에’이루어진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나름대로의 가치에 따라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선택과 결정을 해왔습니다. 즉 우리는 지금까지 끊임없이 ‘의미를 추구해 왔다’는 것입니다. 아주 사소한 일에는 우리는 ‘의미없는 선택’을 한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따라서 로고테라피는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생활양식’인 것입니다.
오래전에 ‘죽음의 수용소에서’라고 하는 제목으로 한국에 번역되어 출간된 로고테라피의 빅터프랭클 박사의 책은 빅터프랭클 박사의 나치 수용소에서의 3-4년동안의 수감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경험했던 수용소에서의 생활을 자서전으로 집필한 책으로 책의 말미에 로고테라피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되어있습니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무엇이 인간을 진정으로 움직이는가에 대한 이론들을 나치 수용소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정립한 빅터프랭클 박사는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자신의 이론을 실제 가장 처참한 상황에서 증명해내었습니다.
로고테라피는 로고(Logo)라고 하는 단어와 테라피라고 하는 두 단어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로고(Logo)란 말, 행실, 계획, 의도, 지혜, 의미(MEANING)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심리치료차원에서 로고테라피에서 로고는 ‘의미’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테라피는 ‘치료’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한국말로는 '의미치료’를 뜻합니다. 한마디로 로고테라피는 ‘의미를 통한 치료(Healing through Meaning)’이라고 정의 할 수 있습니다.
“삶의 이유(why)를 아는 사람은 삶의 어떤 어려움(how)도 견디어 낼 수 있다”
죽음의 수용소라고 하는 책의 서문에 빅터프랭클 박사가 인용한 철학자 니체의 말은 심리치료로서의 로고테라피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통속에서 가장 많이 경험하게 되는 것은 ‘절망감’입니다. ‘아! 이 고통만 사라지면 정말 살 것 같은데.. 희망이 보일 것 같은데…’ 절망이란 바로 희망이 없는 상태, 지금의 고통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느낄 때 가지게 되는 감정입니다. 많은 경우 지금의 고통 때문에 희망이 없고 절망스럽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빅터프랭클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절망하는 것은 고통자체 때문이 아니라 고통의 이유를, 즉 고통의 의미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고통 자체가 우리를 절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왜 내가 이 고통을 경험해야 하는지.. 그 고통의 이유를 알지 못할 때, 고통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 하지 못할 때 우리는 절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절망하게 되는 원인이 고통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이유와 의미가 있다는 것을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절망하는 것 입니다. 그러나 만약 지금 겪고 있는 고통에 반드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있다면 우리는 고통 때문이 아니라 고통의 의미 때문에 현재의 고통을 견디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경험하는 고통 중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피할 수 없는 고통’이 있습니다. 내가 어쩔 수 없었던 피할 수 없었던 고통 앞에서 우리 모두는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을까요? 하느님을 포함한 누군가를 원망하는지.. 아니면 피할 수 없었던 고통이라면 반드시 그 고통에 이유가 있고, 고통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태도를 갖는지.. 고통이 내가 피할 수 없는 것이 였다면 누군가를 원망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고통의 이유와 의미를 당장은 알지 못하지만 아직 내가 살지 않은 저 앞의 미래에 내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고통에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것 이라고 믿고 확신할 수 있다면, 나는 지금 내가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나오지 않을까요. 실제 많은 경우 우리는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그 전에 왜 그런 고통을 경험했어야 하는지 깨닫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나고 나서 깨닫는 것이 아니라 고통중인 ‘현재’고통의 이유가 있다고 믿을 수 있다면 우리는 그래도 희망할 수 있지 않을까요.
로고테라피를 발견하신 빅터프랭클 박사는 고통을 심리치료차원에서 고통에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자 노력했지만, 빅터프랭클 박사가 제시한 ‘로고’즉 ’의미’는 그 이상의 거시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이 순간에 발견한 의미, 또한 삶의 대한 의미, 궁극적인 의미.. 지금 현재 겪고 있는 고통에 의미가 있다는 말은, 즉 내 삶 전체에 이미 의미가 존재한다는 뜻이고, 그 의미는 사람마다 각자 매우 고유합니다.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하고 있는 각자의 고유한 의미를 발견해 나가는 것이 그것이 바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바로 ‘그 길’임은 빅터프랭클 박사는 로고테라피를 통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삶의 하나의 ‘생활 양식 (life style)’로서의 로고테라피는 우리 삶안에서 이미 각자의 삶을 통해 살아지고 있으며, 매순간 각자의 의미있는 선택을 통해 진정한 나의 모습으로 세상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로고테라피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소개는 ‘빅터프랭클 박사와 만나다’원고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