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였던가, 고등학생 때였던가...
여름방학 때, 더위를 식히려고 펼쳤던 책 중의 하나였던 것 같네요.
사실 지금에 와서 생각하자니 줄거리고, 느낌이고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어요.
단 하나 생각나는 것은 두 사람의 정신적인 사랑...!
그것이 가장 크게 와닿았나 봅니다.
요즘처럼 쉽게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버리고,
육체적인 것으로 흘러가는 시기에 그 책의 두 주인공은 참으로
고귀한 사랑을 하지 않았던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 [원본 메세지] ---------------------
좁은문.
이책을 접하기 전엔 난 거의 절실한 불교교리신봉자였다.(오해가 없으시
길 불교신자라는 말이 아닙니다.) 불교의 인간 중심적 교리에 비해 유일
신을 강요하는 타종교는 내 마음속에 자리잡을수 없었다. 너무나도 현실
적이고 자기중심적 사상, 모든인간은 오직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평
등하며 자신의 깨달음을 위해 노력한다라는 교리가 여타 종교와는 다
른 '합리성'이라는걸 나에게 부여해주었기 때문에 그것에 푹빠져있었다.
하지만 좁은문에서 발견한 진리는 종교는 자신을 위해서 존재하는것이 아
니라는것이 었다. 엘리사가 결혼의 행복이라는 수순을 버리고 하나님에
게 귀의하는것은 나에게 충격이였다. 종교라는것 자신을 안위를 바라는것
이 아니였던가? 적어도 자신의 행복을 바탕으로 타인에게 온정을 베푸는
것이 종교라는것이 아니였던가? 좁은문 이소설의 결말은 내 바램과 이성
적 판단에 의한 결말을 완전히 무시해버렸다. 그 이성이라는것도 어느정
도 오점을 가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것이 여지껏 내가 책을 읽으
며 발견한 진리중에 가장 값진것이다. 아직까지 난 어떤 종교도 수용하
지 못한다. 다만 종교개개의 것에서 중용을 지키며 그것들을 깊이 알고
싶은 열망에 들떠있다. 학문적인 측면에서의 관심일뿐이라 진실성이 없다
고 매도해도 어느 한쪽만에 속해서 편견(?)을 가지며 다른것을 편협한 시
각으로 공부하기보단 좀더 이해하고 내 좁은 소견에서의 판단에의한 행동
이 아닌 어느순간 본능에 끌려 중용을 포기해버리는 축복을 받고 싶을 따
름이다.내 배움터(학교)는 불교의 테두리에 존재하고 있으며 내 책상엔
성경책이 놓여져있다. 몹시 혼란스러운 이상황에서 어서 벗어날수 있길
바란다.
좁은문의 제롬은 흔하게 볼수있는 평범함의 인물이지만 그의 곁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랑하는 엘리사가 있다. 둘은 서로 사랑하지만 엘리사의
신앙과 사랑에서의 고뇌 끝이 하나님에대한 사랑으로 선택되어지면서 미
완성의 사랑으로 비춰진다. 제롬은 이해심많고 살대방을 배려할줄아는 지
극히 평범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평범함의 능력은 위대하다. 개츠비가 잃
어버린 사랑을 찾기 위해 노력한 매우 적극적인 인물이라면 제롬은 자신
의 사랑을 잃지 않기위해 노력하는 매우 소극적인 인물인것이다. 어찌보
면 상대방의 사랑을 얻기위해 시시각각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자기 주관
이 없는 인물로 비취질진 모르나 사랑하는 엘리사를 위해 강압없이 지켜
보며 그녀의 행동에 맞추어가는, 사랑(남녀간의사랑)이 어떻게 존재하며
그것을 어떻게 유지해갈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인것 같다. 하지만 그는 그
의 사랑을 발전시키는 열쇠는 찾지 못했으며 그 열쇠또한 그에게 발견될
수 없는 엘리사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하느님에대한 사랑을 택하고 제롬
의 사랑을 져버린것처럼 보이는 엘리사의 선택은 그녀와 제롬의 사랑을
때가 뭍지않은 순수한 상태 그것만이 사랑의 완성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하느님을 택함으로서 제롬에대한 사랑을 완성시킨다. 난 결말이 비극이
라 생각치 않는다. 오히려 행복한 끝맺음이며 그것으로서 종교가 타인을
위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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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앙드레 지드 -좁은문-
은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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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5.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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