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버스나 전철 등 대중교통 안에서는 물론 산에서나 산책길에서나 사람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에 얼굴을 파묻고 산다. 카페에서도 그렇고 집안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기 폰으로 무얼 하든 상관할 바는 아니나 요즘엔 동영상을 크게 틀고 다니는 이들이
많아졌다. 사실 큰소리로 통화를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거늘 스피커폰을 크게 틀고서
대화하듯 큰소리로 떠드는 이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산에서 뽕짝을 크게 틀고 가는
나이 든 사내들이야 말해 무엇할까.
내가 사는 동네가 문화적으로 뒤떨어진 곳이라 그럴 수도 있겠으나 아무튼 제발 혼자서
동영상이든 음악이든 들었으면 좋겠다. 소음에 아주 민감한 나는 이제 그런 이들에게
소리를 줄여달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몇 번 봉변을 당할 뻔한 이후로 아예 피해간다.
하기야 그 말을 알아들을 사람이면 그렇게 예의없이 방송을 틀고 다니진 않을 것이다.
오랜 친구들을 가끔 만나는데 갑자기 말이 유창해진 친구들이 종종 눈에 띈다.
나이가 들도록 분명 책이나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던 이들인데 무슨 일인가 알아봤더니
그들의 말 선생은 유튜브였다. 한 분야만 집중적으로 동영상을 본 것이다.
방대한 자료 위에 알고리즘이라는 방식으로, 누구든 그가 좋아하는 분야의 동영상을 척척
알아서 띄워주니 거기에 빠질 수밖에 없고 어설픈 전문가가 양산되는 것이다.
그러하니 정치적으로 보수인 사람들은 점점 더 보수가 되어가고 진보인 사람들 역시 점점
더 진보쪽으로 기우는 것이며, 정론이든 궤변이든 분별할 시간도 없이 빠져들어 간다.
온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와도 같은 동영상의 세계에 빠져 사색이나 통찰은
사라진 시대를 살아간다. 물론 그 순기능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걸 알지만 말이다.
데미안(헷세)을 다시 읽다가 자주 탄식을 한다.
어린시절 나를 매혹시켰던 문구들을 대화 중이나 술자리에서 어설프게 인용했던 부끄럼에
스스로 당혹스럽다. 뜻도 모르면서 내가 뱉어낸 말들은 위의 소음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글 한 줄, 말 한 마디, 댓글 한 줄에도 사려가 앞서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공공장소에서 동영상을 크게 틀거나 큰소리로 통화하는 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조용해진 만큼 세상은 더 살만해 지고 사람들의 생각이 깊어져 분란이 줄어들 거라
생각한다. 제발 조용히 살고 싶다.
2024.10.04
앵커리지
[가을 버킷리스트 - 백운대에서 하늘보며 멍때리기]
첫댓글
글 잘 읽었습니다.
동영상으로
유익한 정보도 불편한 정보도 수 없이 뜹니다.
제일 싫은 것이 전철에서, 내리지도 않으면서,
출입문 옆의 난간에서 동영상을 보고 있는 젊은이 입니다.
혼잡할 때는 정말 밉상이지요.
가을 하늘 청명한데,
한가하게 떠있는 흰 구름을 바라보면서
가을 바람 살짝 지나가는 백운대에 누웠으니...
멍 때리는 기분을 가질 수 있는 것,
거기까지 올라갈 수 있는 건각이 있으니
이 얼마나 복 됨 입니까.
콩꽃님께서도 꽤나 칼칼하시네요 ^^
저도 전철 문앞에서 비키지 않는 이들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아 가끔 뭐라고 하기도 합니다.
아직, 몸이 마음을 따라주는 복에 늘 감사하며
삽니다. 그래서 가을엔 더욱 바쁘게 움직여요.
감사합니다.
늘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시원한 글들~
요즘 젊은이들도 드물지 않게 노래 틀고 다닙디다.^^
저는 내일 아침엔 공룡능선 바위 위에서
잠시라도 멍때리기 해보려 합니다.^^
앗 천왕봉에 이어 공룡꺼정?
대단하십니다.
저는 18일이나 19일에 천왕에 가려 합니다.
혼자 꾸역꾸역 올라가 보려구요.
평범한 일상을 살면서 타인에게 민패는 끼치지 말아야하는데요.
그러게요 산행 할때 유튜브로 노래 틀어놓고 하시는 분들 인격의 민낯을 보는 것같아서요.
백운대 가셨군요.
백운대 넘 좋죠
올 가을에 갈 기회가 있을려나 모르겠네요.
저는요 낼 모레 양주 불곡산가는데요.
몇 달만에 산행 잘 해 낼 수있을까 살짝
걱정이 되긴하지만, 올 가을 첫 산행은 임꺽정을 만나러간다니까요.
나무랑님 오랜만입니다. 반가워요.
그간 산행을 쉬었나 봅니다. 양주 불곡산은
생각보다 짜릿하고 볼거리도 많아 좋지요.
언제든 함산 하시지요.
저는 언제든 미리 날짜만 정해지면 쉽니다.
평일이 더 좋구요.
서울 근교로는 소요산 단풍이 그렇게 좋다고하는데요.
저는 한 번도 못 가봤어요.
이 가을이 가기전에 수필방 정모겸 산행 함
해보기로해요.
저는 목요일 토요일은 언제든지 가능해요.
10월 셋째주엔 숨은벽으로 가라.
이건 국룰(國rule) 이랍니다 ^^
소요산은 생각보다 멀고 단풍도 소문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저는 단풍 등 무엇을
보러 가지 않고 아무때나 아무데나 갑니다^^
나무랑님께서 주선하시면 따르겠습니다.
아....저는요 안티가 많아서 절대로
할 수가 없어요.ㅠㅠ
앵커리지 님께서 콩꽃언니께 말씀하셔
총대를 메신다면 언제든지 도와드릴께요.
대전에 살 때
갑천변을 걷다보면
자아도취에 빠진 사람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음악을 크게 켜고, 남들도 들으라는~ㅎ
유튜브 동영상 저도 자주 봅니다.
주로 음악과 요리를 봅니다.
이사 온 이곳은 조용해서 좋습니다.
너른 바위에 누워 하늘을
보며 멍때리기 하면
세상 부러울 게 없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맞아.
노래를 크게 틀고 다니는 사람들은 그 행동을
마치 과시하듯 하면서 자신을 보아달라는 듯
해요. 좀 안타깝지요.
유튜브가 가진 순기능이 엄청 크다는 것을
잘 압니다. 특히 요리를 많이 보더군요.
즐거운 가을날 보내세요.
저는 이제 지리산 하나 남았습니다 ^^
외출해서 버스나 전철 안에서 스마트 폰을 보는거?
이게 우리 일상에 즐거운 시간중 하나 입니당
버스나 전철을 타고 있는 지겨운 시간을 즐겁게 만듭니당
다만 소리를 내어서는 안되지요
우리 앞으로도 버스나 전철에서 스마트 폰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집시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 공부도 되고 즐거움도 주니까요.
각자 에티켓을 지키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사는 것이 현대사회 생활의 선인 것 같습니다.
저는 유튜브를 애용하는 편인데
그동안 못 읽었던 책도 읽어주고
졸음 올 때 노래 틀어두고 같이 부르면 졸음도 날라가고 참 좋습니다.
저도 즐겨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악마화(?) 하는 건 아닙니다 ^^
즐기되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자는 뜻이지요.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되었지만 문화적으로는
개선할 점이 계속 나타나고 있기에 말입니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을 바로 '꼰대'라고 하죠?
그래요 그게 꼰대지요.
자기 중심으로만 생각하고 남들 입장은 전혀
생각핮 않는 것 말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글 한줄 말 한마디 .댓글 한 줄에도 사려가 앞서야 한다는
대목에 뜨끔 해져서 반성 합니다.
노력 햐야겠어요.
저는 공공장소에서 잠시 틈새 시간에 카페 글 읽으려다가
음악이 함께 나와서 난감해진 경험이 있습니다.
잘 알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지요.
특히나 카페여서 댓글이 끼치는 영향은 머우
커서, 불화의 윈인이 되는 경우가 많지요.
말과 행동은 굼떠지는데 사람노릇 하려면
지겨야 할 것이 참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