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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그널 갤러리
엔딩은 절대 급조되지 않았다는 걸 시리즈 복습후 느낌.
철저하게 계산된 엔딩이며 기승전결은 완벽하게 뚜렷함.
각각의 에피는 완결된 에피소드이면서 전체의 틀에서 몇가지 역할을 수행함.
1. 이재한이라는 한국형 히어로의 단계별 성장과정(히어로 트레이닝)을 보여줌 (1시즌은 <이재한 비긴즈> 정도라고 생각함)
- 각 사건들을 다루면서 이재한은 자기를 둘러싼 세상, 자기의 능력치, 등등을 실수와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깨닫고 성장한다.
- 초반 원경씨 때의 그 어리버리한 순경이 마지막 병원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히어로로
차츰차츰 너무나 설득력있게 변신해 가는 과정이 얼마나 놀랍도록 섬세한지!!!
- 수퍼맨의 회전문 변신을 상기시키는 14회 엔딩과 히어로의 부활과 렙업을 암시하는 16회 엔딩은 그 의도를 너무나 잘 보여줌
2. 무전기가 세상을 바꾸는 방식에 대한 단서 - 실마리들을 사건마다 하나씩 박해영과 이재한이 알아가게 됨.
- 제일 큰 원리는 무전기에서 직접적으로 들려오는 '정보'에 의지하면 부작용이 심함.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의지'로 문제를 풀면 부작용없이 세상이 바뀜. 치사한 무전기녀석, 결국 치팅은 불가.
- '선일정신병원'이라는 정보에 의거해 문제를 풀려하면 반드시 실패함.문제를 푸는 건 '포기하지 않는 의지'
- 1화와 16화에 그려지는 이재한의 최후가 똑같은 상황인데도 완전히 다른 식으로 촬영됨.
피도 훨씬 많고 이재한도 더 지독하게 포기하지 않고 더 '독해졌다.'
반면 1화는 훨씬 더 쉽게 죽음을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
안치수가 총을 쏘러 왔을 때의 표정을 왜 그렇게 다르게 여러 번 찍었을까.
1화와 8화에서는 허탈하게 웃고 만다.
15,6화에서는 정말 억울해 죽을 것처럼, 분하고 원통해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짓는다.
무한루프를 끊기 위해서는 이게 가장 중요한 차이기 때문에.
아무리 김범주나 장영철 같은 인간들이 포기하라고 해도
포기하면 안 된다. (투표해)
따라서 김범주가 포기하라고 할 때 '아니'라고 말하는 장면은 16회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 점점 더해가는 지독한 삶의 의지를 만렙으로 충전하는 게 차수현의 무전.
- 마지막에 이재한은 미제사건에 대한 의지(이것은 무한루프로 돌 때도 언제나 갖고 있던 것인데)에 더해
차수현에 대한 사랑과 부채의식, 그리고 개인적 행복에 대한 열망으로 삶의 의지를 업그레이드시킴으로써 살아남
- 차수현을 찾아가는 부분의 카타르시스는 1시즌의 완결을 뜻함. 이 때의 러브라인이 없었으면 바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거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렙업이라고 생각함.
사랑사랑 말도 안 되는 사랑 타령이면 몰라도
이 드라마에서 사랑은 단순히 예쁜 여자가 잘생기거나 돈 많은 남자를
피상적으로 동경하는 그런 얘기가 아님.
선배이자 동료이자 롤모델이고 스승이고 삶의 멘토이고 친구이고 첫사랑이란 말임.
겹겹이 사람이 사람을 뜨겁게, 오래, 진심으로 사랑하는 얘기다.
사건을 차가운 서류나 사진 몇 장으로 '해결'하는 게 이 드라마의 목표가 아니야.
마음 아픈 사람, 사랑을 하는 사람, 내일을 꿈꾸는 사람, 가난해도 같이 자고 같이 먹고 행복해야 하는 사람,
그 사람다움을 짓밟히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거고
모두의 사람다움을 지켜주는 평범한 히어로가 이재한인 거야.
그리고 진부한 얘기인지 몰라도, 가난하거나 힘이 없어도 행복하려면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게
이 드라마의 모토인 관계로
이재한과 차수현의 사랑은
이 두 사람 역시 그 모토에서 예외가 되면 안된다는 뜻.
차수현의 불행은 그녀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떤 매듭을 끝내 짓지 못하고
허공에 붕 떠 버린 결말이 없는 미제사건이라는 데 있지.
수많은 가능성들만 난무할 뿐,
진짜 마음의 확인도, 한 번의 포옹도 없고, 심지어 꼭 들어야 할 말까지 듣지 못한
사랑의 미제사건.
똑같이 십오년이 흘러도
두번째 차수현은 그 사랑이라는 감정의 미제사건을 해결했기 때문에
훨씬 더 의연하고 초연해.
무한루프를 깨는 순간이
이 둘의 사적인 관계가 증폭한 삶의 의지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시즌1>은 모든 과제를 마침.
포옹씬은 재한수현 관계가 쌓아올린 텐션을 풀어내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전체 드라마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
차수현의 감정 역시 이재한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미제사건인데
거기에 카타르시스와 결말을 부여함으로써, 이 시즌에서 이 커플의 이야기가 허허롭지 않게 된다는 것.
똑같이 실종이라도 그 포옹씬이 있고 없고는 너무나 감정적으로 다른 결과를 낳는다.
3. 마지막으로 이게 중요한데 그 사건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운명들이 주인공들의 운명과 겹치거나 오버랩
- 오경태의 경우, 어떤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 타고난 성격과 운명 등등으로 상황이 바뀌어도 결국 똑같은 길을 걷기도 한다는 걸 보여줌.
- 신다혜와 김민성의 경우, 20년을 넘어선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20년 후 살아돌아와 복수를 할 수 있고
잃어버렸던 사랑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줌
- 백골사체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인간으로 돌아온 홍원동 사건의 경우
박해영의 나레이션 자체가 의미심장 "살아있다면, 살아있기만 하다면 희망은 있다."
이재한의 실종과 엔딩은 이 세 가지 에피와 모두 겹쳐져 있음.
이재한이라는 사람의 본성과 변함없는 외부의 상황으로 인해
그 한 번의 고비를 넘기긴 했지만 본질적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20년동안 사라져 다른 사람으로 숨어 지냈던 신다혜처럼 이재한 역시 때를 기다리며 신분을 감추고 실종상태로 지냄.
- 그가 돌아오는 날 복수와 정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암시.
-이재한은 백골사체로 돌아오지 않고 생생하게 피흘리는 뜨거운 심장의 인간으로 돌아와 차수현을 안아줌
- 그리고 아무리 무력하게 느껴져도 - 심지어 식물인간이나 신분 자체가 폐기되는 상황이어도 - 살아있기만 하다면 희망이 있다는 엔딩.
4. 각각의 에피가 차츰차츰 드러냈던 악의 실체
- 진양신도시도 있지만 끝까지 매듭지어지지 않았던 한영대교 붕괴도 있다.
왜 한영대교를 굳이 붕괴시켜야 했을까. 엔딩에서 진양신도시만으로는 장영철의 몰락이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드는 대목이 있다.
진짜로 장영철에게 타격을 가하려면 모든 것 - 인주, 진양신도시 뿐 아니라 결정적 타격이 있어야 할 것.
그것이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은 한영대교 사건일 거라는 생각.
5. 이 무전의 절박함은 해영에게 가족을 찾아주고 행복을 주고 싶다는 미완의 염원에 걸림. 그 문제는 완벽히 해결 - 닫힌 결말.
이 엔딩은 1화에서부터 깔아온 떡밥들과 드라마의 세계관에 완전히 일치한다. <시즌2>가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를 따지기 전에
이 드라마가 완벽하게 닫히지 않고 수많은 다른 이야기의 가능성들로 열어놓은 결말을 선택한 것은 정말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함.
이 드라마가 깔아놓은 근본적인 질문 - 20년 후에도 세상은 똑같고, "불공정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임.
이건 해영의 한이라든가 차수현의 매듭짓지 못한 - 허공에 매달린 사랑 같은 것과는 달리
이재한이라는 형사의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니까.
결론: 엔딩은 완벽하게 계산되어 있고, 이 드라마는 처음에 스스로에게 내놓은 과제들에 가능한 가장 충실한 해답을 내놓았다는 것.
헐 한영대교...시멘트였지..진짜 쩐다...
진짜 최고다ㅠㅠㅠㅠ
작가님 존나 대단하다진짜ㅠㅠㅠㅠㅠㅠ인생드라마야 이건...
아 차수현의 사랑은 미제사건이었다는데서 개소름ㅠ
너무좋아진쩌ㅜㅜㅜㅜ
킂 시그널 너무 대단해 ㅠㅠㅠㅠ
좋은글이다
와 시그널 방금 다시 정주행하고 와서 보는데 대박 해석 쩔어....
아재밌어
이거 해석이 젤 맞는거가타 ㅠㅜㅜ조아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