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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부채 7조원에 추미애만 벙어리 냉가슴
-곧 대한민국 국가 재정도 파탄?...그래서 큰 문제다
-이재명은 빨리 사과-해명부터 하는 게 정도
조우석 칼럼니스트
5천만 국민이 다 아는데, 몇몇만 모르쇠다. 그것도 이 나라 현직 대통령 한 명과 도지사 두 명이 문제다. 지금 그들 셋이 그렇게 무책임하고 뻔뻔하게 연극 아닌 연극을 벌이는 중이다. 누적 부채 7조 원으로 ‘거덜 난 경기도’ 얘긴데, 정말 걱정은 그게 경기도의 옛날얘기로 그칠 게 아니란 점이다.
머잖아 대한민국 앞날에 드리워질 재정파탄의 위기일 수도 있나는 점에서 더없이 섬뜩하고 불길하다. 이 놀라운 상황은 경기도지사 추미애가 얼마 전 경기도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하면서 벌어졌다. 그는 그저 취득세 감소, 복지비 증가, 국·도비 매칭 사업 같은 구조적 문제를 거론했을 뿐이다. 이재명의 이 자도 등장하지 않았다.
문제는 장부를 펼쳐보니 전임자 이재명의 그림자가 너무도 선명하게 드리운 점이다. 온 국민이 그걸 눈치챘다. 이재명이 뚜껑 연 방만한 재정이란 지옥의 문이 후임자 김동연을 거치면서 더욱 크게 열렸고, 이제 추미애가 청구서를 받아든 꼴임을 누가 모르겠는가? 모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다.
경기도 자료에 따르면 지방채와 기금 차입금을 합쳐 2038년까지 상환해야 할 돈이 물경 7조 415억원이다. 세상이 다 알 듯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 이재명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우선 이재명 지사 시절 2020~2021년 당시 경기도가 일반회계로 끌어다 쓴 지역개발기금만 무려 1조6543억원이다.
오늘의 행정을 위해 내일의 재정 여력을 끌어온 것이다. 그 돈은 언젠가 갚아야 한다는 것이라는 걸 모두 잊어버리기로 한 꼴이다. 규모와 반복성도 문제다. 경기도의회 자료를 보면 2021~2026년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서 일반회계로 넘어간 돈은 1조5862억원, 지역개발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차입한 돈은 2020~2026년 4조3471억원이다. 합치면 5조9000억원이다.
답답한 건 당시 이재명도, 그 누구도 냉정한 질문을 던진 흔적이 없다. “그래서 그 돈은 어디서 왔는가?”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세금으로 충당한 것인가 아니면 그해의 세입으로 감당한 것인가를 점검하지도 않았다. 기금을 앞으로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를 고심한 흔적 역시 없다.
이 질문을 접은 채 ‘선한 지출’만 강조하면 재정은 정치의 하녀가 되는데, 당시 이재명이 그 위험성을 감지한 흔적 역시 찾아볼 수 없다. 잠시 복기해보자. 그는 코로나 팬데믹 때 ‘재난 기본소득’이란 이름으로 두 차례에 걸쳐 현금 2조 7000억원을 뿌렸다. 하위 85%에 한정했던 중앙 정부 지원금엔 자체 예산 3500억원을 더 얹어 통 크게 전 도민에게 35만 원씩 지급했다.
바로 이 부채의 거치 기간이 끝나고 원리금 상환이 시작되면서 지금 경기도 재정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얄미운 건 이재명이 이 빚의 한 푼도 갚지 않고 임기를 마쳤다는 점이다. 거치 기간이 2~3년으로 설정됐기 때문이었다. 그의 후임자 김동연도 씀씀이가 크긴 마찬가지였다.
결과는 뻔하다. 그때를 전후해 경기도의 채무 증가 속도는 전국 평균의 무려 3배나 됐다. 그리고 지금 새 지사가 된 추미애가 경기도 곳간을 열어보니 안은 텅텅 비었고, 거미줄만 잔뜩 쳐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안다. 6·3 지방선거 직후 추미애가 민주당 워크숍에서 마이크를 잡더니 “마음이 무겁고 캄캄하다”고 했다. “큰일 났다” “머리가 띵하다”며 비관론을 폭포처럼 쏟아냈다. 하지만 이재명-김동연 이름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로선 민주당의 자해극을 벌일 수가 없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그 꼴을 두고 변호사 박주현은 “범인이 누구인지 온 국민이 다 아는데, 정작 삿대질을 하는 자들만 범인의 이름을 투명 인간 취급하는 완벽한 블랙코미디였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의 한 논객은 “어제의 이재명과 싸우는 오늘의 추미애” 모습이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100프로 맞는 소리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오늘 그걸 경고하고 싶은데 이번엔 경기도가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려있다. 이 글 앞에서 언급한대로 머지않은 앞날 재정파탄의 먹구름이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덮칠 수도 있다는 걸 걱정해야 할 판이다. 대통령이 된 이재명 씀씀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테면 그는 취임하자마자 31조 원 추경을 편성해 소비 쿠폰부터 뿌렸다. 이란 전쟁이 터지자 고유가 지원금 명목으로 3500만명에게 27조원을 나눠 주었다. 경기도 시절을 연상케 하는 통 큰 지출로 작년 한 해에만 국가 채무를 가뿐하게 130조 원 늘려 놓았다. 삽시간에 전년 대비 11%를 올린 셈이다. 취임 겨우 1년만에 이런 속도라면, 앞으로 4년은 더욱 아찔하다.
엄숙한 진실을 확인하자. 지금 경기도에서 일어나는 일은 단순한 지방 재정의 위기 차원이 아니다. ‘현금성 복지와 적극 재정’이라는 정치적 유혹이 어떤 비극적 결말을 맞는가를 보여주는 실험실이다. 분명한 건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포퓰리즘의 가장 고약한 형태란 점이다.
그래서 당장 해야 할 것은 대통령 이재명이 뒤로 숨어있지 말고 썩 나서는 것이다. 책임있는 정치인이란 말을 들으려면, 지난날 경기도 상황에 대해 성의있는 답을 해야 한다. 5년 전 그는 “초과 세수만으로 재원이 충분하다”고 호언장담했다. “걱정 붙들어 매시라”는 말까지 했는데, 그런 계산이 왜 잘못됐고 실수였는지를 고백하는 게 우선일 것이다. 안 그런가?
그런 예상과 달리 예산이 모자라 기금에서 빌려다 쓴 사실이 드러났는데, 그에 대한 반성도 이재명 자신의 입으로 이뤄져야 옳다. 그런 선 해명 혹은 선 사과에 이어 ‘어게인 경기도’가 대한민국을 무대로 일어날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다짐도 이번엔 대통령의 자격으로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게 옳다.
이런 자성의 과정 없이 어울렁더울렁 넘어갈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예견대로다. 전에 없던 재앙이 전국 차원으로 번질 수도 있음은 물론이다. 그와 별도로 흥미로운 포인트 하나. 향후 추미애의 대응 능력에 따라 그는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 못한다. 그는 지금 X을 밟은 것인가, 아니면 대어를 문 것일까?
칼럼니스트 소개
조우석
전) KBS 이사
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
전) 중앙일보 문화전문기자
전) 문화일보 문화부장
"본지에 게재된 외부 기고 및 칼럼은 필자 개인의 견해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출처 [조우석 칼럼] ‘거덜난 경기도’에 李는 왜 말이 없나? - 파이낸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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