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홀로 살고 있어요. 아내와 가족은 서울에 있고요
가족 중 남편인 제가 먼저 가계부 쓰자고 했더니 처음에는 아내 반응이 완전 차가왔지요.
자기를 못 믿느냐. 나는 그렇게 쓰는 타입이 아니다.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물건을 살까 고민하는 얘기를 해도 제 아내는
사! 사야지! 하는 타입입니다. 어떻게 살거냐 무슨 돈으로 갚아나가는 문제는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타입
이럴때 남자라도 밀고 나가야죠. 우선 제가 먼저 알뜰폰으로 바꾸고 6개월 정도 후에 아내 폰도 알뜰폰으로 바꾸었지요.
처음에는 19000원 요금제로 해주고요. 그리고는 몇개월 후에 함께 7700원 요금제로 바꾸자고 설득(매번 힘들지만)해서
지금은 둘다 알뜰폰으로 바꾸었어요.
그리고는 작년 11월부터 풍차적금을 시작했어요. 이것도 설명해주고 설득하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2달만 있으면 첫번째 풍차적금 만기가 돌아오네요. 짠돌이 사이트에 매일 들락날락 거리면서 웰컴저축 아이사랑 저축도 들었어요. 아내도 많이 변해서
적금 들기위해 가까운 웰컴 저축은행을 찾아가서 들고 왔어요. (제가 제주도에 있다보니 원격으로 아내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 일들이
많고요)
아내는 몇달전부터 집에서 가까운 인터넷 쇼핑몰에서 매일 3시간 정도 알바를 시작했어요. 젊었을 적에는 웹디자인도 하고 쇼핑몰 관리도 맡는 일을 했는데 지금 직장에서는 물건을 배송하는데 포장하는 일을 한답니다. 오전시간에 일을 하니 생활이 활기차졌다고 좋아합니다.아내에게는 언젠가는 당신덕에 내가 편하게 살것 같다고 하면 좀 좋아합니다. 포장일이라도 즐겁게 일하는 아내가 자랑스러워요.
위기도 왔죠. 아이폰 7이 나온다고 하니 바로 저거 하면서 바꾸겠다고 했어요. 이것도 약간 설득을 필요로 했어요. 할부로 사지 말고
돈모아서 사라고 했지요. 이제는 쿨하게 자기가 벌어사겠다고 하네요.저도 40대가 되니 휴대폰에 욕심보다는 제 딸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게 훨씬 재미있게 되네요.
제주도 홀로 사는 제 직업이 요리쪽 일이라 혼자 살아도 꼬박 밥 해먹어요. 생활은 기숙사에서 하니 별로 드는 돈이 없어 다행이고요. 자가용 대신 제주도 버스 이용합니다. (한 1년 정도는 제주도 여러군데 돌아다녀서 차가 그리 필요하지 않아요)
한달에 한번 서울에 가면 아내가 빼곡하게 썼던 매월 가계부와 엑셀 파일을 함께 봅니다. 서로 감시하는 기분보다는 이제 의논하는 재미가 생겼어요. 아내가 몇개월에 한번 미장원가는 비용은 제 생각보다 비쌌지만 그런것은 슬쩍 넘어갑니다. 언젠가는 함께 살 수 있는 그날이 올때까지는 서울 제주에서 이렇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어요.
첫댓글 부자되실거예요~~~ 응원합니다
세상에 훌륭하신 살림꾼 남편분이시네요...
화이팅요..
와~~멋진 제주도서 근무하시군요
언젠간 함께 하시겠죠 저희도 주말부부여서
공감가네요^^
제주도 넘 이쁘죠 신랑도 제주도에 근무했던적이 있어 가봤더니 좋더라구요 힘내시고 응원합니다.
경기가 아주 좋고 여유로운 제주도~~ 부럽습니다....부인이 경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지혜로움이 필요할듯 싶네요...
제게 필요한 남편.
마인드..ㅋㅋ 정말 훌륭해요.............
처음에는 많이 다투었는데 아이가 커가면서 서로 조금 더 이해하게 되더군요. 아마 제 처가 더 양보해주어서 큰 다툼은 없었다고 봐요.
서로 맞춰가는 모습 너무 좋습니다! 우리같이 화이팅해요^^
아..저도 제주도 혼자살기 해보고 싶네요...지나가다 넋두리 늘어놓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