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친구 林慧珍을 사귀었다..
우리 회사에서는 사업 파트너인 중국이나 일본 유럽 쪽 손님들이 올 때면 항상 경주 부산 제주도 이렇게 한국 관광을 서비스로 해 드리고 있다. 혜진이도 역시 회사일 때문에 알게 된 친군데 금방 친해지고 익숙해져서 같이 있은 하루 시간도 즐겁기만 했다.
오전 우리는 함께 경주로 갔다.
두 번째로 온 불국사이지만 이번이 더 인상적 이었다. 아마도 옛 친구 같은 후이전과 함께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중국의 큰 문화도 배우고 세계각지도 많이 돌아다녔다고 했지만 그래도 겸손하게 한국문화에도 엄청난 흥미를 보여주었다. 그는 그냥 스쳐가면서 관광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하나 유심이 보고 묻고 또 사진도 남기면서 관광객의 완전수준을 확보하는 것 같아서 우리 안내하는 사람도 기쁘고 이 옛 사찰도 어느 때 보다 역사가 깊고 유서 깊게 느껴 졌다. 그래서 말도 통하는 사람과 하고 관광도 마음맞는 사람과 하는가 본다…ㅋㅋ
점심은 경주시내에 있는 음식점에서 비빔밥과 냉면으로 간단이 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먹는다는 것 자체가 부담처럼 느껴 졌다. 후이전은 그래도 신나게 비비밥을 비벼댔고 오케이 오케이 하면서 비빔밥이 맛있다고 했다..나는 별로 더만…ㅋㅋ
오후에는 경주 박물관으로 갔다.
한창 휴가시간인 한국은 경주로 오는 관광객으로 박물관이 마치 장거리 같았다. 사람물결에 휘말려 이리저리 비틀거리다 보면 고고유물도 제대로 못 보고 설명도 읽을 사이 없이 지나쳐버릴 때가 일수다. 그래도 후이전은 짜증 한번 안내고 소중이 전시된 신석기 시대 항아리 질그릇부터 신라시대 투건 검, 무덤에서 출토된 금 장식 금 귀걸이 금반지 모든 것을 유심이 보고 있었다. 혹시 대만에는 박물관에 이런 것이 전시 되지 않나 하는 이상한 생각도 들 정도다. 북경에는 이런 박물관과 전시회가 너무 많아. 내 눈에는 그 귀한 유물들이 다 우리 집 씽크 찬장 속 그릇보다 못한데…ㅋㅋ(농담입니다…)
이렇게 가마 속 같이 숨이 컥컥 막히는 박물관을 나와 콜라 하나 정신 없이 들이 키고 나니 정신이 좀 맑아졌다. 우리는 다시 관광 길에 나섰다.
이번에 온 곳은 문무 대왕 릉 신라 제30대 왕의 유골을 보관해두고 있다는 봉길 해수욕장이었다. 릉을 보러 온다 했는데 왜서 해수욕장으로 왔냐 하며 는 이 릉은 육지에서 500미터쯤 떨어진 돌 바위 속에 있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바닷가에 있는 안내문을 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몰려온 열정적인 주민들이 서로 서로 우리에게 이 릉의 유래를 설명해 주었다. 이 문무대왕은 이순신 장군과 중국 군대(그 당시면 중국은 어느 시대고 어느 황제가 통치할 때 인지는 잘 모르겠당..ㅋㅋ)와 힘을 합쳐 외적(아마도 일본 놈 새끼들?..ㅋㅋ)을 몰아냈다고 하는데 문무대왕은 죽으면서 이 신라 땅에 다시는 바다 건너 외적들이 쳐들어오지 못하게 죽어서도 이 땅을 지켜줄 것이라고 유골을 바다에 묻으라는 유언을 하셨다 한다. 바로 그 유언에 따라 화강암 관을 만들어 그의 유골을 넣어 보존하고 있다 하는데…...
그런데 이 감동적인 전설과 어울리지 않게 바닷가에 서서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 자그마한 바윗 섬이 왜 그렇게 외롭고 처량하게만 보이는지? 어쩐지 이 감동적인 유언을 남기고 간 고인은 버려진 옛 추억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 듯 했다. 검은 바윗돌 위 에는 이름 모를 바닷새가 수없이 내려앉아 멀리 서 보고 있노라니 마치 사막 속의 가시 돋은 선인장을 방불케 했다. 저 바위 위에 정자라도 세워서 이 뜨거운 땡볕이라도 막아 주지…돌 바위 주위에 방파제라도 둘러서 저 사정없이 몰아치는 차가운 파도 라도 막아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그저 내 나름 생각이고…ㅋㅋ
돌아오는 길은 양남 정자 이렇게 코스를 정하고 내려 오는데 정자 쪽에서 울산 쪽으로 차량정체가 좀 심했다. 이번 주말이 바로 휴가 고봉 이란다. 차 안에 앉아 있노라니 괜히 기분이 우울해졌다. 혹시 차가운 바다 속에 잠들어 있는 고인 때문에? 아니면 시커먼 바윗 돌위 그 가시 같은 이름 모를 바다 새들 때문?...
그래도 어느 때 보다는 유쾌한 관광 이었다.
2007.8/3
첫댓글 경주 관광 잘 하셨군요 회사업무 접대 관계지만...저도 가끔 여행시 느낀 것을 메모을 해 놓고 ,후에 보면 감회가 새롭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