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라노말 액티비티

[다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우리 돈으로 2천만원도 안되는, 불과 1만 5천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저예산 독립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미국 전역에서 불과 13개의 극장에서 하루 1회 정도로 상영되다가 좌석점유율 100%를 기록하며 현재까지 1억 1천만 달러 가까운 수익을 올리고 개봉 5주차에는 전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빛나는 아이디어 하나로 완성된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일종의 페이크 다큐멘타리다.

케이티(케이티 페더스톤)는 정체불명의 유령같은 존재가 8살 때부터 자신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을 느끼며 살고 있다. 남자 친구 미카(미카 슬롯)는 케이티와 동거를 시작하면서 그들의 방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24시간 촬영을 한다. 촬영된 테이프를 보면 그들이 잠들어 있을 때 문이 저절로 닫히거나 벽의 액자가 저절로 깨지고, 심지어 그들이 자는 침대 시트 밑으로 이상한 문체가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령을 퇴치하는 전문 퇴마사를 불러보지만, 퇴마사도 섬뜩한 기운을 느끼고 집안으로 들어가기를 거부한채 돌아가 버린다. 보이지 않는 유령의 존재를 기록하기 위해 촬영된 비디오 테이프를 관객들이 보는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카메라와 동일시되어 1인칭 화자의 시점으로 케이티와 미카가 겪는 공포를 동시에 체험하게 된다.

재미있는 발상이고 리얼리티는 확보되어 있지만, 영화문법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페이크 다큐멘타리라는 것이 너무 훤히 드러나 보이기 때문에 별로 긴장감을 유발하지 못한다. 잠깐 등장하는 퇴마사를 제외하고는 단 두 사람만으로 1시간 30분이 넘는 분량을 흥미있고 긴장감있게 끌고 간 오렌 펠리 감독 등 제작진들의 실력은 뛰어나지만, [블레어 위치] 이후 인터넷 홍보를 통해 비가시적 세계에 대한 공포감을 확대시키는 마케팅 기법을 최대한 활용하여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한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가상현실 세계가 낳은 또 하나의 사생아일 뿐이다.